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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연서
작가 : 희연
작품등록일 : 2022.1.19

그리워할 戀, 글 書.
애정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너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연서인 것이다.

 
18.
작성일 : 22-02-16 17:31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6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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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왕은 신연장에 다녀온

 한과 휘연, 아현을 한자리에 불렀다.

 

 

 "그래.. 신연장은 어떠하더냐."

 

 "몹시 아름답고 진귀한 것들이 많아 보는 눈이 즐거웠습니다. 이번에 서대륙에서 온 상인들이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즐거웠다니 다행이구나. 그래, 세자와 빈궁은?"

 

 "저 또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휘연은 말을 하며 화민과의 시간을 떠올렸다.

 한은 그런 휘연을 흘깃 쳐다보았다.

 

 

 "세자는.. 왜 말이 없는 것이냐?"

 

 "아, 어.. 저도 뭐..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유익한 시간? 그래, 뭐가 그리 유익하더냐?"

 

 "그야 당연히..."

 

 "..."

 

 "당연히.."

 

 "?"

 

 "마, 마당극을 보았는데 참으로.. 유익하였습니다."

 

 

 '마당극이 유익하다니. 뭔 소릴 하는 거냐, 나는..'

 

 둘러댈 말이 생각나지 않아 한은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말았다.

 

 

 "마당극이라.. 어떤 내용이었길래?"

 

 "아.. 그것이..."

 

 "마당극이야 내용은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습니까. 백성들이 양반과 왕족들의 허례허식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내용이야 다 그렇지요. 헌데.. 아마 저하께서는 극 중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며 그들처럼은 살지 말아야겠다는 그런 깨달음을 얻으셔서 유익하다 하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이 말을 만들어내지 못하자,

 옆에서 보다 못한 휘연이 거들었다.

 

 한은 휘연에게 고맙단 눈짓을 보냈고,

 아현은 그런 둘의 모습이 재밌다는 듯 보았다.

 

 

 왕은 눈썹을 찡그렸다.

 

 

 "빈궁도 세자와 마당극을 본 것이오?"

 

 "그러합니다, 전하."

 

 "...그랬군. 신국의 마당극은 처음 본 것일 텐데.. 어떠하였소?"

 

 "고국에서와는 달리 백성들이 즐기는 문화다 보니.. 아주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들이 재밌었습니다."

 

 "..재밌었다니 다행이오."

 

 

 유왕은 휘연의 단정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제법이군.'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럼 이만 물러가시오, 빈궁. 공주도 이만 가보거라."

 

 "예, 전하."

 

 "예, 아바마마."

 

 

 휘연과 아현이 일어섰다.

 한도 따라 일어서려는데,

 

 

 "세자는.. 잠시 남아있거라."

 

 

 한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휘연과 아현이 떠나고,

 세자와 왕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

 

 

 

 왕은 쉬이 입을 열지 않았다.

 꽤 긴 시간 동안 왕은 세자를 그저 바라보았다.

 

 

 기다리다 못한 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떠한 연유로 저를 붙잡아두시는 것입니까?"

 

 "네게 기회를 준 것이다."

 

 "무엇을 말입니까?"

 

 "솔직하게 말할 기회를."

 

 "무엇을 말하란 것입니까?"

 

 

 왕은 한숨을 쉬었다.

 

 

 "네가 정녕.. 끝까지 거짓을 고하는 것이냐?"

 

 "제가 무슨 거짓을 고하였다고 그러시는 겁니까."

 

 "신연장에.. 빈궁과 함께 있던 것이 맞느냐?"

 

 "!"

 

 

 한은 순식간에 얼굴이 구겨졌다.

 

 

 "제게 사람을 붙이셨습니까?"

 

 "내가 먼저 묻지 않았느냐."

 

 "..."

 

 "빈궁과 함께 있던 것이 맞느냐."

 

 "...예."

 

 "세자!"

 

 "...헌데, 길이 엇갈려 빈궁과 잠시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럼 누구와 함께 있었느냐."

 

 "..."

 

 "세자, 내가 정녕 몰라서 묻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한은 이해할 수 없었다.

 늘 다 알고 있으면서 기어이 자신의 입으로 얘기를 하게 만드는 아버지를.

 

 

 "..그 아이와 함께 있었습니다."

 

 "세자.. 어찌 이리 무모한 것이냐."

 

 "제가 그 아이를 만날까 걱정되어 사람을 붙이신 겁니까?"

 

 "사람을 붙인 적 없다."

 

 "그럼 어떻게.."

 

 "내겐 수많은 눈과 귀가 있단 사실을 모르는 것이냐."

 

 "누가 그런.."

 

 "동행하였던 호위무사들의 존재는, 까맣게 잊은 것이냐?"

 

 "!"

