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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휠체어를 탄 소년
작성일 : 22-01-18 13:36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5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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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녀는 「하이드」의 손님이었다.

 그것도 최근에 몇 번 방문했을 뿐이다.

 더군다나 소년은 보경을 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보경을 골랐다.

 아무나 그들의 선택을 받을 수는 없다.

 그만큼 그들에게 생명체는 매우 소중한 존재였다.

 그것도 소년에게 중요한 것이었다.

 그렇기때문에 룰렛게임처럼 무작위로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보경은 그들의 마음을 읽고 싶었다.

 왜 그녀를 선택했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의 생각은 읽을 수 없었다.

 모든 감각이 예민해진 지금, 그들에 대해서만은 안개에 가려진 것처럼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더욱이 소년의 태도는 그녀의 마음에 걸렸다.

 

 소년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어떠한 의사소통도, 스치듯 가벼운 터치도 없었다.

 단지, 그는 타인의 속을 훤히 꿰뚫어 보는 듯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을 뿐이다.

 

 하지만,

 그녀는 느꼈다.

 소년은 그녀에게 뭔가를 말하고 싶어했다.

 그의 눈빛이 그리 말하고 있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감각이 들으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소년이 하려는 말을 끝내 듣지 못했다.

 

 문득 보경은 기억속에서 무언가가 떠올랐다.

 어쩌면 그 꿈에서 소년은 그녀를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를 보고도 못 본척한 것일 수도 있다.

 그에게는 그런 신비한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보경의 심장이 발작적으로 두근거렸다.

 심장의 진동은 몸으로 전달되어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뱃속 생명체도 급격히 요동을 쳤다.

 

 소년이 나를 보았다?

 

 만일 그렇다면, 소년은 그녀가 있는 이곳도 알 것이다.

 그 꿈의 방에서처럼 그는 이미 그녀의 행방을 알고 있었다.

 그는 어디서나 그녀의 존재를 느끼고 있던 것이다.

 

 소년은 생명체와 연결되어 있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아무리 도망을 쳐도 소년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의 눈빛이 하려던 말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은 서로 이어져있기 때문에 그녀가 어디를 가든 그곳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이곳을 찾아내리라.

 

 결국 보경은 어디로 숨든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녀에게 숨을 장소는 없다.

 이곳도 더 이상 안전한 장소가 아니다.

 

 여자가 말한 ‘조만간 다시 보자.’라는 말이 바로 이런 의미였던가?

 이제 어디로 간단 말인가?

 어떻게 그들에게서 생명체를 보호할 수 있을까?

 

 보경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절망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들의 손아귀 안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생명체’를 지키고 싶었다.

 자의에 의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생명체’는 이미 그녀의 것이었다.

 그가 아무리 자신을 갉아먹는다 해도 둘은 하나였다.

 그들은 운명 공동체였다.

 

 세포가 하나하나 깨어난다.

 모든 감각이 날카롭게 살아났다.

 그녀에게서 그들의 대화가 스민다.

 어렴풋이 달이 느껴진다.

 달이 그녀에게 말한다.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때까지 도망치라고.

 

 

 도연우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보통 사람과는 달랐다.

 그는 사람이 아닌 것들과 대화를 나눴다.

 나무나 꽃 같은 정원의 식물은 물론이거니와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과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그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휠체어, 그리고 침대, 입는 옷과 같은 무생물과도 이야기했다.

 그는 그들의 언어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인간들과는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그것은 그가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그는 탄생의 순간부터 울지 않았다.

 분명히 아기는 모체에서 스스로 힘겹게 나왔고, 첫 숨을 텄다.

 그러나,

 그는 몸을 웅크린 채로 차가운 세상을 피부로 느꼈을 뿐이었다.

 처음부터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기는 그곳에 있는 모두에게 자신의 탄생을 '소리'로 알렸다.

