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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통증
작성일 : 22-02-22 16:25     조회 : 187     추천 : 0     분량 : 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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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뇨. 저도 돕고 싶어요. 이제부터는 식사준비를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당분간 이곳에서 지낼 텐데, 사장님 혼자 하시면 안 되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라도 하고 싶어요.”

 

 보경은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알겠어. 대신 조금이라도 힘들면, 바로 얘기해. 무리하면 안되니까.”

 

 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수호는 그닥 좋아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냉장고에는 거대한 크기에 걸맞은 식재료들이 맨 윗칸부터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심지어 신선해 보이는 과일과 채소들도 신선칸에 가득 차있었다.

 수호 옆에 서서 안을 살펴보던 보경은 여태껏 그런 냉장고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재료를 선택해야 할지 선뜻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가 신중히 고민하는 사이 그는 서슴없이 냉장고문의 수납함에서 오렌지 주스와 우유를 꺼내었다.

 

 “우선, 간단히 시리얼을 먹자.”

 

 이 많은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할거라 생각했던 보경은 수호의 말에 조금 얼떨떨했다.

 그렇지만 그가 그리 요리에 능숙한 사람이 아닌 것을 알기에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그녀도 손수 나설 정도로 요리솜씨가 뛰어나지는 못했으니까.

 

 “보경씨가 이거 먹을 동안 식사를 준비하려고 ........”

 

 그녀의 생각을 눈치라도 챘는지, 그가 변명하듯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살짝 홍조가 보였다.

 

 “전 이걸로도 괜찮아요. 굳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되요.”

 

 보경은 저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그가 요리에 자신 없어하는 모습이 얼굴에 솔직하게 드러나니, 아주 인간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어쩌면 그도 무뚝뚝한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좀더 솔직해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평소에 시리얼이나 우유를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처럼 속이 후끈거리고, 입이 마를 때는 시원한 음식이 입맛을 당겼다.

 마침 우유와 시리얼이 그녀에게 좋은 음식이 되어주었다.

 그녀는 식기대에서 그릇을 하나 꺼내어 시리얼을 넣었다.

 그런 다음 우유를 붓고는 시리얼을 한입 떠 먹었다.

 달콤하고 고소한 시리얼이 입안에서 씹혔다.

 우유와 시리얼은 생각보다 맛도 좋았고, 입안도 시원하게 해주었다.

 

 “보경씨, 먹을 만해?”

 

 보경의 표정을 살피던 수호가 물었다.

 보경은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시리얼을 봉지채로 과자를 먹듯 와삭와삭 씹고 있었다.

 

 “보경씨는 천천히 먹고 있어. 이제부터 제대로 된 식사를 만들어줄게."

 

 그가 먹던 시리얼 봉지를 내려놓고는 선반에서 도마와 칼을 꺼내어 조리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냉장고에 도로 가더니 토마토며, 계란 등을 꺼내었다.

 그는 혹여라도 그녀가 도우려고 일어설까봐, 빠르게 조리대로 되돌아왔다.

 

 이제 수호는 진지한 표정으로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요리를 시작했다.

 계란후라이며, 토마토를 프라이팬에 익히고,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베이컨도 몇 장 구워내었다.

 그는 분주했지만, 금세 접시 두개를 음식으로 채워넣었다.

 그러고 나서 언제 구웠는지도 모를 토스트까지 보경 앞에 내놓았다.

 그가 유리잔에 오렌지쥬스를 채우면서 말했다.

 

 “잠깐만, 포크랑 나이프 가져올게.”

 

 보경은 그가 식기류를 들고 오는 동안 음식을 차분히 감상했다.

 딱히 서양식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접시에 담긴 음식들은 그런대로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살짝 구워진 토스트며, 계란후라이와 구운 토마토는 고소하면서도, 향긋한 냄새로 그녀의 후각을 자극시켰다.

 

 “자, 이제 먹자.”

 

 수호가 포크와 나이프를 자리에 놓으면서 식탁에 앉았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방금 구워진 토스트를 한입 베어 먹었다.

 바삭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버터향이 그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식욕이 그리 많지 않은 보경도 저절로 입에서 군침이 돌았다.

 그녀는 그를 따라 평소에는 그리 좋아하지도 않던 토스트를 한입 베어 물었다.

 

 커다란 식탁에 마주 앉은 둘은 조용히 식사를 했다.

 그들 사이에는 특별히 주고받을 만한 대화가 없었다.

 수호는 「하이드」에서부터 워낙 말수가 적었고, 보경은 상사와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일을 극도로 싫어했다.

 그러다보니 그 넓은 공간을 채우는 것이라곤 그들이 식사하면서 내는 달그락거리는 식기소리와 입안에서 음식을 먹는 아주 작은 소리 뿐이었다.

 그러나, 그 공간에 흐르는 공기에는 서먹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이 굳이 잡담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편안한 분위기가 흐르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웠다.

 처음으로 마음 편히 식사를 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도, 그녀도 긴장이 풀려서일까?

 어쨌든 지금 이 순간은 그들에게 매우 특별한 시간인 것이다.

 

 누구도 그들을 방해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행복했다.

 

 

 

 “도착했습니다.”

 

 배가 정박하자, 레드가 말했다.

 그녀는 섬의 선착장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소년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이런 곳은 찾아내지도 못했을 그런 장소였다.

 더구나 이런 곳에 섬이 있으리라고는 짐작하지도 못했다.

