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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선천빌라 세입자들
작가 : r라
작품등록일 : 2022.2.9

선천빌라에 사는 4명의 세입자들의 평범하고 평범한 이야기.

 
1. 고양이 울음소리
작성일 : 22-02-09 16:41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6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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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아옹-!”

 

 오늘도 어김없이 선천빌라의 골목길엔 고양이의 울음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퍼졌다. 이 고양이는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운다. 오전 8시. 아침을 먹기 위한 소리나 다름 없는 것이다.

 

 오늘 날로부터 지어진 지 45년의 역사가 있는 선천빌라는 정문과 후문이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관리를 해주는 사람 또한 없었고, 독채를 가지고 있던 빌라의 주인은 정해진 날짜에 월세가 들어오는 것 외엔 조금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덕분에 45년이란 세월을 제대로 맞아버린 이 빌라는 남들이 보기엔 ‘유령 빌라’ 처럼 보이곤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낡은 외관에 걸맞게 선천빌라로 가는 골목길엔 가로등조차 없어 밤길이 위험했고, 외진 골목길에서 가파른 언덕을 넘어야지만 다다를 수 있었기에 존재를 아는 사람조차 많지 않았다.

 

 2021년. 시대에 맞게 서로간의 교류가 없는 이 곳.

 

 사람의 온정이나 온기라곤 조금도 보이지 않는 쓸쓸한 이 빌라는 4층으로 되어 있었고, 총 8가구 중 4가구의 세입자들이 살고 있었다.

 

 

 < 1화. >

 

 

 - 101호 세입자 : 방옥분 씨

 

 

 

 “미야옹-! 먕오!”

 

 옥구슬이 굴러 가듯, 맑고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목소리가 1층 101호에 사는 65세 방옥분씨의 귓가에 들려왔다. 소리가 들리자마자 방옥분씨는 반사적으로 창문을 열어 검은 색 털에 하얀 발을 가진 고양이에게 인사했다.

 

 “아이고, 나비 왔니?”

 

 방옥분씨의 말에 고양이는 대답이라도 하듯 또 한 번 짧게 울음소리를 내었다. 고양이 ‘나비’ 는 혼자가 아니었다. 퉁퉁한 치즈색의 고양이와 톡 하면 부러질 것 같이 야윈 하얀색 고양이도 함께 있었다.

 

 “또 친구들을 데려온거니? 잠시만 기다리거라.”

 

 엄마 미소를 지으며 주방으로 발길을 돌린 방옥분씨는 천장에 있는 고양이 전용 캔 하나와 새끼 고양이용 습식 사료 한 봉투, 500ml 생수 한 통, 그리고 미리 삶아 놓은 닭고기를 바리바리 챙겨 밖으로 나섰다.

 

 고양이들에게 있어 이 선천빌라는 지상 낙원. 삭막한 길거리 냥생에 유일한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다. 음침한 분위기에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다는 입지 조건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방옥분씨 때문이었다.

 

 ‘불쌍한 동물들은 무조건 도와줘야 해.’ 라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항상 강아지, 고양이 사료들과 간식들을 구비 하며 오는 동물들에게 선심을 베풀며 살고 있었다.

 

 빌라 앞에 있는 오래된 은행 나무 앞에서 ‘미야아옹-.’ 하는 구슬픈 울음 소리를 한 번 내어주면 어떤 멍청한 인간이 쪼르르 달려 나와 일용할 양식과 물을 조공해주는 걸로 고양이들 사이에선 유명했다.

 

 하지만 야생 고양이의 세계는 냉정한 법. 항상 서열 싸움에서 승자를 한 고양이 만이 인간이 만든 집에서 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한 마디로 가장 강한 고양이가 빌라의 안주인이 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이번에 승리한 ‘나비’는 특히나 잔혹한 고양이였지만, 그대로 의리가 있는 고양이였기에 다른 고양이들의 배를 채울 정도의 호의를 베풀고 있었다.

 

 방옥분씨는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 위층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섰다. 그런 자신의 행동을 항상 아니꼽게 보던 할아버지를 이 상황에 마주치는 것이 껄끄러웠기 때문이다. 지금 마주쳐봐야 ‘저 놈의 고양이 새끼들 좀 치우라고!’ 라며 호통을 칠 것이 뻔했다.

