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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섬 안에서
작성일 : 22-02-22 16:20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5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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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 당연한 사실에 굳이 대답할 필요를 느끼지도 못했다.

 

 이런 그녀의 기분을 아는 것인지, 수호도 굳이 그녀의 답변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래. 그럴 거야. 홀몸도 아닌데, 이렇게 좁은 잠자리는 불편할테지. 그래도 조금만 참아줘. 내일 해가 뜨면 바로 나가자. 이 마을이 작긴 해도 전망도 좋고, 우리가 지내기 편한 숙소가 있으니까.”

 

 그는 혼잣말처럼 떠들었다.

 그러고는 어느새 낮게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잠이 든 것이다.

 매우 피곤했던 모양이다.

 보경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도 사람이었다.

 

 비록 그가 체력적으로 그녀보다는 나았지만,

 거의 잠을 자지도 않고, 쉼없이 여기까지 움직였다.

 그런데, 그녀는 임산부라는 이유만으로 자기만 피로한 사람처럼 굴었다.

 그의 호의를 당연시 여기면서 이기적으로 행동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보경은 지금까지 그녀를 보살피느라 자기 몸은 돌보지 않는 그에게 미안해졌다.

 

 어느덧 시간은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보경은 두 눈을 깜박이면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전히 몸은 피곤했지만, 잠들지는 못했다.

 그런 그녀 옆에는 잠든 수호의 코골이가 시계의 시침소리처럼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비좁은 방안에는 창문으로 들어온 달빛 때문인지 사물들이 뚜렷이 보였다.

 그녀는 몸을 벽으로 기울였다.

 벽에는 그녀의 실루엣이 드러났다.

 그림자였다.

 숨을 쉬고 내쉴 때마다 들썩이는 모습이 그대로 그림자에 비춰졌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그림자는 어딘가 들떠 보였다.

 

 기분탓이겠지.

 

 그림자가 그녀와 다른 인격체로 분리되지는 않을 것이다.

 달도 그렇고, 뱃속의 생명체도 모두 생명으로써의 존재감을 드러내서 이제는 못 믿을 일이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그림자가 새롭게 생명체로 나타난다면, 그녀는 더욱 혼란스러울 것 같았다.

 보경은 지금도 충분히 혼란스러웠다.

 더 이상의 혼돈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으로 다가갔다.

 바깥 공기를 마시면 쓸데없는 잡생각을 비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러고 나면 잠도 잘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자서 이제는 안자도 될 것 같지만, 몸은 그녀에게 수면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녀는 반쯤 감긴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밖은 짙은 어둠이 깔린 한밤중이었다.

 하늘 위에는 커다란 달이 떠있었다.

 

 그 달이다.

 

 달은 이곳에서 처음 보경과 마주쳤을 때와는 달랐다.

 호전적이고 경계심을 드러내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보통의 달로 보였다.

 그녀를 날카롭게 쏘아보던 눈빛조차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단지 달이라서 밤하늘에 떠있을 뿐이다.

 

 어째서 태도를 바꾼 것일까?

 

 그는 보경의 생명체와 대화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은 평범한 달로 보인다.

 그녀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사실 보경은 좀 전의 달에게 꽤 겁을 먹은 상태였다.

 그의 입김 조차도 그녀에게는 바닷바람보다 차게 느껴졌다.

 그녀는 달이 경계심이 너무 심해서 달빛이 비추는 곳에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이 그의 의무인 밤을 비출 뿐이다.

 간밤에 일어나는 일은 더 이상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밤하늘이 고요하다.

 세상이 적막에 잠겼다.

 보경은 생각에 잠겼다.

 

 어째서 이곳의 달과 사당에서 본 달이 다를까?

 달이 두 개 일 수도 있나?

 

 생각도 해본 적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었다.

 지금 그녀가 보는 달은 이전과는 다르다.

 그 이유는 모른다.

 

 별안간 그녀의 생명체가 꿈틀거렸다.

