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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목적지
작성일 : 22-01-19 16:40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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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곳에 길은 하나밖에 없다.

 그들이 미리 알고 떠나지 않았다면, 구조상 이곳에서 그들은 그녀와 만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들은 이곳에 없다.

 

 레드는 이 상황을 이해하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시간상 그들은 이곳에서 잠들어 있어야 한다.

 그녀는 보경의 일상을 속속들이 지켜봐와서 알고 있었다.

 평소의 보경이라면 절대로 새벽에 일어나지 않는다.

 

 어찌된 일이지?

 누군가 그들에게 정보를 알려주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이 새벽에?

 도대체, 누가?

 

 레드는 응답이 없을 줄 뻔히 알면서도 속으로 되물었다.

 그들은 결코 그녀의 움직임을 알 리가 없었다.

 그녀는 항상 비밀리에 행동했고, 그런 면에서 프로였다.

 범인(凡人)이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들은 눈치를 채고서 달아났다.

 

 그들에게 조언자라도 있는 걸까?

 

 그녀는 소년을 떠올렸다.

 그는 보경을 붙잡아 오라고 지시했다.

 이곳을 알려준 것도 그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의 능력이 이런 장소를 발견한 것이다.

 이런 곳은 웬만한 정보력으로는 찾을 수 없는 장소다.

 건물도 일부러 요새처럼 지어놓은 것을 보면, 누군가 숨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장소였다.

 

 조언자.

 

 누군가 보경을 돕고 있다.

 레드는 이 장소를 보고, 그녀에게 조언자가 있으리라 짐작했다.

 그들에게 조언자가 있어야만,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레드는 납득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들에게 조언자가 있으면, 일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어디로 가든지 그녀가 쫓으면, 그들은 한 발 앞서 달아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쉽기만 할 줄 알았던 일이 점점 어렵게 꼬여갔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않는 존재감이 없는 여자,

 그녀의 부재에도 아무도 신경쓰는 일이 없을 만한 여자,

 게다가 주변에 도움을 받을 사람도 없어서 다루기 편할 것 같은 그런 여자가 필요했다.

 그래야만 그 존재가 감쪽같이 사라져도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보경이 그런 류의 여자였다.

 

 레드가 한달 동안 지켜본 결과,

 보경은 인간관계의 교류가 없다시피했다.

 활동하는 동선 또한 단순했다.

 출근하는 회사와 작은 선술집.

 간혹, 장을 보는 마트 정도가 그녀가 활동하는 범위의 전부였다.

 그녀는 특별히 친구를 만나지도, 딱히 연락하지도 않았다.

 주변에는 아무도 그녀를 신경쓰는 사람이 없었다.

 부모조차 차녀인 그녀에게 그리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녀의 부재로 누군가 의심을 품고서 찾아 나서지 않을 것이다.

 바로 보경이 레드가 찾던 인물이었다.

 그래서 레드는 그녀를 선택했다.

 

 그런데,

 레드의 생각이 틀렸다.

 조종이 쉬울 줄로만 알았던 보경이 계속해서 그녀의 예상을 벗어나고 있었다.

 외톨이라고만 생각했던 여자에게 돌연 조력자가 나타나질 않나,

 또, 누군가가 그녀에게 미리 최신 정보를 주지 않나?

 그녀가 쓰고 버려도 되는 일개 병정으로 여겼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누구도 만만하게 여겨선 안되는 거였다.

 이 세상에서 하찮은 존재란 없다는 것을 간과한 결과였다.

 레드는 자꾸만 무산되는 계획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갔다.

 

 소년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레드가 그들을 놓쳤다.

 그녀석이 눈치를 챈 것이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고 만만하게 본 것이 실수였다.

 녀석은 무시하면 안 되는 상대였다.

 

 얕보아서는 안 되었는데...........

 쯧!

 

 소년이 혀를 찼다.

 '그것'도 자신임을 망각한 탓이다.

 보잘 것 없는 인간의 뱃속에 있다고 너무 쉽게 생각했다.

 그런 것들에게 당해서 더욱 화가 치밀었다.

 분명히 그들은 「그곳」으로 갈 것이다.

 그의 감각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곳」은 그의 감각이 활동하지 못하는 유일한 장소였다.

 소년은 분노하고 또, 분노했다.

 

 새벽녘의 창밖에는 둥근달이 그의 분노를 피하려는지 차츰 자리를 떠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그의 분노처럼 타오르는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보경은 바닷가의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이 어딘지는 모른다.

 그들을 피해 무작정 달려왔을 뿐이다.

 그녀는 아주 깜깜한 밤부터 바쁘게 움직여서 상당히 피곤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그들은 어느 한산한 바닷가의 방파제에 잠시 정차하고 있었다.

 이곳은 목적지를 모르는 수호가 무작정 달려온 장소였다.

 그는 추격자들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려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내비게이션의 도착지로 표시된 주소에는 남해의 어느 항구로 적혀있었다.

 이곳은 오랫동안 차를 탄 그들에게 잠시 쉬기 위한 장소였다.

 지금은 짧은 휴식시간이다.

 

 한밤 중의 고속도로에는 달리는 차들이 없었다.

 앞을 막는 차량이 하나도 없었다.

 빛바랜 구식 스포츠카가 점점 속도를 올려 예전의 전성기때로 돌아간 것처럼 빠르게 달렸다.