 

 2층 할아버지의 성화에 길거리 아이들에게 밥을 주는 것을 잠시 중단할까-. 하는 고민도 했었지만, 그건 너무 가혹하다. 지금 검은 색 나비는 최근에 4마리의 새끼들을 낳은 상태다. 여기서 자신이 밥 주는 것을 멈춘다면, 얼마 못가 죽을 것이다.

 

 사람도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 아직 핏덩이같은 새끼들을 매몰차게 내쫓을 순 없지 않은가. 어차피 고양이들은 크면 알아서 나가 사는 동물이니, 그 때까지만 참으면 될 것이다.

 

 “끼잉, 끼잉!”

 

 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기기 위해 밖으로 나서자, 방옥분씨의 집 안에선 강아지들의 앓는 소리가 집 밖으로 흘러나왔다. 한 달 전 주워왔던 떠돌이 강아지 두 마리였다.

 

 방옥분씨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강아지들 또한 아직 새끼들인지라, 방옥분씨가 집 밖을 나서면 항상 저렇게 불안해 했다. 그리고 그럴 때 마다 어김없이 2층에 사는 노인네는 쫓아와 윽박을 지르곤 했다.

 

 “떽! 엄마 금방 들어갈거야! 얌전히 있어!”

 

 자신의 집을 보며 소리쳤다. 강아지들은 방옥분씨의 말을 알아 들은 건지 더 이상 앓는 소리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오야, 오야. 우리 아기들. 배고프지? 자! 집으로 가자! 새끼들한테 가자!”

 

 방옥분씨는 손을 휘저으며 고양이들을 유인했다. 선천빌라에서 가장 떨어져 있는 구석엔 나비의 집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검은 나비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집 안으로 들어가 새끼들을 핥으며 방옥분씨를 바라보았다. 마치 ‘어서 밥을 내놓거라! 내 새끼들의 밥도 내놓거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

 

 “나비야, 나비들아. 밥 먹자.”

 

 그녀는 쪼그려 앉아 밥그릇에 밥을 옮겨담았다.

 

 나비는 총 4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나비를 꼭 닮은 검은색에 흰 양말을 낀 고양이, 흰색과 검은색이 얼룩덜룩 섞인 고양이, 몸통은 흰색이지만 꼬리는 검은색인 고양이, 그리고 온 몸이 흰색인 고양이. 어찌나 귀여운지 지들끼리 노는 것만 봐도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나비와 새끼 고양이들은 허겁지겁 밥과 물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에서 갈색 고양이와 흰색 고양이가 오매불망 방옥분씨를 바라보았다.

 

 “갈색 나비! 흰색 나비! 너희도 밥 먹자!”

 

 방옥분씨는 따로 캔을 따서 고양이들에게 들이밀었다.

 

 방옥분씨에게 있어서 모든 고양이들의 이름은 ‘나비’ 로 통일되어 있었다. 하나하나 기억하기엔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차피 한철 있을 고양이. 이름이 무슨 상관이랴, 싶은 마음도 분명 가지고 있었다.

 

 “아이고. 잘 먹네.”

 

 방옥분씨는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 201호 세입자 : 나대곤 씨

 

 

 “저, 저 고양이 새끼는 허구언날 시끄럽게 울고 지랄이야! 지랄이!”

 

 올해 69세가 된 201호 세입자 나대곤씨가 아들과 통화를 하다 말고 버럭 소리쳤다. 통화를 끝마치고 해도 될 성을 굳이 굳이 낸 것은 고의성이 다분했다. 아들이 들어주길 바란 것이다.

 

 [아버지, 왜 그래요?]

 

 수화기 저편에서 나대곤씨의 아들이 물었다.

 

 “아아니! 내가 이 빌라에 계속 살다간 제 명에 못살 것 같아! 아주 돌아버리겠어. 아침 저녁으로 고양이 새끼들이 얼마나 울어대는지 아냐? 고양이 울음 소리에 개 짖는 소리에 밑에 층 사는 101호 미친 여자 때문에 정말 살 수가 없어!”

 

 [아아…..]

 

 아들은 난처한 듯 대답했다. 귀찮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혹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다른 이웃들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는 것 정도는 아버지랑 통화할 때 마다 들었던 이야기인지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고,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천 리 앞을 내다보는 아들이었다.