 마치 그녀의 질문에 대답이라도 한 것처럼.

 

 하..............

 

 보경은 한숨이 나왔다.

 점점 그녀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들만 생겨난다.

 그녀가 겪은 일들이 모두 상식에서 벗어난 현상들이었다.

 실제로 그녀의 뱃속 만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제는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가상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는다.

 어느덧 세상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생명체라.......

 

 보경은 배를 어루만졌다.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존재가 자라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갖고 있던 모든 종류의 상식을 내려놓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이 생명체를 지키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곳이라고 안전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저 커다란 달만해도 적개심을 드러내는 걸 보면 더욱 의구심이 든다.

 이곳이 육지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해도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언제라도 그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

 보경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기로 했다.

 

 다음 날,

 어느 샌가 잠이 들었던 보경이 눈을 떴다.

 어쩐 일인지 몸이 아주 개운했다.

 요 근래 처음있는 일이었다.

 뱃속에 생명체가 생긴 이후로는 좀처럼 편안한 잠을 자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매일 아침이 피곤했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몸이 예전처럼 가벼워졌다.

 뱃속에 아무것도 든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가만히 손을 배 위에 올려놓았다.

 배는 그대로였다.

 그러나 평소와는 다르게 얌전했다.

 그 어떤 미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보경은 배에 손을 얹은 채로 누워있었다.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수호는 언제 일어났는지 이부자리를 정돈해 두고는 방을 나간 상태였다.

 방안은 이미 날이 밝아져서 전등을 켜지 않고도 사물의 세세한 부분까지 훤히 보였다.

 보경은 눈을 껌벅거리면서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 중앙에는 오래된 형광등이 외롭게 매달려있었다.

 그 외에 이 방안에는 있는 거라곤 벽지에 스며든 곰팡이가 전부였다.

 이곳은 오래도록 사람이 사용하지 않은 빈 방인듯 싶었다.

 

 보경은 슬슬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밖에는 어스름하게 안개가 껴있었다.

 아침이었다.

 그녀는 방문을 살며시 열었다.

 집안은 매우 조용했다.

 안방도 문이 닫혀있고, 거실의 불도 꺼져있었다.

 아직 선장부부는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런데 집안을 전부 둘러봐도 수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거실의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아도 그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갔을까?

 말도 없이 어디 멀리 가진 않았을텐데........

 

 보경은 감이 잡히지도 않았다.

 그가 그녀를 놔두고 가버리진 않았을 테지만, 이런 낯선 곳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 불안해졌다.

 지금까지 그가 곁에 있는 걸 당연시 여겼던 탓에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그의 도움은 의무가 아니다.

 그는 그녀의 곁을 지킬 의무가 없었다.

 그의 도움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그녀의 심장박동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급히 밖으로 나갔다.

 

 마음을 진정시키는데는 찬바람을 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경은 우선 수호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야 했다.

 그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언제까지고 그가 도와줄 수는 없는 일이다.

 보경은 혼자서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녀가 마당을 서성이면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차츰 심장이 진정되어 갔다.

 마음이 서서히 차분해졌다.

 

 그녀는 언덕 아래를 내려다봤다.

 어젯밤에 봤던 마을의 집들은 검은 어둠에서 벗어나 파랑고, 빨간색 등의 각기 다른 지붕으로 서로를 구분지으며,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었다.

 그들은 모두 밝은 아침을 맞이했다.

 그리고 마을 앞의 푸른 바다가 저 멀리 수평선을 펼쳐 놓고는 붉은 태양을 떠받들고 있었다.

 태양은 하늘 위로 점점 높게 떠올랐다.

 

 “보경?”

 

 그녀의 등뒤에서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다.

 보경이 찾던 그가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수호는 어느새 큰 나무의 그늘처럼 그녀의 뒤에 바짝 다가왔다.

 어디선가 달려왔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고는 이마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아침 공기가 찬데, 왜 나와 있어?”

