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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당신을 위한 단편소설
작가 : 우주안에책
작품등록일 : 2022.1.3

이야기 세상 속 당신을 초청합니다.

 
(G-1) 당신이 떠나기 2분전 (end)
작성일 : 22-01-19 13:14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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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도 아닌 10년도 아닌 고작 2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사용할 것 입니까?

 

  -010-1234-5678-

 

  “야 여기서 오늘 또 전화왔다”

 

  요즘 선거일이 가까워져서 지지율 전화가 많이 오는 거는 이상하지 않았다. 근데 요즘은 sns로 광고를 하지 누가 핸드폰 전화로 광고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심지어 요즘에는 빈도수가 점점 늘어나 아침, 점심, 저녁 따로 말할 것도 없이 걸려온다.

 

  “이거 스팸 못 먹이냐?”

 

  “그거 번호부터 이상하잖아”

 

  석호랑 호석이는 아침부터 조회시간 전부터 대빨 화가 나 있었다. 내가 아슬아슬하게 학교문턱을 넘어 교실에 들어갔을때는 이미 그 둘은 헛소리로 나를 맞이했다.

 

  “야 김지호 어떻게 매번 2분전에 도착하냐”

 

  석호는 약간의 감탄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야 니는 여기다가 전화해서 지각할때마다 사용해라 딱 너를 위한 번호네”

 

  호석과 석호는 서로가 통했는지 낄낄 웃어됐다.

 

  “뭐래, 야 그거 사채업자 전번이라는 소문도 있던데? 너 거기다가 전화하면 장기고 뭐고 다 털리는거임”

 

  지호는 자존심이 상한듯 가방을 의자에 던지며 말했다.

 

  “그리고 요즘에 누가 2분전으로 돌려, 미래를 모르면 2분이고 5분이고 그냥 쓸데없는거지”

 

  석호는 종치는 시간이 울리자 자리에 일어나며 말했다.

 

  “아 그건 모르겠고, 오늘 지수랑 1주년 아니냐? 부러운 새끼”

 

  오늘은 내가 3개월동안 졸졸 따라다니며 강아지마냥 좋아했던 내 여자친구와의 1주년이다. 빼빼로데이, 발렌타인 데이, 기념일은 생각보다 많이 챙겼지만 일주년이라는 날은 왠지 나에게 더 특별했다.

 

  “우리 지호 대단해 진짜, 어떻게 모솔에서 연애고수로 변신하냐”

 

  호석은 익숙한 듯 가방에서 책이 아닌 배개를 잠자리를 만들며 말했다.

 

  오늘 준비한 이벤트는 소소했다. 내 기준에는 생각보다 거창한데, 어떨지 모르겠다. 나는 반에서 나와 아래층에 있는 지수 반 문앞에 얼씬거렸다. 아직 조회가 끝나지 않아 학생들의 얼굴은 2분이 지날때마다 어두워졌다.

 

  “자 오늘도 사고없이 지내자”

 

  말 한마디와 무섭게 2초만에 애들 얼굴의햇빛이 방긋 올라왔다. 누가 먼저 나가랴 시합하듯 꽉 찬 교실은 순식간에 5명 남짓으로 비었다. 창가 앞자리에서 지수는 친구들과 무슨 애기가 그렇게 즐거운지 함박웃음을 피고 있었다.

 

  “오늘 끝나고 같이가자”

 

  창가쪽 자리로 다가가면서 지수에게 말했다.

 

  그제서야 나를 발견한 지수는 설레는 표정으로 말했다.

 

  “응, 당연! 오늘 끝나고 복도에서 기다릴게”

 

  이게 뭐라고, 심장이 이렇게 떨리는지 순간 뇌에서 과부화가 걸린듯 어버버 하며 말하고 나왔다.

 

  “어..그래 내가 먼저 끝나면 문 앞에서 기다릴게!”

 

  1교시 시작 종 소리와 함께 내 뇌는 오늘 일정을 생각하기 위해 잠시동안 가출했다.

 

  “오늘 6교시니깐 오늘 청소당번은 호석이한테 넘기고, 끝나자마자 시내로 가서 꽃 선물하고, 맛집갔다가, 커플티랑 인생네컷 찍자고 해야겠다”

 

  상상만해도 이미 입꼬리는 어쩔 줄 몰라했다.

