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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경성몽중록: 당신을 위하여
작가 : 이후
작품등록일 : 2022.1.24

1895년 조선 여인 희수, 1921년 일제강점기로 타임슬립하다. 왜 이곳에 왔을까? 왜 자꾸 이상한 꿈을 꾸는 걸까? 꿈과 현실 사이, 과거와 미래 사이, 끊임없이 고뇌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나가는 청춘들의 기록.

 
2. 혼례
작성일 : 22-01-25 16:13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6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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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혼례

 

 "거기! 멈추지 못하겠는가!"

 두 모자에게 접근하던 일본군들이 희수 쪽을 돌아본다. 그 악랄한 눈빛에 희수도 움찔하지만 이내 마음을 굳게 먹는다.

 "저 년은 또 뭐야?"

 일본군 중 하나가 희수에게 다가온다. 희수도 물러서지 않는다.

 "네 놈들은 남의 나라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냐? 손님이면 손님답게 적당히 있다 떠날 것이지. 어찌 분수를 넘어 조선의 아녀자를 조롱하는 것이냐?"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주먹만한 게. 조용히 하지 못해?"

 희수가 일본군을 노려보다가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여인에게 소리친다.

 "어서 아이를 데리고 자리를 뜨시오!"

 하지만 희수가 걱정되었는지 선뜻 자리를 뜨지 못하는 여인.

 "어서 가시오!"

 희수가 큰 소리로 말하자 일본군은 당황했는지 희수의 입을 거칠게 막는다.

 "으읍!"

 "이 년이! 닥치라고 했잖아!"

 "퉤!"

 일본군의 손을 깨물고 얼굴에 침을 뱉는 희수. 그러자 일본군이 비열하게 웃는다.

 "아, 이게 혹시 그런 뜻인 건가? 우리와 같이 놀고 싶다. 뭐 그런 뜻?"

 "그런가보네. 우리가 바보같았군."

 여인 쪽에 있던 일본군도 거들며 희수 쪽으로 걸어온다. 그러자 여인이 일본군을 붙잡는다.

 "아이씨, 귀찮게."

 여인을 멀리 밀쳐버리는 일본군. 이를 본 아이가 더 크게 운다. 그때 희수가 돌을 가져와 일본군을 내리친다.

 "아악!"

 일본군이 희수를 거칠게 밀쳐버린다. 비명소리는 컸지만 헛맞았는지 아주 멀쩡하다.

 "곱상하게 생겨서는 아주 독한 년이군. 그러면 못 쓰지?"

 희수를 향해 높게 손을 들어 올리는 일본군.

 "!!!"

 희수가 두려움에 눈을 질끈 감는다.

 "멈춰라!"

 저 멀리서 들리는 사내의 낮은 목소리에 모두가 멈춰선다.

 “당장 물러나라. 지금 감히 어디에 손을 데는 것이냐?”

 “뭐, 뭐야? 일본인이야?”

 일본군의 당황한 말투에 희수도 점차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어, 저 사람은?”

 제대로 보진 않았지만, 아버지께서 내 남편이 될 사람이라고 소개한 그 사내가 분명했다.

 가까이 다가온 남자를 위아래로 훑던 일본군은 사내의 흔들림 없는 강직한 모습에 점차 물러섰다.

 “누... 누구신지...?”

 남자가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일본군을 내려다보았다.

 “설마 네가 내 이름을 물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에 겁을 먹고 얼굴이 새파래진 일본군이 서둘러 자리를 뜨려했다. 희수에게 다가오려고 하다가 멈칫한 사내가 다시 일본군을 불렀다.

 “거기.”

 “아...예?”

 어서 자리를 뜨려는 일본군들의 표정에는 조급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내의 차가운 표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다시는, 다시는 이 여인을 건들지 마라. 알겠느냐?”

 “예...예! 알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것입니다!”

 일본군들의 모습이 저 멀리 흐릿해지자 사내가 희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이에 잠시 얼이 빠져있던 희수도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여인과 아이를 살폈다.

 “괜찮으십니까? 많이 놀라셨지요?”

 여인이 울먹거리며 답했다.