 

 “야, 이 놈아. 좀 들어봐라. 저번에 슈퍼에 갔다가 집에 들어오는 길에 우연히 101호 그 미친 여편네랑 마주쳤다고, 내가! 근데 집 안을 슥- 하고 봤더니만 세상에 집 안에도 뭔 그리 큰 개를 세 마리나 끼고 살고 있더라고!”

 

 [원래 거기 개 키웠다면서요.]

 

 “내가 알기론 분명히 한 마리였어! 근데 언제 또 데려왔는지 세 마리로 늘었더라니까! 어쩐지, 요근래 개 짖는 소리가 더 시끄럽게 들린다 했어. 너도 제작년에 와봐서 알지? 이 빌라가 얼마나 낡았는지! 방음이라곤 쥐뿔도 안되가지고-!”

 

 나대곤씨의 한탄의 물이 달아오를 때 쯤 고양이는 한 번 더 커다란 울음소리를 내었다.

 

 “저, 저! 또 저 기분 나쁜 울음 소리!”

 

 [동물을 좋아하나보죠. 아버지가 좀 참아요. 아니면 1층에 가서 잘 이야기 해보시던가요.]

 

 나대곤씨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들이 자신과의 대화를 귀찮아하는 것을. 한 두 번도 아니었던 일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지만, 오늘따라 더욱 서럽고 서운하게 느껴졌다.

 

 “말로 해서 알아 먹었으면 진즉 안그랬겠지! 그럼 내가 여즉 화를 내고 있겠어? 내가 1층을 몇 번이나 들락날락 한지 모른다!”

 

 나대곤씨의 언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몇 번이나 고양이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 때문에 쉴 수가 없다고, 그런 짓 좀 하지 말라며 1층에게 몇 번이나 말했지만 1층 여편네는 ‘흥.’ 소리를 내며 콧방귀를 뀌기 일쑤였다. 그리곤 되돌아온단 소리가 ‘당신처럼 인생 팍팍하게 살면 안되는거에요!’ 라는 헛소리 뿐이였다. ‘애기들이 얼마나 배가 고프면 이 외진 곳까지 오겠어요? 밥 하나 챙겨주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예요?’ 라며 되려 화를 내곤 했었다.

 

 그럴 때 마다 나대곤씨도 지지 않고 반박했다. ‘짐승이 어떻게 애기야? 당신 눈엔 이게 사람으로 보여?’ 라고 말하면, 죽일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집으로 들어가곤 했더랬다.

 

 “어디 좋은 요양원 없냐? 괜찮은 곳 좀 알아봐봐. 내가 여기 계속 살다간 스트레스 받아서 금방 황천길 건널거야. 차라리 요양원에 들어가는 게 장수하는 길이겠어!”

 

 나대곤씨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요양원에 들어가 죽을 날을 기다릴 바엔 스스로 생을 끝내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는 나대곤씨였다. 69세의 나이가 요양원에 들어갈 나이도 아닐 뿐더러, 작년 건강하던 친구가 자식의 반강제적인 권유로 어쩔 수 없이 들어갔던 요양원에 들어가선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 친구의 장례식도 다녀왔었다.

 

 괜스레 아들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꺼낸 것은, ‘네 아비가 이렇게 외롭고 괴로워하고 있으니 어서 빨리 나를 부양하라!’ 혹은 ‘이 거지같은 빌라 말고 더 좋은 보금자리를 마련해달라!’ 라는 깊은 속내를 내포하고 있었다.

 

 물론 아들이 손을 내밀어도 며느리 생각도 해야 하지 않냐며 손사례를 칠 것이지만, 두 번의 손길에는 못 이기는 척 따라갈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에이, 아버지 나이는 요양원에서도 안받아줘요. 어디 편찮으시다면 모를까. 요즘 요양원 자리가 없다잖아요.]

 

 제 아버지의 속을 뻔히 아는 아들은 말재간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 능청스러운 반응이 얄미웠던 나대곤씨는 “그래서!? 요양원에 가고 싶으면 어디 아파지기라도 하라는 소리냐?” 라며 괜한 꼬투리를 잡았다. 뱉어놓고도 억지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요즘들어 이상하게도 감정컨트롤이 되지 않는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여자처럼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예민해진다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제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요?]

 

 아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 아무튼 저 바빠요. 몸조리 잘하시고, 나중에 전화할게요.]

