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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커뮤니케이션
작성일 : 22-01-14 14:46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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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경기는 그다지 흥미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양팀 모두 골을 넣지 못하고서 심판이 전반이 끝나는 휘슬을 불었다.

 그 후로도 후반부가 시작되었지만, 골을 넣지 못해서인지, 선수들이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서 인지, 양 팀 모두 전반부의 날렵함이 사라져있었다.

 수호도 움직임이 둔해진 선수들을 보다 못해 채널을 꺼버렸다.

 그들을 보는 자신도 몸이 지치는 기분이었다.

 그는 빈 접시와 캔을 들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밖은 어둠이 깔려있었다.

 거실의 벽시계를 보니 시간은 이미 자정을 향해갔다.

 그는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깜깜한 주방의 불을 켠 수호는 싱크대에서 접시를 닦아내고 건조대에 올려 놓았다.

 식사를 간단히 하면, 설거지도 간단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는 더욱 간단히 식사하기를 선호해갔다.

 식사를 끝내고 난 뒤의 설거지는 여러모로 귀찮은 법이다.

 

 그가 부엌의 등을 끄고 나오자, 순간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밖의 어둠은 생각하지 않고, 집안의 모든 전등을 껐기 때문이다.

 이곳은 깊은 산속이어서 집안의 불빛외에는 다른 빛이 없다.

 밤에 인공 조명을 모두 꺼버리면 칠흑같은 어둠뿐이다.

 다행히도 그의 눈이 그새 어둠에 익숙해져 희미한 불빛을 감지해냈다.

 거실에서 흘러 나오는 불빛이었다.

 

 사이드 조명을 켰었나?

 

 수호는 거실의 불빛으로 다가갔다.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거실 조명을 끄려던 것이었다.

 그가 벽면스위치를 끄려는데 등은 이미 꺼져 있었다.

 그러나 거실에는 비치되어 있는 가구들이 눈에 잘 보였다.

 천장의 샹들리에는 영롱한 빛까지 띄며 반짝거렸다.

 그는 평소와 달라진 점이 있는지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어쩐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 시간에 불이 꺼진 거실이 밝으니, 의아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그는 빛을 따라갔다.

 그 빛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거실의 유리문을 열었다.

 밤하늘에는 달이 떠있었다.

 

 그날따라 달은 유난히도 컸다.

 그래서 달빛이 더욱 밝은 것이리라.

 그 빛이 거실을 환히 비추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달을 유심히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달은 무심한 그가 보기에도 확연히 달랐다.

 이 달은 여느 보름달과는 달랐다.

 그렇다고 슈퍼문은 아니다.

 분명히 같은 둥근 달이지만, 그것들과는 태생적으로 달라 보였다.

 이것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같았다.

 

 수호가 문을 닫으려는데, 순간적으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하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그는 단순한 착각이려니, 하고는 문을 닫았다.

 그런데, 또 다시 그를 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가 뒤를 돌아보았다.

 등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 시선은 계속해서 그를 따라왔다.

 

 수호는 취하지 않았다.

 고작 캔맥주 두 캔으로 취할 수는 없었다.

 그의 뒤에는 달이 밤하늘에 떠있을 뿐이다.

 

 달.

 

 달이 그를 비춘다.

 달이 그를 바라본다.

 

 달이 나를 본다?

 달이 정말로 나를 보는 것일까?

 

 수호가 몇 번이고 돌아보았으나, 주위에는 달 뿐이다.

 어째서인지 달이 그에게 말이라도 걸어보려는 것처럼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구상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느낄 수는 있다.

 그 느낌은 확실하다.

 

 달이 살아있다!

 

 저 어둠속에서 신비롭게 빛나고 있는 저 달이 생명체처럼 의사소통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달은 이미 그가 알고 있던 달이 아니었다.

 의지를 지닌 하나의 생명체였다.

 그리고 그것은 무언가를 그에게 알리고 있었다.

 

 그는 그게 뭔지 궁금했다.

 그러나 한참을 바라봐도 달은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은 이미 그에게 말을 전했는지도 모른다.

 달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가 달의 언어를 몰라서 알아채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서로의 언어가 달라서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것일 수도 있다.

