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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로 정했어
작가 : 게으른몽상가
작품등록일 : 2022.1.12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거짓과 선택의 연속 속에서 하연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았다.
20년 만에 나타나 대리 맞선을 봐달라는 쌍둥이 언니 정아의 부탁을 받았을 때도
그랬고, 그가 내건 계약 결혼을 선택했을 때도 하윤은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는
사면초가에 갇혀 있었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 하윤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버진로드를 걸을 준비를 하고 있다.
버진로드의 끝,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그를 향해…….

그래, 너라면 가능할지도.

첫눈에 알아봤다. 그녀는 자신이 맞선을 보기로 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내색하지 않으려 하지만 초조해하는 기색이 무슨 말만 해도 경직되는 표정이
그리고 그럼에도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자신을 마주하려는 너의 가상한 노력에
차라리 너라면 이 지긋한 맞선을 끝내고, 결혼을 해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백번째 맞선에서 만난 민하연이라는 여자는 그의 몸과 마음을 동하게 만들어 버렸다.


게이라고 소문난 한보그룹의 후계자, 장유혁.
그는 벼랑 끝에 선 하윤에게 한 줄기 빛이었고,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이었다.

“나와 새로운 거래를 하죠. 기간은 내가 원하는 때까지.”

병석에 누워 있는 엄마, 돌도 지나지 않은 호적에도 올리지 못한 딸 꽃님.
하연은 눈을 질끈 감고, 끝을 알 수 없는 위험한 거래에 손을 잡아 버렸다.
이 거래의 끝은 해피엔딩인 신데렐라일까 아님 못 오를 나무를 함부로 오른 자의 처절한 말로일까.

 
숨막히는 대리맞선
작성일 : 22-01-17 09:50     조회 : 167     추천 : 0     분량 : 4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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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루미에르 드 호텔 인 서울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엘’

 레스토랑의 앞에 선 하연은 긴장감에 입이 바싹 마르고 손끝이 가늘게 떨려왔다.

 검은 유리에 비친 낯선 자신을 바라봤다.

 

 [어머, 왠일이니? 이렇게 꾸미니까 완전 나랑 똑같다. 머리색까지 바꾸는 건 좀 무리지? 됐어. 맞선에 금발머리 보다야 칙칙한 검은 머리가 더 났지.]

 

 하연은 자신의 연락에 뛸 듯이 기뻐하며 다음날로 쫓아온 정아가 자신을 끌고 다니며 값비싼 옷과 악세사리를 안기는 것이 거북했다.

 본인은 돌려줄 필요 없다고 하지만 이런 것들 가지고 있어봐야 사용할 일도 없었다.

 맞선 당일, 하연은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서준에게 거짓말을 하고, 미리 사두었던 옷과 악세사리를 커다란 쇼핑백에 챙겨 나왔다.

 수상하다는 서준의 말에 그저 웃음으로 떼웠지만 괜히 마음이 따끔거렸다.

 

 정아가 예약해 놓은 샵에서 머리를 하고, 그곳에서 준비해 간 옷을 갈아 입었다.

 셋팅으로 말아 굵은 웨이브가 진 머리와 몸에 딱 맞는 명품 투피스 의상부터 핸드백에 하이힐까지. 걸치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운 것 투성이었다.

 약속 장소로 오기 전 자신의 짐을 지하철 물품 보관함에 두고 오면서 마음이 이상했다.

 영화 속에서 나쁜 일을 꾸미는 조연 배우처럼 불안하고 어색했다.

 오랜만에 한 화장 때문에 답답함을 느낀 하연은 얼른 집에 가서 말끔하게 화장을 씻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실까요?”

 

 좀처럼 안으로 들어서지 않고, 레스토랑 앞을 서성이는 하연이 신경 쓰였는지 레스토랑의 매니져가 나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 모습이 하연에게는 왜 ‘쓸데없이 서성거리지 말고 볼일 없은 썩 꺼져.’처럼 느껴졌을까.

 

 “장유혁이라는 이름으로 예약이 되어 있을텐데요.”

 

 하연은 어깨를 펴고 당당한 표정으로 매니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아가 비싼 치장을 해주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왜 명품을 입어도 짜가처럼 보이고, 짜가를 걸쳐도 명품처럼 보이는지 알아? 그건 그것을 걸친 사람의 행동때문이야. 비싼 값어치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 그 진가가 나타나는 거라고.’

 

 치장한 자신의 모습이 너무 어색해 쭈뼛거리는 것을 보며 윤아가 한 말이었다.

