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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재단의 D계급 인원 사용방법
작가 : 감자옥
작품등록일 : 2022.1.24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엔, 특이점이라 불리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귀신 들린 폐병원, 끝없는 미로, 사람 죽이는 장난감, 등.
일반적인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
재단은 이러한 특이점들을 그러모아 안전이 보장된 공간에 봉인하는 일을 한다.
하지만 안전한 공간은 한정 되있고, 특이점은 나날이 늘어만 가는 상황.
그런 특이점들을 소멸시키기 위해서 재단은 오늘도 실험을 한다.
언제든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D계급의 인원으로.
그리고 나는, 그런 재단의 D계급 인원이다.

 
학교에 갇혔다(1)
작성일 : 22-01-24 17:14     조회 : 169     추천 : 0     분량 : 5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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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은 날이었다.

 그러니까...

 

 “의자야, 허리 똑바로 펴지 못하니?”

 “미, 미안...”

 “이 누님의 교육이 부족했던 거야? 그래서 말을 안 듣나?”

 “으윽... 으으윽!”

 “푸하하하! 야, 얘 봐. 트월킹 제대로 하는데? 이것도 네가 가르친 거냐?”

 “아씨! 야! 허리 펼 거면 펴고, 말 거면 마! 들썩거리지 말고!”

 “으윽... 미, 미안해...”

 

 내가 여자 일진들의 의자 노릇하면서 지내던, 그런 날 말이다.

 가끔은 좀 심한 짓을 할 때도 있었지만, 나는 나름 만족하면서 지냈었다.

 남자 일진들한테 붙들려 괴롭힘당하는 것보단 나았으니까.

 남자 일진들한테 당하는 애들을 옆에서 보고 있자면, 그 잔인함에 절로 몸이 떨릴 정도였다.

 

 “야, 담 수업 사탐인데, 쨀래?”

 “난 그냥 엎드려 자고 싶은데...”

 “나 이번 달 벌점 아슬아슬해서 좀 그럴지도?”

 “그러지 말고~ 자 봐봐. 내가 이번에 아는 언니들한테 받아온 게 있거든?”

 

 가방에 손을 집어넣고 뒤적거리다 나온 하얀색 갑, 하나.

 그것을 슬쩍 보여준 애의 얼굴이 득의양양해지더니, 잽싸게 손을 다시 가방에 집어넣는다.

 

 “이거, 프랑스 다녀오면서 산 거래! 어때, 맛 궁금하지 않아?”

 “프랑스? 프랑스가 유럽이던가?”

 “이 멍청한 년아! 그런 것도 모르냐? 파리! 에펠탑!”

 “아! 아아! 거기가 거기였어?”

 

 대화의 방향은 결국, 수업을 째는 것으로 흘러갔다.

 당연하게도 그들의 의자인 나도 포함해서 4인은 그대로 교실을 나가게 되었다.

 

 “야, 누가 오면. 알지?”

 “어, 응. 알았어.”

 

 일부러 구석진 곳에 있는 화장실로 온 그들.

 나를 화장실 문 앞에 세워두고는 그대로 안으로 사라진다.

 

 “수시로 확인할 거니까, 멋대로 사라지진 마라.”

 “아, 안 사라져...”

 

 볼을 꼬집으며 얼굴을 가까이한 뒤, 으르렁거린 애를 마지막으로 전부 화장실로 들어갔다.

 순식간에 적막이 감돌게 된 복도.

 문 너머로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기댄 벽의 싸늘함 때문인지, 적막감이 더 크게만 느껴진다.

 

 “하아...”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었을까.

 소심하고, 키도 작고, 여자애처럼 생겼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지만.

 그래도 이러진 않았었다.

 나름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해왔다.

 그런 내가 여자 일진들의 장난감이 된 계기는, 단순했다.

 영웅심.

 그래, 영웅심 때문이다.

 나는 히어로물을 상당히 좋아한다.

 아니,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동경해왔다.

 현실의 나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한 그들을 동경했다.

 특히나 변신 계열의 히어로를.

 혼자서 복면이나 가면을 뒤집어쓰고 영웅 흉내를 냈을 정도로, 나는 영웅이 좋다.

 

 그날도 그랬다.

 그 전날 정주행이 끝난 히어로 드라마의 여파로 히어로 뽕이 가득 차 있었던 나는, 여자 일진들의 타겟이 되어 괴롭힘을 받는 여자애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솔직히 졸렬한 생각이었다.

 같은 남자를 상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여자를 상대하겠다니.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만약 우리 반의 일진 무리가 남녀 혼성 그룹이었다면, 당시의 나는 나서지 않았을 것 같다.

 어쨌든 당시의 나는 그들에게 대항했고, 괴롭힘을 당하던 여자애를 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내가 왜 나섰는지 후회가 들 때도 있지만, 그럴 때는 히어로 물을 보며 자위하곤 했다.

 그러면서 이런 다짐을 하기도 했다.

