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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생명체
작성일 : 22-01-17 14:34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5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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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잘 먹었습니다.”

 

 식사를 끝마친 보경이 말했다.

 그녀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식사를 끝냈다.

 그만큼 배가 많이 고팠던 것이다.

 평소 마시지도 않는 오렌지주스까지 남김없이 마시고 나서야 겨우 배가 찼다.

 이제 허기는 사라졌다.

 

 “제대로 된 음식이 아니라 조금 걱정했는데, 괜찮았어?”

 

 지금까지 맥주를 마시기만 하던 수호가 물었다.

 

 "네, 의외로 맛있었어요."

 

 솔직한 대답이었다.

 그녀는 시중에 파는 조리식품이라 기대하지 않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음식이 맛있었다.

 냉동식품은 그리 맛있지 않다는 고정관념이 박혀있던 그녀에게 방금 먹은 음식은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렇다면 다행이야."

 

 그도 맥주를 모두 마셨는지 캔을 구겼다.

 

 “저기, 보경씨."

 

 그가 구겨진 캔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

 이것은 그가 달에 관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그의 떨리는 음성으로 느낄 수 있었다.

 보경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달에 대해 뭔가 아는 바가 있나?”

 

 그의 눈앞에는 아직도 달이 떠있는 것처럼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유난히도 빛나던 둥근 달.

 어찌나 밝게 빛나던지 표면까지도 투명하게 보이던 그 달이 자꾸 눈에 아른 거렸다.

 수호는 달이 너무 궁금했다.

 

 달........!

 

 보경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처음부터 달은 그녀의 생명체와 서로 끌어당겼다.

 그들은 이미 다정한 연인처럼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나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했다.

 그들의 언어는 우리와는 달랐다.

 그들은 음성으로 대화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는 없었다.

 단순히 그들이 대화를 나눈다는 것과 서로를 각별하게 여긴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그 뿐이다.

 결국 그녀도 그와 마찬가지로 그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것이다.

 단지 그와 다른 점이라면 달이 생명체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녀는 그에게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수호도 그 달을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그녀가 본 달이 단순한 착각은 아니라는 증거였다.

 그는 그녀가 겪은 일을 믿어줄 것이다.

 보경은 그에게 달과 생명체에 대해 말하기로 결정했다.

 

 “아니요. 사장님. 저도 아는 게 없어요. 단지..........”

 

 “단지?”

 

 단서가 붙었다.

 역시!

 보경은 무언가를 알고 있다.

 수호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네. 저 그게,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달이 제 뱃속의 생명체와 대화를 나눠요.”

 

 보경이 직접 말로써 내뱉었다.

 그렇지만 정작 본인도 무슨 말을 한 건지 이해하지는 못했다.

 단순히 인간의 언어를 알기 때문에 음성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일이다.

 두 눈으로 직접 목격이야 했지만, 믿어지지 않는 현상이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스로도 불신하는 이런 일을 어느 누가 믿어주겠는가?

 그래도 그녀는 용기를 내어 사실대로 털어놨다.

 그도 달을 본 사람이니까.

 

 “달과 생명체가? 달과 뱃속의 아이를 말하는 건가?”

 

 그는 조금 난처했다.

 달과 그녀의 아이가 대화를 나눈다는 얘기는 그렇다쳐도 그녀가 태아를 대하는 태도에는 여느 임산부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그녀가 아기를 품었으니, 그는 당연히 아이를 사랑할 것이라 짐작했다.

 그런데, 보경은 태아를 타인처럼 여기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어떤 반응을 해야할 지 난처할 따름이다.

 그는 달과 대화를 나누는 태아에 대해 몹시 궁금했지만, 우선은 그녀의 태도가 더 중요했다.

 

 보경은 자신의 배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안의 생명체는 어미의 상황이 어떻든간에 본인만의 자리를 잡고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이제는 그녀도 제법 묵직한 이물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어쩌다 이 생명체가 그녀에게로 왔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그녀 안에서 매우 잘지내고 있었다.

 마치 모체를 숙주로 삼은 기생충처럼.

 

 사실 그녀는 뱃속이 묵직해짐에 따라 생명체에게 잠식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처음 뱃속의 생명을 감지했을 때부터 시작된 느낌이었다.

 물론 처음에 느꼈을 때는 설마 그럴 리가 없을 거라고 여겼지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니, 그 느낌은 확실했다.

 생명체는 조금씩 몸집이 커지면서 그녀의 모든 영양분과 에너지를 급속도로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보경의 몸은 점점 야위어갔다.

 본래 식욕이 그다지 왕성하지 않아서 닥치는데로 음식을 먹지는 않았지만, 임신을 한 뒤로는 뱃속이 계속해서 공허하고, 허기가 가시지 않았다.

 어떤 음식이로든 항시 배를 채우고 싶었다.

 그래야만 뇌가 정상적으로 사고(思考)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그녀의 모든 감각은 이전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날카로워져 있었다.

 그것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모두에 포함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나 직감이 가장 두드러졌다.

 그녀는 이전보다 훨씬 예민해진 감각으로 주위의 사물들이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사람의 표정과 분위기만으로 상대의 감정이나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상대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생각이 저절로 들렸다.

 만약 그녀가 밖의 세상으로 나가서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그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으리라.

 

 그리고 지금,

 그녀는 수호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모른척하고 싶지만, 그의 감정들이 춤을 추듯 눈 앞에 펼쳐져 보였다.

 더욱이 그의 마음은 순수해서 유독 선명하게 보였다.

