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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Romantic Cliches
작가 : 이순정
작품등록일 : 2022.2.3

해봄은 어느 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듯 익숙한 얼굴과 마주한다. 처음 보는 얼굴이라 생각하고 넘겼던 남자는 어렸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살았었던 민현이었다. 다시 재회한 후 전처럼 가까워진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고 그 가운데 민현은 해봄에게 작은 도움을 요청한다.

 
Episode 2. 시루떡
작성일 : 22-02-03 23:54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6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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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2. 시루떡

 

 

 

 침대에 누워 뒹굴거렸다. 밖에서는 엄마가 음식을 하는 소리가 들렸고 해봄은 책을 뒤적인다.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폭신한 침대 위를 해봄은 뒹굴거린다. 재미가 없다. 인생이 왜 이렇게 재미가 없지. 해봄은 인생이 지루하다.

 크게 하품을 하며 보고 있던 책을 덮어 책상 위에 밀어 넣는다.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다. 결국 과모임은 가지 않았다. 잘한 선택이었겠지. 해봄은 머리가 복잡하다.

  현관 벨소리가 울렸다. 집 안을 가득 메우는 소리에 해봄은 몸을 반쯤 일으켜 세우고 방문 너머를 바라본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엄마가 나갈까 싶어 계속 눈치를 살피는데 이내 엄마의 고함 소리가 벼락같이 날라 들어온다.

 

 “류해봄! 안 나가고 뭐해?!”

 

 아, 귀찮아. 해봄이 침대에서 하도 뒹구느라 엉망이 된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방을 나섰다.

 

 "누구세요?"

 

 인터폰 화면에 비춰진 얼굴이 낯이 익다.

 

 - 누나, 나야.

 

 그래, 권민현이다.

 

 “아, 잠깐만 기다려. 엄마, 권민현 왔어!”

 

 해봄이 현관문을 열기 전 벽에 걸려 있는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며 아직까지 제멋대로 뻗쳐져 있는 머리를 다시 한번 정리했다. 그러다가 가만히 손을 내린다. 머리만 정리하면 뭐해. 이미 하루종일 누워있던 탓에 얼굴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됐는데.

 결국 정리를 포기한 손이 현관문을 열었다.

 

 “민현이 무슨 일이야? 너네 엄마 아무 연락 없었는데.”

 

 문을 열자 언제 왔는지 엄마가 등뒤에 서 있다. 목소리가 얼마나 다정한지. 해봄은 황당한 얼굴이 된다. 누가 보면 권민현이 아들인 줄 알겠어.

 

 “시루떡 좀 가져다 드리라고 해서요.”

 “이런 거 안 줘도 되는데. 고맙게 잘 먹을게.”

 

 받을 생각 없었는데 어느새 손에 시루떡이 담긴 접시가 넘어와 있다. 해봄이 가만히 아래로 시선을 내렸다. 빛깔이 곱다. 맛있겠다. 해봄이 슬쩍 한 조각을 떼어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가만히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민현의 얼굴을 주시했다.

 확실히 잘생겼다. 지금 입고 있는 트레이닝복은 류해진이 입고 다니는 트레이닝복이랑 비슷한데 느낌 자체가 다르다. 얼마나 억울할까. 해봄은 지금 이 시간 열심히 아르바이트 하고 있을 자신의 동생이 퍽 불쌍해졌다.

 

 “아, 그럼 민현이 너 온 김에 이거 좀 가져가. 내가 며칠 전에 식혜 만들었거든? 그거랑 과일 몇 개 싸줄 테니까.”

 “아니, 괜찮은..”

 “잠깐만 기다려, 민현아.”

 

 해봄이 시루떡을 씹으며 부엌으로 부리나케 사라지는 엄마를 눈으로 쫓았다. 저건 엄마의 성격이다. 아마 권민현네가 이사 왔을 때부터 주고 싶었을 거다.

 덕분에 현관에 뻘쭘하게 둘만 남게 됐다. 엄마끼리는 세월과 상관없이 친하다고 해도 이쪽은 아직 세월의 간격이 메워지려면 아직 멀었다. 거의 10년이나 됐으니까. 게다가,

 

 “왜?”

 “……”

 

 왜냐고 묻는 저 얼굴이 하나도 익숙하지가 않거든. 예전에는 키도 작고 말라서 정말 동생 같았는데. 지금은 그런 느낌이 전혀 안 드니까. 얼굴도 많이 달라졌고.