 

 “얘! 잠깐! 손주 놈은? 민곤이는 잘 있지? 이제 어린이집 들어간다고 했나?”

 

 [네.]

 

 “그래. 요즘 밤바람이 차더라. 우리 손주 감기 안걸리게 조심하고! 너도 출근할 때-.”

 

 [저 이제 진짜 일해야 해요. 끊을게요.]

 

  나대곤씨가 대답도 다 하지 않았지만, 아들과의 통화는 끊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전화를 끊는 것은 아버지가 아닌 아들의 몫이었다. 검게 변한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나대곤씨는 ‘썩을 놈.’ 이라며 작은 욕을 내뱉었다.

 

 조그만하던 아들은 어느 덧 40살이 되었고, 나대곤씨처럼 아버지가 되었다. 그런 아들은 분명 나대곤씨의 속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20여년 간을 함께 살아왔고, 무엇보다 부자 지간이 아닌가. 아들만큼 아버지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놈이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는가? 제 어미가 바람이 나 집을 나갔을 때에도 [아버지] 라는 이름의 몫은 충분히 했다고 자부하는 나대곤씨였다. 자신의 뼈와 살을 도려내어 하나 있는 아들, 보란 듯이 잘 키워보겠다고 밤낮으로 일했더랬다. 그 덕에 먹는 것, 입는 것 하나 남부럽지 않게 해주었고, 대출 하나 없이 대학원까지 졸업시켰다. 어디 그뿐이랴? 5년 전 결혼할 때에도 자신의 하나뿐인 재산인 집을 팔아 서울에 있는 집 장만도 도와주었다.

 

 언젠가 저 놈이 늙은 나의 뒷바라지를 해주고 살아야 할테니, 해주어야 마땅하다고 여긴 것이다. 물론, 지금은 제대로 뒤통수 맞은 기분이지만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올 수 있는 거리다. 서울에서 부산의 거리도 아니고, 차 타고 1시간 안쪽이면 오는 이 곳에 아들이 오는 횟수는 1년에 두 번. 명절이 전부다. 그마저도 제 마누라 등쌀에 못이겨 저녁 늦게라도 돌아가곤 했다.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그래, 저 놈도 힘들겠지. 아둥바둥 살아야만 하는 세상이니. 요즘 같은 세상은 전쟁이나 다름없다. 이 전쟁통에 늙은이가 하는 쇳소리 따위 들어줄 여유가 없다는 것 쯤은 나대곤씨도 알고 있었다. 이미 많은 주름이 그어진 얼굴 안엔 비좁은 틈새로 또 하나의 실금이 그어졌다.

 

 문득, 40년 지기 친구가 했던 말이 나대곤씨의 머리 속과 가슴 속을 스쳐갔다. 그 짧은 말이 어찌나 가슴이 아팠던지.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난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그 말은 비수가 되어 간간히 나대곤씨의 마음을 저리게 만들었다.

 

 [대곤아. 예나 지금이나 돈이 없으면 참 서러운 인생이다, 서러운 인생이야. 돈 없는 늙은이는 부모 취급도, 사람 취급도 못받는 현실이 내게 대장암이라는 병을 가져다준 것 같아. 거울에 비친 내 모습보면 흉측하고 불쌍해서 안아주고 싶은데… 나는 그 방법을 잘 모르겠어. 그냥 다음 생엔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길 기도 해야겠어.]

 

 친구의 말에 본인은 어떤 표정을 지었고, 무어라 대답을 했던가.

 

 희미한 기억을 열심히 되새겨 보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대곤씨는 씁쓸한 헛웃음을 털어내며 냉장고에 있는 소주병을 꺼내 거실 한 켠에 자리를 잡았다.

 

 소주는 한 잔 들이키니, 노여움이 조금 가라앉았다. 야속한 아들이지만, 그래도 말끔하게 잘 커준 것이 어디인가. 모난 데 없이 번듯한 회사에 어여쁜 색시, 토끼같은 자식도 낳고 잘 살고 있으니, 그걸로 되었다. 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tv를 보면 캥거루족이라고 부르는 자식들을 본 적 있다. 그 뉴스를 보자마자 위층에 사는 젊은 남성이 떠올랐다. 제 아들은 그러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며 비워진 소주잔에 또 한 번 술을 따랐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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