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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밤을 가질 때
작가 : sat0523
작품등록일 : 2022.1.18

구미호와 인간의 사이에서 태어난 희귀 혼혈인 해나는 능력이 발현되지 않아
평범한 인간들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중 납치당한 실험실 안에서
불완전한 구미호로 강제 각성을 겪으며 제어할 수 없는 폭주에 시달리게 된다.

마녀를 사랑한 죄로 루만으로부터 추방당한 왕자,
유진을 유일하게 받아 준 한국에서의 첫날 밤.

유진은 자신의 방에 침입한 해나를 제압하지만 폭주로 인한
페로몬에 노출되고 그녀와의 밤을 보내게 되는데.

 
03 왕자 추방당하다.
작성일 : 22-01-20 14:34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6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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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유진은 고급호텔의 고층에 위치한 룸 앞에 멈추어 섰다. 수행비서는 카드키로 문을 열어준 뒤 물러나버렸고 홀로 남겨진 채 낯선 공간 안으로 들어섰다.

 

 

 

 

 고급스럽게 꾸며진 방 안은 유진을 위한 배려인지 제법 루만의 왕성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일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으나 앞으로 견뎌야할 향수를 달래기엔 부족해보였다.

 

 

 

 

 갈증을 느껴 냉장고를 열어보니 인간들의 음료들로 가득 차있었다. 비행 중 맛을 보았던 눈에 익은 캔 맥주를 하나 꺼내 손에 들고는 창가로 향한다.

 

 

 

 

 손님의 안전을 위함인지 창밖을 볼 수 없도록 덧씌워놓은 철제 덮개를 벗겨낸 유진이 유리창 너머를 향해 황홀한 시선을 보낸다.

 

 

 

 처음 보는 도시의 빌딩으로 가득한 야경은 화려하고 아름다우나 그녀와 함께하던 루만의 황홀했던 밤하늘에 비하면 삭막하기 그지없었다.

 

 

 

 

 창 밖 저 너머의 빌딩 숲으로부터 느껴지는 외로움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현재로선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만 하는 슬픔이란 감정에 막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거꾸로 추락하는 여자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녀는 빨갛게 충혈 된 눈으로 분명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련히 가슴을 저미게 만드는 그녀의 슬픔이 안드레아를 떠올리게해 그녀의 모습이 겹쳐보이기 시작했다.

 

 

 

 

 멈춘 듯 했던 시간은 다시 빠르게 그녀를 바닥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했고 유진은 생각할 새도 없이 창문을 뚫고 그녀를 따라 몸을 날렸다.

 

 

 

 

 잡힐 듯 그녀를 낚아채려 팔을 휘두르지만 아슬아슬하게 닿지를 않고 거의 바닥에 충돌하기 직전 그녀의 추락 속도를 따라잡고서 유진이 그녀의 발목을 잡아채려는 순간이었다.

 

 

 

 

 믿을 수 없는 몸놀림으로 그녀는 유연하게 몸을 비틀어 가볍게 바닥 위로 착지했다.

 

 

 

 

 ‘사람이 아니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제법 당황해 아슬아슬하게 불안한 착지를 하는 사이 그녀가 헛웃음을 터뜨리며 유진을 향해 돌아섰다. 쑥스러운지 쭈뼛거리며 한걸음 다가온 그녀가 유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구해주려던 거였죠? 바란 건 아니지만 어쨌든 고마워요.”

 

 

 

 

 긴장하며 잔뜩 경계하던 자신이 우스워질 정도로 그녀에게 악의나 살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유진은 내민 그녀의 손으로 잠시 시선을 옮겼지만 그 뿐. 다시 그녀를 경계하는 눈빛을 머금자 무안했던지 그녀는 입술을 삐죽였고 이내 어깨를 으쓱여보이며 빠르게 손등으로 얼룩진 자신의 눈가를 훔쳐냈다.

 

 

 

 

 “죽고 싶어도 이 죽일 놈의 민첩한 몸뚱이가 본능적으로 움직여 쉽지가 않네요. 만약 다음 번에 또 마주치거든 그땐 오늘처럼 뛰어내리지 말아요. 루만의 왕자님.”

 

 

 

 

 수줍게 웃으며 그녀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려하자 유진은 자신의 정체를 알아챈 그녀의 팔목을 재빨리 낚아챘다.

 

 

 

 

 "이런. 아프잖아요."

 

 

 

 

 팔목이 아픈지 인상을 찌푸려보지만 유진은 그녀를 자신의 앞으로 바짝 당기며 가까이 얼굴을 마주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그녀의 두 눈은 충혈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붉은 눈동자임이 틀림 없었다.