 

 그가 태어난 순간,

 방안에서는 천장의 전등을 시작으로 인큐베이터와 의료장비들이 동시에「지지직」소리를 내면서 전원이 꺼져버렸다.

 바로 그 소리가 아기의 울음소리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아기는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신체도 보통의 아기들과는 달랐다.

 그는 동그랗게 굽혀있어야할 등도 힘없이 쳐지고, 두 다리도 늘어져 있었다.

 그런 몸으로 어떻게 모체에서 빠져나왔는지,방안의 의료진들이 모두 기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아기가 기적이라고 불린 것은 아니었다.

 

 아기는 처음부터 의료기기에 의지하여 생명을 유지하게 되었지만, 놀랍게도 아기를 돌보는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매료되었다.

 그것도 어찌나 헌신적인지 처음 아기를 안았던 부인은 한 달 동안 아기의 방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그녀는 얼마나 아기돌보기에 빠졌는지,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다가 기아로 쓰러졌다.

 그 이후로 그녀의 행방은 묘연해져서 그녀가 정상으로 되돌아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다음에도,

 또 그 다음 사람도,

 아기를 돌보는 유모들마다 그에게 도취되어 제대로된 생활을 못했다.

 그들은 대부분 아기에게 빠져서 아기만을 돌보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같이 일을 그만두었다.

 물론 그들이 자의로 그 일을 그만둔 것은 아니다.

 단지 몸이 더 이상 아기를 돌볼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을 뿐이다.

 간혹, 어떤 유모들은 혼이 나갔는지 이성을 잃기도 했으며, 또한, 몇몇은 아기를 돌보다가 몸에 병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를 돌보는 유모들은 하나 같이 아기에게 헌신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아기는 전문가들이 모두 평범한 아이로 자라지 못할 거라고 말한 것과는 다르게 보통의 아기들과 비슷하게 성장하였다.

 비록 그가 다리를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키도 보통 사람처럼 커지고,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소리는 모두 알아들었으며, 지능은 오히려 평범한 아이보다 좋은지 사물을 이해하는 능력이 매우 발달해서 지식의 습득이 빨랐다.

 그렇게,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서 소년이 되었다.

 

 어느새 소년으로 성장한 아이는 그의 모든 유모를 거절했다.

 그는 매번 유모가 바뀌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이상하게도 주변의 사람들은 그가 마음의 문을 열기만 하면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그것은 어린 그가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더 이상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저택의 주인이 되자마자, 함께 지내던 사람들을 모두 내보냈다.

 그러나,

 소년은 여전히 태어난 그대로의 몸이었다.

 그에게는 수발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소년은 이제 도움의 손길은 싫었다.

 스스로 모든 일을 하고 싶었다.

 그는 자유로운 몸을 원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그에게 보경은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다.

 

 

 레드는 소년이 아기던 시절부터 그를 정상인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불구인 그의 몸을 움직이게 할 수있는 기계나 적합한 신체를 찾기란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한가지 프로젝트를 생각해 내었다.

 그것은 소년이 의식이 성장하기 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그녀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어느새 의식이 성장한 그가 주도하게 되었다.

 

 지금 레드는 매우 바빴다.

 보경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껏 자신의 레이더망에서 실험체가 사라진 적이 없었다.

 그런데, 보경이라는, 그것도 흔하디흔한 별 볼일 없는 인간이 그녀에게서 벗어난 것이다.

 이것은 순전히 자신의 과오였다.

 그녀가 보경을 너무 쉽게 본 것이다.

 돈 없고, 백 없는 사람을 인간적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것이 이런 상황을 벌어지게 만들었다.

 레드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백방으로 보경의 행방을 알아보고 있었다.

 한눈을 판 대가 치고는 그녀에게 너무 치명적이었다.

 소년을 위한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레드는 짧은 시간 안에 보경을 꼭 찾아야만 했다.

 반드시 이 저택으로 보경을 붙잡아 와야한다.

 그녀는 굳게 다짐했다.

 

 벨이 울렸다.