 그는 달의 언어를 모른다.

 

 그가 얼마나 달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몸에 한기가 느껴졌다.

 자정을 넘긴 시간은 어느새 새벽의 깊은 어둠속으로 향해갔다.

 그만 달에서 시선을 거두어야 할 때다.

 거기에서 한없이 달을 쳐다본다 한들 그들은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수호의 입에서 짧은 한숨이 나왔다.

 

 달의 언어를 알면 좋으련만.

 

 그는 문을 닫고, 커튼으로 빛을 가렸다.

 이제 달빛은 더 이상 거실로 들어오지 않는다.

 이대로 달을 보고 있어도 어차피 그 의도는 파악하지 못한다.

 이럴때는 차라리 잠을 자는게 낫다.

 시간도 늦었으니, 그는 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때였다.

 그의 앞에 보경이 나타났다.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핼쑥해서 핏기까지 없는 얼굴로 말없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두워서일까?

 그녀 얼굴이 어찌나 새하얗던지 TV에서 보던 귀신이 연상될 정도로 그녀는 창백했다.

 그는 앞에 서 있는 여인이 보경이 맞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그녀가 다르게 느껴졌다.

 더구나 그녀의 눈빛이 달랐다.

 어둠속에서도 확연히 빛나는 두 눈은 마치 야생의 호랑이의 눈빛처럼 반짝거렸다.

 그는 말문이 막혔다.

 

 “보셨어요?”

 

 먼저 입을 연 것은 보경이었다.

 그런데 어쩐지 그녀의 목소리가 신비롭게 울린다.

 달이 지구의 언어로 말한다면 바로 이런 음성이리라.

 

 수호는 어느새 달에 동화된 자신을 발견했다.

 달을 너무 오래 본 탓이다.

 그녀와 달을 동일시하고 말았다.

 그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보경씨도......?”

 

 그는 입술이 떨렸다.

 분명 입으로 소리를 냈지만, 그가 본 것을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말했다.

 그녀도 달을 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차마 그 주체가 달이라고는 입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서로 직접본 것이지만, 아직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다.

 그들은 아직 그것이 현실인지, 환상인지 가늠할 수 없다.

 

 어느 누가 믿겠는가?

 밤하늘의 달이 인간에게 말을 걸어왔다는 것을?

 그것도 하찮고 미개한 인간에게 말이다.

 

 보경은 고개만 살며시 끄덕였다.

 입 언저리에서는 해야 할 말이 있었지만,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닌 것 같았다.

 달이 뱃속의 생명체와 대화를 한다는 증거가 없다.

 모두 그녀의 느낌일 뿐이다.

 그렇기에 섣불리 입밖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

 

 수호는 새삼 놀라웠다.

 그가 본 광경을 보경도 본 것이다.

 한마디로 그의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는 말이다.

 즉,

 이것은 그에게 일종의 기회였다.

 그녀와 가까워질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공감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수호는 이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 감정은 너무 오래되어서 희미한 흔적으로 남아있었지만, 그 흔적은 가슴속 어딘가에 소중히 담아두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을 떠올렸다.

 「하이드」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던 보경.

 그 순간,

 그는 빛이 그의 품안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때부터 그는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보경씨, 배고프지?”

 

 수호를 바라보는 보경의 눈동자는 여전히 반짝거렸다.

 달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스며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변화에 대해 그녀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그는 말을 꺼내려다가 그만두었다.

 그런 변화는 본인이 직접 보는게 나을 것이라 판단되었다.

 괜히 그녀를 놀라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늦은 시간이긴한데, 부엌에 가서 뭘 좀 먹지 않을래?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잖아.”

 

 그러고 보니 보경은 잠에 취해서 하루종일 공복상태였다.

 몸을 추스르기 힘들 만큼 피곤해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째서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졌는지는 모른다.

 단지 몸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만 느껴질 뿐이었다.

 

 "네에. 배고파요."

 

 그의 말이 시발점이 되었는지 그녀는 심한 허기를 느꼈다.

 달에 대한 이야가는 접어두고, 우선 빈 속을 채우고 싶어졌다.

 

 "좋아. 그럼 내가 식사를 준비하지."

 

 그들은 주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달에 관한 이야기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그들에게 시간은 많다.