 

 

 

 

 노란 달빛을 머금은 붉은 눈동자.

 

 인간외에는 특수종족들은 '모두 멸족되었다하니 인간이 아닌 그녀는 최근에서야 다시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구미호가 분명하다.

 

 

 

 

 “내가 루만에서 왔단 걸 어떻게 알았지?”

 

 

 

 

 유진의 손아귀에 잡힌 팔목을 빼내려 거칠게 잡아당기며 그녀가 유진을 쏘아보며 말했다.

 

 

 

 

 “핏기없이 창백한 얼굴에 붉은 눈동자와 입술, 저 높은 호텔에서 뛰어내리고도 무사할 수밖에 없는 신체능력에...”

 

 

 

 

 그녀는 붙잡히지 않은 다른 손으로 유진의 뺨에서부터 입술까지 그리고 그의 가슴을 천천히 쓸어내리며 훑어내다 길게 늘어진 망토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이 우스꽝스러운 옷차림. 누가 봐도 한국을 악의 무리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달려와 준 루만의 뱀파이어 왕자님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제 이 손 좀 놔줬으면 하는데... 지금 당신의 심장소리에 내 심장소리가 얹어질만큼 우리 매우 가까이 마주하고 있거든.”

 

 

 

 

 이제야 맞닿은 가슴을 인식한 유진이 탄식과 함께 손에서 힘을 풀자 그녀가 가는 팔목을 주무르며 유진에게서 물러섰다.

 

 

 

 

 기분이 퍽 상했는지 인상을 팍 쓰며 그녀가 유진의 정강이를 걷어차버리자 예상치 못한 반격에 그가 정강이를 부여잡으며 주저앉아 버리고 만다.

 

 

 

 

 “일당백이라더니. 뱀파이어 왕자도 별거 없네.”

 

 

 

 

 콧방귀를 뀌며 홱 돌아서 가버리던 그녀가 잠시 걸음을 멈췄다.

 

 

 

 

 어디선가 밤하늘을 가르며 거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직도 정강이를 움켜쥐고있던 유진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일어선다.

 

 

 

 

 큰 도로를 따라서 얼마 멀지 않은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 였다.

 

 

 

 

 인간들이 희생되고 있다던 테러조직의 처형식이 시작될 때마다 울린다는 광장의 종소리.

 

 

 

 

 “아직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는데...”

 

 

 

 

 그녀가 낮게 읊조렸다.

 

 정면을 바라보던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유진을 바라보았다.

 

 

 

 

 빛을 등지고 선 그녀의 얼굴이 어둠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유진. 당신의 환영식이 시작되는군요. 웰컴, 루만에서 온 왕자님.”

 

 

 

 

 수행원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늘게 떨리던 그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듯 했지만 그녀는 유유히 자취를 감추며 사라져 버린 뒤였다.

 

 

 

 

 종소리가 멈춘 세상을 잠시 품고있던 적막감은 이내 산산조각나 사방으로 그 파편이 튀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 의 일부가 유진에게 아프게 박혀들고 있었다.

 

 

 

 

 삼삼오오 유진의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던 인간들이 어느새 그를 완전히 에워싸고 있었다. 수근거리며 유진을 힐끔이는 그들의 시선은 마치 호텔로 향하던 길목의 그들과도 같았다.

 

 

 

 

 그 누구도 유진을 환영하는 이가 없었다.

 

 

 

 

 그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망명한 자신을 오히려 비난과 원망을 실어 한없이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맹목적인 비난만큼 사람의 감정을 피말리는 것 또한 없을 것이다. 유진은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려 돌아섰다. 이미 그들에게 에워싸여 돌아선 후에도 그 시선들을 마주해야만 했지만 지나치면 그만인 것이었다. 그리 여기며 유진이 그들의 사이로 지나치려던 순간이었다.

 

 

 

 

 “이젠 매일 우리 중에 한명을 죽이겠대요. 오늘도 한 아저씨가 죽었어요.”

 

 

 

 

 

 유진의 발목을 잡은 건 어린 여자아이의 순진무구한 목소리와 그렇지 못한 내용의 말이었다. 울먹이며 잔뜩 겁을 집어먹은 상태였지만 아이는 제법 똑부러지는지 제 할말을 모두 이어서 꺼내들었다.

 

 

 

 

 “아저씨가 누군지도 몰랐을 때엔 이렇게 사람들이 죽지 않았어요.”

 

 

 

 

 아이가 가엾다거나 안타까워 발목이 묶인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런 동정에 가까운 감정을 배워본 적이 있던가. 품어본 적이 있었던가.