 

 "그리 많은 이들이 너를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더라면.. 그런 무모한 짓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

 

 "네가 하는 말과 행동을 수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예."

 

 "너는 이 나라의 세자다. 네가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너에 대한 평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거라."

 

 "..예."

 

 "한아."

 

 

 

 

 ...

 

 

 

 

 

 "네가 진심으로 그 아이를 아낀다면.. 가까이 하지 않는 편이 좋지 않겠느냐?"

 

 

 

 

 

 

 

 한은 아버지의 협박 같은 충고를 들은 뒤에야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다.

 

 밖에선 휘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빈궁."

 

 "저하, 괜찮으십니까?"

 

 "나를 기다린 것이오?"

 

 "예, 저하. 전하께서 아무래도.. 알고 계시는 거겠지요?"

 

 "그렇소."

 

 "괜찮으십니까?"

 

 "뭐 나야.. 늘 듣던 소리를 듣는 것이라... 아까는 도와주어 고마웠소."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은 한 것뿐이지요."

 

 

 휘연과 한은 나란히 걸었다.

 날씨가 제법 따듯하여 걷기에 알맞은 날이었다.

 

 

 "빈궁은.. 봄을 좋아하시오?"

 

 "봄.. 글쎄요. 봄을 싫어하는 사람은 딱히 없지 않겠습니까."

 

 "아.. 내게 봄은... 좀 슬픈 계절이라."

 

 "어째서인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

 

 "대답하기 곤란하시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입을 열었다.

 

 

 "봄에.. 형님이 돌아가셨소."

 

 "아.."

 

 

 '서현세자께서 돌아가신 때가 봄이라 하였지..'

 

 

 "제가 괜한 걸 물은 듯합니다. 송구합니다, 저하."

 

 "...괜찮소."

 

 "저하께선.. 많이 그리우십니까?"

 

 

 한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였다.

 그때의 기억들이 또 떠올라서.

 괜찮다가도 이맘 때가 되면 유독 자주 생각이 났다.

 

 괴롭고,

 

 그립고,

 

 보고 싶은 얼굴.

 

 

 

 "..몹시."

 

 

 한의 눈에서 옅은 눈물이 흘렀다.

 한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휘연을 한을 바라보다 깜짝 놀라

 한의 얼굴에 손을 뻗었다.

 

 

 "저하."

 

 

 휘연은 한을 부르며

 한의 눈가에 손을 가져갔다.

 

 휘연의 손이 떨어지는 눈물 방울을 감추어주었다.

 

 

 "빈궁.."

 

 

 휘연의 손이 얼굴에 닿자,

 한은 그제야 자신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쪽팔린 것인지, 민망한 것인지 모를 감정이 피어올랐다.

 

 

 휘연에게서 한 걸음 물러난 뒤,

 자신의 소매로 눈물 자국을 닦았다.

 

 

 휘연은 그 모습이 제법 우스워 입고리가 올라갔다.

 

 

 "웃, 웃지 마시오."

 

 "..."

 

 "웃지 말라니까."

 

 "저하께서는.. 마음이 많이 여리신 분 같습니다."

 

 "놀리지 마시오."

 

 "예, 저하."

 

 "그리 봐주는 듯이 대답하지 마시오."

 

 "예."

 

 "기다렸다는 듯 대답하지도 말고."

 

 "참.. 까탈스러우신 거 아십니까?"

 

 

 휘연과 한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둘은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다 웃었다.

 

 

 그새 많이 친해진 둘이었다.

 

 

 

 멀리서 보면 제법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어느덧,

 신연장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올해는 연초부터

 세자의 혼례가 있던 특별한 해이기에,

 평소보다 궐을 오랫동안 개방하였다.

 

 

 게다가 신연장 마지막 날에는

 궐 안에서 연회를 열기로 하였다.

 

 신분, 나이,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라는 왕의 명에 따라 진행되었다.

 

 

 

 저녁 무렵,

 너 나 할 것 없이

 궐 안에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연회가 시작되었다.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

 공주 역시 지정된 자리에 착석하였다.

 

 

 연회장에는

 맛있는 먹거리들이 넘쳐나고,

 볼 거리와 즐길 거리 또한 가득하였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무렵,

 구석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아바마마, 저 쪽에서 무슨 일이 생긴 모양입니다."

 

 아현은 혹여나 분위기를 깰까 싶어 조심스레 말하였다.

 

 

 "그래? 이런 좋은 날에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되지.. 내 직접 가봐야겠다."

 

 왕은 살짝 취한 듯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중전은 걱정스레 말렸다.

 

 

 "전하, 지금 걸음이 온전치 못하신데.. 괜찮으십니까?"

 

 "괜찮고 말고."

 

 

 한은 그런 아버지를 걱정스레 쳐다보다 말하였다.