 

 안으로 들어간 수호가 실내등을 켰다.

 깊은 밤 중이라 조명은 눈이 부시지 않게 간접등으로 켰다.

 주방이 은은한 조명으로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

 

 뒤따라 들어온 보경이 식탁에 앉자, 그는 식탁에도 작은 조명등을 켰다.

 실내등만으로는 식사하기에 주위가 너무 어두웠기 때문이다.

 식탁에는 조명 덕분인지 분위기가 한층 아늑해졌다.

 그녀는 익숙하지 않은 장소임에도 마음이 편안했다.

 

 수호는 조리대로 자리를 옮겨 식탁에 앉은 보경을 위해 식사를 준비했다.

 식사라고 해봐야 거창하게 한상을 차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냉동고에 있는 레토르트 스테이크를 데울 뿐이었다.

 그래도 가능한한 임산부를 위해서 영양가 있는 식사를 제공하고 싶었다.

 그가 냉동채소를 꺼내어 프라이팬에 넣고는 가스레인지에 불을 켰다.

 이 정도가 그가 생각해 낸 최선의 영양식이었다.

 

 “저도 도울게요.”

 

 가만히 앉아있던 보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쩐지 그녀가 요리를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이제까지 가게에서 안주를 주문받을 때면 그녀가 요리를 해왔다.

 그래왔기에 사장이 조리대에서 그것도 그녀를 위해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너무나 어색했다.

 

 “아, 아니야. 보경씨."

 

 수호는 당황하면서 조리대로 들어온 보경을 자리로 돌려보냈다.

 

 "보경씨는 가만히 앉아있어. 잠깐이면 돼. 이제 다 되어가. 금방 끝나니까, 그대로 있어.”

 

 그는 요리가 너무 간단해서 그녀에게 보이기도 부끄러웠다.

 실제로 요리라고 볼 수없는 음식이기도 했으니까.

 그는 급히 냉장고에서 오렌지주스를 꺼내어 보경에게 내놓았다.

 

 “이거라도 마시고 있어.”

 

 그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다시 가스레인지로 돌아갔다.

 이는 그가 머쓱할 때 나오는 습관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보경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제 그녀는「하이드」의 직원이 아니었다.

 굳이 나서지 일하지 않아도 된다.

 예전처럼 일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녀는 조리를 하고 있는 수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이드」에서 일을 시작한 이래로 그 뒷모습은 수도 없이 봐왔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그의 뒷모습이 낯설어보였다.

 

 나를 위해 요리하기 때문일까?

 

 보경은 왠지 기분이 묘해졌다.

 

 수호가 조리를 끝냈는지 가스레인지의 불을 껐다.

 그는 접시에 스테이크와 채소볶음을 담고서 식탁에 앉아있는 보경에게 접시를 건네었다.

 그런데, 식탁에는 접시만 덩그러니 놓였다.

 음식을 먹을 식기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보경과 눈이 마주친 그는 당황하였다.

 그녀에게는 호기롭게 말하고서 수납장에 들어있는 식기조차 준비하지 않는 미흡함을 보이고 말았다.

 그는 서둘러 포크와 나이프를 가지러 갔다.

 

 그 사이 보경은 제 앞에 놓인 접시를 바라보았다.

 음식은 생각보다 훨씬 근사했다.

 단순한 레토르트 식품이었지만, 소스가 뿌려진 스테이크에서는 윤기가 흐르고 있었고, 은근한 풍미까지 느껴졌다.

 더구나 데코레이션으로 장식된 익힌 채소에서는 컬러풀한 색상 덕분에 한층 요리가 싱싱하게 보였다.

 그녀의 입안에서 군침이 돌았다.

 그녀는 그가 건네준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바로 썰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오랫동안 비어있던 뱃속의 허기를 채워나갔다.

 

 혹시라도 입맛에 맞지 않을까봐 가슴 졸였던 수호는 그녀가 아주 적극적으로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했다.

 그는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꺼내고는 그녀 앞에 앉았다.

 식탁에 마주 앉았지만, 그들은 어떠한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아직 말할 타이밍이 아닌 것이다.

 그는 맥주를 홀짝이면서 그녀가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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