 

 소년이 레드를 부른 것이다.

 소년은 그녀가 필요할 때면 종종 휠체어의 벨을 눌렀다.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그는 휴대폰이 아닌 휠체어의 버튼으로 대부분 그녀를 호출했다.

 그녀도 대부분의 시간을 업무실에서 보내서 그의 호출에 즉각 반응했다.

 

 그녀의 방 맞은 편이 소년의 방이다.

 두 방은 각각 저택의 끝에서 마주보았기 때문에 그가 그녀를 필요로 할 때면 즉시 그에게 갔다.

 물론 레드는 수시로 소년의 방을 오고갔다.

 그가 필요로 하기 전에 대기하는 게 습관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슨 첩보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행동으로 모든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했다.

 소년을 보좌하면서 이 저택의 일들을 도맡아 하려면 그 정도는 필수였다.

 그만큼 그녀는 몸이 상당히 민첩했던 것이다.

 그리고,

 소년은 그런 모습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녀는 이곳에서 소년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 저택에 있었고, 그와 지내면서 이성을 유지한 유일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그녀를 저택과 같은 존재로 느꼈다.

 

 방안에서 소년은 나른하게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이름 모를 새들이 나뭇가지에 둥지를 트느라나무 위를 바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순간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그 바람에 새들이 놀랐는지, 한꺼번에 나무 위로 날아올랐다.

 새들은 형형색색의 날개를 퍼덕이며, 파란 하늘을 향해 한없이 멀리, 저 멀리 자유롭게 날아갔다.

 휠체어에 앉은 소년은 미동도 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맑은 하늘로 날아간 새들은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 사이로 책 읽어주는 여자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어젯밤을 떠올렸다.

 

 그의 방으로 여자가 나타났다.

 레드는 책 읽어주는 여자가 방안에 있는 지도 모르고 하고 싶은 말만 떠들어댔다.

 단순한 성격이라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니 그렇다.

 한심하다.

 그리 눈치를 줘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면이 또 인간적이다.

 

 소년은 이곳에 책 읽어주는 여자가 왜 나타났는지 의문이었다.

 그녀가 혹시라도 눈치챌까봐 아는 척을 하진 않았지만, 그녀석은 자신의 존재를 너무 알리고 있어서 도저히 모른척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자가 육감적으로 겁을 먹은 것이다.

 그녀는 이곳에 있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다.

 그가 헤치지 않는데도 잔뜩 겁에 질려있었다.

 물론 아직이지만.

 소년의 얼굴에서 희미하게나마 미소가 띄었다.

 

 그녀석은 소년의 분신이었다.

 소년은 처음부터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는 레드의 프로젝트에 관여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녀가 하는데로 내버려두었었다.

 하지만 너무 진척이 없자, 그도 손을 쓸 수밖에는 없었다.

 그래서 평소에는 관심 없던 레드의 실험에 참여한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석이 생명체가 되는 순간부터 소년은 그 존재를 느꼈다.

 그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책 읽어주는 여자와 마주친 순간부터 알 수 있었다.

 소년은 뱃속에서 이제 막 자리를 잡고 있는 녀석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감지해냈다.

 그리고 지금도 역시 그녀석의 존재를 느낀다.

 그래서 소년은 보경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다.

 

 레드는 아직 진척이 없었다.

 그는 그녀의 방식을 좀 더 지켜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언제까지고 그녀를 기다려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스스로 터득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더군다나 책 읽어주는 여자가 눈치를 챘는지 다시 어딘가로 떠나려 한다.

 어쩌면 그가 찾을 수 없는 장소로 떠날지도 모른다.

 그런 곳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소년이 아주 곤란해진다.

 

 레드에게 여자의 행방을 알려줘야겠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곧이어 문의 손잡이가 열린다.

 레드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물론 이 소리들이 소년의 귀에 들리진 않는다.

 그러나 소년은 이 모든 소리를 감각으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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