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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청 부활전
작가 : 망생이
작품등록일 : 2016.8.23

알려진 동화 속 내용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인당수에 빠져야만 했던
우리의 주인공 심청은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옥황상제는 그 소원을 들어주되 조건을 내건다.
인간세상으로 흩어진 명세경 조각을 모아오라는 것,
허나 허락된 시간은 단 100일.
그 100일 동안 심청은 살기 위해 명세경의 흔적을 뒤쫓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며 많은 일들을 겪는다.

 
빼앗긴 조각
작성일 : 16-10-31 20:59     조회 : 491     추천 : 0     분량 : 4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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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최원의 외침에도 그를 뺑 둘러싸고 있는 마을 사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원은 팔뚝만한 길이의 호신도를 품에서 꺼내 들었다.

 

 작은 마을에서 장검을 차고 돌아다닌다면 사람들이 경계심을 가질 것이 뻔했다.

 

 그래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호신도를 품에 숨기고 지냈던 것이다.

 

 그 때, 사랑방 문이 열리더니 연흥부가 마당으로 걸어 나왔다.

 

 “그 칼을 버리고 조용히 내 말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오. 부사 나리.”

 

 ‘?!’

 

 “백성을 보살펴야할 관리가 무고한 민초들을 잔인하게 칼로 베어 죽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찌 되겠소?”

 

 원은 자신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을 쭉 돌아보았다.

 

 비록 건장한 체격에다 손에 흉기까지 들고 있긴 하나, 흉악한 건달패로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순박해 보이는 얼굴도 있었다.

 

 특히 보통 사람보다 한 배 반 정도 큰, 거구의 사내는 개미 한 마리 밟지 못할 것 같은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들을 해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슬금슬금 흥부의 눈치를 살피는 그들의 눈엔 긴장감과 절박함이 서려있었다.

 

 결코 자신을 쉽게 보내주지 않을 듯싶었다.

 

 그렇게 대치하고 있는 사이, 흥부가 소리쳤다.

 

 “뭣들 하느냐! 당장 저자를 포박하거라!”

 

 그러자 마을 사내들이 원에게 와- 몰려들었다.

 

 그러나 원은 칼을 뽑지 않았다.

 

 칼집에 그대로 넣은 채 이리저리 피하며 방어만 했다.

 

 그러면서 밖으로 도망치기 위해 담장을 향해 조금씩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담을 넘으려 막 도움닫기를 하는 순간, 거구의 사내에게 옷자락을 잡혀 뒤로 자빠졌다.

 

 원이 다시 방어 자세를 취할 새도 없이, 그 사내가 원의 몸에 올라타고는 한 손에 든 몽둥이로 내려치려 했다.

 

 하지만 거구의 사내가 멈칫하더니, 차마 내리치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 있었다.

 

 “칠석아! 네 각시를 되찾고 싶지 않느냐? 저자를 손보지 않으면, 네 각시가 대신 그 값을 치를 줄 알거라!”

 

 흥부의 협박에 칠석이라는 자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몽둥이를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러다 이내 결심이 선 듯, 칠석이 몽둥이를 높이 쳐드는데, 대문이 벌컥 열리더니 심청과 억삼이 고함을 지르며 뛰어들어 왔다.

 

 “관군이다! 관군들이 몰려온다!”

 

 마당에 있던 모든 이의 눈이 청과 억삼에게 쏠렸다.

 

 심청이 원을 공격하던 마을 사내들과 눈을 일일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관군이 왔으니, 흉기를 버리고 모두 도망가시오.”

 

 그러자 마을 사내들은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힘없이 무기를 땅에 떨어뜨리고는 흥부의 집을 뛰쳐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흥부가 길길이 날뛰었다.

 

 “이 미친놈들아! 지금 뭐하는 짓들이야! 거짓이다! 아무도 오지 않고 조용하기만한데 왜 도망을 가!”

 

 그러자 심청이 이번엔 흥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영감께서 신비한 거울 조각을 갖고 있는 것을 압니다. 그것을 제게 주시지요.”

