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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보탑실리
작가 : 찰옥수수
작품등록일 : 2022.2.19

고려의 마지막 원나라 출신 왕비, 보탑실리.
보탑실리는 정략혼으로 강릉대군 왕전과 혼인을 하게 되는데, 첫 만남부터 조금씩 끌리기 시작한 그들.
왕비가 된 후 이전 원나라 출신 왕비들처럼 원나라를 위해 고려를 쥐고 흔들지 못하는 보탑실리는
역경을 이겨내고 왕과 행복해질 수 있을까?

 
소문의 공주(2)
작성일 : 22-02-19 20:55     조회 : 176     추천 : 0     분량 : 7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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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보탑실리는 책을 읽다 덮었다. 밖이 소란스러운 탓이었다.

 

  "무슨 일들이야?"

 

  해맑은 말괄량이였던 어린 보탑실리는 그 날 이후 조금은 예민해지고 말 수가 줄었다. 시간은 흘러 그녀는 벌써 열 여덟이 되었다.

 

  "예전에 고려에서 온 어린 왕자요, 글쎄 외모가 출중하다고 난리에요."

 

  어린 시종 하나가 신이 나서 대답했다.

 

  "그가 이곳으로 온 지가 몇 년 전인데 이제 와서 난리라니. 나는 듣기가 싫구나. 다들 내가 독서할 때는 조용히 하라고 가르쳐주지 않던?"

 

  보탑실리는 이마를 짚었다. 그 왕자 이야기라면 일전에도 들은 적이 있었다.

 

  "죄송합니다. 공주 전하께서 고려에 관심이 많다고 하셔서....... 그리고 그 분이......."

 

  보탑실리는 말 없이 손을 휘저었다. 시종들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고려 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제법 들어왔다. 그녀가 정치에 관심이 많았기도 하고, 황후 기씨가 어릴 적 그녀를 종종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기씨는 고려 출신으로 보탑실리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었었다.

 

  '황후 폐하, 저를 자주 불러주시는 연유를 여쭈고 싶습니다. 저는 정식으로 직계 공주도 아니고......'

  '후후. 그대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으나 그대가 먼저 이야기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렸지만 황후가 원하는 답이 어떤 것인 줄은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꿈을 꾸길 원한다고 해서 꿔지는 것도 아니기도 하고 다시 입을 놀렸다가 곤욕을 치를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보탑실리는 끝까지 모른 채 했고, 황후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대략 알고 있어요. 또한 그대가 원한다고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황후 폐하....'

  '황실에서 이를 불결하게 여긴다지요? 솔직히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무기를 쉽게 알려주고 다니는 것도 좋지는 않지요.'

 

  따스하게 대해주는 황후에 보탑실리는 큰 감동을 받았으나, 어찌 된 일인지 그 이후로는 그녀를 거의 부르지 않았다. 아마 원하는 대답을 하지 못한 탓일 것이다.

 

  "정말 무능력하구나. 나는."

 

  보탑실리는 중얼거렸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고 해서 누군가 알아주지도 않는다. 이것은 어쩌면 '능력'이지만 원하는 대로 써지지 않고, 내가 바꾸려 움직이면 바뀐다. 절대적인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공주 전하."

 

  시종 하나가 그녀를 불렀다.

 

  "응?"

  "패라첩목아님께서 부르십니다."

 

  갑작스러운 호출에 보탑실리는 허둥지둥 채비를 했다. 냉정한 패라첩목아는 그녀에게 아직도 어려운 상대였다.

 

 ----

 

 "아버님. 부르셨나요?"

 

  방에 들어서니 패라첩목아와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한 소년이 보였다.

 

  "인사하거라. 강릉 대군이다."

 

  난데없는 소개에 당황한 보탑실리는 눈을 크게 떴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강릉 대군, 왕전이라고 합니다."

  "아...아 보탑실리 입니다."

 

  강릉 대군이라면, 그 왕자다. 고려에서 볼모로 잡혀 온. 대단한 미남이라 들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 아니냐, 하하하. 이야기가 자자한 그 왕자가 맞단다."

  "공주께서 기대하신 만큼이 아닌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소문이 많이 과장 됐지요? 하하."