 

 “익숙하지가 않아서.”

 “내가?”

 “내가 알던 권민현이 아닌 것 같단 말이야.”

 “……”

 

 민현을 빤히 올려보던 시선을 내린다. 이거 봐. 시선부터가 달라졌잖아. 예전에는 비슷했는데 이제는 눈을 맞추려면 고개를 젖혀야 한다. 변한 부분이 모두 긍정적인 방향인 건 좋지만 조금 질투가 난다고 해야 하나. 자신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누나는,”

 

 듣기 좋은 목소리로 민현이 입술을 열었다. 아, 목소리. 해봄이 가만히 내렸던 시선을 다시 위로 올려 민현을 마주했다.

 

 “하나도 안 변했어.”

 “… 칭찬이냐.”

 “칭찬이지. 근데 누나 자다 일어났어? 얼굴이 좀 부은 것 같은데.”

 “눈치챘으면 닥쳐주면 안되겠니? 너 너무 멀끔해서 나 좀 창피해지려고 하니까.”

 

 해봄이 투덜대며 시루떡을 가지고 집안으로 들어가고 현관에 홀로 남은 민현이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작게 웃음을 토해냈다. 정말 하나도 안 변했다.

 민현의 시선이 움직이는 해봄을 가만히 따라 움직였다. 그러다 거울 속 제 얼굴에 시선이 고정된다. 많이 변하긴 했지. 스스로가 봐도 해봄을 알고 지내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그 때의 얼굴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왜, 네가 봐도 너가 너무 잘났어?”

 

 부엌에서 나타난 해봄이 거울을 보고 있는 민현을 발견하고는 장난스레 농담을 건넨다. 양손에는 검정색 봉투가 가득이다. 민혁이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해봄에게 손을 뻗었다.

 

 “솔직히 잘생겼지. 근데 그거 뭐야? 이리 줘, 내가 들게.”

 “... 너 그거 알아?”

 

 민현이 뻗은 손에 들고 온 봉투를 넘겨주며 해봄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재수없는데 맞는 말이라서 아무 말도 못 하는 내 마음.”

 “잘 모르겠는데.”

 “… 재수없어.”

 

 그 사이 해봄의 엄마가 식혜를 가득 채운 병을 가지고 현관으로 나왔다. 민현아, 이거 다 들고 갈 수 있을까? 있는 힘껏 챙긴 건 좋은데 민현 혼자 들 수 있을 양 같지는 않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하자 민현이 거뜬하다는 듯 씩 웃었다.

 

 “괜찮아요, 다 들 수 있어요.”

 “가다가 놓칠 것 같은데.. 류해봄! 너 할 것도 없는데 이거라도 하나 들고 다녀와.”

 “엄마. 엄마 딸 되게 연약해.”

 “과일 정도는 들 수 있잖아. 들고 엘리베이터까지만이라도 다녀와.”

 “……”

 

 이게 뭐야?

 얼떨결에 집에서 쫓겨난 해봄은 어이가 없는 얼굴이다. 아니, 딸 얼굴이 이 모양인데 어떻게 집밖으로 내보낼 생각을 하지? 내 인권은?

 

 “어떻게 생각해, 권민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해봄이 진지한 목소리로 민현에게 물었다.

 

 “딸 얼굴이 이 지경인데, 지금 침대에서 뒹굴다 나와서 옷도 이렇게 거지 같은데. 이런 딸을 집 밖으로 내보내는 엄마 어떻게 생각하냐고.”

 “……”

 

 민현이 답을 기다리는 해봄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확실히 방금까지 잠을 잔 티가 나는 얼굴이긴 하다. 그래도 걱정할 정도는 아닌데. 민현이 가만히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였다.

 그러고 보니 다시 만난 이후로 이렇게 자세히 얼굴을 본 적이 없구나. 이렇게 보니 예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나이에 맞게 조금 성숙해진 분위기 빼고는 똑같다. 아, 눈이 조금 더 커졌나.

 어쨌든 자신이 알고 기억했던 그 얼굴이다. 민현이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엘리베이터 쪽으로 돌렸다.

 

 “괜찮은데, 왜.”

 “뭐가?”

 “누나 얼굴. 하나도 안 이상해.”

 “……”

 “아, 엘리베이터 왔다. 나 간다.”

 

 저를 스쳐가며 곁눈질로 씩 웃는 민현에 실소를 내뱉었다. 그 사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벽에 비친 제 얼굴에 해봄이 다시 한번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

 저게 진짜.