 

 “야, 있냐?”

 “어, 어! 있어!”

 

 내 힘으로 이들을 바꿔보겠다고.

 그들을 일진이 아니라 평범한 학생으로 바꿔보겠다는 마음.

 많이 고된 일일이고, 여러 시련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아직 그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그 노력 덕분일까?

 언제는 그들이 되려 먹을 것을 사준 적도 있었다.

 그땐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꺄아악!”

 

 그때, 갑작스레 울려 퍼진 비명이 복도를 울린다.

 화들짝 놀라며 화장실 문을 바라보니,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불렀어?”

 “꺄아아아아!”

 “거미! 거미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난리를 피우는 1인과 그런 애를 가리키며 연신 거미를 외치는 2인을 볼 수 있었다.

 

 “야! 거미! 거미 좀 잡아봐!”

 “어? 어어! 알았어!”

 

 자세히 바라보니,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고 있는 애의 머리에 내 주먹만 한 무언가가 붙어있는 것이 보였다.

 거미라고 하니, 거미겠지.

 

 “이, 일단 가만히 좀 있어 봐! 내가 잡을게!”

 

 그래도 난리 치는 애를 붙잡은 뒤, 거미의 몸통을 잽싸게 잡았다.

 손안에서 터지지 않게끔 아귀힘을 조절하고 떼어내는데, 머리카락이 딸려온다.

 그에 다른 손으로 머리카락을 잡고 떨어트려 놓으려는 순간!

 

 “꺄아아!”

 

 머리를 거칠게 흔들며 다시 난리 치는 애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을 주게 되었고.

 거미와 함께 머리카락을 뜯어버리고 말았다.

 얼마 안 뜯긴 했지만, 그래도 일진의 머리카락을 뜯은 거라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뭐해! 잡았으면 죽여!”

 

 뒤에서 구경하고 있던 애들이 호들갑을 떨며 내 앞에 있던 애를 데려갔다.

 

 “앗! 따가!”

 

 때마침 거미를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정신을 차린 나는 화장실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 휴지를 대량으로 뜯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거미를 감쌌다.

 

 “뭐라도 없나...”

 

 이렇게 큰 거미는 나도 처음이라, 밟아 죽이기엔 조금 꺼려졌다.

 그래서 때려 죽일만한 것을 찾아 둘러보는데, 일진 애들과 눈이 마주쳤다.

 

 “밟아버려!”

 

 어쩔 수가 있나.

 애들이 빨리 죽이라는데.

 조금 꺼려지긴 하지만 밟아 죽이는 수밖에.

 

 콰직-

 

 아니나 다를까.

 신발 밑창에서 느껴지는 불쾌함에 인상을 있는 대로 찌푸린 나는, 좌변기의 커버를 올리고 그 위에서 밟은 발을 흔들었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거미와 휴지의 혼합체에, 결국 손까지 사용하게 되었다.

 조심스레 휴지 부분만 집어, 그것을 밑창에서 떼어냈다.

 그리고는 그대로 변기 속으로 골인.

 

 “응?”

 

 빠르게 변기 물을 내리면서 본 변기 속.

 검붉은 색이 퍼지다 말고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본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거미 피가 원래 붉은색인가?’

 

 거미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이건 좀 이상했다.

 

 ‘알게 뭐람.’

 

 휴지를 북북 뜯어 신발 밑창을 닦아간다.

 도중에 신발을 벗고 하는 게 낫지 않았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개를 내저어 그 생각을 애써 부정했다.

 

 “야, 어떻게 됐어?”

 “어, 어? 아, 잘 버렸어.”

 “또 있을지도 모르니까, 뒤져봐! 보이면 바로 죽이고!”

 “어, 어. 알겠어.”

 

 그리고는 저들끼리 떠들기 시작한다.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학교와 화장실 관리자를 씹어대는 그들.

 그런 그들을 뒤로하고 나는 화장실을 뒤져갔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점심시간이 되었다.

 

 교실 안.

 

 “아- 밥맛 없어.”

 “아— 조퇴 마렵다...”

 “그냥 매점이나 갈까?”

 “밥맛 없다니까?”

 “야, 나 머리 좀 봐봐. 괜찮냐? 이상한 거 없어?”

 “몇 번째 물어보는 거야. 없다니까.”

 “하- 시바. 집 가서 머리 감고 싶다.”

 “야, 그래도 뭐라도 먹어야 하지 않겠냐?”

 

 자기 할 말만 하던 대화가, 어느 순간 다 같이 학교를 씹는 것으로 바뀌었을 즈음.

 날카로운 비명이 유리창을 넘어 교실에 울려 퍼졌다.

 그에 교실에 남아있던 인원이 벌떡 일어나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움직인다.

 

 웅성웅성

 

 소란의 근원지는 창밖의 운동장에 있었다.

 교실이 시끄러워지니, 짜증이 났던 걸까?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여자 일진 무리가, 인파를 헤치며 창가로 다가갔다.

