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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달의 아이
작성일 : 22-01-18 13:37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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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레드가 소년에게 다가갔다.

 소년은 휠체어를 돌려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의 입술은 꾹 다물고 있었지만,

 그녀를 책망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무모한 짓을 왜 저질렀냐고.

 

 그의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그녀의 실수를 알고 있었다.

 소년은 항상 무표정하지만, 눈빛으로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레드는 그가 소리내어 말하지 않아도 이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어쩐지 그녀는 부끄러워졌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저도 모르게 고개가 숙여졌다.

 

 그때였다.

 

 별안간 소년이 휠체어를 움직였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말했다.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소년이 그녀에게 직접 지시를 내릴 때면 하는 행동이었다.

 물론 그가 실제로 말을 한 것은 아니다.

 그의 음성은 들리지 않는다.

 입을 통해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말을 하기 위해 입술을 움직이기는 하나, 그것은 언어 장애인이 입모양으로 말하는 인간의 언어와는 조금 달랐다.

 그가 상대의 눈을 마주보고 입을 열면, 상대는 신기하게도 그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것이 그만의 말하는 방식이었다.

 레드는 이것을 소년의 언어라고 생각했다.

 

 소년이 직접 지시를 내렸다.

 이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란 뜻이다.

 

 「'그것'에게로 가. 위치는 여기야.」

 

 소년이 휴대폰 속의 G지도를 레드에게 가리켰다.

 레드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었다.

 지도 속의 화살표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의 깊은 산속에 표시되어 있었다.

 그곳은 그녀가 전혀 예상못한 장소였다.

 

 어떻게 저기까지 갔을까?

 

 레드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소년에게 묻지는 않았다.

 그녀는 그의 지시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소년의 방에서 나온 레드는 준비를 서둘렀다.

 보경이 그곳에서 벗어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그녀를 붙잡아야 한다.

 마음이 급해졌다.

 

 

 소년은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둠이 찾아온 밤하늘에는 둥근달이 높이 떠있었다.

 그가 한참을 지켜보았지만, 달은 그에게 시선을 두지 않았다.

 가끔 달은 졸 때면, 그에게 무심해지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졸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와의 대화로 소년에게 무심한 것이었다.

 그것은 달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소년은 그가 누군가와 매우 흥미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달은 기분이 좋아지면 점점 밝아지기도 하고, 우울하면 그 빛을 어둡게 만들기도 했다.

 보통은 감정에 따라 빛을 마음대로 조절하면서 본인의 감정을 드러냈는데, 컨디션에 따라서는 크기도 커지거나 작게 변화시켰다.

 지금은 달이 매우 즐거운 상태였다.

 그는 밤의 어둠을 물러나게 할만큼 대낮의 해처럼 유난히도 크고 환하게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항상 소년과 대화를 나누던 달이었는데, 그날따라 그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달이 소년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렇게 변한 이유는 대화상대 때문이다.

 달은 소년이 아닌 상대에게 매우 행복해했다.

 이를 지켜보던 소년은 점점 기분이 상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소년는 달을 조금 귀찮아했다.

 달이 그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달이 그의 존재를 무시한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무시당하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단 한 번도 그런 취급을 당한 적이 없던 그로써는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그것도 언제나 유일한 친구라고 생각해왔던 달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때부터 소년은 궁금해졌다.

 

 그가 나를 헌신짝처럼 취급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대답은 간단했다.

 

 그건 바로 지금 달과 이야기하는 상대.

 그가 달이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달은 항상 외로웠다.

 그것은 소년의 외로움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외로움이었다.

 소년의 외로움이 스스로 만든 고립때문이라면, 달의 외로움은 전 우주를 통털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라고는 소년 밖에 없는 그런 외로움이었다.

 한마디로 달은 완전한 고독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몇 백년 만에 대화를 나눌 만한 상대를 만난 것이다.

 그 동안에는 그의 언어를 이해하는 생명체라곤 고작 우주를 스쳐 지나가는 운석, 즉, 지구의 인간들이 말하는 별똥별 정도였다.

 그나마 지구에서는 대화상대가 산이나 나무로 살아있는 생물이었고, 최초로 움직이는 생물체는 바닷속에서 몇 백년을 살았던 거북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그것도 두 명이나 그가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인간이 그의 언어를 알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인간은 이미 그들만의 음성의 언어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무성의 달의 언어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달은 더욱 기뻤다.

 인간과의 대화는 별똥별이나 산과 나무보다 훨씬 재미있고,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달은 한동안 휠체어를 탄 아이와의 대화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그와 말이 통하는 또 다른 인간이 나타난 것이다.

 아직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생명이지만.

 그래도 인간여자 속의 생명체와의 대화는 상상 이상으로 즐거웠다.

 미완성의 생명체가 그의 대화상대가 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인데, 대화를 이해하는 속도까지도 남다르게 빠르다 보니, 그의 호기심은 더욱 자극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이 작은 생명체가 달의 언어를 이해하면서 그와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까지 하니, 얼마나 신기하겠는가!

 더구나 이 작은 생명체는 대화를 거듭하면 할 수록 지식이 해박해지고, 지적수준도 상상 이상으로 높아졌다.

 그런 성장과정을 지켜보다 보니, 그는 생명체에게 점점 더 매료되어 갔다.

 그리고 점점 생명체에게 관심이 깊어졌다.

 달은 생명체가 태어나기를 손꼽이 기다리게 되었다.

 이제는 직접 생명체와 대면하고 싶어진 것이다.

 

 소년은 달의 외면을 참을 수 없었다.

 달은 그의 것이었다.

