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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기현상 칼럼니스트
작가 : ILooK
작품등록일 : 2022.1.21

생방송 중 실종된 스트리머, 사랑에 온 몸과 마음을 불태우는 사람, 아름다운 형상과 함께 나타난 알 수 없는 전염병 그리고 갑작스레 아귀가 되어 나타난 조상까지. 이미 일어났으나 아직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단편 형식의 짧은 호러 소설과 이를 마무리 짓는 칼럼 방식의 이야기입니다.

#공포 #미스테리 #괴이 #한국 #전설

ilook.at.the.light@gmail.com

 
1-6. 반쪽이
작성일 : 22-01-27 23:45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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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왜요?”

 

 

 “분명 아씨는 오솔길에서 큰길로 뛰어 내려왔잖아요. 근데, 저기 봐요.”

 

 

 그들의 눈앞에는 큰길에서 갈라진 오솔길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가 지나친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 아씨가 정신없이 뛰어 내려갔으니까 아마 큰 길이 아니라 다른 샛길로 빠졌을지도 모르고요.”

 

 

 “여기 봐봐요! 아씨가 아까 도망쳐 내려올 때 찍힌 영상이에요. 분명 저 오솔길에서 큰길을 따라 달려 내려가다 샛길 쪽으로 빠졌어요! 아마 올라오다가 우리가 지나친 것 같아요.”

 

 

 “빨리 내려갑시다! 고고, 고고!”

 

 

 사람들은 다시 올라온 길을 돌아 내려갔다.

 

 너무 빠른 속도로 움직일 경우 레이저 스캔이 미처 주변을 스캔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에 사람들은 주변을 꼼꼼히 살피며 내려갔다.

 

 그 때문에 올라올 때보다 속도가 매우 느려졌지만, 이들은 이게 최선임을 의심치 않았다.

 

 

 “저기!”

 

 

 아씨의 실시간 방송을 확인하던 여성이 목소리를 높여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곳은 무성한 수풀로 가려져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들어 보이는 샛길이었다.

 

 사실 샛길이라기보다 커다란 나무 사이에 나 있는 작은 통로처럼 보였다.

 

 

 “지금부터 긴장하고, 무기 드세요. 그리고 목소리랑 발소리 줄여서 가겠습니다.”

 

 

 “여러분! 드디어 아씨의 행방을 찾을 단서를 찾은 듯합니다! 이제부터 저도 긴장하고 갈게요.”

 

 

 맨 앞에서 일행을 이끌고 있던 남성이 방송을 송출하던 남성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내 들고 온 목검을 쥐었다.

 

 다른 일행들도 긴장과 설렘이 가득한 얼굴로 자신들이 들고 온 무기를 하나씩 손에 들었다.

 

 

 숲속은 고요했다.

 

 가끔 새가 지저귀기도 하고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냈으나 아씨가 겪고 있는 괴기스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는 장소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고요했다.

 

 5분 정도를 걸어 들어간 이들은 대여섯 명 정도가 서 있을 수 있는 작은 공터를 발견했다.

 

 

 “어?”

 

 

 긴장으로 굳어 있던 얼굴이 어리둥절하게 바뀌는 데에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아씨의 방송을 보며 주변 상황을 비교하던 여성과 지도를 보며 확인하던 청년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 모습을 보면 스트리머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없이 어깨만 으쓱거렸다.

 

 

 화면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이들이 장소를 잘못 찾은 것이다, 사실 새로운 영화 홍보 영상이고 이 사람들까지 나타나는 게 계획된 것이다, 주작이 맞다 등등 다양한 의견이 썰물처럼 채팅창을 점거했고 아씨의 방송 채팅창 역시 난리가 났다.