 “아닙니다.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에 희수도 여인을 향해 가볍게 인사하고 놀란 아이에게 다가가 아이의 시선에 맞춰 무릎을 꿇는다.사내는 멀찍이서 희수를 지켜볼 따름이었다.

 “괜찮니?”

 아이는 답하지 못하고 훌쩍였다. 이에 희수가 아이의 얼굴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옷소매로 조심스럽게 닦아주며 말했다.

 “오늘의 기억은 다 잊는 것이다. 아이가 겪어서는 안 되는 일을 겪은 것이니 부디 네가 이 일을 잊었으면 좋겠구나.”

 아이가 희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희수가 환하게 미소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늘 좋은 것만 기억하는 거야.”

 여인과 함께 멀어져가는 아이가 자꾸만 뒤를 돌아 희수를 보았다.

 “아... 아이가 아가씨에게 많이... 고마운가 봅니다.”

 사내의 서툰 조선말이었다. 예상치 못한 조선말에 희수가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자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는 사내.

 “공부한 지... 얼마 안 돼서... 잘하진 못합니다.”

 ‘이를 어떻게 대꾸해야 하지? 나를 구해줬는데 무시할 수도 없고.’

 고민하던 희수가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아, 아닙니다. 이미 수준급이신 것 같습니다.”

 희수의 말을 들은 사내가 작게 미소지었다. 일본군을 상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아!”

 황급하게 사내 앞에 서는 희수.

 “제가 미처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까는 정말 감사합니다. 도와주셔서...”

 희수가 가볍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자 덩달아 고개를 숙이는 사내.

 “아... 아닙니다! 저들이 잘못한 것인데 도와드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을 감싸는 어색한 공기. 이에 사내가 용기를 내 말을 걸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집 앞까지 모셔드려도 되겠습니까? 해가 지고 있어 위험할 것 같습니다.”

 “아! 예...”

 말없이 길을 걷는 두 사람. 어색함을 깨는 희수의 목소리.

 “아! 저는 아직 성함을 모릅니다. 그쪽...”

 “제 이름은... 후지이 고로입니다.”

 잠시 망설이다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어째서인지 고개를 푹 숙이는 고로.

 “제 이름은 윤희수입니다. 이미 들으셔 아시겠지만...”

 “전혀 다릅니다.”

 당황한 희수가 되물었다.

 “무엇이...”

 “이름 말입니다. 아버님께 들었을 때와 아가씨께 직접 듣는 것... 참 다릅니다."

 희수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로를 응시한다.

 "더 좋습니다. 아가씨에게 직접 들으니...”

 고로의 말을 들은 희수의 얼굴이 붉어졌다. 고로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제가 싫으시지요?”

 순간 당황한 희수는 대답하지 못했다.

 “예?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가씨가 저 같은 일본인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는지도 짐작이 갑니다. 아까의 그 일도 그러하고...”

 뭐라 답할지 몰라 그저 걷는 희수.

 “아가씨께 완전한 신뢰를 얻기는 어렵겠지만,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아가씨와 아가씨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희수와 나란히 걷던 고로가 희수 앞에 섰다. 그러자 덩달아 그 자리에 멈춰 선 희수.

 “그러니 저를 한번 믿어주시겠습니까?”

 긴장한 표정의 고로를 보며 희수는 여러 생각에 혼란스러웠다.

 ‘과연 내가 저 사람을 믿어도 될까? 저 사람과 혼인을 올려도 되는 것일까?’

 

 그날 밤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려 누운 희수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누이... 누이...”

 눈은 감고 있지만 스윽 하고 올라가는 희수의 입꼬리. 잠이 안 오면 늘 저렇게 희수의 방 앞에서 서성이는 희재였다.

 “얼른 들어와.”

 희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뛰쳐 들어오는 희재. 5년 전, 희재를 낳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희수는 희재에게 누이이자 어미였다. 희수가 직접 수 놓은 조그마한 이불을 들고 들어온다. 희재가 늘 품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이었다.

 희재와 나란히 누운 희수가 조심스럽게 희재에게 물었다.

 “희재야, 누이가 시집을 가면 너는 어떨 것 같으니?”

 “오늘 집에 온 그 형님 말하는 거야?”

 희수가 흠칫 놀라 물었다.

 “너도 그 사람을 보았니?”

 희재가 장난스럽게 답했다.