 

 흥부 역시 마치 홀린 사람처럼 청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사랑방 안으로 들어가더니, 명세경 조각을 들고 나와서는 청에게 건넸다.

 

 그 순간, 원이 재빨리 다가가 청의 팔을 붙잡았다.

 

 “뭐하시는 겁니까? 이 자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얼른 빼앗아야 합니다.”

 

 청이 다급히 속삭였다.

 

 “위험하고도 요사스런 물건이오. 내게 맡기시오.”

 

 비록 왕명이 있었다는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원의 진심이 담긴 말이기도 했다.

 

 그러자 청이 아무 말 없이 원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원도 청과 눈을 마주쳤다.

 

 원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고, 가슴에서 울리는 심장소리는 그의 귀에까지 쩌렁쩌렁 울렸다.

 

 “이곳에서 본 것을...”

 

 청이 원에게 명하려는 순간, 원이 청에게서 황급히 눈길을 거두었다.

 

 부끄럽기도 했지만, 마을 사내들과 흥부가 심청의 눈을 본 뒤 행동이 바뀌었기에, 뭔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뒤이어 원은 흥부의 손에 들려 있던 거울 조각을 낚아채더니, 지붕 위로 날아올라 처마 끝에 섰다.

 

 “안돼!!”

 

 너무 놀라 멍하니 서있기만 하는 청대신, 억삼이 소리쳤다.

 

 “미안하오.”

 

 원은 그 한 마디만을 남긴 채, 그대로 지붕을 타고 넘어간 후 모습을 감추었다.

 

 *****

 

 반 시진(1시간) 후.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산중에서 심청과 억삼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뭐라 했더냐. 그냥 모른 척 하자고 했지? 네가 명세경 조각을 달라고 했을 때, 내가 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사실 원이 마을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위험에 처했을 때, 청은 억삼을 졸라, 그가 가진 세 조각 중 하나를 얻었다.

 

 명세경 조각이 자신에게 어떠한 능력을 줄지 알 순 없었지만, 급한 마음에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어쨌든 도움이 되는 능력이길 바랄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막 받아들었을 때, 마침 어떤 마을 사람에게 모습을 들켰다.

 

 “뉘시오? 누군데 남의 담벼락 아래서 수상쩍게...”

 

 청은 자신도 모르게, 주문을 외우듯, 그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제발 아무 것도 보지 못한 듯 그냥 지나가십시오.”

 

 그러자 그 사람은 마치 인형처럼 순순히 청의 말대로 따랐다.

 

 그 광경을 보고 억삼은 즉각 알아챘다.

 

 “네게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나 보구나! 좋다, 좋아. 이제 나머지 조각들을 모으는 건, 식은 죽 먹기겠어!”

 

 심청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더구나 당장 위험에 처한 최원까지 손쉽게 구할 수 있단 희망에 설렜었다.

 

 청은 바로 흥부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배은망덕하게도 원은 청을 배신하고 명세경 조각을 가로채 가버렸다.

 

 청은 머릿속과 마음속 모두 어지러웠다.

 

 “이제 어쩔 것이냐? 명세경 조각을 빼앗겼으니. 이제 그자도 우리가 모르는 어떤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되었을 터인데. 게다가 우리가 그걸 모으고 있다는 것까지 눈치까지 챘을 테고.”

 

 억삼이 다시 잔소리를 시작했다.

 

 “그자에 관한 걱정은 나중에 하고, 일단 다른 조각의 위치나 알아보죠.”

 

 “괜히 할 말 없으니까... 그래, 그 조각은 나중에 해결하고 다음 조각이 어디지 있나 볼까.”

 

 억삼이 명세경 조각을 꺼내어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빛을 내며 거울 조각에 영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영상에는 흥부에게 울며 매달리는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바로 원을 공격하던 칠석이라는 자였다.

 

 *****

 

 남원 관아의 옥사 안에서는 이몽룡이 이를 빠득빠득 갈고 있었다.

 

 최원에 의해 옥에 갇힌 것만으로도 분한데, 한낱 도적에 불과한 길동에게 모욕까지 당하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네깟 놈들이 감히 내게... 이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들. 두고 봐라. 내가 풀려나기만 하면 반드시 되갚아 주리라...’