 

 

 「근데 진짜 뭔가 화면이 다르지 않아? 아씨 방송 화면이랑 저 사람들 방송 화면이… 아니, 장소는 똑같은데 같은 시각, 같은 장소잖아. 근데 저렇게 빛의 밝기나 주변 풍경이 다를 수 있나?」

 「같은 장소는 맞음?」

 「맞는 거 같아. 저쪽 저기 나무랑 수풀, 저거 아씨 화면 봐봐. 아씨가 서 있는 쪽 왼쪽! 거기랑 똑같음.」

 「아니, 화질이야 기기나 설정 차이라고 쳐도 분위기가 너무 다른데. 그리고 같은 장소에 있는데 왜 서로 발견을 못 하냐고…」

 「왜긴 왜야. 미리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이라고 속이고 방송했으니까 그렇지.」

 「근데 그런 거치고는 아까 대화가 통했잖아. 서로 양방향 대화가 됐는데 어떻게 미리 촬영한 것임?」

 

 

 자신을 구하기 위해 출발한 사람들이 자신이 있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그 한 가지만을 믿고 기다리던 아씨였지만 갑작스레 올라오는 수많은 채팅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음을 깨달았다.

 

 가장 좋은 건 그 사람들이 아씨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지만......

 

 

 아씨는 뻑뻑한 데다 시야까지 가물가물한 눈을 몇 번 억지로 깜빡이고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그가 빠르게 올라가는 글을 명확히 인식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으므로 처음 얼마간은 멍한 표정으로 채팅창을 바라보던 아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사람들이 쓴 글은 아씨가 상정했던 최악의 상황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에 있는데 서로 발견하지 못한다.’

 

 

 아씨는 자신이 꿈을 꾸는 건 아닌지 생각했다.

 

 이 산에 들어오면서부터 현실적인 게 아무것도 없었다.

 

 오솔길에 떨어져 있는 핏물 하며 갑작스레 나타나 자신의 앞에 미동도 없이 서 있는 괴물까지.

 

 게다가 이제는 같은 장소에 있어도 서로를 볼 수 없다.

 

 

 이거 이세계로 넘어가는 괴담 클리셰잖아.

 

 

 “이곳에 다른 사람은 없어요. 여러분. 저 여기에 혼자 서 있어요. 혼자......”

 

 

 쇳소리가 잔뜩 낀 아씨의 목소리에 다들 침묵했다.

 

 지쳐버린 그는 더 짜낼 눈물조차 없었다. 현 상황이 진짜든 아니든 온몸이 상처투성이에 안색까지 새파랗게 질린 아씨에게 더 당신을 구할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를 가볍게 할 시청자는 없었다.

 

 

 【아씨…】

 

 

 아씨가 도망을 칠 때부터 침착하게 상황을 통제하던 여성의 음성이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

 

 

 “나는 여기 있는데, 왜 나를 못 찾는 거예요…? 혹시 다른 곳으로 간 건 아니고요? 사실대로 말해줘요! 이거 다 거짓말 아니에요?! 대체 나한테 왜 그래!!”

 

 

 작게 속삭이던 목소리가 흥분으로 커졌고, 곧 절규로 이어졌다.

 

 말도 안 되는 가설을 깨고 자신을 데리러 올 사람들을 기다리느라 참고 참았던 인내심이 폭발하여 서러움이 흘러넘쳤다.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 인해 아씨는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눈에서는 포도알보다 더 굵은 눈물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아씨! 쉿, 쉿!】

 

 

 놀란 시청자들이 아씨를 달래며 이제는 허벅지밖에 보이지 않는 괴물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여태까지 움직임이 없었으니 그냥 그대로 있으면 좋겠지만 큰 소리와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숨죽인 시청자들과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온 목소리에 자신도 놀라 두 손으로 입을 막은 아씨, 모두 한곳을 주시했다.

 

 괴물은 여전히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씨, 천천히 일어나서 소리 나지 않게 뒷걸음으로 거기 빠져나와요.】

 

 

 조용하고 낮은 여성의 목소리에 의지해 아씨가 잘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일으켜 한 발짝, 두 발짝 괴물을 응시하며 뒤로 물러났다.