 “아마 뛰쳐나간 누이보다 내가 더 형님과 말을 많이 했을걸?”

 “어찌?...”

 “누이가 늦게 와 형님이 기다리는 동안 나와 놀아줬소. 일본인이라 하더니 조선말도 잘하더이다.”

 희수가 희재를 향해 돌아누웠다.

 “그럼 너는 그 사람이 좋으니?”

 “응, 딱 형님 삼으면 좋을 것 같더라.”

 그렇게 말하고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홱 돌리는 희재. 그런 희재를 보고 미소짓는 희수.

 ‘그래, 어쩌면 정말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희재와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그렇게 깊고도 깊은 밤이 지나간다.

 

 며칠 후

 마을의 어멈들과 하인들이 희수가 혼례복을 입는 것을 돕고 있다.

 “어머, 어찌 이리 고울까?”

 “세상에, 이리도 이쁜 새색시는 거진 스무 해 만에 보는 듯싶구나.”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던 희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게 누구입니까? 스무 해 전에 보았다는 새색시... 말입니다. 혹시?”

 한 어멈이 눈가가 촉촉해져 답했다.

 “맞다. 너희 어머니 말이다. 참으로 고왔는데... 희수 너처럼...”

 희수도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어느새 어머니의 목소리도 어렴풋이 잊어가고 있었지만, 그런 희미한 기억에도 어머니의 얼굴은 고스란히 머물렀다.

 ‘어머니...’

 흐릿한 거울 너머에 보이는 앳된 새색시 차림의 희수처럼 희수가 기억하는 어머니 역시 앳된 모습으로 남아있었다.

 ‘어머니, 제가 지금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겠지요? 제가 이 사람과 혼인을 올려도 되는 것이겠지요?’

 어머니에게 묻고 싶어 홀로 수천 번을 되뇐 질문이지만, 아무리 물어도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어머, 내가 괜한 얘기를 했나 보다.”

 어느새 눈물을 흘리는 희수의 얼굴을 보고 어멈이 당황한 듯 말했다.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참말입니다.”

 어느새 채비를 마친 희수가 소란스러운 앞마당을 향해 나섰다. 저 너머로 어색한 듯 혼례복을 매만지는 고로의 모습이 보였다. 희수가 고로를 향해 걸어가려는 찰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희수야!”

 유선이었다. 한동안 모습이 보이지 않던 유선을 보고 놀란 희수.

 “유선아! 어디로 사라졌던 게야? 내 너를 한참을 찾았다.”

 유선이 혼례복을 입은 희수를 보고 놀라자 희수가 쑥스러운 듯 웃었다.

 “어찌하다 보니 이리 되었다. 혼례를 두 번 치러야 하니 저쪽에서도 혼사를 최대한 서두르자 하여서...”

 유선이 다급하게 희수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희수야, 저 사람과 혼인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빨리 도망쳐야 해.”

 유선의 말에 당황한 듯 말을 더듬는 희수.

 “그... 그게 무슨 말이냐? 지금 막 혼례를 올리려는 참인데 어디로 도망을 가?”

 “나도... 나도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저 사람과 혼인하면 네가 분명 불행할 거야.”

 유선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에 희수가 유선을 진정시키려는 듯 유선의 손을 잡았다.

 “무엇이라도 본 것이야? 어찌 갑자기 이러는 거야?”

 유선이 고개를 떨궜다.

 “그건... 그건...”

 희수가 침착하게 말했다.

 “유선아, 나는 저 사람이 아니면 갈 곳이 없어. 이제 나이도 찼고, 저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난다는 장담도 없어.”

 희수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유선과 눈 맞춤하려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 내 하나뿐인 동무가 나를 웃으며 보내줬으면 좋겠어. 그럴 수 있지? 응?”

 유선이 희수의 눈을 이리저리 피했지만, 희수는 장난스럽게 계속해서 유선의 눈을 쫓았다. 이때 들리는 아버지의 목소리. 아버지는 유선을 보고 못마땅한 듯 고개를 돌린다.

 “희수야, 모두가 기다린다.”

 “예, 아버지.”

 희수가 유선의 손을 놓고 아버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급하게 희수를 부르는 유선.

 “희수야!”