 

  “지호가 수학을 웃으면서 푸는 거는 처음보네 신선해 아주 그치?”

 

  수학선생님은 지호를 빤히 바라보며 내 속내를 아는 것 처럼 말했다.

 

  순간 얼굴이 따듯해지며 교과서로 시선이 도망갔다. 지루한 수업시간이 하나씩 지나가며 설렘의 기분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었다.

 

  ‘띵~띠디딩~띵’

 

  학교가 마치는 종소리와 종례시간이 끝나자마자 나는 뒷문으로 잽싸게 뛰어나가 아랫층으로 달려갔다. 뒷문에서 막 나오는 지수가 보여 손을 가로채 학교밖으로 빠져나왔다. 아마 그 날은 내 인생 역사상 제일 빨리 학교를 나온 날이었다.

 

  “우리 빨리 버스타고 시내로 가자”

 

  지호는 숨을 빠르게 쉬며 말했다.

 

  그런 지호가 귀여운 지수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말했다.

 

  “그래”

 

  나는 일주일 전부터 인터넷을 뒤지며 내 마음을 대변하는 꽃말을 발견했다. 꽃말을 보자마자 이불을 걷어차며 혼자 쇼를 했다.

 

  “대박! 완전 이거네!!”

 

  누구는 왜 이렇게 호들갑을떠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에게 지수라는 존재는 버팀목이었다. 공부를 강요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친구들과 말하는 것도 불편했다. 친구는 그저 내 성적을 깔아주는 존재라고 15년동안 느끼며 살던 중, 중학교 3학년때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내 이기적인 모습을 칭찬한 유일한 사람은 지수였다. 그 뒤로 지수랑 사귀면서 공부가 전부가 아닌 것을 알았고, 처음으로 부모님에게 여자친구와 앞으로 방향에 대한 얘기를 하며 가족관계가 다시금 화목해졌다. 가끔 지수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지금 살고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가끔했다.

 

  ‘이번 정류장은 서신역입니다.’

 

  지수의 손을 꼭 잡고 버스에서 나와 일주일 전부터 외워둔 꽃집으로 걸어갔다. 항상 잡던 손이지만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손은 세상에 지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지수는 어딜가는지 궁금해하며 물었다.

 

  “우리 어디가? 여기 길 알아??”

 

  콧대가 세워지며 대답했다.

 

  “그냥 따라오면은 알아”

 

  저 멀리서 내가 외워둔 꽃집의 간판이 보였다. 마음이 덩달아 신나면서 지수의 손을 조금 더 꽉 잡고 말했다.

 

  “저기 꽃집 보여?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지수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 기다릴게”

 

  꽃집에 들어가서 내가 예약한 꽃인 ‘리시안셔스’ 포장하는 모습을 보며 심장은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 밖에서 비명소리만 나지 않았다면 말이다.

 

  “꺄악!!!!”

 

  비명소리와 함께 무언가 잘못됨을 직감적으로 느껴 몸을 돌리자, 나는 그 자리에 쓰러지며 앉아버렸다. 꽃 집 문앞까지 트럭이 들어왔고, 트럭안에 있는 운전수의 표정을 보며 나는 끔찍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주저앉은 다리에 힘을 주며 밖으로 나왔을때는 상상이 현실이 된 광경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트럭 바퀴 아래에는 아침 마다 주름을 피고 오는 낯익은 치마와, 임지수라고 써져있는 이름표가 빨간색으로 물들으며 떨어져있었다.

 

  “잠시만 비켜주세요!! 트럭 우선 후진하세요!!”

 

  시끄러운 경적소리와 함께 구급대원들이 도착했다. 트럭운전사는 눈을 찔끔 감으며 후진했고, 나는 그 자리에서 토를 했다. 후진과 함께 짓눌린 지수의 알아볼 수 없는 형체와 다시는 상상하기 싫은 소리들이 내 청각과 시각에서 요동쳤다. 상황은 일사분란하게 처리되어 갔고, 나도 집으로 안전조치를 받았다. 한 손에는 꽃과 한손에는 지수의 이름표만이 내가 꿈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몇일동안 학교도 나가지 않고 방안에서 고통의 소리와 눈물만으로 삶을 보냈다. 죽을 생각을 다시하며 베란다에 나가보기도 했지만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꽃집 안으로 데려왔으면..내가..”

