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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신풍기협
작가 : 윤신현
작품등록일 : 201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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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와 함께 떠났던 강진혁은 무공을 배워 고향 친구들에게 돌아온다.
그리곤 사부의 유지를 받들어 강호로 나선다.
무인으로 사는가? 무림인으로 사는가?
두 가지 기로에서 고뇌하며 꿋꿋하게 나아가는 강진혁의 걸음.
이제 바람이 불고 천하는 또 다른 전설을 보게 될 것이다.

 
제 8 화
작성일 : 16-07-14 11:21     조회 : 464     추천 : 0     분량 : 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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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三章 산동악가(山東岳家).

 

 

 

 고향인 무석현을 떠난 강진혁이 향한 곳은 바로 산동성의 태산이었다.

 사부가 죽으면서 남긴 세 가지 부탁 중 한 가지를 들어주기 위해 태산을 찾은 강진혁은 중원오악(中原五嶽) 중 동악(東嶽)이라 불리는 태산의 거대한 풍광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태산 같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으나 진짜 태산을 본 것은 처음인 그는 왜 태산을 태산이라 부르는지 그 이유를 직접 목도하고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크기도 하지만, 뭔가 모를 영험함이 느껴지는데.”

 십인십색(十人十色)이란 말이 있듯이 산도 십산십색(十山十色)이 있다.

 즉, 산이라고 해서 다 같은 산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꼭 큰 산이라고 해서 좋은 산이 아니었다.

 산세도 중요하지만 산이 품고 있는 고유한 기운도 그 못지않게 중요했다.

 그렇게 봤을 때 태산이 지닌 기운은 상당히 거대하고 정순한 느낌이 들었다.

 잘 정제되어 있고나 할까.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강진혁이 처음 태산을 보고 느낀 감정은 그러했다.

 “태산의 기운을 받았기에 무림에서도 손꼽히는 가문이 되었을 테지.”

 태산을 채우고 있는 좋은 기운만 잘 받아들인다면 좋은 무인이 나오는 것도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강진혁은 산을 올랐다.

 그렇게 주변 풍광을 구경하며 산에 오른 지 한 시진정도가 흘렀을 때 강진혁은 태산 중턱에 자리 잡은 산골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태산을 찾는 많은 시인묵객들 때문인지 산골마을이라 하기에는 규모가 상당히 컸다.

 그리고 규모가 큰 이유에는 산동악가가 인근에 있는 탓일 거라고 강진혁은 생각했다.

 “으음?”

 정오가 한참이나 지나서야 마을에 도착한 강진혁은 바삐 움직이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무언가를 보고 있자 호기심이 동했다.

 왠지 사람이 모여 있으면 이유가 궁금하고,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나 할까.

 게다가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었기에 강진혁은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끼어들었다.

 “악가가 어쩌다가…….”

 “다 세상의 이치 아니겠는가. 달이 차오르면 비워지듯이 악가 또한 그러한 게지.”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지. 산동악가의 가세가 기운 데에는 태안예가(泰安禮家)의 탓도 없지만은 않으니까.”

 강진혁은 뭉쳐 있는 사람들 사이로 끼어들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이야기가 산동악가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그러면서 강진혁은 의아했다.

 그가 사부에게 듣기로 산동악가는 무림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위대한 가문이라 했다.

 비록 오대세가 안에는 들지 못했어도 칠대세가에는 반드시 들어가는 가문이 산동악가라 들었다.

 그런데 지금 떠드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산동악가가 과거의 산동악가가 아닌 듯싶었다.

 “어디 보자.”

 가까스로 사람으로 만들어진 벽을 뚫고 앞으로 나온 강진혁이 벽에 붙은 벽보를 읽어 내렸다.

 주변의 몇몇 사람들은 글을 몰라 아는 이에게 물으며 내용을 이해했지만 강진혁은 글을 알았기에 벽보를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런데 벽보를 읽어 내려가는 강진혁의 표정이 요상했다.

 왜냐하면 벽보를 붙인 곳이 다름 아닌 산동악가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대적인 무사 모집도 아니라 열 명 남짓한 무사들을 모집한다는 내용이 적힌 공고문을 보며 강진혁은 알 수 있었다.

 지금의 악가는 한때 명문이라 불렸던 가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거 쉽지 않겠는데.”

 보통 명문세가라 불리는 가문들은 무사 모집을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다.

 대대적인 충원을 목적으로 한 모집이 아닌 이상은 말이다.