 

 보경은 자신에게 헌신적인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언제까지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그녀는 그의 과분한 친절에 보답할 수 없었다.

 이대로 그와 계속 지낼 수는 없다.

 

 “방안이 답답해서요.”

 

 솔직하지 못한 대답.

 사실은 그가 사라진 줄 알고, 무서워서 나왔다고.

 그리 말할 수는 없었다.

 그에게 더 이상 짐을 지울 수는 없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야. 좀 더 자두지 그래? 어제 무리해서 피곤하지 않아?”

 

 “아니에요. 잠은 다 잤는걸요. 괜찮아요.”

 

 “그래. 그럼, 알겠어.”

 

 수호는 더 이상 그녀에게 묻지도, 말을 하지도 않았다.

 그러고는 그대로 먼 바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저 멀리 바다는 눈부신 태양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잠시 동안 둘은 말없이 그 자리에 서있었다.

 

 “당분간 우리가 지낼 만한 집을 하나 구했어. 집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수호는 손으로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에는 산이 있었다.

 보통의 동네 뒷산이라고 하기에는 꽤 높은 산이었다.

 그것은 이 섬에서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듯이 이곳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제야 그녀는 그가 이 시간에 땀을 흘린 이유를 알아챘다.

 

 “저 산으로 올라가다 보면, 집이 한 채 있어.

 아마도 거기가 이 동네에서 가장 큰 집일 거야.

 충분히 넓은 곳이라 우리가 머물러도 집주인하고 크게 부딛치는 일도 없을테니, 마음도 편하겠지.

 그래서 신세를 좀 지기로 했어.

 이 동네는 그 흔한 펜션도, 호텔도 없거든. 민박을 하려고 해도 여기 선장댁이랑 별차이도 없을 거 같아서 말이지.

 아무래도 주위의 시선도 피하고, 조용히 지내려면 저 산꼭대기에 있는 집이 낫겠더군.

 보경씨 생각은 어때?”

 

 “새벽에 저 산길을 다녀오셨어요? 그런 곳은 어떻게 아시고요? 아니, 무엇보다 집주인이 우리를 허락하셨나요?”

 

 보경은 그가 산꼭대기에 있는 집에 대해 아는 것도 의외지만, 이른 아침에 집주인의 허락을 받은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어느 누가 새벽에 집 문을 열어 주겠는가?

 

 “그냥. 예전에 내가 이곳에서 잠시 지냈다고 했지? 그때 주인과 좀 알던 사이였어. 그러니 보경씨는 다른건 신경쓰지말고 그냥 따라오기만 하면 돼.”

 

 그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그에 대해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보경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가 조용히 지낼 장소만 있으면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들이 찾지 못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좋았다.

 

 “이제 그만 들어가자.”

 

 수호가 앞장섰다.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보경도 그를 바짝 쫒았다.

 

 “어이, 일찍들 일어나셨구만.”

 

 선장은 부스스한 모습으로 거실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TV속에서는 남녀 아나운서들이 나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농담이 즐거운지 선장의 눈가에 웃음이 가득차 있다.

 

 “이리와 앉으슈.”

 

 그가 손짓을 하면서 말했다.

 수호는 신발을 벗고 곧장 그에게 다가가 앉았다.

 

 “그래, 잠자리가 불편하지는 않으셨수?”

 

 “덕분에 잘 잤습니다.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눈이 일찍 떠지더군요. 선장님은 잘 주무셨습니까?”

 

 “허허, 그럼그럼. 여기 공기가 육지랑은 차원이 다르긴 하지.”

 

 선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내다보면 알겠지만, 여기가 말이야................"

 

 그는 마을 공기를 시작으로 이곳의 주된 식수인 지하수와 바닷가 물고기들의 싱싱함까지 연이어 설명을 늘어놓았다.

 수호가 맞장구를 치며, 그의 이야기를 거들자,

 어느새 그는 마을의 경치, 선량한 마을 주민들같은 이곳의 자랑거리들을 모두 꺼내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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