 

 몽룡이 그렇게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는데,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월매였다.

 

 뜻밖의 인물이 찾아오자, 몽룡은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외쳤다.

 

 “자네가 여긴 웬일인가?”

 

 “쉿! 조용히 하십시오. 옥지기에게 뇌물을 주고 몰래 들어온 것입니다.”

 

 그 말에 정신을 차린 몽룡이 소근거렸다.

 

 “내게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겐가?”

 

 “관찰사 어른께 재심을 청했다 들었습니다.”

 

 “그렇네만.”

 

 “이곳 남원을 관할하시는 전라관찰사께서 이틀 전, 급사를 하셨다 합니다.”

 

 ‘!!!’

 

 “나리의 확실한 편인 그 분께서 돌아가셨으니, 판결이 어찌 나올 것인지 장담하지 못하게 생기지 않았습니까. 사위와 진배없는 나리께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어찌합니까. 하여 이 소식을 알리고 대책을 세우고자 찾아온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몽룡은 당황했다.

 

 “무... 무슨 좋은 방도라도 있겠는가?”

 

 “예. 물론입니다.”

 

 월매의 말을 들은 몽룡은 눈을 반짝거리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다음 날.

 

 몽룡은 재심을 받기로 한 전라 감영으로 향했다.

 

 판결을 내릴 관찰사는 죽고 없었지만, 월매가 미리 손을 써 예정대로 이송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손은 뒤로 묶이고, 발에는 족쇄까지 찬 몽룡이 네 명의 관원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인 채 해안가 높은 산길을 걸어갔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름다운 가야금과 장구 가락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 소리를 찾아 눈으로 쫓으니, 바다에 맞닿은 높고 평평한 바위 위에서 한 여인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었다.

 

 “잠시 구경이나 하고 갈까?”

 

 “죄인 호송 중에... 큰 일 날 소리 말아!”

 

 “어차피 감찰사도 없는데 급히 갈 거 없잖아. 그리고 다리도 아픈데 좀 쉬어가자고.”

 

 “그래, 보아하니 아리따운 기생이 춤을 연습하나본데, 우리 같은 놈들이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니야.”

 

 관원들은 결국 쉬어가기로 했다.

 

 월매와 몽룡이 예상했던 대로였다.

 

 관원들은 몽룡을 데리고 바위 암석 가까이 다가갔다.

 

 얇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여인이 아름다운 자태로 춤을 추었다.

 

 관원들은 넋을 잃고 구경했지만, 몽룡은 웃음이 났다.

 

 관원들은 젊고 아름다운 기생을 상상하며 구경하겠지만, 천 뒤에 가려진 얼굴이 주름이 자글자글한 퇴기인 월매라는 사실을 알면, 어떤 표정들을 지을지 생각할수록 재밌었기 때문이었다.

 

 약속대로 월매가 춤을 추며 몽룡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몽룡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관원들은 그저 기생의 장난인줄만 알고 키득거렸다.

 

 몽룡과 월매가 점점 벼랑 끝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한 채.

 

 벼랑 끝에 다다르자 월매가 몽룡의 몸을 꽉 껴안았다.

 

 그녀의 열 손가락에 끼워진 가락지들이 걸쇄 역할을 해서 두 사람의 몸을 단단히 결박시켰다.

 

 “이런... 아무리 다른 계획이 있다고는 하나, 장모와 사위 사이에 좀 민망하군. 어서 바다에 뛰어드세. 헌데 우릴 건져줄 배는 왜 안 보이는가?”

 

 “애초에 배 따윈 구하지 않았다. 너와 난 다신 물 밖으로 나올 일이 없을 테니!”

 

 월매는 몽룡을 안고 그대로 바위 벼랑에서 몸을 날렸다.

 

 관원들과 음악을 연주하던 이들은 이를 막을 겨를도 없이 이뤄진 일이라 그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그 사이 월매와 몽룡은 점점 바다 속 깊이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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