 왜냐하면 굳이 공고문을 써 붙이지 않아도 명문이라 불리는 곳에는 인재들이 알아서 모여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명문세가들은 그때그때 필요한 무사들을 추천을 받아 충원을 했지 이처럼 고작 열 명을 채우기 위해 공고문을 붙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말은 지금 산동악가의 현실이 참으로 열약하다는 말과도 같았다.

 “우선은 찾아가 봐야지.”

 사부에게 들었던 산동악가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강진혁은 놀라긴 했으나 실망하진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게 생각했다.

 만약 산동악가가 명문으로서 산동성에서 군림하고 있었다면, 승승장구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그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지켜보는 것 밖에는 할 일이 없었을 터.

 하지만 지금처럼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 강진혁이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강진혁은 좋은 쪽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이참에 사부가 과거에 입은 구명지은을 갚을 수 있게 되었다고.

 그리 생각하자 강진혁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걸음걸이도 자연스레 느긋해졌다.

 그 상태로 강진혁은 주위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산동악가로 향했다.

 저자에서 벗어나 태산을 조금 더 올라가자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고풍스런 장원이 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갖은 풍파가 담긴, 세월이 올올이 담긴 대문을 보니 그동안 산동악가가 겪어 온 모든 역경들이 보이는 듯했다.

 하나 문지기 하나 없이 휑하니 닫혀 있는 정문은 지금 산동악가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해 약간은 안쓰러워 보였다.

 탕탕.

 대문 위에 걸린 현판을 잠시 올려다 본 후 강진혁은 조심스럽게 대문을 두들겼다.

 그리고 반응이 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가만히 기다려도 대문 너머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세게 두들겼다.

 탕탕탕!

 내력을 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힘을 실어서 그런지 문 두드리는 소리가 제법 멀리까지 울려 퍼졌다.

 잠시 후 멀리서 누군가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기척이 들려왔다.

 그제야 강진혁은 옷매무세를 다듬으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끼이익.

 이윽고 문이 열리며 한 명의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육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노인은 문을 열자마자 강진혁의 위아래를 훑어봤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물었다.

 “혹시 공고문을 보고 찾아오신 게요?”

 “그렇습니다.”

 현재 강진혁에게 있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산동악가에 들어가는 일이었다.

 명성이 있다면 빈객으로 머물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강호초출인 그에게 빈객이 될 만 한 무명은 없었다.

 그렇다고 무공을 익힌 무인이 하인으로 들어갈 수는 없기에 강진혁은 이번에 무사 모집 공고문을 보고 지원하러 온 무인처럼 행동했다.

 연기가 처음이기에 약간 어색한 감이 있었지만, 노인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강진혁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허허. 안으로 들어오게나.”

 신입 무사치고는 나이가 적지 않아 보였지만 그래도 지원자가 있다는 사실이 기꺼운 듯 노인은 연신 웃으며 강진혁을 이끌었다.

 “지원자는 저 말고 얼마나 모였습니까?”

 노인을 따라 걸어가던 강진혁이 물었다. 그런데 그 물음에 노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동시에 웃음기 역시 모습을 감췄다.

 “자네가 처음이네.”

 “모집 기간이 글피까지니 더 모이지 않겠습니까?”

 “그럴 것이라 믿고 있네. 자, 앞으로 이곳에서 머물면 되네.”

 긍정적인 강진혁의 말에 시무룩했던 노인의 얼굴이 조금이나마 펴졌다.

 하지만 한 번 굳은 얼굴은 쉽사리 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 상태로 노인은 강진혁에게 숙소를 안내해주고는 몸을 돌렸다.

 “저기.”

 “필요한 게 있으면 저기 건물로 찾아오게. 내가 없으면 하인들이라도 있을 터이니. 그럼 푹 쉬시게.”

 이름을 물어보려 했지만 노인이 자신의 할 말만 하고 걸어갔기에 강진혁은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강진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아직 시간은 많았으므로. 그리고 지금은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조금 쉬어 볼까.”

 말도 타지 않고 걸어서 왔기에 강철 같은 체력을 가지고 있는 강진혁으로서도 지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산동악가의 가세 역시 좋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강진혁으로서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만 했다.

 “우선은 자자.”

 등에 메고 있던 봇짐을 널찍한 방 한 구석에 던져 놓고서 강진혁은 창가 쪽에 대(大)자로 편하게 누웠다.