 

 

 "아바마마, 쉬고 계십시오. 저와 빈궁이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그럼 그리 하거라."

 

 

 한은 휘연의 손을 붙잡은 채

 자리를 빠져나왔다.

 

 

 

 "저, 저하. 손 좀.."

 

 "아, 미안하오."

 

 

 한은 머쓱한 듯 손을 놓았다.

 

 

 "헌데.. 저하, 왜 직접 가시겠다 하신 겁니까?"

 

 "소란이 생겼다 한들 우리가 직접 움직일 필요는 없지만.. 그리 하지 않았다면 아바마마를 말릴 수 없었을 것이오."

 

 "아.."

 

 "아바마마께서는 술을 드시면 누구의 말도 듣질 않으셔서.. 그런 아바마마가 직접 가는 것보단 내가 가는 것이 낫겠다 싶어 그리 말한 것이오."

 

 "예.. 저하."

 

 "그리고.."

 

 "?"

 

 "빈궁이 많이 답답해 하는 듯 보여서."

 

 "..."

 

 "어찌 되었든 소란이 난 곳에 가봅시다."

 

 "예, 저하."

 

 

 한과 휘연은

 연회장 구석에 소란이 일어났다는 곳으로 가보았다.

 

 

 "왜, 왜 이러십니까."

 

 "아, 좀.. 왜 이리 고집이 센 것이오."

 

 "이 손 놓으십시오."

 

 "낭자, 나 정도면 괜찮지 않소? 나는 낭자가 매우 마음에 드는데.."

 

 

 그곳엔 서화가 있었다.

 어떤 사내에게 손목을 붙잡힌 채로.

 

 보아하니 싫다는 서화를 사내가 어딘가로 데려가려 애를 쓰는 모양이었다.

 

 아주 저열하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무엇하는 것인가!"

 

 

 한이 화난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서화와 사내가 동시에 한을 바라보았다.

 

 

 "저, 저하!"

 

 "뭐야?"

 

 

 한은 가까이 다가가

 서화의 손목을 붙잡고 있는 사내의 손을 뿌리쳤다.

 

 

 "감히 누구에게 손을 대는 것이냐."

 

 "당신, 뭐야!"

 

 

 상황 파악을 못한 어리석은 사내는 한에게 대들었다.

 

 한은 그런 사내를 경멸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이 나라의 세자다."

 

 "!"

 

 

 

 한을 째려보던 사내는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듯

 갑자기 불쌍한 척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이고, 저하.. 송구하옵니다. 아니, 글쎄 이.. 이 계집이 자꾸 저에게 눈짓을 하지 뭡니까? 그래서 저는 그냥.."

 

 "어디 입을 함부로 놀리는 것이냐."

 

 

 한이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사내는 겁을 먹은 채 바닥에 엎드렸다.

 

 

 "사, 살려주십시오. 저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이자를 궐 밖으로 내보내고는 다신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라."

 

 "예, 저하."

 

 

 사내는 경비병들에게 붙잡힌 채 끌려갔다.

 

 한은 많이 놀란 듯 보이는 서화에게 다가갔다.

 

 

 "괜찮은 것이냐?"

 

 "..망극하옵니다, 저하."

 

 "다친 데는 없는 것이냐?"

 

 "예, 저하."

 

 "다행이구나."

 

 

 한이 서화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어머, 뭐야.. 그 소문이 진짜였나 봐."

 

 "저하께서 궁녀를 짝사랑 하신다는 소문?"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정말.."

 

 

 한의 귀에까지 그 말들이 들려왔다.

 한은 어찌해야 좋을지 알지 못하였다.

 

 상황을 지켜보던 휘연이 다가왔다.

 

 

 "서화야, 괜찮으냐?"

 

 "예, 마마."

 

 "많이 놀랐겠구나."

 

 "..걱정 끼쳐드려 송구하옵니다."

 

 "오늘은 이만 들어가서 쉬거라."

 

 "예? 하지만.."

 

 "걱정 말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거라."

 

 "..예, 마마.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휘연이 서화를 보내자,

 수군거리던 소리도 사그라들었다.

 

 

 "고맙소.. 빈궁."

 

 "..아닙니다."

 

 "매번 고마운 일만 늘어가는 것 같소."

 

 "저하.."

 

 "?"

 

 "서화를 걱정하시는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좀 더 조심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니, 난 그저.."

 

 "물론 저라도, 그 상황에선 그리 하였겠지만..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말들이 전하의 귀에까지 들릴까 염려됩니다."

 

 "..알겠소. 그러겠소."

 

 

 한은 휘연에게 자꾸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편치 않았다.

 

 휘연이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할까 봐,

 휘연이 자신을 바보 같다 여길까 봐,

 하여 결국 자신을 싫어하게 될까 봐.

 

 한은

 휘연과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갑갑하게 느껴졌다.