 

 

 * * *

 

 

 학교에 가기 싫은 걸음을 억지로 떼어내고 엘리베이터 앞에 선다.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크게 하품을 한 해봄이 버튼을 누르고 있는 힘껏 기지개를 켰다.

 어제 늦게까지 과제를 하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더니 비몽사몽이다. 해봄이 반쯤 뜬 눈동자로 계기판을 바라보다가 이내 열린 엘리베이터 안으로 몸을 옮겼다.

 1층 버튼을 누르고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가방을 품 안에 안았다. 누가 타면 진짜 쪽팔리기는 하겠지만 뭐, 그럼 그 때 일어나면 되지.

 잠이 와 꾸벅꾸벅 졸기 직전까지 상황이 와 버렸는데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그 소리에 문 바로 정면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해봄이 자연스레 고개를 들었다.

 

 "… 거기서 뭐해?”

 

  다행인지 불행인지 열린 문 사이로 들어온 사람이 권민현이다. 해봄이 눈을 깜빡이다가 제게 내미는 민현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제 늦게까지 과제 했거든. 그랬더니 너무 졸려서."

 “몇 시에 잤는데?”

 “4시 좀 안 돼서.”

 “졸릴 만하네.”

 

 선 채로 엘리베이터 벽에 머리를 붙인 해봄은 다시 눈을 감은 상태였다. 내뱉는 말투가 나른하다. 내려가는 숫자를 주시하다가 해봄 쪽으로 고개를 돌린 민현이 눈을 감은 상태로 숨을 내뱉고 있는 해봄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뻗었다.

 

 “누나. 내리자.”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자 금방 눈을 뜬다. 며칠 전과 달리 화장을 한 얼굴이 사뭇 달라 보였다.

 나란히 걸어 옷깃이 스칠 때마다 해봄에게서 처음 맡는 향이 났다. 향수를 부린 건가. 민현이 힐끗 곁눈질로 해봄을 살폈다.

 확실히 여자는 꾸미면 다르구나. 아파트 안에서 볼 때는 전에 알던 류해봄같더니 이렇게 밖에서 보니까 류해봄같지가 않다.

 

 "희원대학교 다닌다고 그랬지?"

 "어.”

 “과는…”

 “화공이라고 내가 말했던 것 같은데.”

 “아, 미안해. 그 대학교는 잘 외워지는데 과는 잘 안 외워져서.”

 

 덧붙이는 민현의 말에 해봄이 머쓱하게 웃었다. 화공이라. 권민현이랑 이유없이 잘 어울리는 과다. 물론 이 생각도 물어보고 대답을 들을 때마다 했겠지.

 

 “근데 너 원래 안경 써?”

 

 그러고 보니 민현이 안경을 쓰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평소에는 안 썼던 것 같은데.

 

 “가끔. 눈이 별로 좋지 않거든.”

 “평소에는 안경 안 쓰고 다니지 않아?”

 “없어도 안 보이는 건 아니니까.”

 

 안경을 쓰지 않으면 안 보일 정도로 시력이 나쁜 건 아니라 안경은 패션 아이템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오늘 입은 옷에 안경이 괜찮을 것 같으면 쓰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 쓰지 않는다. 오늘은 카디건을 입었고 여기에 안경이 어울릴 것 같아서 꼈을 뿐이다.

 

 “여기서 버스 타지? 몇 번 타고 가?”

 

 걷다 보니 정류장에 도착했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는 정류장이 여러 곳 있는데 민현이 타는 버스가 서는 정류장은 해봄이 타는 버스가 서는 정류장은 조금 먼 곳에 있다.

 나란히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민현이 핸드폰으로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한다. 5분.. 빠듯하네. 민현이 다음 배차 시간을 체크한 후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나 77번 타. 곧 온대. 5분 후에.”

 “그럼 누나 타는 거 보고 가야겠다.”

 “너는 버스 언제 오는데? 괜히 같이 안 기다려줘도 돼.”

 “15분 뒤라 누나 가는 거 보고 가면 딱 맞아.”

 “그럼 다행이고.”

 

 해봄이 민현의 대답에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의문이 들어도 잘 알 수가 없다. 그 때는 너무 어렸으니까. 사람 성격이라는 건 변하기 마련이고 해봄 스스로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민현도 똑같겠지. 그저 이런 성격으로 자란 건가. 해봄은 그게 궁금할 뿐이다.

