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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당신을 위한 단편소설
작가 : 우주안에책
작품등록일 : 2022.1.3

이야기 세상 속 당신을 초청합니다.

 
(E-1) 당신의 글은 이상하다 (end)
작성일 : 22-01-14 14:51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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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팀장님 자꾸만 바꾸면은 저보고 어쩌라는 거예요"

 

  사무실 안에는 이현의 소리로 가득 찼다.

 

  “아니 현아 출판사에서 우리 책이 너무 어렵다 그러잖니, 그리고 내가 봐도 좀 어렵네 어려워”

 

  이현은 어처구니 없단 듯이 웃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선배, 지금 이게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뭐 덧셈 놀이하자는 거예요? 표도 못 그려, 그래프는 보기 어렵다고 그래, 그래서 그림표로 바꾸겠다는데 그거는 애들 장난 같다고 그래, 뭐 책을 쓰라는 거예요 말라는 거예요”

 

  팀장은 옆자리 노트북을 쳐다보며 말했다.

 

  “한 번만 좀 바꿔줘, 그리고 저기 이번에 책 잘 팔리면 너도 출판사랑 단독 계약되고 좋잖아, 응? 안 그래?”

 

  이현은 하는 수없이 사본을 들고일어났다.

 

  “진짜 마지막이에요 나 진짜 이번에도 출판사랑 얘기해서 헛소리하면 다 때려치울 거예요 그렇게 알고 있어요”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이현은 수정할 책 부분을 다시 살펴보고 있었다. 팀장님의 권환으로 재택근무로 전환하여 오랜만에 집에서 편안하게 일을 할 예정이다. 복도의 조명등 외에는 이현을 맞이하는 사람은 없지만, 집이라는 따뜻한 곳은 이현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다.

 

  “얼마 만에 집이냐, 진짜 힘들다 힘들어”

 

  ‘띠리링’

 

  이현의 바지 속에서 핸드폰 전화벨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이현은 옷도 벗지 못한 체 소파에 앉아 전화를 받았다.

 

  “네 이현님 맞으시죠?”

 

  “네네 맞습니다”

 

  “팀장님께서 이현 씨랑 직접 콘택트하고 연락하라 해서 전화드렸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앞부분은 좋은데 마지막 핵심 결론 부분이 이상한데요?”

 

  “네, 잠시만요 음 268페이지 맞나요??”

 

  이현은 책을 펼치며 다시 읽어보지만 전혀 이상한 부분은 없었다.

 

  "네네 거기 부분 다름이 아니라”

 

  ‘패권 나라의 멸망은 유토피아적 시대 속 디스토피아의 열차로 이끄는 중요한 사건이다. 잇따라 발생할 인플레이션과 수많은 위협은 시행착오적 생각으로라도 이루어지면은 안된다. 만일 여러분들의 현실 속 체감물가의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면 소비를 아끼고 줄여 보호적 자산으로 만들어라.’

 

  “무슨 말입니까? 유토피아적 시대? 디스토피아 열차? 이거 완전 소설 속 내용 같아요. 바꿀게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원래 이런 식으로 글 잘 안 쓰시는 것 같은데 왜 그러실까. 특히 인플레이션은 너무 전문용어에요 누가 한 번에 이해하겠어요”

 

  이현은 당황스러움에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아무래도 내년에 열린 등단 작품 선정회에서 중요한 심사위원 분이라서 더 쩔쩔매고 있었다.

 

  “아, 네 그러면은 그 부분만 수정하면은 될까요?”

 

  “네, 이 부분만 수정해서 다시 보내주세요, 우리 다음 주까지는 결과물을 받아야 하니깐 미리미리 수정하고 그러면 훨씬 좋잖아요”

 

  목소리가 기어가듯 이현은 답하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마지막 문장을 손보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바꿀 단어는 생각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현은 하나하나 씩 고치고 다시 한번 읽어봤다.

 

  ‘패권 나라의 멸망은 지향하는 시대 속 극단적 현실의 열차로 이끄는 중요한 사건이다. 잇따라 발생할 물가 오름의 현상은 수많은 위협은 시행착오적 생각으로라도 이루어지면은 안된다. 만일 여러분들의 현실 속 체감물가의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면 소비를 아끼고 줄여 보호적 자산으로 만들어라.’

 

  편집장이 원하는 대로 수정했고, 피곤할 대로 지친 몸은 메일 전송 버튼을 누르고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핸드폰은 자명종처럼 쉴 새 없이 울렸고 그 소리에 신음 소리와 함께 이현은 잠에서 일어났다. 눈 뜨자마자 든 생각은 바로 어제 보낸 수정본의 통과 사인이었다. 통과와 동시에 이현은 3주 동안 푹 놀 계획을 머릿속에서 계획하며 이메일을 열어봤다.

 

  “음 뭐야 아직 안 보셨나, 그래 그 깐깐한 편집장도 잠이라는 거를 자겠지”

 

  아침 먹을 준비를 하며 식탁에 앉아 배달 앱을 뒤적거리다가 편집장의 전화가 걸려왔다.

