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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당신을 위한 단편소설
작가 : 우주안에책
작품등록일 : 2022.1.3

이야기 세상 속 당신을 초청합니다.

 
육성인간(4 end)
작성일 : 22-01-27 23:28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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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기억과 세상이 멀어지는 기분이다. 내가 서 있는 이 땅의 촉감도 느낌도 전혀 다르지 않았지만 이질감이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마지막 기억은 스텟창 질문에 수락한 게 전부였다. 그러기에 내가 밝고 서 있는 땅은 하나도 태초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랑 똑같았다. 분주하게 마트를 가는 아주머니, 무슨 일에 짜증이 났는지 담배 연기를 고래처럼 뱉어내며 욕하는 두 사람, 잠시 꿈이라도 꾼 느낌에 스텟창을 열려고 제스처를 취했다.

 

 “뭐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약간의 서늘함이 온몸에 털을 지나쳤지만 다시 한번 제스처를 취했다.

 

 “뭐지..?”

 

 미동도 하지 않고 주변에 사람들은 오히려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보며 지나쳤다. 마지막 물음에 대답한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여기가 태초야?”

 

  하나도 정리되지 않았다. 세상이 나를 상대로 거짓말이라도 하는 듯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돌아갈 방법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 태초의 소년은 한 여인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적혀있었지만 역사 책이 거짓말이라도 한 듯 이 세상은 너무 고요하고 조용했다.

 

 ‘띠디디디링’

 

 왼쪽 주머니에서 전화기가 울렸다. 전화기를 꺼내 이름을 보자 한 번 더 믿을 수 없었다.

 

 “야 김지호 너 어디야, 오늘 만나기로 했잖아”

 

 “형식이 너 맞아..?”

 

 “뭔 소리야 이건 또 나 아니면 누가 널 챙겨 거기 볼링장 기억나지 빨리 와”

 

  전화가 끊어지고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다시 둘러봤다. 태초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이지만 같은 시간대를 형성하는 것 같았다. 내가 아는 볼링장이라면 분명 거기일 것이다. 걸어가는 동안 사람들의 표정에는 이상하게 표정이 담겨 있었다. 허름한 건물 앞에 도착했을 때는 항상 갔던 볼링장 간판이 툭 치면 무너질 것처럼 나를 맞이했다.

 

 “야 김지호 빨리 와 애가 왜 이렇게 굼벵이처럼 행동하냐?”

 

 형식은 나를 이끌며 6번 자리로 향했다.

 

 “형식아 너 나 기억나?”

 

 이상한 표정을 하며 형식은 답했다.

 

 “약 먹었니?”

 

 얼굴도 목소리도 내가 아는 한 귀에 점까지 모든 게 형식이었다. 몇 분 뒤에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승환도 들어왔다.

 

 “지호, 진짜 오랜만이네 요즘 왜 이렇게 얼굴도 안 보여 죽은 줄 알았잖아”

 

 “아니, 뭐 요즘에 공부 좀 했지..”

 

 승환의 모습도 하나도 변해있지 않았다. 어정쩡하게 대화하며 그 둘 사이에 대화에 귀 기울였다.

 

 “야 이번에 나 요리 배우려고"

 

 승환은 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뭔 요리냐 나 이번에 학교 학비 내려고 영어학원에서 알바하는데 진짜 애들 말 너무 안 듣더라”

 

 형식이가 답했다.

 

 “요즘 취업이 좀 빡세기는 해, 솔직히 요즘 알바 뛰는 것도 힘든데 취업 준비는 어떻게 하냐”

 

 형식과 승환은 같은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지호 너는 뭐하고 사냐?”

 

 “어..? 나는 스텟 올리는 생각..?”

 

 분명 눈치 보지 않고 답했던 대답이 지금은 무언가 잘못됨을 느꼈다.

 

 “스텟? 뭔 스텟, 너 요새 게임하냐?”

 

  형식의 대답을 들은 나는 순간 당황하며 동공이 확장되어 말했다.

 

 “우리 매주 모여서 스텟 쌓고 올리고 그런 거 기억 안 나? 아니 왜 너 독방에서 살다가 나오고 그랬잖아. 이번에 지능 올리고 다음 주에 창의 올린다고 우리 계획 짜고 그랬잖아 기억 안 나?”

 

 형식은 얼굴을 찡그리며 승환을 한번 보고 나를 보며 말했다.

 

 “야, 무슨 소리야 스텟이 뭐야 그리고 우리가 그런 거 언제 했어 너 진짜 무슨 일 있냐? 지난주도 이러더니”

 

 "지난주..?"