 그리고는 이내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창문에서 불어온 선선한 미풍과 함께 강진혁의 고른 숨소리가 방 안을 채워갔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강진혁이 머물고 있는 방은 채워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자신을 배려해서 다른 방으로 지원자를 보냈나 싶어 강진혁은 옆방과 옆 옆방을 찾아가 봤지만, 들어와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큼직한 숙소에 사람이라고는 강진혁이 유일했던 것이다.

 그러한 모습에서 강진혁은 현재 산동악가의 상황을 명명백백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밥맛은 괜찮은데.”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숙소에서 보내는 강진혁이었으나 그렇다고 방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루에 세 번 있는 식사시간에는 공용 식당으로 가서 끼니를 챙겼다. 그러면서 강진혁은 우연히 만난 사람들을 살피며 산동악가의 분위기를 살폈다.

 아직은 어려보이는 아이들에게 말도 걸어보면서.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사실은 귀동냥으로 들은 것보다 더욱 처참했다.

 지금 산동악가는 망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로 초라한 상태였다.

 한때는 산동성을 호령했던 무력 부대도 이제는 이름만 남아 있었고, 심지어 총관조차도 산동악가를 뛰쳐나갔다.

 그 결과 현재 산동악가에 남아있는 사람은 가주 내외와 자식들, 그리고 장로 한 명과 총관 대리 한 명, 거기에 무인 열다섯 명이 전부였다.

 삼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원에 있는 사람은 하인, 하녀들을 합쳐도 서른 명을 겨우 넘겼다.

 그 말을 듣자 강진혁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빠도 너무 나쁜 상황이었던 것이다.

 “우선은 문제점부터 파악해보자.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는 법이니까.”

 현재 강진혁이 알고 있는 사실은 극히 적었다.

 그렇기에 강진혁은 우선 산동악가가 처한 현실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려 했다.

 지원자이긴 하나 아직 산동악가에 속해 있지는 않았기에 강진혁은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며 산동악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었다.

 강진혁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산동악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당사자가 아니기에 깊은 속사정까지 알아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알아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더구나 힘은 잃었어도 신망은 잃지 않은 산동악가였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면서도 알고 있는 것들을 상세하게 말해주었다.

 그 덕에 강진혁은 크게 어렵지 않게 산동악가에 대해 조사할 수 있었다.

 “좋지 않은 걸.”

 해가 떠 있는 내내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며 알아낸 사실을 숙소에 돌아와 곱씹으며 강진혁이 중얼거렸다.

 그가 알아낸 바에 의하면 산동악가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그중 하나는 바로 태산을 올라온 첫날 얼핏 들었던 태안예가의 득세였다.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세력을 키운 태안예가는 현재 태안 주변뿐만 아니라 산동성 전체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태안예가가 노리는 곳이 바로 산동악가였다.

 전통적인 명가인 산동악가를 집어 삼킨 후 더욱 큰 세력을 일구려고 했던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고수의 부재였다.

 명문이 명문인 이유는 그 이름을 대표하는 고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산동악가엔 악가창법을 널리 알릴만 한 고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산동악가의 가세가 더욱 빠르게 기울었다.

 만약 천하십대고수, 아니 오십대 고수에 이름을 올리기만 했어도 이 정도로 무너지진 않았을 터였다.

 “곤란하군.”

 두 가지 큰 문제를 떠올리자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중 그나마 쉬운 쪽을 고르라 하면 아무래도 두 번째가 더 쉬울 것 같았다.

 게다가 남이 도와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일어나는 게 나중을 위해서도 더 좋을 것이고.

 “명문이나 명가 중에 역경과 고난 없이 일어선 곳이 없지.”

 객관적으로 봐도 너무나 힘겨운 상황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 위기를 잘 견뎌낸다면, 이겨낸다면 산동악가는 다시금 일어설 수 있었다.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위기 속에는 기회가 있다고.

 강진혁은 그 말을 떠올리며 방을 나섰다. 그러자 어느새 해가 저물었는지 하늘이 어둑어둑 해져 있었다.

 타앗!

 서서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장원을 보며 강진혁이 땅을 박찼다.

 넓은데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텅텅 빈 듯한 느낌을 주는 장원을 강진혁은 가로지르듯이 달렸다.

 그런 그가 향하는 곳은 바로 산동악가의 주인이 머무는 가주전이었다.

 

 

 휘이이잉.

 바람을 타듯 달려온 강진혁이 높게 솟은 담 위로 몸을 날렸다.

