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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요정들이 사는 세계
작가 : 또오기
작품등록일 : 2022.1.20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죠. 상대에게도 그렇듯.. 자기 자신에게도.. 충분히 애도하고 그 시간을 보내야 그 사람을 잊을 수가 있는 거겠죠. 애도의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다른 세계로 가버린 여자와 그 옆을 지키는 아름다운 요정이 전하는 판타지 동화 같은 이야기

 
요정들이 사는 세계 2
작성일 : 22-01-26 20:06     조회 : 179     추천 : 0     분량 : 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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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화 -

 

 

 “자 그럼 다음 예약 손님?”

 “다음 예약 손님?”

 

 그런 게 있냐는 듯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는 긴 갈색 머리의 여자.

 

 “뭐야? 설마..”

 

 다솜이 여자의 표정을 보디니 이내 실망했다.

 

 “없지. 당연히. 너 평판 떨어진 지 오래야. 요즘 그거 약발 없다고 소문나서 손님 없는 거 알잖아?”

 “에이.. 그래도 설마..”

 “아까 그 손님도 반신반의하면서 온 거잖아.”

 “그래도 성공했잖아.”

 “물론 성공이야 했지. 저 사람이 좋은 후기를 남겨주기를 우리 기대해 볼까?”

 “하아. 어느 세월에?”

 “글쎄.”

 “게다가 후기를 남기지 않으면?”

 “손님이 없는 체로 쭉 가는 거지 이렇게.”

 “너는 가끔 팩폭을 너무 잘해!”

 “그게 나의 매력인 것을 알 때도 되지 않았어?”

 

 여자가 윙크해 보이는데, 여자의 부드러운 미소에서는 자신감이 흘러넘쳐 보인다.

 반면 아까의 넘치는 자신감과 달리 한껏 풀이 죽은 다솜.

 책상 위에 추욱 엎드린다.

 

 “그렇긴 해도.. 그럼 오후에는? 오후에는 있지?”

 “그럴 리가...?”

 

 역시나 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여자.

 

 “뭐야.. 그럼 우리 다음 일정은...?”

 “글쎄.. 퇴근? 오랜만에 밖에서 저녁 먹을까?”

 

 여자는 참 해맑다.

 

 

 그렇다.

 한때는 잘 나가던 시기가 있었던 이 대박 아이템 사업은

 

 [“여기가 이별의 향초를 피우는 곳인가요?”

 “네 맞습니다.”

 “저 하고 싶습니다.”

 “죄송하지만 지금은 힘들 거 같은데 어떻게 하죠?”

 “네? 아 혹시 금액이 많이 비싸서 그런가요? 저 돈 있어요.”

 “아니요. 저기”

 

 여자가 손끝으로 옆 한편을 가리키는데 그곳에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줄을 서 있다. 그 줄은 끊어질 줄 몰라 사무실이 3층이었는데, 1층에 저 모퉁이까지 서 있었다.

 

 “정말 죄송하지만, 저분들도 다 보진 못해요. 저희가 선착순인데다가 시간이 좀 걸리는데, 대표님은 한 분이셔서요.”

 “아, 그럼 인터넷 예약을 받으면 되잖아요.”

 “아. 그러면 좋겠지만 혹시나 다른 분이 표를 사서 비밀리에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일이 생길까 봐서요.”

 

 

 사실 거짓말이다. 이때까지 이 갈색머리의 여자는 인터넷을 할 줄 몰랐다.

 

 “아.. 그렇군요. 그럼. 저는 한참을 기다려도 안되겠군요. 오늘은..”

 “아마도요.”

 

 그렇게 남자가 돌아가고, 거기 서 있는 사람들의 절반가량도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아쉽지 않았다. 사업이 무척이나 잘되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오는 인터뷰 요청에 다솜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잠잘 시간도 없었으니까

 세상에 신문의 일면은 모두 ‘이별의 향기’로 도배되었고, 포털 사이트에 실검에는 항상 오르락 내리락 했더랬다.]

 

 그랬던 이곳이 왜 이렇게 됐냐고?

 요즘 들어 완전 쪽박 중에 쪽박이다. 그도 그런 게 2년을 버틴 것도 용할 정도로 이제 이별의 향초도 다 떨어져 갈 뿐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돌팔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해서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이상하게 좋은 소문보다 안 좋은 소문의 발이 더 빠른 것 같다. 분명 성공한 사람도 많을 것인데 성공하지 못한 이들의 사연이 더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가게 문 닫아야 할 판이야..”

