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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17인_나를 찾아서
작가 : 범인은바로나
작품등록일 : 2021.12.27

거친 파도를 타고 육지로 오는 순간, 17살 이전의 기억은 사라졌고 대한민국에 없는 사람으로 나오게 된다. 하나씩 사건이 터질수록 환각, 환상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과연 현실일까 나의 깊은 내면에 있는 누군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까.....

 
마지막살인
작성일 : 22-01-29 00:12     조회 : 175     추천 : 0     분량 : 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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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저씨가 준 담배 상자에는 친 아버지가 사는 현 주소가 쓰여있었다. 눈을 감으면 검은 것들을 지나 그가 극악무도하게 저지른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앞으로 내가 평생 기억해 내야 하는 천벌이자, 과거의 나 내 안의 사람들이 저지른 용서를 받지 못할 일들이었다.

 

 이른 새벽, 에덴동산 밖으로 나왔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나의 아버지이자 살인범 최태만을 죽이는 것이 내가 마지막으로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곳은 어떠한 깊은 산골의 쓰러져 가는 집이었다.

 생선 썩은 냄새와 파리들이 그득했고 마치 폐가에 온 기분이었다.

 

 이날을 위해 내가 17년간 고통을 받으며 살아야만 했고 지금의 나, 죄악으로 가득한 나를 찾았다.

 

 이 사람이 죽어야 이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 날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들어간 마당에는 무언가 하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여전히 잔인함으로 가득한 그였다. 비릿한 피 냄새가 풍겼고 동물의 내장을 정리하는 나의 아버지 최태만, 내가 죽여야하는 그놈이 있었다.

 

 “아버지, 오랜만이네요?”

 

 나의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신경 안 쓴다는 듯 다시 할 일을 하는 그였다.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던, 그 아이 기억 안 나?”

 

 이제야 나를 보는 눈빛이 달랐고 앉아있던 그것은 엉거주춤하게 일어났다.

 

 “운 좋게 살아있었네?”

 “너야말로, 지금까지 안 잡히고 말이야.”

 “나를 자극하지 말고 그냥 네 남은 인생 살아”

 “앞으로 내 인생은 없어 과거에도 미래에도 나는 죽음을 기억하고 살아야 하거든”

 “나에겐 죽음은 그저 장난감 일 뿐이야, 나의 욕구였지”

 “너에겐 장난일지도 모르는 살인은 누군가를 고통스럽고 슬프게 만들었어.”

 “그래서 나를 죽이려고 여기까지 온 거냐?”

 

 그는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들고 있던 식칼에 묻은 피를 빨아 먹었다.

 

 “나는 말이지 죽으면 지옥에 갈 거야, 그래서 이 지금, 이 세상에서 죽기 전까지는 끝까지 내 욕망을 채워갈 것이지.”

 

 그는 식칼을 들고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으며 나도 마찬가지로 그의 장단에 맞춰 들고 있었던 낫으로 싸우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찔리는 칼과 낫은 말라있던 마당에 빨간 뿌리를 내렸다.

 

 몸싸움을 하다 아버지의 복부에 낫을 깊게 찔러 넣었고 그와 동시에 아버지는 나의 허벅지에 식칼을 갈겨 찔렀다. 이것이 고통일까, 아프지 않았다. 그저 머릿속에 들어있는 여러 사람의 아픔과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쓰러져 비참하게 웃고 있는 그의 배에서는 검은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뒷 주머니에 속죄가 쓰인 식칼을 꺼내 들어 그가 남들에게 했던 것처럼 수십 차례 꽂았다.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이게 아픔이라는 거야, 잘 기억해 둬 지옥에서는 날마다 느껴야 할 테니깐”

 “네가 이런다고 해서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웬 참견이냐”

 “대신해서 내가 죽이는 거야, 넌 살아갈 가치가 없어”

 “그런다고 해서 죄책감이 사라질 것 같니?”

 “시작은 너로 시작했으니 끝도 너로 끝나야지”

 

 않아있는 아버지의 면상을 발로 찼고 피를 토하며 누워있는 그의 눈에 스템플러를 박았다.

 

 죽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고통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몸 전체가 지독한 냄새가 나는 피로 물들여진 그는 나에게 무언가 말하려는 것 같았다.

 

 “역시...내 핏줄이네”

 “내 아버지였던 적도 없잖아, 넌 그냥 나약한 살인범 뿐이지”

 

 박사의 방에 붙여져 있던 지난 세월 동안 저질렀던 범행 사진들을 그곳에 뿌려 놓았다. 일 평생을 범죄와 함께 살아온 나의 아버지이자 살인범은 바로 나, 자신의 딸에게 잔혹하게 죽어갔다.

 

 피범벅으로 잔인하게 훼손된 그의 시체를 보며 경찰에 전화했다. 그리고 세상에 나오지 못했던 사건들은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었으며 하나씩 재수사가 시작되었다.

 

 나는 하루하루 혜원이가 준 불법 비자금을 유가족에게 이름 없이 배달하고 있다. 생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돈이었지만 그래도 세상에 없는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며 살아가는 그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현실에 돌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내 안의 사람들과 그 잔인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그것은 나를 이 세상에 살아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내가 해마를 되찾은 후 더 이상의 살인은 없었으나 시시각각으로 인격이 나오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세상으로 나오는 어두운 밤이 찾아오면 그들이 저지른 고통이 자신들, 나의 육체에 스며들었다. 그래서 나의 몸은 온전치 못했다. 상처로 가득한 육신과 정신은 희망도 살아갈 의지도 없게 만들었다.

 

 아무도 일어나있지 않은 춥고 컴컴한 새벽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그곳에 나가면 닭장 같은 임대 아파트와 주차장 뿐 삭막하고 허망했다.

 

 절뚝거리며 벤치에 않아 멍하니 저 높은 하늘을 쳐다보았다. 검은색 너머의 수많은 별들은 빛나지만 그 밑에 있는 나는 누군가의 그림자에 가려 내가 누구인지 보이지 않았다.

 

 이제 나도 벌을 받아야 하는 때가 온 것 같다. 살인자의 딸로 태어나, 17년 간 섬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6년 후 잃어버렸던 나를 다시 찾았다.

 

 하지만 나는 살인자였다. 누군가 복수를 위해 키워온 살인범이자 1% 유전을 가지고 있는 사이코패스 그게 바로 나였다.

 

 잔인한 나의 기억과 눈은 이 세상을 바라보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두 눈을 뭉개버릴 것이다. 그리고 이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서 처량하게 죽어가는 것이 내가 지금껏 살아온 죄이자 벌이었다.

 

 외투 주머니에 아버지를 죽였던 그 칼, 많은 사람을 죽였던 속죄의 칼을 꺼내 왼쪽 눈, 오른쪽 눈에 하나씩 찔렀다.

 

 너무 아프다. 아파서 눈물이 나온다.

 

 지금 만큼은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나였다.

 두 달 전 마지막으로 주무시는 모습을 끝으로 나는 그녀를 다시 볼 수 없었다. 슬픔과 그리움으로 눈에는 뜨거운 무언가 흐르기 시작했고 그것은 피와 눈물이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저 하늘의 별빛으로 내 시야는 검게 변했고 더 이상 빛을 볼 수 없었다.

 

 누군가의 비명과 아픔은 이제 더 이상 내 두 눈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것이 한유다 박사가 만든 영생의 저주이기도 싶다.

 

 결국 나를 찾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다.

 나는 17인 중 한 명 박지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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