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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기현상 칼럼니스트
작가 : ILooK
작품등록일 : 2022.1.21

생방송 중 실종된 스트리머, 사랑에 온 몸과 마음을 불태우는 사람, 아름다운 형상과 함께 나타난 알 수 없는 전염병 그리고 갑작스레 아귀가 되어 나타난 조상까지. 이미 일어났으나 아직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단편 형식의 짧은 호러 소설과 이를 마무리 짓는 칼럼 방식의 이야기입니다.

#공포 #미스테리 #괴이 #한국 #전설

ilook.at.the.light@gmail.com

 
1-3. 반쪽이
작성일 : 22-01-24 22:18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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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화면에 잡히지 않는 아씨의 두 손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기 시작했다.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리며 온기를 낚아채 차갑게 식었다.

 

 분명 땀이 흘러도 자동으로 쾌적한 상태가 유지되는 신소재 옷감이라 했는데, 아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냉기로 이루어진 땀으로 범벅이 된 기분이었다.

 

 

 「잠깐만! 아씨가 피 냄새래!」

 「뭐? 농담할 때가 아니잖아! 아씨, 얼른 내려가!」

 「누가 경찰 좀 불러라!」

 「주작작주작작주작작주작작」

 

 

 아씨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혹시 누가 숨어있을지 몰라 야간 투시경 모드로 급하게 바꾼 뒤 칼리반을 작동시켰다.

 

 검은색의 매끈한 그립이 손에 고정된 순간 순식간에 3단 봉이 튀어나왔다.

 

 혹시나 싶어서 다니는 호신용품이었으나 아씨가 지금까지 칼리반을 작동시킨 건 지금을 포함해 딱 다섯 번이었다.

 

 두 번은 지레 놀란 탓이었고 두 번은 팬을 자칭한 스토커 때문이었다.

 

 

 아씨는 칼리반의 감촉을 느끼며 크게 숨을 들이 마시었다가 내쉬었다.

 

 혹시 누군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씨가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으나 야간 투시경에는 아무것도 잡히는 게 없었다.

 

 심지어 사방이 모두 초록색 덩어리로 보여 뭐가 나무이고 뭐가 풀숲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한숨을 내쉰 아씨가 야간 투시경 기능을 끄고 레이저 스캐너를 작동시킨 뒤 왔던 방향을 되돌아가며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천천히 움직였다.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5분만 기다리면 경찰이 올 것이다.

 

 

 믿을만한 구석이 생기니 잔뜩 긴장해 딱딱하게 굳었던 근육이 조금씩 유연하게 움직였다.

 

 빠른 발걸음으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레 움직인 결과 아씨는 아무런 일 없이 이미 갈변한 첫 번째 웅덩이를 지나 오솔길 초입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제야 한숨을 내쉰 아씨가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하아…”

 

 

 아씨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웠다.

 

 온몸이 여전히 안쓰러울 정도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두 눈은 충혈되었다.

 

 그런데도 한시름 놓은 아씨는 이제야 채팅창에 시선을 돌렸다.

 

 도망치라는 이야기와 무섭다는 이야기가 다수였고 응원하는 댓글도 많이 보였다.

 

 아씨의 눈가가 붉어지며 물기가 어렸다.

 

 자신을 이렇게 걱정해주고 응원해줄 줄 몰랐던 탓이다.

 

 

 “여러분, 고마워요.”

 

 

 반쯤 갈라지고 형편없이 떨리는 목소리.

 

 작지만 진심이 듬뿍 담긴 감사에 채팅창에서는 감동의 물결이 술렁였고, 이 순간 시청자들은 새로운 스타 스트리머의 탄생을 축하했다.

 

 무사히 산에서 내려가기만 하면 그는 순식간에 수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중형 스트리머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오솔길을 따라 홀로 중얼거리던 ‘서울 내 집 내산’이 가능한 수입 역시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아씨는 꿈에 부풀었다.

 

 

 “자, 그럼 이 찝찝한 산을 내려가 볼까요?”

 

 

 「근데 아씨, 칼리반 지금까지 작동 시켜 놓은 거면 곧 경찰 들이닥치는 거 아냐?」

 

 

 “악!”

 

 

 순간 당황해 스마트워치로 칼리반의 전원을 끌 생각도 못한 아씨가 긴급정지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반동도 없이 삼단봉이 그립 안으로 접혀 들어가고 손을 감고 있던 밴드 역시 착착 감겨 빨려 들어갔다.