 만약 그녀가 알았더라도 설마 임산부가 의료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섬마을에 일부러 들어갈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계속해서 예상외의 행동을 보이는 보경이 매우 눈에 거슬렸다.

 물론 알고 있었다.

 「그것」은 곧 세상에 나올 것이다.

 그리고「그것」은 보통의 태아와는 다르다.

 분명 그 사실을 모체도 느꼈으리라.

 그래서 모체는 더욱 산부인과에 갔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의료기관에도 보경의 기록은 없었다.

 즉, 「그것」의 모체가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레드는 보경을 뒤쫒으면서 그녀가 보기와는 다르게 지독한 구석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되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그녀는 보경을 산채로 붙잡아야 한다.

 그를 위해 여기까지 왔다.

 더군다나 소년이 여기까지 왔으므로 더욱 임무를 성공시켜야 한다.

 어떻게든 「그것」을 가져가야 한다.

 

 선착장에 내린 소년이 휠체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목적지를 알고 있는 듯이 곧장 앞으로 향했다.

 레드는 황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

 조금 가다가 구불구불한 골목길 앞에서 소년이 멈추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레드는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올려다보았다.

 저 멀리 푸른 하늘 아래에 높이 솟은 산이 있었다.

 목적지였다.

 

 갑자기 레드는 음산한 한기를 느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흘렀다.

 

 저 산을 올라야한다.

 그것도 휠체어를 탄 소년과 함께.

 

 소년은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을 오르기로 결정했다.

 아마도 그에게는 저곳이 산이 되었든, 바다가 되었든, 숲속이 되었든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는 단지 자신의 목적만 이루면 되었다.

 그것을 위한 수단과 방법은 그녀가 알아서 처리해야할 문제였다.

 

 레드는 심각한 고민에 휩싸였다.

 산행에 그와 동행한다는 것은 매우 큰 난관이 아닐 수 없었다.

 그녀가 그에게 배안에서 기다리라고 부탁을 해도 그는 절대로 그러지 않을 것이다.

 소년은 분명 본인이 직접 「그것」을 가져가려고 여기까지 나선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산의 정상까지 그녀의 힘으로 올려야 한다.

 그녀는 산의 입구까지 가는 동안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야만 했다.

 소년의 휠체어가 앞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드는 마음이 다급해졌다.

 

 

 조용히 식사를 마친 둘은 여전히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각자 알아서 식탁을 정리해 나갔다.

 가게「하이드」에서 하던대로 수호는 음식을 비운 접시를 설거지하고, 보경은 테이블을 닦았다.

 그런데 갑자기 보경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헉!

 

 순간 그녀의 배에 숨이 막힐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평소 생명체의 움직임으로 느껴지는 통증과는 다른 통증이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보경씨?”

 

 깨끗이 닦은 접시를 건조대에 올려놓던 수호가 주저앉은 그녀에게 황급히 달려왔다.

 

 “아..........괜찮아요. 제가........다리를 헛디뎠나 봐요.”

 

 그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의 표정이 자신보다 훨씬 아파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니, 그녀는 아픈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만일 그녀가 아프다고 하면, 그는 지금보다 심각하게 걱정할 것이다.

 보경은 그를 안심시키고 싶었다.

 그녀는 최대한 괜찮아 보이도록 노력했다.

 

 “휴........그랬구나. 난 또, 지난번처럼 갑자기 쓰러진 줄 알았어. 여기가 바닥이 좀 미끄럽지?”

 

 그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일으켜 세웠다.

 보경은 그대로 그에게 기대고 싶었다.

 아직 배의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면 그가 더 걱정하겠지.

 그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

 그녀는 이를 단단히 물고, 테이블을 꽉 붙잡았다.

 

 “이제...... 괜찮아졌어요.”

 

 그녀가 그의 손을 거두면서 말했다.

 

 “정말? 지금 힘들어 보이는데..........?”

 

 그는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보경을 살펴보았다.

 

 "아니에요. 정말 괜찮아요."

 

 그녀는 입술을 꾹 물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에게 절대로 말할 수는 없다.

 그에게 응석을 부릴 수는 없다.

 그의 어깨에 기댈 수는,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보경씨, 안색이 너무 안 좋아. 얼굴이 파래졌어. 여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어서 방으로 들어가자.”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녀를 안아 올렸다.

 언제나 주의 깊게 그녀를 살피던 그다.

 그녀가 아무리 포장을 하더라도 그는 그녀의 상태를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대로 보경을 안고, 방으로 향했다.

 그녀도 지금의 상태로는 움직이지 못한다.

 더구나 지금은 그에게 어떤 말을 해도 들리지 않는다.

 그 정도는 보경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몸을 맡기기로 했다.

 

 수호의 품안에서 보경은 배가 진정되어 가는 것을 느꼈다.

 그에게 몸을 맡기고 나니, 어느 순간부터 긴장이 풀리고, 완전히 편안한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방에 도착하기도 전에 잠이 들어버렸다.

 

 수호의 품에서 잠든 보경을 그는 잠시 바라보고는 방안의 침대에 눕혔다.

 그러고는 한참을 침대 맡에 기대어 그녀를 살폈다.

 그녀가 평온한 표정으로 잘 잠들어 있는 모습이 계속되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호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주방을 정리하다 말고 나왔으니, 마저 마무리하기 위해서 들어간 것이었다.

 그런데, 그가 설거지하던 식기들이 이미 건조대에 정리되어 있었다.

 그는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주방 구석에 식료품 저장고의 문이 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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