 차의 주행속도가 기준치를 한참 벗어나 불안할텐데, 보경은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사당에서는 명치에 뭔가가 걸린 것처럼 계속해서 속이 불편했던 것이다.

 그녀는 이대로 계속해서 달리고 싶었다.

 달리는 차안에서는 그들이 그녀를 붙잡지 못할테니까.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해가 뜨려는지, 어스름한 새볔녘의 바닷가는 점점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잔잔한 바다에 붉은 태양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검은 바다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태양이 수평선 위로 둥글게 떠올랐다.

 푸른 바다가 빛으로 반짝거렸다.

 장엄한 순간이었다.

 

 바닷가의 해돋이를 처음 본 보경은 그 위엄한 광경에 넋을 놓았다.

 떠오르는 태양은 그 어떤 위대한 오케스트라 연주보다도 엄숙하고 숭고했다.

 그녀의 두 볼에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그제야 사람들이 어째서 해돋이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아직 수호에게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그 역시도 그녀에게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 어디를 향해 달리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어디가 됐든 우선은 그들을 피하는 게 목적이니까.

 사당에서 벗어났으니, 그들의 목적은 달성한 샘이다.

 

 바닷가의 찬바람이 보경의 몸을 싸늘하게 식혔다.

 몸이 오한이 든 것처럼 으스스 떨렸지만, 좀 더 자리를 지키고 싶었다.

 코끝에 스치는 바람의 향기는 새벽의 싱그러움을 담고 있었다.

 그녀는 바다내음을 새기듯 소중히 온몸으로 들이 마셨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이 자유로운 향기를 느낄 수 있을지 모르기에.

 

 방파제 끝에는 붉은 등대가 그들처럼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홀로 서있는 등대 앞에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먼곳을 바라보았다.

 수평선에서 멀어진 태양은 세상을 환하게 밝혔다.

 이제 세상은 완전한 제 모습을 갖추고 새로운 활기를 띄었다.

 

 “있잖아. 보경씨."

 

 한참 동안 말없이 서있던 수호가 입을 열었다.

 

 "오래전에 내가 가본 섬마을이 있어. 우연히 알게 된 곳인데, 거기 한 번 가 볼까? 여기서 멀지 않은 곳이야.”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수호는 위기의 순간마다 보경에게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마치 그녀의 수호천사라도 되는 것처럼 곁에서 그녀를 구해주고 있었다.

 

 “여기오니까 그 섬이 생각나지 뭐야? 마침 거기가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섬이라 외지인은 잘 모르는 곳이기도 해. 주민들도 많지 않아서 조용히 지내기에도 좋고 말이지.”

 

 “지도상에 없는 섬이요? 그런 곳이 있나요?”

 

 보경이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지구 위로는 수없이 많은 위성이 떠 있었다.

 이런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섬이 있다?

 그럴 수가 있을까?

 

 “나도 잘은 모르지만, 거기가 워낙 작은 섬이고, 거주자도 적다보니 사람들에게서 거의 잊혀진 마을 같더라고.”

 

 수호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대답했다.

 보경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금까지는 그저 우연히 그가 그녀를 돕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다.

 우연이 계속되면, 필연이다.

 

 보경은 그녀가 오랫동안「하이드」에서 일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인연은 우연이 아니었다.

 모든 일에는 다 그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어쩐지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겨도 될 것 같았다.

 어떤 험한 일이 있다 해도 그는 그녀를 지켜주리라.

 그의 온기가 따스하게 느껴졌다.

 

 “사장님은 어떻게 그런 곳을 알게 되셨나요?”

 

 보경이 솔직하게 물었다.

 더 이상 그의 마음을 읽지 않아도 된다.

 질문을 마음 속에 담아두지 않아도 된다.

 그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게 말이지...........아주 예전에, 그것도 우연히 알게 된 곳이라 설명하기가 좀 복잡해.”

 

 수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가 겸연쩍은지 머리를 긁적인다.

 

 사실 수호가 그 섬을 알게 된 이유는 젊은 시절 첫사랑에게 시련을 당해서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무뚝뚝한 그도 첫사랑의 시련은 견디기 힘든 상처였다.

 그에게 첫사랑이 떠나고 나니, 삶의 의미도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이 세상을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무작정 「하이드」를 떠나 정처없이 떠돌았다.

 그러다가 발길이 닿은 곳이 바로 그 섬이었다.

 그는 세계의 끝에 도달한 것이다.

 

 세계의 끝.

 

 수호가 우연히 발견한 장소였다.

 그도 삶을 놓아 버리려던 것이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의 유치한 감정때문에 발견한 장소라고 보경에게 설명하기는 곤란했다.

 눈 앞의 사랑에게 과거사를 고백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그곳이라면, 그녀와 뱃속의 생명이 편안히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외지인은 모르는 장소라 누구에게 쫓길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갈 거지? 가보면 제법 마음에 들 거야. ”

 

 보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 더 이상의 질문은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스쳤다.

 

 그는 보경을 지긋이 내려다보았다.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그의 의견을 반대하지 않고, 잘 따라주었다.

 「하이드」에서 보여 주었던 냉담함은 어느새 사라졌다.

 그녀는 한층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그를 따랐다.

 그는 이 여인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이리라.

 

 차의 시동이 켜졌다.

 엔진의 묵직한 소리가 그의 심장박동처럼 박진감 넘치게 울린다.

 목적지는 정해졌다.

 이제는 지체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목적지로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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