 유선의 말을 듣고 희수가 유선을 향해 몸을 돌렸다.

 “혼인 축하해.”

 희수가 유선을 향해 싱긋하고 웃었다. 그러자 유선도 마지못하게 희수에게 미소지었다.

 앞마당으로 걸어가는 희수. 점차 고로에게 가까워져 갔다. 혼례복을 입은 희수를 보자 고로의 얼굴이 점차 밝아졌다. 마주 선 고로와 희수.

 “고우십니다, 아가씨.”

 고로의 말에 긴장한 의수의 얼굴도 풀어졌다.

 “신랑은 신부에게 절하십시오.”

 웅

 이때 희수의 귓가에 낯설지만 익숙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 이 소리는?’

 희수가 그 섬뜩한 꿈을 꿀 때마다 들었던 소리임에 틀림이 없었다. 희수가 당황하여 주위를 둘러보는데 점차 모든 것들이 흐리게 보이기 시작한다. 고로, 아버지, 유선, 마을 사람들까지.

 “이게 뭐지?”

 고로가 그런 희수를 걱정하듯 바라봤다.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한동안 잊고 있었다. 혼례복을 입은 그 날의 꿈. 바로 오늘이었다.

 웅

 이전과는 다른 어지러움에 눈을 질끈 감는 희수.

 귓가의 소리가 점점 잠잠해진다.

 북적북적

 하지만 그 소리와는 다른 어딘가 분주한 웅성거림이 희수의 귓가를 맴돌았다. 희수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여기는 꿈에서 본?”

 그렇다. 희수가 몇 번을 본 그곳이었다. 화려한 전통 혼례복을 입은 희수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사람들. 희수는 길가에 있었다.

 '진짜 이곳에 온 것인가? 아니면 꿈인가?'

 평소의 꿈과 다르게 모든 것이 피부에 닿는, 너무나 생생한 느낌이었다.

 ‘침착하자, 윤희수. 침착해. 그때도 몇번을 돌아갔으니까 지금도 돌아갈 수 있을 거야.’

 희수가 인파를 헤치고 계속해서 걸어나갔다. 꿈속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그리고 멈춘 곳. 꿈 속의 희수가 무언가에 치일 뻔한, 희수의 꿈이 매번 끊기던 그 거리였다.

 ‘그래. 그때도 무언가에 치일 뻔하다가 꿈에서 깼으니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야.’

 희수가 큰길 가운데로 걸어 나갔다. 그러자 사람들이 소리쳤다.

 “거기로 나가면 치여! 아가씨!”

 하지만 희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걸었다. 그리고 눈을 꼭 감는 희수.

 ‘윤희수, 이왕 마음을 먹었으니 얼른 여기서 돌아가 혼인 올리고 잘 살아야 해.’

 점차 희수에게 다가오는 전차의 굉음. 하지만 희수는 피하지 않고 눈을 꼭 감는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소리.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다.

 ‘어?... 왜 안 돌아가지?’

 당황한 희수가 눈을 뜨자 어느새 전차는 희수의 코앞까지 와 있다.

 ‘이건... 꿈이 아니라 진짜 현실이잖아.’

 하지만 벗어나기엔 너무나 늦은 듯 보였다. 희수가 겁에 질려 눈을 감는다.

 "어?!"

 이때 누군가의 손길에 이어 자신이 공중에 뜨는 것과 같은 느낌이 난다.

 ‘어? 뭐지? 돌아가는 건가?’

 쿵

 돌아가기는커녕 땅에 떨어지는 충격이 꽤나 고스란히 느껴진다.

 “아, 아야...”

 몸 이곳저곳 안 아픈 곳이 없다.

 “아..."

 희수를 구해준 듯한 누군가 역시 고통에 짧은 신음을 뱉는다. 하지만 이내 땅에 손을 짚고 천천히 일어서고 희수도 정신차려 몸을 일으킨다.

 희수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한 사내가 보인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옷에 묻은 흙먼지를 가볍게 털어낸다. 검은 양장을 말끔히 갖춰 입고, 짧은 머리는 자연스럽게 올린, 전에 본 적 없이 아름다운 사내였다. 그리고 들리는 사내의 침착하고도 날카로운 목소리.

 “미친 사람이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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