 

 다솜이 걱정하자 여자가 다솜을 위로한다. 위로라고 하는 말은

 

 “흐응. 그럼 슬프지. 우리 자장면 먹으러 가자. 내가 쏠게. 먹으면 기분이 좀 좋아질 거야.”

 

 ‘자장면.. 그래 자장면 너나 그걸 먹으면 기분이 풀리지 나는 아니라고.. 어떻게 할거야.’

 

 

 이별의 향초가 문제다. 이것은 무려 다른 세계에서 온 향초다. 이 세계라 함은 내가 갔던 다른 땅, 즉 요정의 세계를 말한다. 이걸 믿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의 경험이라 이건 뭐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다.

 아무튼 향초는 세계를 넘어오느라 효력이 약해진 것도 있지만 애초에 사품들에게 통하게 만들어진 향초다. (사품에 대해선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려 한다.) 거기다가 향초가 떨어지자 여자가 혼자 직접 만들기도 해서 효력이 약하다. 원래는 사품들 3명 이상의 소망이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인간에게는 통하는 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도 있다. 그러니까 정말 사랑했기에 놓지 못 하겠어서 죽을 것 같아 어쩔 수 없는 사람에게는 효과적이지만 인스턴트 사랑, 즉 사랑이 귀찮고, 빠른 이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확률은 50프로. 사람들이 오면 항상 이점을 고지 하지만 그래서 통하지 않을 경우 50프로는 환불해 주지만, 사람이 들어갈 때 마음하고 나갈 때 마음이 다르다고, 막상 겪고 난 사람들은 통하지 않으면 나를 사이코 취급하곤 했다.

 나는 나름 합리적인 CEO가 아닌가 통하지 않으면 환불. 그것도 30프로가 아닌 무려 반이다. 물론 이별의 향초를 한 번 피우는 가격이 비싸다. 그건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건 무려 우주를 건너 지구 반대편에서 온 향초다. 비싼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그리고 아픔을 낫게 해준다니까! 더 이상 아프게 않게. 마음이 아프지 않게 해준다고!

 현재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가? 돈? 권력? 경제? 관계? 그런 거 아니잖아. 요즘 사회의 문제는 마음. 바로 마음이다. 그렇기에 요즘 나오는 베스트셀러들은 죄다 감성 에세이에 마음을 읽는 심리학, 공황장애, 등등의 심리요인에 관한 책이 아닌가?

 아니 그런 사회에 내가 마음을 힘들지 않게 도와준다는데 대체 왜 뭐가 문제라고들 안 오는 거냐고!

 

 며칠 전에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여자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러니까 왜 어째서 이게 내 잘못이지?”

 “네 잘못이지. 당연히.”

 

 여자가 심드렁하게 말한다.

 

 “뭐? 어째서?”

 “자, 잘 생각해봐. 우린 향초를 피워. 그리고 대가로 돈을 받지.”

 “응. 근데?”

 “그럼, 사람들이 기대하는 건 뭐겠어?”

 “성공?”

 “맞아 성공. 그런데 실패했잖아. 그럼 당연히 컴플레인을 받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하지만 공지하잖아. 게다가 그들이 진짜 원하는 게 그 이별로 인해 힘듦을 치유하려는 거야? 그들은 모두 이별로 인해 아프지 않으면서 그냥 빠른 걸 원해. 그리곤 여길 찾아와. 그러니 성공할 리가 있냐고?”

 

 다솜이 다소 흥분했다.

 

 “음. 반대로 말하면 빠른 세상이니까 그런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사람들한테 사랑이 안 중요한 게 아닐까?”

 “사랑이 안 중요하다고?”

 “응. 사랑이 안 중요하다고. 그러니까 덜 아픈 거고, 자기도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애쓰면서 딱 그만큼만 사랑하려 하니까 아프지도 않은 거겠지.”

 “근데 그럼 뭐 하러 여길 와? 여긴 마음을 봉인하는 곳인데.”

 “그마저도 아프기 싫은가 보지. 빨리 잊고 자기 인생 살려고.”

 “하아. 점점 더 어렵다.”]

 

 그렇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자신이 아프지 않게 딱 그만큼만 사랑하려는. 아니 좋아하려는 세상. 예전처럼 사랑에 목숨 걸고, 이별했다고 1년이상 아프고 그런 거 요즘은 드물다. 하물며 요즘 유행하는 노래 가사들만 봐도 그렇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사랑에 아파봤니,

 너는 떠났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계속 너를 기다려,

 다시 돌아오면 좋겠어.

 너는 내꺼중에 최고였어.

 네가 없으며 나는 살 수 없어.