 

  멍하니 바라보다 정신을 차란 보탑실리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들은 이야기만큼 미남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수려한 외모를 갖고 있기는 했다.

 

  "결례를 저지른 것 같네요. 제가 머리가 잠시 아파 그랬습니다."

 

  되도 않는 변명에 패라첩목아와 강릉 대군 모두 믿지 않는 표정이었다. 특히 강릉 대군의 어딘가 자신 만만한 미소를 보자 보탑실리는 더욱 수치스러워졌다. 그들 사이에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보탑실리는 붉어진 얼굴을 식히느라 정신이 없었고, 강릉 대군은 조용히 미소를 띄고 있을 뿐이었다.

 

  "흠흠. 강릉 대군은 왕위 계승에서 잠시 밀려나긴 해도 차기 왕위 후보지. 언젠가 때가 온다면 둘이......."

  "아버님! 아직 저도 그렇고 강릉 대군께서도 혼인은 이릅니다. 한 번 더 생각해보심이 어떠신지요?"

 

  하핫. 강릉 대군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내었다.

 

  "아니, 지금이 아니라 언젠가 때가 온다면 말이다. 너무 성급한 것 같구나."

 

  당황한 패라첩목아가 말했다. 이제 보탑실리의 얼굴은 터질 것 같이 빨갛게 변했다. 단시간에 망신을 몇 번이나 당하는 건지. 저 사내가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공주께서는 학식이 뛰어나며 매사에 침착하시다고 들었는데, 이제 보니 유쾌하시기까지 하군요."

  "아하. 과찬이십니다."

 

  놀리는 듯한 그의 말투에 그녀는 눈을 흘겼다. 재수 없는 사람이다. 이내 그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웃자 그녀의 가슴 어딘가 에서 덜컹하는 소리가 들린 듯했다.

 

  "보탑실리, 얼굴이 너무 붉은 것 같구나."

  "송구합니다, 공주 전하. 속이 상하셨다면 사죄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공주께서 유쾌하고 고우신 것은 진심입니다."

 

  보탑실리는 여전히 붉은 얼굴로 손사레를 치며 차를 마셨다. 둘의 모습을 번갈아보던 패라첩목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이만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하지. 날씨가 좋으니 둘이서 조금 걷기라도 하고 들어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알겠습니다, 아버님."

 

  패라첩목아를 배웅한 뒤 그들은 뜰을 거닐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보탑실리에게 강릉 대군이 먼저 말을 걸었다.

 

  "공주 전하의 나이를 여쭈어도 괜찮을까요? 저는 열 여섯 입니다."

 

  나보다 두 살이나 어린 자에게 놀림 당했다니. 보탑실리는 속이 조금 더 상했다.

 

  "열 여덟 입니다."

  "그 정도 되어 보이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갑작스러우셨을텐데. 많이 놀라셨는지요?"

 

  흥. 보탑실리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실컷 놀리더니. 겉으로는 아닌 척 대답했다.

 

  "제가 점점 혼기가 차 가니, 어느 정도 예상했답니다. 대군께서 더 놀라셨을 것 같긴 합니다. 아직 어리시니."

 

 발끈한 그의 모습이 보고 싶어 일부러 장난기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강릉 대군은 말 없이 가만히 있다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제가 고려 사람이라 실망하셨는지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보탑실리의 말문이 막혔다. 이왕이면 내 나라 사내와 맺어지기를 바랬지만, 내 '쓸모'를 위해서는 고려의 왕자와 결혼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한 적은 있다. 그래서 딱히 기대한 적도, 실망한 적도 없다.

 

  "그럴리가요. 대군 같은 분이시면 어디 출신이던 그게 중요할까요."

 

  반은 진심이다. 그는 미남이고, 왕자고, 또 어리지만 똑똑해 보였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그 말이 기쁜 듯 귀가 붉어진 그가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이름은 왕전 입니다. 둘만 있을 때는 이름으로 불러주셔도 됩니다."

 

  겨우 가라앉았던 보탑실리의 얼굴이 다시 달아올랐다. 그들 사이에 한참 동안이나 정적이 흘렀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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