 

 여전히 괴물의 손에는 박살 난 드론의 잔해가 쥐어져 있었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공터에서 서서히 물러나 등 뒤에 나무가 닿았을 때, 아씨는 뒤돌아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얼마나 아래로 뛰었을까, 아씨는 저 멀리 익숙한 입구를 발견했다.

 

 지친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고 이미 사색으로 반쪽이 된 얼굴에 환한 미소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하, 하하! 헉, 하하하! 헉, 헉”

 

 

 모자란 숨이 턱까지 차올라 또다시 두통이 도졌지만, 그보다 기쁨이 우선이라.

 

 아씨는 폐가 터질 것 같은 고통에도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시청자 역시 산의 입구가 비춰짐과 동시에 환희에 찬 아씨의 웃음소리를 들은 터라 다들 안심한 분위기였다.

 

 후원금이 물밀듯 터져 작은 종소리가 끊임없이 울렸고 이미 후원금을 표시하는 숫자는 천 단위를 넘어섰다.

 

 

 헉헉거리면서도 달리는 걸 멈추지 않던 아씨가 현기증을 이기지 못해 산 입구 근처 나무 기둥에 손을 뻗어 짚고는 허리를 수그렸다.

 

 모자란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자 여전히 온몸의 통증은 남았지만, 현기증으로 인해 가려졌던 시야가 다시 돌아왔다.

 

 잠시 숨을 정리하던 아씨가 고개를 들었다.

 

 초반과 달리 갈라지고 쉰 탓에 엉망인 목소리였지만, 워낙 밝은 어조에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채팅창에서는 조심히 돌아가라는 인사가 한가득 이었다.

 

 

 “아,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빨리 여기서 벗어날게요. 그리고…….”

 

 

 말을 잇던 아씨가 순간 배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에 ‘어?’소리를 내뱉기도 전.

 

 그의 몸이 허공으로 끌려 올라갔다.

 

 동시에 얼굴에 쓰고 있던 스마트 안경이 벗겨져 허공에서 뒹굴었다.

 

 시청자들은 무언가 시뻘건 것이 재빠르게 아씨의 허리를 잡고 하늘로 끌고 올라가는 것을 잔상처럼 목격했고, 곧 화면은 흙바닥으로 전환되더니 찢어질 듯한 여성의 비명이 점차 멀어졌다.

 

 

 「방금… 방금 뭐야?」

 「빨간 거, 빨간 거 본 거 같은데?」

 「아까 그 괴물 아니야?」

 「에이, 백퍼 영화 홍보네.」

 「나중에 영화 나오면 보러 갈 듯. 잘 만들었는데?」

 

 

 어리둥절하던 시청자들은 가짜 영상일 것이라는 사람들과 진짜일 것이며 빨리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격해졌고, 경찰서는 물론이고 해당 스트리밍 플랫폼에까지 문의가 폭주했다.

 

 

 “헉, 헉, 헉”

 

 

 아씨가 잡혀간 지 채 5분이 지나지 않았을 시점, 다수의 인원이 다급하게 움직이는 발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스마트 안경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여기, 여기죠?”

 

 

 “네, 여기에요.”

 

 

 “헐, 저거!”

 

 

 이윽고 화면이 흔들리더니 사람들의 얼굴이 비쳤다. 아씨를 구조하러 온 여섯 명이었다.

 

 

 ***

 

 

 “다음 뉴스입니다. 전 세계인이 애용하고 있는 XXX 사이트의 스트리머 정아시씨가 실종되었습니다. 11월 11일 새벽 2시 30분경, 경기도 양주역 인근 야산에서 실시간으로 방송을 송출하던 중 사라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그가 사라지기 1시간에서 30분 전부터 정아시씨가 가지고 있던 자기방어 도구를 통해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으나, 경찰 측에서는 들어온 신고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시청자들의 제보로 경찰이 두 번 해당 장소에 출동하였으나 정아시씨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실종과 납치에 초점을 두고 정아시씨 본인 혹은 피의자가 경찰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 기기를 사용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수사 중입니다. 혹시 이 인물을 보신다면 아래 번호로 연락을 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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