 다정하네. 제 옆에 서 있는 민현을 바라보며 해봄이 소리 없는 웃음을 흘렸다. 동생이라는 놈은 같이 나와도 저 먼저 가기 바쁜데.

 

 “권민현 언제 이렇게 컸지?”

 “뭐?”

 “아니, 내 기억 속에 권민현은 그냥 작은 꼬맹이였는데 말이야. 언제 이렇게 컸냐고. 키도 그렇고.”

 “… 나랑 세 살밖에 차이 안 나면서.”

 “세 살 우습게 봐? 그거 죽었다 깨어나도 안 좁혀지는 거리거든?”

 “……”

 

 해봄의 말에 민현이 꾹 입을 다물었다. 그래, 세 살. 적은 듯 보여도 해봄의 말처럼 절대 좁힐 수 없는 거리다.

 처음 만났을 때가 13살, 그 때 이미 해봄은 중학교 3학년이었으니까.

 

 “아니, 잠깐만. 근데 너 그 때 대답 안 했지.”

 

 벼락같이 시선이 쏟아진다. 민현이 이유를 알 수 없는 해봄의 기세에 가만히 시선을 던졌다. 무슨 대답? 대답을 안 했던 적이 있었나.

 

 “그 때 엘리베이터에서 나 알아봤었냐고 물었는데 너 대답 안 했잖아.”

 “아, 그거.”

 

 아, 뭔가 했다.

 민현이 습관처럼 웃으며 해봄과 시선을 맞췄다. 그러자 지금의 해봄 위로 과거의 해봄이 겹쳐진다. 알아봤냐고? 당연하잖아. 내 눈에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너무 기억하던 모습과 그대로여서 조금 당황했다. 너무 닮아서, 혹시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건가 했다.

 게다가 서운하게도 해봄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이기도 했고.

 

 “당연히 알아봤지.”

 “진짜로? 어떻게?”

 “똑같던데, 누나는.”

 “그래? 애들은 나 많이 변했다고 하던데.”

 “아냐, 누나 그대로야.”

 “…..”

 

 해봄의 말에 민현이 습관처럼 웃으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가볍게 흘리는 웃음 위로 올라간 입꼬리가 퍽 다정하다. 해봄이 그 얼굴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아래로 내려간 시선이 아주 천천히 다시 위로 올라와 해봄에 닿았다.

 민현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다시 한번 조용히 웃었다.

 

 “아는 척 할까 했는데 누나는 나를 정말 몰라보는 것 같아서 모르는 척 했지.”

 “아, 그건.. 내가 미안해.”

 

 슬쩍 토해낸 서운함에 해봄의 얼굴이 한껏 미안함으로 물든다.

 

 “대신 내가 조만간 밥 한 번 살게.”

 “한 번으로 되겠어?”

 “진짜 봐주라. 나 요즘 거지야.”

 “그럼, 꼭이야. 사줘야 돼.”

 “알았어. 진짜 꼭 사줄게.”

 

 근래 들어 돈 쓸 일이 많아서 타격이 좀 컸다. 이제 슬슬 취업 준비를 할 때라 아르바이트도 줄인 탓에 들어오는 수입도 줄었고. 그래도 밥 한 끼 못 사줄 정도는 아니니까. 말에 아르바이트비도 들어오고.

 해봄의 약속에 민현이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약속까지 받아냈으니 지키겠지. 류해봄은 약속 안 지키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니까.

 저 멀리 모퉁이에서 해봄이 타고 갈 버스가 천천히 다가왔다. 누나, 버스 왔다. 핸드폰을 하고 있는 해봄보다 버스를 먼저 발견한 민현이 툭 해봄의 어깨를 건드리며 말했다.

 

 “그럼 나 갈게. 조심해서 가, 민현아.”

 

 제 옆에서 웃던 얼굴이 나풀대며 멀어진다. 해봄이 뿌린 향수향이 움직인 거리만큼 바람을 타고 민현에게 흘러 들어왔다.

 긴 머리카락이 손끝을 스치고 사라진다. 민현이 걸어가는 걸음을 따라 아주 천천히 몸을 돌렸다.

 자리에 앉은 해봄이 창 너머로 손을 흔들었다. 정차한 버스가 출발하고 홀로 덩그러니 남은 버스 정류장에는 해봄이 남기고 간 잔향만이 가득 하다. 민현이 긴 숨과 함께 고개를 뒤로 젖혔다.

 

 “세 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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