 장유혁이라는 이름에 매니저의 얼굴이 더욱 환하게 밝아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

 

 “일찍 오셨네요. 예약하신대로 VIP룸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레스토랑에도 VIP룸이 있나? 하연은 최대한 어색함을 감추며 그의 뒤를 따랐다.

 매니저가 안내 해준 곳의 문이 열리자 하연은 튀어나오려는 감탄사를 삼켜야 했다.

 별을 수놓은 듯 창 너머로 펼쳐진 서울의 야경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차는 금방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네.”

 

 매니저가 문을 닫고 사라지자 그제야 긴 한숨을 내쉬며 조금 더 편안한 자세로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폭신한 소파가 그녀의 몸을 폭 감싸주는 기분이었다.

 어느새 잔뜩 경직되어 있던 긴장감은 사라지고, 아름다운 야경에 시선이 빼앗겨 버렸다.

 

 “이런 야경이라면 한 번쯤 거짓말쟁이가 될만하네.”

 

 하윤은 자신이 꿈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버스를 타고 지나면서만 보았던 이 고급호텔에 자신이 발을 들일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거기다가 자신의 한 달 알바비의 몇 배는 되는 고가의 옷과 악세사리까지 하고, 심지어 고급 샵에서 메이크업에 헤어까지.

 현실이라고는 믿기 힘든 일의 연속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똑똑.

 낮은 노크소리에 한껏 풀어져 있던 하윤은 다시 반듯하게 자리를 고쳐 앉았다.

 잠시 자신의 본분을 잊고 있었던 것에 스스로 민망했다.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룸 안으로 들어섰다.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히고 봐야 할만큼 키가 컸고, 어깨도 넓어 슈트를 입은 몸의 맵시가 돋보였다. 남자는 인물까지도 출중했다.

 어느 잡지에서나 볼 법한 외모에 하윤은 한동안 넋을 잃고 그를 바라봤다.

 하윤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남자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하윤을 바라봤다.

 

 “사장님, 차 준비 됐는데요. 바로 드릴까요?”

 

 그의 곁에 서 있는 아까 자신을 방으로 안내해준 매니저의 말에 하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였다. 정아의 맞선상대.

 하윤이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았다.

 그는 일어선 후에도 고개가 들릴만큼 키가 컸다.

 

 “정정아씨?”

 

 고막을 감싸는 듯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가 소름이 돋을만큼 좋았다.

 하윤은 또 다시 넋을 잃고 그를 바라봤다.

 

 “정정아씨, 아닌가요?”

 “아, 아니요. 맞아요. 안녕하세요, 정정아입니다.”

 “앉죠, 저희 차는 잠시 후에 부탁할게요.”

 “네, 장 사장님.”

 

 하윤에게 자리를 권한 남자는 부드럽게 매니저에게 양해를 구하며 하윤의 맞은편에 앉았다.

 자켓의 단추를 푸르며 우아하게 앉는 모습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하윤은 애써 긴장감을 감추며 조심히 다시 소파에 앉았다.

 

 ‘민하영, 저런 냉미남이라고는 말하지 안았잖아.’

 

 자리에 앉은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하연은 당당하라고 비굴하게 굴지 말라던 정아의 목소리를 상기하며 무릎 위에 두 손을 올린 채 가만히 그를 마주봤다.

 남자의 눈빛은 매우 날카로웠다. 마치 자신에게서 흠집이라도 찾아내려는 듯 살피는 눈빛이 예리했다.

 

 “인사가 늦었네요. 장유혁입니다.”

 

 느긋하게 소파에 기대어 앉아 있던 남자가 자세를 고쳐 앉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입가의 미소와 다른 느낌의 눈빛에 하윤은 심장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 * *

 

 

 “강원도 고택 복원 사업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지?”

 “현재, 전충원 부장이 고택의 상태와 복원 계획을 짜기 위해 내려가 있습니다.”

 “흐음, 그 결과물은 언제쯤 받아 볼 수 있는데 벌써 시일이 꽤 지난 사안 아닌가?”

 

 날카로워진 묵직한 저음에 정현은 뒷목이 쭈뼛서는 것 같았다.

 세종시에 짓고 있는 아파트 공사 건으로 바빠서 잊고 있는 줄 알았던 일을 갑작스럽게 거론 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태은동 아파트 내부 공사에 문제가 생겨서 잠시 시간을 빼앗겼습니다. 확인해서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태은동 아파트는 이미 일주일 전 사안이잖아. 그게 아직도 걸림돌로 남아 있어?”

 

 결재 서류에 사인을 마치고 넘겨주며 유혁이 정현을 바라봤다.