 

 

 “이미 2분 지났겠지? 아, 어떡해!”

 

 

 「빨리 경찰에 연락해!」

 「아씨께서 연행되신다! 훠이! 물럿거라!」

 「ㅋㅋㅋㅋㅋ슈퍼스타 스트리머, 꿈을 이루고 격리 행ㅋㅋㅋㅋㅋㅋ」

 

 

 아씨가 울상을 짓는 모습을 바라보며 시청자들은 그가 짜증 날 정도로 놀렸다.

 

 많은 이들이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하고 또 동시에 긴장이 풀리니 자신도 모르게 과한 어투를 사용하거나 웃기지도 않는 농담을 던졌다.

 

 아씨가 이를 탓하지 않은 건 본인 역시 이들과 비슷한 심정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아씨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싶었다.

 

 

 게다가......

 

 아씨는 화면 한쪽 구석을 흘끗 쳐다봤다.

 

 오솔길 진입 당시보다 더 많은 시청자가 들어와 있었다.

 

 가상현실에 접속한 시청자의 수는 훨씬 줄어 있지만, 오히려 오컬트, 미스터리 스트리머로써 뿌듯한 수치였다.

 

 그만큼 무서웠다는 이야기니까.

 

 

 “우선 경찰한테 연락부터…”

 

 

 쿵

 

 

 “??”

 

 

 저 멀리 산 정상에서부터 희미하게 무언가 충돌하는 소리가 났다.

 

 시청자들은 저마다 채팅을 쓰느라 인지하지 못한 것 같았지만 현장에 있는 아씨는 기민하게 그 소리를 포착했다.

 

 잠시 의아한 마음이 들었으나 어쩌면 멧돼지가 추락하거나 아니면 야생동물이 돌을 들이받아 돌이 굴러떨어졌을지도 몰랐다.

 

 

 아씨가 잠시 말을 끊고 먼 산을 바라보자 시청자들이 5살 어린아이처럼 참지 못하고 무슨 일인지 알고 싶어 그를 닦달했다.

 

 

 “별일 아니에요. 산 저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 것 같아서… 빨리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겠어요. 안 그러면 진짜 허위신고로 격리당할지도 몰…”

 

 

 쿵

 

 

 아까보다 조금 더 큰 소리였다.

 

 소름이 돋은 아씨가 재빨리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몸을 틀어 앞을 주시했다.

 

 장난을 치던 시청자마저 글 쓰는 걸 중지하고 아씨가 바라보는 방향을 유심히 살피는 바람에 채팅창은 물음표를 제외한 나머지 글은 삽시간에 소강상태가 되었다.

 

 

 잠시의 정적이 지난 후 아씨는 자신이 과민반응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분명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산 정상에서는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시 심호흡을 한 아씨는 어서 이 산을 벗어나는 게 자신의 정신건강에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러다 유명세에 짓눌리기 전에 신경과민에 걸릴지도 몰랐다.

 

 

 

 아씨는 떠드는 것을 중지하고 멈춰있던 발을 부지런히 놀려 오솔길 초입을 벗어났다.

 

 그러자 익숙한 등산로가 보였고 지체 없이 하산 길에 올랐다.

 

 

 “내가 오늘 좀 신경이 예민한가 봐요. 자꾸 헛소리를 듣는 것 같아.”

 

 

 재차 창백해진 얼굴로 겨우 미소 지은 아씨가 시청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산을 터벅터벅 내려갔다.

 

 시청자들도 이마에 땀이 맺히고 안색은 창백해 안쓰러운 몰골이 된 그의 주위를 돌리기 위해 일부러 밝은 이야기를 하거나 너스레를 떨었다.

 

 

 쿵

 

 

 그러나 그 모든 보람도 없이 정체 모를 소리는 아까보다 한층 더 크게 들려왔다.

 

 산에서 내려가던 발길은 멈췄고 순식간에 아씨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시청자들 역시 또렷하게 들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수의 시청자가 아씨에게 산 밑까지 뛰라고 써 올렸으나 이미 머릿속이 새하얘진 그는 채팅창을 읽을 겨를이 없었다.

 

 

 그때였다.

