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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게스트
작성일 : 22-02-22 16:26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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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여기에 들어올 사람이라곤 현재 한 명이 있었다.

 이곳의 주인.

 레나가 여기에 있다!

 

 그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가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그녀는 이 주방에 내려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여주인은 보통 그녀의 개인주방을 사용했다.

 그녀는 혼자서 생활해왔기 때문에 이곳을 주기적으로 관리만 했지, 이용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메인 주방은 그녀의 손님이 온다거나, 육지에서 사온 식료품을 저장할 때만 이용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냉장고와 저장고에 식료품이 가득 채워진 상태였다.

 

 이것은 수호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녀는 그가 여기로 올 줄도 몰랐고, 이 정도로 많은 식료품을 준비해 둘 정도로 그들이 격식을 차릴 사이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곳에 그들 이외의 다른 손님이 온다는 얘기가 된다.

 

 그녀는 사생활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은둔자처럼 생활하고 있는 것이었다.

 왠만해서는 이 저택에 손님을 부르지 않았다.

 물론 그의 경우는 상당히 예외적인 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녀는 손님을 그리 반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수호도 그녀의 이런 취향 때문에 이곳에 머무르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그런데, 또 다른 손님이라니?

 

 이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었다.

 

 “어머? 수호씨, 내려왔네? 여기 정리가 다 안됐길래 내가 마무리해놨어.”

 

 식료품 저장고에서 나온 여주인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평소에 그녀는 약간 허스키하면서도 낮은 톤의 음성이었다.

 그녀의 이런 변화도 범상치 않았다.

 수호는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섰다.

 그러나 그녀에게 긴장한 티를 내지는 않았다.

 

 “레나씨? 언제 왔어? 그냥 놔두지 그랬어? 어차피 내가 마무리 지으려던 참이었거든."

 

 "아니야. 눈에 보이길래 그냥 치운거야."

 

 "내가 하면 되는데.........근데, 여긴 웬일이야?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나?”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듯이 물었다.

 

 “응. 아주 중요한 손님이 올 거야.”

 

 그녀는 마치 꿈속을 헤매는 것처럼 눈이 풀리고는 대답했다.

 그러고는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홀연히 주방에서 나갔다.

 

 수호는 그녀가 다녀간 식료품 저장고에 들어갔다.

 혹시나 그녀의 손님에 대해 짐작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나, 식료품으로 가득 채워진 그곳에는 그 어떤 물품도 건드린 흔적이 없었다.

 모두 뽀얀 먼지가 눈처럼 쌓여있었다.

 그녀는 단순히 그곳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이었다.

 거기에는 특별한 볼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이곳에서 식사를 한 그와 보경을 만나려 했다는 말이다.

 그들의 뒷정리까지 마무리한 것을 보면, 그들을 기다린 것이다.

 즉, 그녀는 보경을 만나고 싶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레나는 보경이 필요했다.

 수호는 이곳에서 뭔가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스쳤다.

 

 보경의 신변이 위험하다!

 

 그가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그 순간,

 그는 그녀에게로 달려갔다.

 

 다행히도 방안에는 보경이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매우 평온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자니 수호는 그녀를 깨우기 싫었다.

 어쩌면 앞으로 이런 평화를 갖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는 그것을 미리 알기라도 하듯이 잠시 이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조금만 더 그녀에게 평화로운 시간을 주고 싶었다.

 

 

 똑또로록.똑똑!

 

 문밖에서 요란하게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가 그녀 옆에서 선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둥지둥 방문을 열었다.

 방문 앞에는 레나가 서있었다.

 

 “손님이 왔어.”

 

 그녀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녀는 손님을 수호에게 소개하려는지 옆자리로 비켜섰다.

 거기에는 휠체어를 탄 소년이 있었다.

 

 그는 아직 소년의 티를 벗지 않은 청년이었다.

 마치 햇빛이라곤 쬐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 흰 피부와 단정히 빗어 넘긴 컷트 머리는 그의 무표정한 얼굴과 조화를 이루어 그를 밀랍인형처럼 보이게 했다.

 수호는 인형 앞에 서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밀랍인형이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수호가 얼떨결에 인사했다.

 

 “아.......안녕하세요?”

 

 밀랍인형은 대답이 없었다.

 그 모습은 진짜로 수호가 그를 인형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수호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소년은 그의 마음을 반증이라도 하듯 고개를 돌려 방안을 바라보았다.

 밀랍인형은 고개를 움직이지 않으니까.

 그는 손가락으로 휠체어의 동작 버튼을 눌렀다.

 

 휠체어가 수호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호는 반사적으로 몸의 방향을 틀었다.

 소년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문이 활짝 열린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방문 목적은 보경이었다.

 그에 대해 수호는 어떠한 설명도 들을 필요가 없었다.

 행동에는 말이 필요 없는 것이다.

 이런 외지에 손님이 찾아왔다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것도 도망자들의 은신처를 찾아왔다는 건 바로 그 도망자가 이유라는 뜻이다.

 이런 산꼭대기에 휠체어까지 타고서 방문했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바로 저 소년이 보경이 그렇게도 피했던 사람이다!

 

 어째서 보경은 저런 불구인 소년을 피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소년은 왜 보경이 필요한 것일까?

 

 소년은 보경에게 어떠한 해(害)도 끼치지 못할 것이다.

 외견만 보자면 그랬다.

 수호는 그렇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몸에서는 잔뜩 긴장감이 흘렀다.

