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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당신을 위한 단편소설
작가 : 우주안에책
작품등록일 : 2022.1.3

이야기 세상 속 당신을 초청합니다.

 
육성인간(2)
작성일 : 22-01-25 14:02     조회 : 179     추천 : 0     분량 : 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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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들어 올린 바벨을 다시 내려놨다. 불룩 튀어나온 핏줄은 스텟을 보지 않아도 올라갔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인터넷에 검색했다. ‘소년’, ‘스텟 올리기’, ‘스텟을 올리는 사람’ 모든 검색어에는 아무런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과 함께 침대 걸터앉아 스텟창만 유심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언제 내가 얻은 거지?”

 

  “이렇게 얻을 수가 있나?”

 

  수많은 질문들의 답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어제 일을 다시 곱씹어 생각해 보며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고 머리를 쥐어잡았지만 아무것도 걸리는 게 없었다.

 

  “발표 연습을 해서 생긴 건가..?”

 

  "위층 아줌마한테 물 맞아서 생긴 건가..?”

 

  한 가지 생각나는 일은 어제 받은 전화였다. 어린 남성의 목소리, 다급하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고 한호흡으로 흐르는 목소리 톤, 무슨 내용으로 전화했는지 가물거리지만 시작을 강조했던 내용은 까먹지 않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분리수거 통으로 걸어갔다. 어제 걸려온 장난전화로 홧김에 버렸기 때문이다. 서랍식으로 되어있는 분리수거 통 맨 아래 플라스틱 통은 허리를 숙여야지 손이 닿는다. 손을 넣어 이러 저리 흔들다가 어제 만졌던 익숙한 형태가 만져졌다.

 

  “여깄다”

 

  다시 봐도 정말 구식이었다. 요즘 같은 터치 시대에 버튼형 핸드폰을 보는 게 흔히 있지는 않은 일이다. 뒤판도 열어보고, 유심칩을 빼서 검색해 보고, 전원 버튼을 수시로 눌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누군가 긴급하게 고장 낸 기분이 들기도 했다. 찜찜한 기분은 지울 수 없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핸드폰은 방안 서랍에 넣었다. 거실로 나가 아침 준비를 하면서 식빵 2쪽과 냉장고에서 몇 달을 잠들고 있는 포도잼을 꺼냈다.

 

  ‘뽕!’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낑낑거리며 열던 잼뚜껑이 너무 간단하게 열렸다. 잼을 바르는 몇 분 동안 계속 머릿속에서는 순조롭게 인생을 살 거라는 계획과 앞으로 어떤 스텟 위주로 올리지에 대한 질문이 분주하게 일을 하다 제일 궁금한 한 가지가 떠올랐다.

 

  “스텟에 만렙이 있다고 했지? 만렙 시 태초에 도달한다는 또 무슨 내용이야”

 

  확실한 한 가지는 지금까지 모두가 몰랐던 스텟에 만렙이 존재한다는 내용이었다. 웹툰 속 주인공처럼 들 끈 마음이 온몸을 뜨겁게 만들었다. 토스트를 한입 베어 물던 중 식탁 위에 올려둔 핸드폰에서 승환이에게 전화가 왔다.

 

  “야 김지호 다음 주 스텟 만들 거 자료 찾아와”

 

  “승환아 미안하다. 나 잠시 좀 떠나있어야겠다”

 

  “미친…”

 

  마지막 글자는 듣지 않아도 뻔하지만 전화를 끊으며 한 가지 굳은 결심을 했다. 지능과 언어 관계 스텟을 열심히 올려서 대기업 취직을 목표로 잡고, 그 이후에는 모든 것을 끊고 만렙을 찍을 것이다. 결국 지구 최초의 사람으로 다양한 TV에 출연해 돈을 벌고, 광고비도 몇억 대를 유지하면서 대통령 선거까지 출마할 계획이 한순간에 그려지며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재 스텟을 제대로 알아야 했다. 올린다는 개념 외에는 하나도 몰랐다. 스텟창을 다시 열어 종이 위에 잠재 스텟 이름과 특성을 적었다.

 

  “6시간마다 스텟 10을 올릴 수 있다, 만렙 시 태초에 도달한다라.”

 

  하루가 24시간으로 6시간마다 10스텟씩 올릴 수 있다면 잠을 자지 않고 최대 4번을 올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은 스텟을 올리다가 내가 먼저 죽을 것이다. 우선은 3번으로 정해야겠다. 오늘 아침 8시에 올렸기에 다음 시간은 2시에 올리면 된다. 2시까지는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늦잠만 자지 않는다면 오늘 루틴으로 계속 스텟을 올릴 수 있다. 하루에 30스텟씩 일주일 동안 돌리면 210스텟을 얻는다. 미쳤다. 벌써부터 꽃길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스텟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어디에 먼저 투자를 하는지도 매우 중요했다.