 사물을 의식하기 시작한 어린 시절부터 달과 소통해왔다.

 인간들과 대화하지 못하는 그에게 달은 유일한 친구였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그는 달을 독차지해야 한다.

 그에게 거슬리는 존재는 필요로 하지 않았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그는 휠체어에 얌전히 앉아있는 몸뚱이를 내려다봤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이렇게 앉아 있지도 못하는 육체였다.

 언젠가는 휠체어에서 벗어나리라 기대했던 마음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좀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조각같이 아름답던 그의 얼굴에 한줄기의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소년은 달의 상대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그 상대가 자기자신이라 할지라도.

 

 

 보경이 수호의 방으로 달려갔다.

 그들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들은 이미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더 이상은 이곳에 머무를 수 없는 것이다.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서두르라는 소리가 메아리처럼 귓가에 멤돌았다.

 

 보경은 다급한 마음에 노크도 없이 방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자고 있는 수호를 깨웠다.

 

 “사장님, 일어나세요. 어서요. 빨리요!”

 

 그녀는 자초지종을 설명할 시간도 없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가능한한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보.....보경씨?”

 

 수호는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보경의 목소리가 꿈결처럼 들려왔다.

 정신이 몽롱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녀가 그의 몸을 세차게 흔들었다.

 그는 서둘러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가 정신을 차리려고 고개를 서차게 흔들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자신이 알몸이라는 것을.

 수호는 평소 잠을 잘 때, 옷을 입지 않고 자는 습관이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보경이 그 모습을 보면 놀랄 것이다.

 그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시간에 잠도 안자고...........무슨 일이야?”

 

 수호는 침대옆에 대충 벗어두었던 옷을 서둘러 걸쳤다.

 다행히 보경은 그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녀는 방안을 둘러보면서 뭔가를 찾고 있었다.

 

 “아!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여기서 나가야해요. 빨리요. ”

 

 수호만이 여기에서 그녀를 데리고 나갈 수 있었다.

 이곳을 빠져나가려면 차가 필요하니까.

 그녀는 그의 차가 필요했다.

 그녀는 그가 필요했다.

 

 수호는 그녀의 다급함에서 뭔가 큰일이 벌어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녀의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두려움에 떨고있는 눈빛이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일인거지?”

 

 수호는 궁금한 점이 많았으나, 우선 그녀를 따르기로 했다.

 

 “네, 그래요. 어서 나가요.”

 

 보경이 수호에게 테이블에 놓인 차키를 건네면서 말했다.

 

 “짐은 없으세요?”

 

 수호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안에는 짐이라고 해봐야 고작 붙박이장에 걸려있는 여벌 옷 몇가지와 세면도구가 전부였다.

 사당에 머무를 생각이 없던 그에게는 짐이 필요없던 것이다.

 그는 붙박이장에서 작은 배낭을 꺼내어 여벌옷과 세면도구를 챙겨 넣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밖에서 생활을 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짐은 최대한 간단히 했다.

 짐이라는 것은 이동에 정말 짐이 될 뿐이니까.

 

 수호는 집안을 정리하지도 않고서 그녀와 돔 밖으로 나왔다.

 밖의 공기는 생각보다 싸늘했다.

 여름밤의 날씨였지만, 새벽의 산속이라 은근히 기온이 낮았다.

 옆에 있던 보경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캄캄한 밤의 어둠 속에서 요란한 차의 시동소리와 동시에 헤드라이트가 번쩍이며 켜졌다.

 빛바랜 노란 스포츠카가 출발 준비를 알린 것이다.

 

 보경이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그녀가 안전벨트를 매고 나자, 그는 곧바로 핸들을 돌렸다.

 차의 엔진이 힘차게 활동을 시작했다.

 

 행선지는 없다.

 그들은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다.

 갈 곳은 차차 생각하면 된다.

 이곳을 빠져나가는 게 급선무다.

 

 

 레드는 당황했다.

 소년의 지시대로 도착한 이 깊은 산속에는 사람은 커녕 산짐승조차 기척이 없었다.

 하늘에는 동이 트려는지 칠흑같던 어둠도 점점 사라져갔다.

 동시에 그녀의 시야도 한층 밝아졌다.

 빈집의 윤곽이 점점 뚜렷해졌다.

 벙커를 연상시키는 요새같은 건물이었다.

 그들이 머물고 있었다던 이곳은 산봉우리 위로 오르려는 해의 빛으로 그 형태를 확연히 드러내었다.

 

 제기랄. 허탕이라니.........

 

 레드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소년의 지시대로 최대한 빨리 이곳에 도착했다.

 이런 장소는 그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찾을 수 없는 곳이었다.

 특히나 이런 깊은 산속은 그녀의 레이다망에 잡히지도 않는다.

 그만큼 사람의 흔적을 찾기 힘든 장소였다.

 그런데, 보경을 놓친 것이다.

 

 이런 곳에 잘도 숨어 있었군.

 

 레드는 입술을 깨물으면서 생각했다.

 이런 경우는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치밀하게 움직여왔다.

 대부분의 작전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

 바로 몇 시간 전에 CCTV로 확인까지 하고 왔다.

 보경이 탄 차, 즉, 노란색의 구식스포츠카는 찾기도 쉬웠다.

 그녀는 이 산속으로 들어가는 차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 출발한 것이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도 그 차는 움직이지도 않았다.

 거기까지 확인을 마친 다음에 곧바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것도 운전기사에게 모든 신호를 무시하고, 엑셀을 밟게 하면서 달린 결과였다.

 그녀는 보경을 얕보았던 자신을 다시 한 번 책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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