 

  밖에서 기다리라는 말 한마디가 내 삶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죄책감은 더 이상 내가 사는 것 조차 허락할 수 없는 듯 내 세상을 더어둡게 만들었다.

 

  ‘뚜루루루’

 

  컴컴한 어둠 속 핸드폰 전화화면만 요란하게 비추고 있었다. 선생님아니면 호석이라고 생각했고, 전화를 받지 않으려고 이불을 끌어오던 중 뒷번호가 8로 끝남을 보자 전화벨이 끊기기 전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1년도 아닌 10년도 아닌 고작 2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사용할 것 입니까? 010-1234-5678”

 

  항상 같은 멘트인 기계 목소리가 나를 설레게했다.

 

  “어떻게 해야해요 제발 알려주세요! 돌리고 싶어요 딱 한번만!”

 

  핸드폰 너머에는 누구도 듣지 않는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몇분이 흘렀을까, 약간의 숨소리와 함께 남성도 여성도 아닌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 원해요? 당신의 시간을 가져가도 원해요?”

 

  답변을 듣자마자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말했다.

 

  “네, 제 모든거를 가져가도 상관없어요,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시간을 2분전으로 한장면으로 돌릴 수 있어요, 사고난 바로 그 순간으로만 갈 수 있으니깐 잘 생각해요, 그리고 그에대한 대가는 당신의 2분의 시간을 저에게 주세요”

 

  조건은 생각보다 쉬웠다. 2분이란 시간이 인생에서 얼마나 작은지 이 사람은 모른다고 생각했다.

 

  “상관없어요 그 시간으로만 가고 싶어요”

 

  “꺄악!!!!!”

 

  다시 등골이 오싹해졌다. 뒤를 돌아보자 아까와 같은 장면이였다. 꽃집 문을 열어 트럭 바퀴 아래를 봤을때는 다시 속에있던 음식물이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야 실감이 났다. 정말 이 순간으로만 돌아온다는 것을. 좌절할 시간이 없었다. 다시 핸드폰을 열어 2분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전화와 함께 다시 비명이 들렸다.

 

  “꺄악!!!”

 

  이번에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 광경은 처음보다 더 끔찍했다. 아직 지수의 하체가 반쯤 나와있었기 때문이다.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져갔다. 어디서부터 막아야할지 그리고 얼마나 더 빨리 나와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다시, 또 다시, 돌아가고 돌아가자

 

  “꺄악!!!”

  “꺄악!!!”

  “꺄악!!!”

  “꺄악!!!”

  “꺄악!!!”

  “꺄악!!!”

 

  덤덤하게 지수의 이름표를 보고 있었다. 다시 핸드폰을 열어 전화를 걸었다.

 

  “2분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다시 핸드폰을 열어 말했다.

 

  “2분전으로..”

 

 

 

 

  “어때 이게 내이야기야 정말 2분이란 시간이 아무렇지 않아보여?”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떨며 말했다.

 

  “그래도 나한테는 너무 절실해요!”

 

  지호는 처음이 아닌 듯 웃으며 말했다.

 

  “너처럼 절실하게 울부짖었던 내가, 지금은 너에게 2분전으로 시간을 돌아가고 싶다고 물어보잖아, 왜 그런지 알아?”

 

  묵묵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나에게 앞으로 남은 시간은 몇분일지 몰라, 그래서 누군가의 시간으로 나는 살아가야해, 궁금하지? 누군가의 시간을 받아 먹으며 사는데 왜 시간이 부족한지, 내가 말했나 ‘리시안셔스’의 꽃말을? ‘리시안셔스’의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이야. 나는 누군가의 2분을 먹으며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 꽃 한송이를 쥐고 트럭밑에 깔린 지수를 보며 매순간을 버텨, 이제 더 이상 바꿀 수 없지만 내 기억은 그 부분마저 사랑해”

 

  숨을 멈추며 다시 말했다.

 

  “그래서 2분이란 시간을 나에게 줄거니?”

 

  “네”

 

  1년도 아닌 10년도 아닌 고작 2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사용할 것 입니까?

 

  -010-2021-2022-

 

 

 

 

 

 
작가의 말
 

 시간은 생명같아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눈이 엄청 많이 와서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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