 

  “저기 이현 씨 우리 시간이 별로 없어요 아직도 글이 너무 어려워요, 지향이라는 단어를 누가 써요, 제 친구도 지향, 지양 뜻도 잘 모릅니다 헷갈리는 단어는 우선 빼주시고요, 열차 이거 자꾸 들어가 있네요 빨리 고쳐주시고, 그리고 애매한 단어 ‘현상’ 도 빼주세요 깔끔하게 심플하게 물가 오름은 수많은 위협 이렇게 들어가면 얼마나 좋아요. 일단 이것만 바꿔서 빨리 보내주세요.”

 

  “네, 네, 네, 네, 넵”

 

  내가 한 말은 이게 끝이다. 아침 먹을 기분은 싹 도망갔다. 다시 컴퓨터에 앉아 타자기에게 엄한 화만 잔뜩 풀었다.

 

  ‘패권 나라의 멸망은 최선의 상황 속 극단적 현실로 이끄는 중요한 일이다. 잇따라 발생할 물가 오름의 수많은 위협은 시행착오적 생각으로라도 이루어지면은 안된다. 만일 여러분들의 현실 속 체감물가의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면 소비를 아끼고 줄여 보호적 자산으로 만들어라.’

 

  대충해서 보내고 싶지만 심사위원이라는 생각에 다른 부분의 내용도 하나하나 씩 손보고, 드디어 이메일 전송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에 편집장이 보낸 이메일이 받게 됐다.

 

  “우선 감각이 좋으시니깐 조금 편하게 말하겠습니다. ‘여러분들’ 이 부분은 조금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수정 부탁드리고 if 느낌의 ‘만일’ 부분도 수정 부탁드려요 무조건 현실적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시행착오’ 너무 단어가 어렵습니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부탁드리고, 체감물가는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 알아서 손 봐주세요, 특히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면’ 이 부분은 임팩트를 더 강하게 붙여주세요. 오늘까지 부탁드립니다”

 

  사람을 죽이고 싶은 기분은 아마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들었던 것 같다. 누가 이기냐 승부를 거는 이메일을 보며 이를 악물고 바로 수정에 들어갔다.

 

  ‘패권 나라의 멸망은 최선의 상황 속 극단적 현실로 이끄는 중요한 일이다. 잇따라 발생할 물가 오름의 수많은 위협은 도전 생각으로라도 이루어지면은 안된다. 현실 속 물건의 값이 대한민국을 흔들 때 소비를 아끼고 줄여 보호적 자산으로 만들어라.’

 

  문장은 더 엉키고 이상해졌다. 이미 힘은 다 빠지고 더 이상 바꾸고 싶은 마음은 바람같이 사라졌다. 전송 버튼을 누르고 10분 뒤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머릿속은 이미 터질 것 같이 과부하가 걸렸고, 책이고 뭐고 그냥 퇴사를 할까 고민했다.

 

  “다시 보니깐 패권 나라도 그렇고 보호적 자산도 뜻이 너무 어렵습니다. 이 부분만 고치면 거의 완성인 것 같습니다. 이현 씨”

 

  죽어있던 얼굴에 활기가 돋아났다.

 

 “넵!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더 이상 내용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통과를 위한 수정의 반복일 뿐

 

  ‘우두머리 나라 멸망은 최선의 상황 속 극단적 현실로 이끄는 중요한 일이다. 잇따라 발생할 물가 오름의 수많은 위협은 도전 생각으로라도 이루어지면은 안된다. 현실 속 물건의 값이 대한민국을 흔들 때 소비를 아끼고 줄여 돈을 만들어라.’

 

  뿌듯하고 마음은 한편 가벼워졌다. 통과라도 한 듯 마감 하루 전까지도 아무 연락이 없었다. 제주도 티켓을 알아보고, 명품 옷도 하나 장만하며 누구보다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어 이거 경제학 책 원본이야?”

 

  대표님이 물어봤다.

 

  “네 이거 내일 발표할 경제 부분 도서입니다”

 

  “나 이거 뒷부분만 한 번만 봐도 괜찮을까?”

 

  “아, 물론이죠 여기 한번 보세요”

 

  “음…여기 결말이 너무 길다, 좀 별론데”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눈 내리는 소리냐. 이번 승진의 도장은 대표님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고, 나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현 씨에게 전화를 걸어 한마디 했다.

 

  “네 이현 씨 미안해요, 이거 결말 한 줄로 줄여주세요, 지금 보니깐 너무 기네요”

 

  “한 줄이요..? 알겠습니다”

 

  미친 편집장이 이상한 헛소리를 마감 10시간 전에 했다. 도저히 이 이상 바꿀 힘도 될 대로 대라는 생각으로 머리를 비우고 문장을 줄이고 줄여 모래로 만들었다.

 

 “소비를 아껴 현실을 준비해라”

 

  그렇게 마감일 4일이 지난 후 ‘돈의 방향을 찾아라’ 제목으로 월간 문고에 들어갔다. 나는 저 멀리 3주 동안 떠났다. 정확히는 도망갔다.

 

  ***

 

  이번 월간 문고 베스트 경제학 부분의 ‘미치도록 뜨겁게 돈을 사랑해라’ 와 ‘경제 감각 다지기’ 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다음으로 소설 부분 베스트 부분은 ‘돈의 방향을 찾아라’입니다.

 

 

 

 
작가의 말
 

 글자는 살아있는 존재지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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