 

 

 "빈궁."

 

 "예, 저하."

 

 "먼저 자리에 가 있겠소."

 

 "같이 가시지요."

 

 "..아니오. 아까 빈궁이 갑갑해 보여 나오자 한 것이니, 여기서 좀 쉬다 오시오."

 

 "알겠습니다, 저하."

 

 

 한은 먼저 자리로 돌아갔다.

 휘연은 사람이 없는 쪽으로 걸었다.

 걸으며 생각하였다.

 

 

 '아까 서화가 많이 놀랐겠구나..

 저하가 화가 난 것도 당연하지.

 허나, 늘 매번 무모한 행동을 하시니...'

 

 

 한참 생각에 빠져 걷고 있는 와중,

 갑자기 누군가 휘연을 끌어당겼다.

 

 

 

 "무슨 짓이냐!"

 

 "쉿."

 

 

 

 휘연은 자신을 끌어당긴 이를 쳐다보았다.

 

 그자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아까 탈춤 때 본 듯한 가면인데..'

 

 

 "누구시오?"

 

 

 휘연의 말에,

 그자는 천천히 가면을 벗었다.

 

 

 

 "화민?"

 

 "오랜만에 뵙습니다."

 

 "며칠 전에도 얼굴을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보고 싶었습니다."

 

 

 

 휘연은 어딘가 쿵- 하는 기분이 들었다.

 속이 울렁거렸다.

 

 

 

 "지금 뭐라고.."

 

 "보고 싶었거든요, 저는. 그래서 며칠 전에 보았는데도 오랜만에 뵙는 느낌입니다."

 

 

 

 휘연은 화민의 당당함에 되려 당황하였다.

 

 '장난치는 건가..?'

 

 

 

 "진심입니다."

 

 

 화민은 휘연의 눈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대답을 기다리는 듯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진심이라니까요?"

 

 "알겠습니다."

 

 "여전히.. 말을 높이시네요."

 

 "그건.."

 

 

 

 '그대가 이러니 말을 놓는 게 더 불편해져서 말이지..'

 

 

 

 "마마께서는 제가 보고 싶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그대를 왜..!"

 

 "마마와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제 착각이었나 봅니다."

 

 

 화민이 시무룩하게 말하였다.

 휘연은 그런 화민이 괜히 신경쓰였다.

 

 

 "나도... 그리 생각.. 합니다."

 

 "예?"

 

 "나도 그대와 제법 친해졌다 생각합니다."

 

 "정말입니까?"

 

 

 화민이 기쁜 듯 휘연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휘연은 또 다시 속이 울렁거렸다.

 

 

 

 ...

 

 

 

 화민의 웃음을 볼 때면

 휘연은 저 자신도 모르게 따라 웃고 싶어졌다.

 

 

 그런 속을 들키고 싶지 않아 애써 말을 이었다.

 

 

 "헌데, 그대는.. 하는 일이 대체 무엇입니까?"

 

 "이것저것 다 합니다."

 

 "탈춤도 출 줄 압니까?"

 

 "제가 또.. 춤을 기가 막히게 춥니다. 아까 보셨지요?"

 

 "보긴 했습니다."

 

 

 대화가 끊겼다.

 휘연은 빨리 다른 화제를 찾았다.

 

 자꾸만 화민의 웃음이 떠올랐기에.

 

 또 속이 울렁거리기 전에 다른 이야기를 던져야 했다.

 

 

 휘연이 열심히 머리를 굴리던 중,

 화민이 입을 열었다.

 

 

 "어? 제가 선물한 가락지는 끼고 다니지 않으시네요.."

 

 "아, 그것이.."

 

 "다른 가락지는 끼셨으면서... 너무합니다."

 

 "아... 이건 저하께서 주신 것입니다."

 

 "..."

 

 

 화민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휘연은 화민의 눈치가 보였다.

 

 

 "그대가 준 가락지도 하고 다녔습니다."

 

 "..일부러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말입니다. 그대가 준 것을 원래 하고 다니다가.. 저하께서 그걸 보시고는 새로운 가락지를 선물하셔서.."

 

 

 화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혹.. 저하께서 질투를 하신 걸까요?"

 

 "예? 무슨..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뭐.. 부부 사이에 그럴 수도 있지요."

 

 "허나, 저하께선.."

 

 

 휘연은 말을 아꼈다.

 괜한 말을 화민에게 할 필요는 없었기에.

 

 

 "왜 말을 하려다 마십니까?"

 

 "아닙니다."

 

 "혹.."

 

 

 

 

 

 

 ...

 

 

 

 

 

 

 

 "저하께서 서화를 마음에 두고 계신다는 말을 하려던 것입니까?"

 

 

 

 

 

 

 

 

 

 

 

 

 

 

 

 

 

 
작가의 말
 

 울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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