 

 

 【어? 미친!! 아씨! 뛰어!! 뒤돌아보지 말고 뛰어!!】

 

 

 가상현실에 접속해 있던 시청자가 애청자 기능 중 음성 채팅 기능을 통해 급히 말을 전달했다.

 

 초창기부터 아씨의 골수팬으로, 적은 돈이라도 주기적으로 후원해 주는 이라 방송 구독자라면 모두 다 아는 터줏대감이었다.

 

 다급함이 느껴지는 음성에 다수의 시청자가 가상현실로 접속했다.

 

 아무리 화질이 좋다지만 화면에서는 가상현실만큼 스트리머의 주변 상황을 알기 어려웠다.

 

 

 쿵

 

 

 이번에는 땅을 통해 미세한 진동까지 느껴졌다.

 

 한층 커다래진 소음을 통해 아씨는 정체 모를 무언가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시청자들은 도망가라며 성화를 부렸고 그 모든 걸 모르지 않는데도 아씨는 움직이지를 않았다.

 

 아니, 움직이지 못한 것이다.

 

 끔찍한 두려움에 온몸이 굳어버리는 바람에 머릿속에서 아무리 몸을 움직이려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

 

 

 【아씨!!! 뛰어!! 도망가!!】

 【언니!】

 【정신 차려!!!】

 

 

 음성 채팅이 물밀 듯이 재생되었다.

 

 급하게 가상현실에 접속한 이들이 아씨의 뒷배경을 촬영하는 드론을 통해 마지막으로 들린 소리의 근원지를 확인한 것이다.

 

 

 “끕, 흐윽”

 

 

 아씨는 덜덜 떨리는 몸을 이끌고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

 

 다리 근육이 굳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탓에 느릿느릿 걷는 것이 최선이었다.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어 아씨는 몸에 무거운 짐을 잔뜩 지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귓가에서는 빨리 뛰라는 재촉이 끊임없이 울렸고 두려움으로 호흡은 가빴다.

 

 다행히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몸은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딱딱하게 굳어 삐거덕거리던 관절과 근육에 점차 힘과 유연성이 더해져 속도가 빨라지더니 아씨는 산속을 구르듯이 뛰어 내려갈 수 있었다.

 

 

 쿵

 

 

 더 가까워진 충격음.

 

 뛰고 있음에도 아씨는 운동화를 뚫고 발바닥을 타고 오르는 진동을 느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시야가 마치 취했을 때처럼 흔들렸다.

 

 머리는 쪼개질 듯 아팠고 움직이는 팔다리가 천근만근이었다.

 

 다리 근육은 팽팽하게 당겨지고 딱딱하게 굳어 발을 내디딜 때마다 통증을 수반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으나 산의 입구까지 뒤를 돌아보지 말고 달리라는 목소리들이 그를 채찍질했다.

 

 

 아씨가 숨이 넘어갈 것처럼 달리는 와중 시청자 역시 두려움으로 인해 흥분 상태에 빠져 다들 제정신이 아니었다.

 

 일종의 집단 광기 상태이자 트랜스 상태와 비슷했다.

 

 특히 가상현실에 접속한 이들이 보고 있는 상황을 일반 화면으로 보고있는 시청자 역시 목격하게 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새까만 산 중턱까지 내려온 ‘그것’은 흡사 겹겹이 쌓아 뭉쳐놓은 새빨간 천처럼 보였다.

 

 나무 사이에서 껑충 뛰어오른 그것은 하늘 꼭대기를 뚫을 듯 한참을 치솟았는데, 카메라가 비추는 화면의 거의 끝자락까지 닿을 정도였다.

 

 그러더니 중력을 이긴 것처럼 공중에 한참 떠 있다 추락했다.

 

 그림 속 크레파스로 그린 유성우를 현실로 가지고 오면 저런 모습일까.

 

 그 알 수 없는 존재가 떨어질 때 새빨간 천이 꼬리를 남기듯 바람에 나부꼈다.

 

 완전히 모습을 감춘 그것은 칠흑 같은 산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거대한 소음은 그 이후에 들려왔다.

 

 

 쿵

 

 

 몇몇 겁 없는 시청자는 가상현실에 접속해 저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인하려 화면을 확대하고 기다렸다.

 

 그리고 솟아오르는 그 기괴한 것의 정체를 확인했을 때ㅡ...

 

 

 사람들은 기이하고 소름 끼치는 모습에 비명을 지르고 기절하거나 구역질을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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