 

 

 

 

 유진은 돌아서 막아서는 수행원에게 괜찮다는 제스처를 보이며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꽤나 맹랑하다 생각했는데 역시 아이는 아이인 듯 했다. 다가갈수록 뒷걸음질 치는 아이의 두 눈을 응시하니 더 이상 굳어버린 아이와의 간격은 벌어지지 않았다.

 

 

 

 

 얼음조각처럼 온 몸이 얼어버린 아이 앞에 유진이 자세를 낮추어 무릎을 굽혀 앉자 아이의 어미가 주저앉으며 사색이 되어버렸으나 그 뿐이었다.

 

 

 

 

 “마치 내가 인간들을 죽이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들리는구나.”

 

 

 

 

 아이의 눈이 눈물로 그렁그렁해지니 목소리만 닮은 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눈매마져 닮은 탓에 지난 날 맹랑하게 어미의 복수를 다짐하던 어린 여자아이가 떠올랐다.

 

 

 

 

 어미 잃은 슬픔에 눈물을 그렁그렁하게 달고서도 겁 없이 저주를 퍼붓던 마녀아이가 겹쳐지고 있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긴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또렷하게 떠오를 줄은 몰랐다. 태어나 처음 겪었던 루만의 왕권 전쟁을 제외하고 두 손으로 셀 수 없이 많은 마녀들의 목숨을 쥐어뜯었던 그 학살의 순간들이 떠올라 유진은 온몸에 잠시 참을 수 없는 전율이 일었다.

 

 

 

 

 하지만 역시 인간은 나약한 종족, 패기 넘치던 그 마녀 아이와는 달리 이 아이는 단지 시선을 마주하고 있단 사실만으로도 소변을 지리고 쉴새없이 뿜어대던 가녀린 숨이 금세 끊어질 듯이 가빠지고 있었다.

 

 

 

 

 창백한 아이의 경련이 일고 있는 뺨을 어루만지며 유진은 최대한의 배려로 다정한 목소리를 내려했지만 기어코 아이의 눈망울은 눈물을 떨구어 냈다.

 

 

 

 

 “나는 인간을 죽이지 않는단다. 내 목적은 오로지...”

 

 

 

 

 유진은 아이의 품에 안긴 인형을 빼앗아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이의 품에 안긴 인형은 어린아이들이 아껴 품는 곰도, 토끼도 아닌 그들의 가슴 한 켠에 공포를 뿌리 깊게 박아두고 있는 자들의 형상이었다.

 

 

 

 

 “이 자들이지.”

 

 

 

 

 버닝테일.

 

 털이 풍성한 아홉 개의 꼬리를 지닌 인형이 기분 나쁜 미소를 지은 채 유진의 손아귀 안에서 봉제선이 터지며 짓이겨 졌다.

 

 

 

 

 -

 

 

 

 

 "이 밤중에 어딜 다녀오는거야? 팀장님이 하신 말씀 그새 까먹었어?"

 

 "내가 뭐 아무때나 폭주하는 줄 아나."

 

 "삐딱하게 받아들이지마. 다 널 걱정해서 하는 말이잖아."

 

 

 

 

 집에 돌아오자마자 시작된 혈육의 잔소리에 해나는 한숨을 픽 내쉬며 방문을 걸어 잠궜다.

 

 아마도 방문 앞까지 따라왔을 해윤이었지만 해나는 모른 척 침대 위로 몸을 던지다시피 드러누웠다.

 

 

 

 

 "해나야."

 

 "내가 그래도 너보다 2분은 빨리 나왔대잖아."

 

 "말 돌리지마, 정해나. 팔찌는 하고 다니는거야? 전처럼 또 폭주하면 보스도 팀장님도 이제 더는 수습 못해. 우리 쫒겨날지도 모른다고."

 

 '될대로 되라지.'

 

 

 

 

 오갈데 없는 남매를 거두어 준 곳은 아마도 청소년 보호 단체 쯤으로 짐작했었지만 스무살이 되고 성년이 되고 난 후의 그 곳은 범테러조직의 후원을 받고 있는 그들의 양성소였다.

 

 

 

 

 "팔찌하고 있냐고 묻잖아, 정해나."

 

 "내가 애도 아니고 그만 좀 간섭해! 심심할땐 코빼기도 안비치더니 이제와서 잔소리야. 하고 있으니까 그만 좀 돌아가라고!"

 

 

 

 

 빽 소리를 질러버렸지만 해나는 텅빈 손목을 보다말고 허옇게 질려버린 얼굴로 황급히 침대위에서 일어나섰다.