 

 “그래 인마 지난주에는 뭐 세상이 어둡다며 뭐라 했지? 그 정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된다고 그러더구먼 이번 주는 스텟 얘기네”

 

 “내가 그랬다고?”

 

 “그래 니가 그랬어요 니가 됐고 한게임이나 빨리 치자”

 

  모든 것이 어색했다. 사람이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도, 각자의 인생을 사는 것도, 마치 하나의 생명체로 살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게임이 끝나 집으로 돌아오는 모든 시간에 한 가지 고민만 내 머릿속에 남았다.

 

 “왜 모든 것이 살아 있는 기분이지?”

 

  한 번도 느끼지 못한 경험이었다. 스텟이 아닌 다른 주제로 이야기하고 사람과 사람이 아무런 벽 없이 대화할 수 있고 남들 올리는 지능을 올리기 위해 어떻게든 밟고 일어서려는 현실과 다르게 실수하며 잡아주고 넘어지면 받쳐주는 세상이었다.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마치 새장 안에서 새가 나와 힘찬 날갯짓을 하며 어디든 갈 준비가 된 모습이었다. 지하방에 누워 가만히 생각하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무섭네”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웠다. 각자의 사람들은 각자의 재능을 품고 있었다. 누구는 요리를 배우고, 누구는 영어학원에 다녀 알바를 하고, 한 가지 길이 아닌 여러 가지의 길로 각자의 인생이 뻗어나가고 있었다. 여기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스텟이 없이는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막막하고 두려운 감정이 아무렇지 않게 잠을 방해하고 있었다. 허공에 손을 흔들며 스텟창을 애타게 찾고 있는 내 모습 때문인지 아직도 이 세상은 너무나 낯설었다.

 

 하지만 누가 알았을까. 지금 내가 세상을 결정하기 위해 서 있던 것을.

 

  평화롭게 보이며 이면으로는 불안함 삶을 보냈고, 보이지 않는 내 스텟을 매 순간 계산하는 삶을 살다 지구 밖 어디인지 모르지만 아마 모든 사람들은 한 음성을 들었을 것이다. 귀로 들리지 않았다. 누군가 내 마음속에 들어와 속삭이듯이 들려왔고, 사람이 아닌 듯 목소리에는 하나의 먼지도 껴있지 않았다. 마치 구름을 가득 모아 설탕을 뿌린 듯 푹신하고 달달한 목소리였다. 길에 서 있던 사람들은 멈추었고, 도로에 있는 차는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시간은 움직였지만 사람만은 멈춰 귀 기울여 듣고 있었다.

 

 “지구를 너무나 아름답게 가꾸고 항상 최선을 다해 사는 지구인을 위해 한 사람의 소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하늘에 빛기둥이 밟게 쏟아 올랐다.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은 ‘나’였다.

 

  모든 사람들은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지구는 조용했다. 누구도 말하지 않고 오직 나의 대답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무슨 대답해야 할지 나는 항상 정해왔었다. 인간들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평가했다. 스텟이 없는 세상의 시선은 자유롭지만 그만큼 무서웠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매 순간 고민했고 만약 스텟이 있다면 올리기 위해서 열심히 살았을 내 인생이 지금은 아무런 목표 없이 살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입술을 뗐다.

 

 “모두..”

 

 “같은 시작점이 필요합니다..”

 

 “방향을 처음부터 정해야 합니다..”

 

  “같은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익숙한 느낌이다. 이미 경험한 듯 몸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소년이에 왜 그런 선택을 했나요”

 

 “인생은 뒤죽박죽 예측할 수 없는 재미가 있습니다.”

 

 “소년, 다시 물어보겠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나요”

 

 “그렇기에 매 순간이 두렵습니다”

 

 ****

 

  “김지호, 다음 주에 우리 발표로 지능 스텟 올리자 어떤 사람이 2 정도 올렸다던데?”

 

  “2나 올렸다고 대박이네.. 나 그러면은 일단 역사책 공부한다”

 

  오늘도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위에서 아래로 미끄러지듯이 내려온다. 항상 그래왔듯이 혹시나 스텟이 조금이나 올랐을까를 기대하며.

 

 

 
작가의 말
 

 이번 작품은 4일에 걸쳐 써봤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장편은 얼마나 내용이 탄탄해야 하고 특별히 짜임새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저도 나중에 육성인간 작품을 다시 손볼 계획이 우선으로 드네요..ㅎㅎ 다들 즐거운 설 보내시고 저는 다음주에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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