 그러자 그의 눈에 가주전 옆에 마련된 조그만 연무장이 눈에 들어왔다.

 폭이 삼 장 정도 되어 보이는 연무장이었는데 지금 그 위에서 부자로 보이는 중년인과 소년이 대련을 하고 있었다.

 “하압!”

 힘찬 기합성과 함께 열네댓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이 창을 깊게 찔러 넣었다.

 쾌속하면서도 힘이 제대로 실린 날카로운 찌르기였다.

 하지만 속도와 힘이 적절히 섞인 깔끔한 찌르기도 중년인을 맞출 수는 없었다.

 사십 대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몸을 가진 중년인이 날렵하게 옆으로 한 걸음 움직이며 소년의 공격을 피해냈던 것이다.

 “자세가 너무 크다! 좀 더 간결하게!”

 “옙!”

 창이라는 무기 자체가 장병기였기에 아무래도 공격을 펼치면 자세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년은 중년인의 말에 가타부타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였다.

 그 모습이 강진혁에게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부웅! 부우웅!

 소년의 창이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단조로웠던 찌르기 공격이 사라지고 창을 크게 휘둘렀다.

 동시에 창대의 탄력을 이용해 중년인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타다다당!

 변화가 담긴 창술의 공격력은 대단했다.

 마치 비가 쏟아지는 것 같은 공세가 연이어 펼쳐졌다.

 하나 중년인도 만만치 않았다.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창두가 보이기라도 하는 것인지 소년의 공격을 일일이 하나하나 튕겨냈다.

 그러자 마치 번갯불이 튕기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속도가 느려진다!”

 “죄송합니다!”

 중년인의 눈빛이 날카롭게 반짝거렸다.

 그의 눈에 아들의 창이 점차 늘어지는 게 보였던 것이다.

 아무리 육체적인 성장기이고 몸이 다 자라지 않았다고 하나 공격 중에 힘이 빠진다는 것은 체력 이전에 집중력의 문제였다.

 그렇기에 중년인은 냉엄하게 소리치며 창을 휘둘렀다.

 그러자 그의 손에 들린 창이 마치 활대처럼 크게 휘어지더니 단숨에 허공을 가르며 소년의 가슴을 가격했다.

 퍼억!

 “컥!”

 정확히 가슴을 타격하는 공격에 소년이 격한 신음을 토해내며 뒤로 데구르르 굴러갔다.

 창두가 아닌 창대에 맞아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충격이 적지 않은 듯 소년은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대신 격렬하게 기침을 하며 침을 쏟아냈다.

 “후우.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꾸나.”

 “쿨럭! 예에.”

 소년은 시뻘게진 얼굴로 호흡을 고르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간신히 자세를 잡고서 대답했다.

 하지만 몸은 여전히 간헐적으로 떨리고 있었다.

 “소련이는 소호 좀 부축해 주거라.”

 “예, 아빠!”

 중년인이 창을 거두며 말하자 연무장의 한쪽 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 구경을 하던 소년 또래의 소녀가 쪼르르 다가왔다.

 그런데 연무장으로 들어온 소녀의 모습이 소년과 상당히 흡사했다.

 이목구비가 거의 똑같았던 것이다.

 소년에 비해 얼굴선이 얇다는 것 빼고는 거의 모든 것이 비슷했다.

 마치 쌍둥이처럼.

 “나 혼자서 걸을 수 있어!”

 “강한 척 할 필요 없다, 귀여운 동생아. 이 누나한테는 말이야.”

 “누가 누나야!”

 “어머, 그럼 아냐?”

 “당연히 아니지!”

 소호와 소련이 티격태격 댔다.

 곧 죽어도 부축을 받지 않겠다는 소호와 놀리듯 말하는 소련.

 둘의 모습은 남매라기보다는 친구의 모습에 가까웠다.

 결국 소호는 끝끝내 소련의 부축을 받지 않고 혼자 걸어갔다.

 그 모습에 소련이 혀를 찼지만 소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두 남매가 떠난 연무장에는 고요한 침묵이 가라앉아 있었다.

 그 안에 홀로 서 있던 중년인은 눈을 감고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윽고 그를 중심으로 묵직한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후우우.”

 깊은 날숨과 함께 중년인의 감겨 있던 눈이 떠졌다.

 동시에 그의 신형이 빠르게 연무장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바로 산동악가의 자랑이자 중원에 널리 알려진 악가창법이 시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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