 너의 집 앞에서 기다려>

 

 등이 주를 이루었지만, 요즘은 저랬다가는 범죄자 취급을 받기도 하고, 저 감성은 올드한 감성이 되어버렸다. 뭐든 빠른시대, 인터넷도 빠르고, 배움도 빠르고, 모든 것들이 빨리 빨리 흘러가는 시대에 사랑도 어느새 사치가 되어버린 걸까?

 그렇다면 시대에 맞춰서 나도 사업 아이템을 바꿔야 하는 걸까?

 딱 상처받지 않게 누군가와 사랑하고, 이별하면 한 달 이내에 다른 사람을 만나 치유한다는 사람들에게 이별의 향초가 통할 리가 없다.

 

 사실 이것이 사람들에게 더 강력하게 반응하려면. 이별의 향초보다는 저 사랑의 향초를 피워야 하건만...

 

 사랑의 향초는 사람들에게도 강하게 반응하는 향초다.

 

 

 

 다솜이 옆에 우두커니 놓여있는 사랑의 향초를 바라본다. 물론 긴 머리 여자의 시선도 그 향초에 꽂혔다.

 

 “그냥 사랑의 향초를 피우면 어때? 그걸 피우면 정말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말하는 긴 머리의 여자의 눈이 초롱초롱 빛이 났다.

 다솜도 사실 같은 생각을 했다.

 

 ‘저거.. 그래.. 저거만 있으면 어쩌면 대박이...’

 

 하지만 거기까지 가진 않기로 했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저걸 쓴다면 분명 화를 부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솜은 이내 고개를 젓는다.

 

 “그건 아닌 것 같아. 저게 효과는 만점이라 우리가 떼돈을 벌 수 있을 진 몰라도 그렇게 되면 혼란스러워질 거야. 사회가.”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는 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왜 이래? 인간이.. 뭐가 무서워. 이곳은 그런 곳 아니었어? 원래도 혼란스럽더구만.”

 “그렇지만 난 이 세계의 빌런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어. 내가 아니어도 충분히 혼란스러우니 더 이상의 혼란을 주고 싶진 않은 거야.”

 “이상하다! 네가 그런 걸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이별의 향기’도 시작하면 안 됐지. 이건 혼란을 주는 일이 아니고?”

 

 다솜이 정곡을 찔렸다.

 맞다. ‘이별의 향기’도 사실 나의 욕심이 들어간 결과물 아닌가. 애초에 사람의 감정을 봉인한다는 건 말이 안 되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감정을 파는 장사꾼이 되어버린 나.

 

 “미안하지만 이건 혼란을 주진 못했지. 왜냐하면 나는 돌팔이라고 소문이 났으니까.”

 “큭. 돌팔이.”

 

 여자한테는 미안하지만 다솜은 이 언쟁을 그만 끝마치고 싶었다. 왜냐하면 너무나 피로했으니까 여자를 상대하기엔 이 현실이 울적하고, 재미가 없었다.

 

 “이 향초의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다솜은 알고 있다. 이 여자를 2년이나 봐왔기에. 뭐에 반응하는지. 역시 직방이다.

 아픈 곳을 찔린 긴 머리의 여자. 표정이 변했다.

 

 “꼭 그렇게 아픈 곳을 찔러야 해? 알았어. 좋아. 난 널 도우려고 그렇게 말한 거야. 네가 말하지도 않아도 나도 알아. 네 마음대로 해. 돈을 벌든지 말든지. 이별의 향초도 얼마 안 남은 건 알지?”

 

 하고는 문을 휙 닫고는 나가버렸다.

 

 “저거 또 삐졌네. 저거.”

 

 물끄러미 다시 향초로 시선을 옮기는 다솜.

 

 그리고는 서랍 문을 열어 향초에 개수를 확인해 보는데.

 

 파란색의 향초는 이제 겨우 백여 개 남아 보이고, 붉은색의 사랑의 향초는 몇천 개쯤은 거뜬히 되어 보인다.

 

 “아.. 요정들의 세계에 다시 다녀와야 하나?”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는데...

 그때, 문이 열리고 긴 머리의 여자가 다시 들어왔다. 버럭 하는 여자. 예쁜 외모에 그렇지 못한 태도.

 

 “뭐라고? 뭐랬어? 지금?”

 “알았어. 알았어. 흥분 하지 마.”

 

 여자를 진정시키고는 혼자 중얼거린다.

 

 “하여간 귀도 밝아.”

 “그것도 다 들려!”

 

 

 여자는 사람이 아니다. 요정이다. 말 그대로 요정. 이 요정 여자의 이름은 비꽃, 나는 요정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나의 파트너이자 룸메이트이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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