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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증명할 나이
작가 : 계춘
작품등록일 : 2022.2.14

세명의 중년 여성의 서로 다른 삶을 적은 글입니다. 그들의 삶 속에서 안타까움보다 해결할 것들에 대한 여자들의 압박감에 대해 썼습니다.

 
증명할 나이
작성일 : 22-02-14 22:43     조회 : 177     추천 : 0     분량 : 2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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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단은 휴게실의 문을 열었다.

 

  이혼하자는 지훈의 말이 그녀를 흔들어 놓기는 했지만, 그와 헤어지는 것 때문은 혼란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늘 이런 결말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훈이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지훈은 주위의 일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혼자라는 느낌 때문에 힘들었고, 시어머니와 일들은 그에게는 어떤 충격도 주지 않았고, 지훈이 그녀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었기에 윤단은 힘들었다.

 

  그렇다면 이혼이라는 단어를 쓸 사람은 지훈이 아니라 윤단이었다.

 

  ‘만나야겠어.’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서 지훈의 번호를 눌렀다. 받지 않았다.

 

  “지훈씨, 오늘 몇 시 퇴근이야? 집에 가기 전에 당신과 할 얘기가 있어.”

 

  이렇게 메시지를 남기고 답장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읽기는 한 것 같은데 10분이 지나도록 답장이 없었다.

 

  분명 사랑은 같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짝사랑인 것 같고, 그것을 갈구하면 더 멀어지고, 그냥 의리로 지내다가도 그 믿음마저 없어져 갔다.

 

 -

 

  지훈과 만난 뒤 윤단은 학교 가기가 두려웠다. 설레는 마음이었다. 어제와 똑같이 학원에 가고, 아침밥을 먹고,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수업을 듣고 아르바이트를 갔다. 그날도 다를 것 없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지훈이 윤단의 마음속에 들어와 있었다. 자꾸 주위를 둘러보며 지훈을 찾고 있었다.

 

  지훈을 보는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오늘도 파이팅이야, 단아”

 

  “아, 선배.”

 

  “너는 늘 바쁘구나. 네가 시간을 낼 수가 없으니, 내가 너의 시간을 따라가야겠네.”

 

  강의가 끝나고 윤단을 본 지훈은 그렇게 말하고 씽긋 웃더니 강의실을 나가버렸다. 얇은 블라우스를 입었었다면 가슴 뛰는 게 보일정도로 윤단은 긴장하고 있었다.

 

  그 날도 여느 때와 다를 것이 없었지만, 지훈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학원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교실 정리는 물론 선생님들께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급하게 밖으로 뛰어 나왔다. 역시 지훈이 기다리고 있었다. 윤단은 행복했다.

 

  그렇게 대학생활에서 윤단의 곁에는 지훈만이 남아 있었다.

 

  대학교 4학년 2학기, 많은 학생들이 회사를 가기 위해 입사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는 시기였다. 빠르면 벌써 입사 확정이 되어서 다른 자격증 공부에만 신경을 쓰는 학생들도 많았다.

 

  윤단도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영어에 자신이 있었기에 호텔이나 마케팅, 항공사 쪽을 알아보고 있었다. 몇몇 원서는 떨어지고 유명한 호텔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그 시험 후 윤단은 졸업하기 전에 입사가 확정되었다.

 

  지훈은 공부를 더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을 하였고, 윤단과 지훈은 응원하고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며 둘만의 믿음은 커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신입사원 교육을 맞게 된 인사팀 과장 이정민입니다. 여러분은 두 달 동안 신입교육을 받으시고, 교육이 끝난 후 각 부서에서 기본 교육을 받은 뒤 duty가 정해 질 것입니다.”

 

  간단한 설명이 끝나고 점심 식사 시간이 되었고, 교육에 긴장했던 신입들은 허겁지겁 식사를 했다. 사원들을 위한 식당은 최고급 호텔다운 품격이 느껴질 정도였다. 대우를 받아야 그것을 서비스로 갚을 수 있다는 사주의 경영 철학이었다.

 

  “윤단입니다. 나이는 ㅇㅇ살이고 ㅇㅇ대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정경순이예요. 저는 지방 출신이라서 서울이 낯설어요.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차례로 인사를 하며 어색했던 분위기를 없애려 서로 노력했다.

 

  교육을 받는 동안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호텔리어의 특성상 3교대 업무는 필수였다. 3일에 한번 쉬는 날이 있어서 다른 직장보다 개인적인 시간은 오히려 많았다.

 

  교육 또한 실전과 다름없이 3일에 한번 휴일이어서 윤단은 지훈과 데이트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윤단이 일하는 호텔도 지훈의 학교와도 가까워서 시간이 날 때마다 쉽게 볼 수 있었다.

 

 

  “단아, 회사일은 어때? 힘들지 않아?”

 

  “지훈씨도 힘들지? 나야 일하며 월급 받으니 힘들어도 결과라도 있지만 공부는 그렇지 않잖아.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열심히 해.”

 

  그렇게 따뜻한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

 

  “단아.”

 

  지훈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훈씨, 왜 연락이 안 돼? 집에 가기 전에 나 만나고 가.”

 

  “나 집에 들어가지 않을 거야. 만나서 얘기는 해야 할 것 같으니까 내가 그리로 갈게. 호텔 입구 카페에서 보자. 도착하면 전화 할게.”

 

  지훈은 곧 도착했고, 윤단은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카페로 향했다.

 

  “지훈씨.”

 

  “단아, 미안해. 10년이 넘게 너를 그냥 놔둔 것 같아서.... 우리 엄마가 무척 힘든 사람인거 나도 알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냥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줄 알았어. 그런데 네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니 내가 얼마나 잘못 생각했는지 알았어.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이혼밖에는 없는 것 같다. 더 이상 너 힘들게 하지 않을게.”

 

  윤단의 두 눈은 눈물로 가득한데 흘러내리지는 않았고, 벙어리처럼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괘씸해서 따지려고 했는데 못했다. 먼저 고해성사를 해서였다. 그것도 진심이 너무 느껴지게 말이다.

 

  넘어지는 것은 일어나기 위함이라고 어떤 사람이 말한 기억이 났다. 다 헛소리다.

 

  그녀도 늘 생각하던 일이었지만, 갑자기 이렇게 일이 진행이 되니 겁이 났다. 더구나 아빠 없이 커야하는 두 아이들이 걱정이 되었다.

 

  이혼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경제적인 것만 해결이 되면 떨어져 있는 엄마나 아빠를 만나면서 지내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같이 살면서 갈등을 경험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특히 성인이 되기 전의 아이들에게는 엄마, 아빠 모두 곁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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