 그저 눈이 마주쳤을뿐인데 정현은 심장이 조여드는 기분이었다.

 

 “자재 수급 문제였는데 잘 해결되었다고 합니다. 고택 복원 사업은 바로 받아보실 수 있도록 전달하겠습니다.”

 “됐어. 전 부장님이 아직까지 연락이 없으신거면 이유가 있겠지.”

 “네.”

 

 그때, 유혁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그의 미간에 살짝 빗금이 갔다.

 

 “네, 어머니.”

 

 짧게 한숨을 내쉰 유혁이 전화를 받자 가볍게 묵례를 한 정현이 사무실을 나갔다.

 

 - 많이 바쁘니?

 “아닙니다, 바쁜 거 끝났습니다. 말씀하세요.”

 - 오늘 저녁 약속 잊지 않았지?

 

 퇴근을 위해 자켓을 챙기던 유혁의 행동이 멈칫했다.

 그의 시선이 책상 위의 달력과 전자시계로 스쳤다.

 끙…….

 하마터면 생전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를 뻔했다.

 

 “죄송합니다. 깜박했습니다.”

 - 아버지가 정 교수님 딸이라서 신경쓰는 거 알면서~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 다행히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 서둘러라. 아가씨를 기다리게 해서야 되겠니?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갈무리하고 자켓 안주머니에 집어 넣으며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주말 가족 식사 자리에서 장 회장이 넌지시 오랜 친우인 정 교수의 여식이 함께 들어왔따며 만남을 가져 보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을 하셨다.

 공공연하게 퍼진 하나뿐인 자식의 게이설에 마음고생하다 어렵게 꺼낸 이야기인걸 알기에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오늘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차 대기시켜 놨습니다.”

 “하아, 오늘은 내가 직접 운전하지.”

 “집으로 가시는 거 아닙니까?”

 “오늘 맞선을 본다는 것을 깜박했네.”

 “아……. 드디어 저희 두 사람의 연인설에서 벗어날 수 있는건가요?”

 

 자신만큼이나 건조한 성격의 비서이자 후배인 정현이 웃음기 없는 얼굴로 하는 이야기에 천하의 장유혁 입에 피식 실소가 걸렸다.

 

 “그걸 신경 쓰고 있는지 몰랐네.”

 “신경이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지만. 이용은 하고 있었죠. 덕분에 저도 주변에서 맞선을 주선하겠다는 귀찮은 제안에서 벗어났거든요.”

 “저런, 내가 게이설에서 벗어나면 네가 귀찮아지겠는걸?”

 

 정현은 그것도 별스럽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아시다시피 남의 말에 좌지우지되는 성향이 아니라서 상관없습니다. 회장님 내외분의 걱정은 줄어들테니 다행이네요.”

 “마치 맞선 한번에 내가 결혼이라도 할 것처럼 이야기하는군.”

 “이제 슬슬 질리시지 않습니까. 한달에 두서너번 여사님께서 밀어 넣으시는 맞선만 벌써 이번이 백번째입니다.”

 “벌써 그렇게 됐나?”

 “그만 정착하십시오. 딱히 대단한 이상형이 있으신게 아니라면.”

 “그래도 정정아는 좀 아니지 않나?”

 

 장 회장의 맞선 주선 이야기를 듣고, 유혁은 정현에게 맞선 상대에 대한 조사를 했다.

 형편없는 성적으로 대학도 겨우 입학했으나 졸업은 하지도 못했고, 파티광에 남자 갈아 치우는게 취미처럼 보인다는 보고서에 헛웃음을 짓기도 했었다.

 

 “그런 단순한 사람이 오히려 사장님처럼 머리가 복잡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성격이 무척 유쾌하고, 밝다고 합니다. 상대를 단점만 보려고 하지 마시고 장점부터 보십시오. 사장님.”

 

 자신을 가르치려는 정현의 말투에 피식 웃어 보인 유혁은 그의 어깨를 몇 번 두들겨 보이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그리고 약속 장소에 도착해 문이 열리는 순간, 유혁은 정현의 보고서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웨이브진 단발머리를 살짝 귀에 꽂고, 단아한 투피스에 옅은 화장을 한 그녀는 보고서로 보았던 화려한 외모의 사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얼굴이 퍽 귀엽기도 했다.

 한참 후에야 정신이 들었는지 천천히 일어선 그녀를 짧은 순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스캔했다.

 

 “정정아씨?”

 

 이름을 부르니 당황한 티가 영력하다.

 가만히 그녀를 살펴보던 유혁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가지는 확실했다. 우정현이 올린 보고서가 처음으로 오류를 범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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