 

 “저게 뭐야?”

 

 검붉은 파도.

 말 그대로 파도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운동장에 나와 있던 사람들을 덮치고 있었다.

 

 “뭐야... 운동장에 웬...”

 “...? 야, 저거 있잖아. 버, 벌레 아냐?”

 “벌레... 라고?”

 

 그때,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던 남학생 하나가 몸서리치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면서 떨리는 손으로 주변 친구들에게 자신의 폰을 넘겼다.

 

 우당탕

 

 현기증이 인 듯, 책상을 부여잡으며 쓰러지는 그.

 그런 그의 모습에 괜찮냐며 다가오는 이들과 그가 넘긴 폰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들로 반응이 나뉜다.

 그리고 폰으로 시선을 돌린 이들이 초점을 운동장의 검붉은 파도에 맞추는 순간.

 

 “꺄아아악!”

 “미친! 저게 뭐야!”

 

 그것은 거미로 이루어진 파도였다.

 소름 끼치게 생긴 그 모습에 비위가 약한 이들이 갖가지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그건 일진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휘이잉~

 

 때마침 불어온 강풍에, 파도가 크게 출렁인다.

 파도에서 떨어져 나온 거미들이 하늘을 유영하며 이쪽으로 날아오는 게 보였다.

 점점 다가오는 거미 무리에 기겁한 이들이 하나같이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인다.

 

 “야, 야! 창문! 창문 닫아!”

 

 그 와중에 정신을 차린 누군가가 소리쳤고, 용기 있는 몇몇이 재빨리 달려가 창문을 닫았다.

 

 퉁 투두두두둥-

 

 2층 높이의 창문에 부딪히는 거미들.

 그 기분 나쁘게 소름 끼치는 광경을, 우리는 그저 떨면서 지켜봤다.

 

 “읍! 우웩-!”

 

 창문에 새겨지는 거미들의 흔적이 점점 늘어난다.

 몇몇 개체들은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체액을 뿜거나 했는데, 그러면서 거미줄도 같이 뿜어냈는지, 뒤이어 날아온 거미들이 그대로 창문에 붙어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비교적 작은놈부터 주먹만 한 놈까지.

 창문에 엉겨 붙어 꿈틀거리는 광경은, 그야말로 끔찍 그 자체였다.

 

 “도, 도망가야 하는 거 아냐?”

 “도망? 어디로?”

 “선생님. 선생님 좀 불러와!”

 “버, 벌레 방역 전문 회사 이, 이름이 뭐였지? 세, 세 뭐였던 것 같은데...”

 “거미는 벌레가 아니라 동물이야!”

 

 기이한 현상에 너나 할 것 없이 패닉에 빠져버렸다.

 빈 곳을 찾는 게 힘들 정도로 창문이 거미들의 것들로 채워져 간다.

 그때, 누군가 교실 문을 세차게 열어젖히고 안으로 난입해 들어왔다.

 

 쾅!

 

 들어왔을 때만큼이나 거친 기세로 문을 닫아버리는 난입자.

 문고리를 부여잡고 있는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헉... 허억...!”

 

 거친 숨을 내쉬며 문에 나 있는 작은 창 너머로 밖을 힐끗한 난입자.

 이내 안색이 파리해진 채, 주춤주춤 몸을 뒤로 물린다.

 

 “선... 생님...?”

 

 학생들의 부름에 흠칫 놀란 그.

 그러자 창백한 얼굴엔 어색한 미소가 걸리고 입엔 사과와 변명의 말이 장착된다.

 발부터 시작해서 머리까지.

 문을 향해 있던 것들이 방향을 돌려 학생들을 바라보고, 마지막까지 문을 바라보고 있던 선생의 눈이 끝내 시선을 돌린다.

 

 “얘들아, 미안. 놀랐지? 밖에 거미들이 돌아다-”

 

 선생의 눈이 학생들의 뒤편에 있는 창문을 바라보고, 창문을 뒤덮고 있는 거미들을 인식하기까지.

 그리고 현 상황을 뇌가 받아들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니고... 읍! 웨에에에엑!”

 

 휘청이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토악질을 해대는 선생.

 쓰러지듯 근처의 책상을 부여잡은 그가 고개를 숙인 채, 연신 토악질을 한다.

 그런 그를 향해 상태가 비교적 괜찮은 학생 몇몇이 다가갔지만, 얼마 못 가 그들의 발걸음이 멈추고 말았다.

 

 “서, 선생님...”

 

 선생의 흰 셔츠에 달라붙어 있는 검붉은 색의 거미.

 생각보다 커다랗고 끔찍한 거미의 모습에, 다가가던 학생들이 되려 뒷걸음질을 칠 때.

 

 깜빡-

 

 교실이 일순 어둠에 잠겼다 돌아왔다.

 

 “....”

 

 빛이 돌아왔을 때.

 우리는 모두 홀린 듯이, 천장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바닥에 그려진 그림자의 주인공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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