 

 

 

 

 '이게... 어딜 간거지?'

 

 

 

 

 있어야할 것이 없는 허전한 손목을 매만지던 해나가 오늘 자신의 동선을 되짚어보던 중 유진과 있었던 해프닝을 떠올리곤 금세 경악에 가까운 얼굴을 하고 만다.

 

 아직도 붉은 자국이 남아있을만큼 자신의 팔목을 거칠게 낚아챘던 유진의 모습이 선명히 머릿 속에 그려진다.

 

 

 

 

 '그에게 있다면 정말 낭패인데...'

 

 

 

 

 해윤이 걱정할만큼 아무때나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건 버닝테일에서 특수 제작해준 팔찌를 착용하고 있을 때나 간혹 있던 일이었지. 이렇게 팔찌없이 무방비로 있게된다면 자신도 얼마나 제 의지로 몸을 차지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해윤이 버티고 있을 거실을 통해 빠져나갈 순 없으니 작심한 얼굴로 해나가 창문의 걸쇠를 열었다. 힘껏 밀어내려다말고 유리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폭주 후의 자신의 모습이 겹쳐보여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의식없이 사랑하지도 않는 자들과 몸을 섞으며 끝내 그들의 가슴을 찢어내 간을 파내고 입안에 한가득 머금어야만 멈출 수 있는 그 저주는 끝이난 후 늘 시체의 품에 안겨 잠들어있던 현실의 공포와 누군지도 모르는 자의 품이라는 자괴감과 맞닥뜨려야만 했다.

 

 

 

 

 '다시 또 누군가를 죽이기 전에 찾아와야해...'

 

 

 

 

 피에 얼룩져있는 얼굴 따윈 털어버리고 해나가 창 밖으로 유연하게 몸을 빼내 고층의 오피스텔 난관에서 몸을 곧게 세운다. 호텔까진 그리 멀지 않은 곳, 맨발로나와 택시를 탈 수도 없으니 해나는 서둘러 난관을 따라 걸어 옆건물의 옥상으로 뛰어내렸다.

 

 

 

 

 "정해윤 저 자식때문에 내가 지금 맨발로 뭘하고 있는거야."

 

 

 

 

 씩씩거리며 해윤을 욕하면서도 빠르게 해나는 들쑥날쑥한 빌딩들을 뛰어 넘으며 쉼없이 달려나갔다. 아직은 폭주를 앞둔 징후가 나타나질 않고 있음에 안도하면서도 자신의 정체를 짐작하자마자 경계로 일관하던 왕자를 떠올리며 해나는 얼굴에 적잖은 근심을 드리우고 있었다.

 

 

 

 

 그가 머물고 있는 호텔에 다다른 해나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옥상 위를 반복해서 거닐며 팔찌를 찾아보지만 역시나 보이질 않고 난관 앞을 짚고 선 채 땅이 꺼질 듯이 한 숨을 쏟아낸다.

 

 

 

 

 "바닥에 떨어져 있을 수도 있어. 그래. 그게 더 가능성 있지."

 

 

 

 

 뒷걸음질로 난관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멈춘 해나가 고개를 잠시 끄덕이다 난관을 향해 냅다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가볍게 바닥을 딛고 도약해 뛰어올라 그를 만나기 전과 마찬가지로 난관 위를 다이빙하듯 몸을 날린 해나가 혹 끊어진 팔찌가 걸려있을 지 모를 외벽의 조형물들을 살피며 낙하하기 시작했다.

 

 

 

 

 눈동자를 빠르게 굴리는 그녀의 시선이 외벽과 동시에 원치 않는 객실 내부의 사정까지 훑게되고 썩 불쾌한 기분에 미간을 찌푸리던 찰나였다.

 

 

 

 

 

 객실을 옮겼는지 다른 위치의 방에 머물고 있는 왕자를 발견한 해나가 급히 허리를 비틀어 낙하 중이었던 자신의 몸을 층과 층 사이 볼록하니 튀어나온 경계의 장식 앞으로 밀어내 밀착시켰다.

 

 

 

 

 "지금 분명...?"

 

 

 

 

 잠시 벙쪄있던 해나가 고개를 가로 젓고는 서둘러 왕자의 객실을 향해 외벽을 따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해나의 두 눈에 비친 그는 바닥에 주저 앉은 채였고 분명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왕자의 객실에 다다른 해나가 창문 너머 그가 머물러있던 자리로 시선을 옮겨보지만 헛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핏자국만 바닥에 흥건할 뿐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어디로 사라진거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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