 

  “하, 대기업? 아냐 요즘은 운동선수도 돈 많이 벌던데 그거는 더럽게 힘들잖아 언어만 미친 듯이 찍어서 외교부로 나갈까? 하나에만 몰빵해야 해 분산해야 해 고민이네”

 

  행복한 고민이 방안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을 때 2시까지 10분채 남지 않았다. 우선은 지능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 앞으로 연애를 하거나 취직을 할 때 우선적으로 지능 스텟은 평균적이어야 사람 취급을 받는다.

 

  “우선 지능 올리고 언어 올리고 관계 올려야겠다. 그런 다음에 나중에 힘하고 창의 올려야지 괜히 처음에 힘을 올렸나.”

 

  아침에 힘을 올린 기억이 잠깐 걸렸지만 괜찮았다. 시간은 앞으로도 많이 남아있다. 정확히 2시가 되자 하나의 알림 창이 올라왔다.

 

  ‘어떤 스텟을 올리시겠습니까?’

 

  나는 망설임 없이 지능 스텟 10을 올렸고, 스텟창에 지능 스텟이 30으로 찍혔다. 무슨 운으로 내가 이런 잠재 스텟을 얻었는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컴퓨터를 켜고 중소기업부터 대기업 스텟 기준표를 봤다.

 

  “중소기업이면 일주일 뒤면은 들어갈 수 있고 대기업은 이 주일 정도면은 충분하겠다”

 

  여러 가지 목표를 적었다. 약간의 아쉬움은 6시간마다 하나밖에 올릴 수 없었고, 6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노가다로 만들어진 내 성격은 이 정도에 굴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이 세상의 최초의 사람이 될 것이다. 누구도 나를 건들 수 없고, 내가 곧 세상이다.

 

  “지호 학생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재고 정리 똑바로 안 해?”

 

  아직은 때가 이르지만 말이다.

 

  “네, 사장님 죄송해요 오늘 토마토 주스 재고 30개 받아야 한다고 본사한테 전화해둘게요”

 

  사장님은 나한테 언젠가 사인을 받는 날이 올 것이다. 일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이제 대통령 선거까지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트럭에서 나오는 물건 재고를 넣고, 숫자를 세서 입력하니 어느새 시간은 8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능 스텟만 60으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다른 스텟에는 관심도 갖지 않았다.

 

  “지호 학생 내일은 일찍 좀 나와줘 어제 내가 점심으로 편의점 음식 준거 기억하지? 그걸로 내일은 퉁치자”

 

  “네!”

 

 기분은 하나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잡일을 해야지 체감 시간은 더 빨라지는 거를 느꼈다.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에서 연인들이 손을 잡고 스킨십을 해도 기분이 좋았다. ‘코리아’ 건물이 햇빛을 등지고 서 있어서 그런지 더 어두워 보였다. 지하실로 향하는 계단을 바라만 봐도 좋았다. 집안에 들어와 누구 하나 반기지 않았지만 뜨거운 공기를 숨기고 있는 기분이었다. 옷을 대충 걸고 바닥에 누워 10분 동안 쉴 새 없이 웃었다. 그리고 스텟창을 열어봤다. 다시 숨도 안 쉬고 웃었다. 스텟창을 열어 행복하게 읽었다.

 

  “스텟을 올리는 소년이 성장할 때마다 잠재 스텟 능력도 올라간다”

 

  잠재 스텟은 이렇게 쓰여 있었다.

 

  ‘스텟을 올린 소년은 5시간마다 스텟을 10씩 올릴 수 있습니다’

 

  인생이 쉬워 보인다. 고작 사장 말 잘 들었다고 해서 능력이 올라갔다.

 

  앞으로 모습이 상상되며 선포했다.

 

  “인생역전 지금부터다.”

 

  ****

 

  지능(40)

 

  힘(30)

 

  창의(20)

 

  언어(20)

 

  관계(20)

 

  // 스텟을 올리는 소년은 5시간마다 스텟을 10씩 올릴 수 있습니다, 만렙 도달 시 태초에 도달합니다 //

 

 

 
작가의 말
 

 이번 작품은 저도 몇화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네요...ㅎㅎ 너무 유치하게만 흘러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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