 눈을 감아도 그의 생각들은 그녀의 뇌에 영상으로 새겨진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생명체와 연결되어 있는 한 이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보경은 수호의 감정을 묵인하기로 했다.

 어차피 생명체와 자신이 분리되면, 그의 생각은 읽을 수 없게 될 테니까.

 구태여 지금 그들의 화두(話頭)로 삼을 필요는 없다.

 현재 중요한 것은 뱃속의 생명체다.

 

 “그렇군. 달이 보경씨의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수호는 태아를 타인처럼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 대해 입밖으로 당혹감을 표출하지 않았다.

 어쩐지 말을 꺼내면 그녀가 싫어할 것 같았다.

 굳이 싫어할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달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도 그가 느낀 달이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 달이 말을 한다.

 

 달이 살아있다!

 

 믿기 힘든 얘기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사실이다.

 게다가 놀랍게도 달과 그녀의 생명체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단다.

 보경의 아이가 달의 언어를 안다.

 뱃속의 태아가 말을 한다는 것은 기이하지만, 이제 와서 믿지 못할 일도 아니다.

 그는 그냥 그녀의 아이가 불가사의한 능력을 지녔다고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지금은 상식 밖의 일들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려들면 안된다.

 그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은 믿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보경이 뱃속의 아이에게 냉정한 태도를 보이는 거였나?

 태아의 놀라운 능력이 감당이 안되서?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수호는 최대한 그녀가 부정적인 감정을 갖지 않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제부터라도 그녀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마음 놓고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줘야 한다.

 그는 달에 대한 질문은 이제 그만 두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쓸데없이 그녀를 피곤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의 궁금증보다는 그녀의 건강이 우선이다.

 그가 노력하면, 그녀의 마음은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경은 멀뚱히 수호를 쳐다보고 있었다.

 앞에 있는 그의 마음이 직접 말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너무나 크게 들리니 애써 무시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굳이 들추어서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 정도의 정력(精力)이 그녀에게는 남아있지 않다.

 그녀의 기력은 이미 다른 곳으로 모두 빼앗긴상태였다.

 그녀는 지쳐있었다.

 

 “네에. 그들은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그 이유는 저도 몰라요.”

 

 보경이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말했다.

 식욕이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이제는 대화를 정리하고, 쉬고 싶었다.

 

 “그럼, 저는 이만 방으로 들어갈게요.”

 

 “어? 그래. 많이 피곤하지?”

 

 수호가 그녀를 부축해주려고 다가갔다.

 그러나 보경은 그의 손길을 거절했다.

 

 “이 정도는 혼자서도 괜찮아요. 조금 피곤한 것 뿐이에요.”

 

 그에게 짧은 인사를 마치고 그녀는 주방에서 빠져나갔다.

 수호는 그녀의 잔상이라도 붙잡고 싶은지 한동안 문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나서 식탁에 남아있는 식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주방 정리를 끝마친 수호는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하나 더 꺼내어 거실로 나왔다.

 조금 전에 본 그 달을 다시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밖은 컴컴한 어둠 뿐이었다.

 밤하늘의 어디에도 달은 보이지 않았다.

 

 달이 사라졌다?

 

 그는 황급히 유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사방을 둘러봐도 달은 보이지 않았다.

 하늘에는 오직 어둠만이 짙게 깔려있었다.

 그 사이 달이 완전히 모습을 감춘 것이다.

 

 달의 환상을 본 것일까?

 

 다시 집안으로 들어온 수호는 문득 조금 전에 본 그 달이 착각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곳이 사당이다 보니 그런 환상은 한 번쯤은 겪을 수 있는 일이었다.

 보경도 이곳에 와서 그와 같은 체험을 한 것이리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수호는 극도의 피로감이 몰려왔다.

 상식 밖의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환상이었는지 조차, 이제는 구분되지 않는다.

 그는 이 밤이 매우 불편해졌다.

 

 언제나 마음 편히 지내던 사당이었는데.........

 보경을 데려와서 신경이 곤두선 것일까?

 

 자신이 원해서 이런 상황을 만들어놓고는 정작 사소한 사건이 하나 벌어졌다고, 마음이 불편한 것이다.

 그는 테이블에 두었던 캔맥주를 한모금 마셨다.

 하지만, 맥주도 시원하지 않고, 그의 마음처럼 씁쓸하게 느껴졌다.

 그는 캔을 도로 내려 놓았다.

 

 먼저 방으로 돌아간 보경은 침대에 눕지 못하고 방안을 서성거렸다.

 수호도 그녀와 같은 달을 봤다.

 그 말인 즉,

 달은 누구라도 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어느 순간부터 달이 이전과는 다른 존재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언제 달이 달라진 거지?

 또, 어디에서 온 걸까?

 그는 인간의 언어를 알고 있을까?

 

 그녀는 달에 대해 궁금증이 늘어났다.

 그녀도 뱃속의 생명체처럼 그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어쩐지 달이 그녀의 의문들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생생했던 꿈에 대해서도 달은 알고 있을 것만 같았다.

 

 꿈.

 

 보경은 꿈을 떠올려보았다.

 그 꿈속에서 여자는 일방적으로 소년에게 말했다.

 그들의 대화는 보통 사람과의 의사소통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했지만, 어쨌든 그 안에서 그녀의 생명체는 소년에게 상당히 중요한 것이었다.

 그리고 여자는 그를 위해 보경을 선택했다.

 어째서 그녀를 선택했는지는 모른다.

 여자의 의도까지 알 수는 없었다.

 단지, 보경은 선택의 결과를 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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