 어쩐지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의 몸이 저절로 휠체어 뒤를 따라 들어갔다.

 

 휠체어는 보경이 누워있는 침대 앞에서 멈추었다.

 침대에는 잠들어있던 보경이 어느새 눈을 뜨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도망 다니던 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표정이었다.

 불안이 새겨져있던 안색은 온데간데없고, 아주 선명한 눈빛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방금까지 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던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보경이 입을 열었다.

 

 “지금,”

 

 그녀가 숨을 한번 고른다.

 그러고 나서 다시 말했다.

 

 “떠나니?”

 

 소년은 그녀를 무표정한 얼굴로 빤히 바라보았다.

 당연한 질문을 왜 뭍냐는 듯이.

 그러나 그의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것은 웃음이었다.

 그가 보경에게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경을 만난 반가움과 기쁨의 미소는 아니었다.

 그 미소에는 사냥감을 잡은 성취감 같은 것이 서려있었다.

 

 수호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이상하게도 보경이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그는 다가가 부축해줄 수가 없었다.

 말이라도 하려 했지만,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사지가 마비된 듯 손끝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그대로 몸 전체가 석고처럼 굳은 것 같았다.

 

 보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금까지 지니고 다닌 조촐한 배낭을 소중하게 들었다.

 그러고는 휠체어 옆으로 자연스럽게 다가갔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가 제자리였던 것처럼.

 

 휠체어는 그녀가 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뒤를 따라가면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수호를 바라보았다.

 이미 이렇게 될 것을 알기라도 한 듯 덤덤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듯 고개를 살짝 숙였다.

 보경이 방을 나갔다.

 

 방안에서 모두가 사라지자, 수호는 마법이 풀린 것처럼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녀를 뒤쫓을 만큼의 체력은 남아있지 않았다.

 다리가 풀려 제대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그는 보경에게 다가갈 수는 없었다.

 그가 쫓아간다한들 그들에게서 그녀를 구할 수는 없었다.

 휠체어를 탄 소년을 본 순간 그것을 느꼈다.

 그와의 마주침은 매우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시간만으로도 모든 의지가 꺾였다.

 무엇때문인지 그의 모든 체력이 소진된 것이다.

 그 정도로 소년은 강력한 존재였다.

 

 그는 그녀의 침대에 덩그러니 누웠다.

 그러고는 그녀가 눈을 뜨고 처음 봤을 천장을 멍하니 지켜봤다.

 흰 벽지로 도배된 천장은 새하얬다.

 그 뿐이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없는 텅 빈 방을 둘러보았다.

 방안에는 침대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흔적이 하나도 없었다.

 그곳에서 보경은 이곳이 침실이라는 말 그대로 잠만 잔 것이다.

 수호는 그녀의 자취를 더듬기라도 하듯 방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러고 나서 방안에서 유일하게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은 침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보경은 없지만, 그는 그녀의 남은 잔상이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침대를 정리했다.

 이불을 털고, 베개를 들었다.

 그런데, 거기에는 놀랍게도 눈에 익숙한 휴대폰이 놓여 있었다.

 보경의 휴대폰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일부러 두고 간 것이었다.

 

 이것은 메시지다.

 그녀가 그에게 남긴 메시지였다.

 수호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심장이 마구 두근거렸다.

 그는 너무 심하게 심장이 뛰어서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몇 번이나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이 휴대폰은 누구도 보아서는 안 된다.

 이것이 보경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다.

 그것은 아무리 둔한 그라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정리하던 침대를 놔두고 서둘러 방에서 나왔다.

 그러고는 혹시라도 그들이 이곳에 남아있는지 창밖을 살핀 후, 급히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방으로 돌어온 다음에도 수호는 한동안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그는 한참을 방안에서 서성거렸다.

 그렇게 잠시나마 마음을 진정시킨 뒤에야 그녀의 휴대폰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휴대폰의 전원은 꺼진 상태였다.

 

 그는 휴대폰의 검은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사실 그가 전원을 켜려고, 휴대폰에 손을 댔다.

 하지만 손이 너무 떨려서 켤 수가 없었다.

 어쩐지 그것 자체가 판도라의 상자처럼 느껴진 것이다.

 혹시라도 휴대폰을 켜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다시는 그녀를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의 상태도 그리 낙관적이진 않았지만.

 아무튼 그는 휴대폰의 전원을 켜지 못하고 노려보고만 있었다.

 그러는 동안 심장이 서서히 진정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원버튼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

 수호는 한참을 휴대폰만 노려보더니,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테이블 의자에서 잠이 들었다.

 

 

 새하얀 방안이었다.

 주변에서는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아기 울음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

 아기는 매우 우렁차게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확실히 알리기라도 하듯이.

 

 “아주 건강합니다.”

 

 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기를 안고 있었다.

 그는 목소리를 따라가서 주인을 확인해 보았다.

 매우 낯익은 얼굴이었다.

 

 생기없는 하얀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짙은 화장.

 여자는 분명히 언젠가 그가 보았던 사람이다.

 아마도 「하이드」의 손님이었을 것이다.

 

 손님!

 그래!

 여자 손님!

 

 그녀는 보경을 데려간 그 여자 손님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왜 아기를 안고 있지?

 그보다 누구와 대화를 하고 있는 거지?

 

 수호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대화 상대를 보아야만 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그의 존재를 모르는 것 같았다.

 

 어쨌든 이것은 꿈이니까.

 

 그는 자각몽(夢)을 꾸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가 대화 상대를 확인했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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