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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만남
작성일 : 22-01-12 15:03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5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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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보경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심장이 아니었다.

 물론, 그녀의 심장도 쿵쿵거리긴 했다.

 하지만,

 그 떨림은 좀 더 깊숙한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생명체의 심장.

 바로 그것이 빠르게 뛰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생명체가 흥분한 것처럼 심장이 급격히 빨라졌다.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달을 느끼고 있다.

 아니다.

 그들이 서로를 느낀 것이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

 다만 그녀의 생명체와 달은 서로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강렬하게 서로를 끌어당겼다.

 그들은 모두가 잠든 이 깊은 어둠의 시간에 서로에 대해 알고 싶어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해 알 정도로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이제 곧 밤이 물러갈 터였다.

 

 그녀는 그들에게서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들만의 대화는 연인처럼 달콤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

 보경은 저도 모르게 행복한 기운으로 충만해졌다.

 그런 기운이 그녀에게 다 잘될 거라고, 모두 좋아질 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어느덧 거실에 새벽 다섯시를 알리는 자명종이 울려 퍼졌다.

 보경은 그새 잠이 들었다.

 달콤한 꿈 속으로 빠져들었는지 입가에는 미소가 띄어 있었다.

 거실을 물들였던 잔잔한 달빛도 차츰 흐릿해져 갔다.

 깊은 어둠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새 생명체도 꿈 속에 빠져들었는지 그녀의 품 안에서 잠잠해져있었다.

 

 보경이 눈을 떴다.

 주위는 이미 햇살로 가득해서 눈이 부실 정도로 환했다.

 어둠이 완전히 사라진 낮이었다.

 시계를 보니 정오를 앞두고 있었다.

 그녀는 일어나려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어젯밤과는 달리 몸이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은 것처럼 천근만근 무거웠다.

 언제 덮힌지 모를 얇은 담요가 몸을 짓누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생체 에너지가 모조리 빠져나간 것 같다.

 그녀는 제대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등 뒤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났어?”

 

 그녀는 목소리를 향해 소파에서 몸을 돌렸다.

 

 “괜찮아, 보경씨. 그대로 있어.”

 

 수호가 그녀 옆에 앉으면서 말했다.

 그는 어제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베이지색의 린넨바지에 푸른 난방, 그 위로 얇은 검정 카디건을 걸치고 나타난 것이다.

 어딘가 산책이라도 나갈 만한 매우 단정한 옷차림이었다.

 여전히「하이드」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보경은 새삼 놀라웠지만, 아직 그의 옷차림에 대해서 말하기는 어색했다.

 그럴 정도의 친분은 쌓이지 않았다.

 그녀는 뭐라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도로 닫았다.

 

 “몸은 좀 어때? 괜찮아? 방에서 쉬지, 언제 여기로 나왔던 거야?"

 

 그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방안에 있어야할 보경이 거실 소파에서 웅크리고 잠들어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안쓰러워 보이던지, 그는 그녀가 방에서 나왔다가 몸이 아파서 다시 들어가지 못한건 아닐까 싶어 계속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던 참이다.

 

 하지만 정작 쓰러진 당사자는 정신을 잃었던 건지, 기절하듯 잠이 든 건지 헷갈리고 있었다.

 보경은 그의 질문에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어쩌다 여기에서 잠을 자게 된 거야? 소파가불편하지는 않았어?”

 

 그는 걱정어린 눈빛으로 그녀의 안색을 살폈다.

 

 “아니, 괜찮았어요.”

 

 그녀는 고개를 돌리면서 대답했다.

 그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자기가 이곳에서 언제 잠이 들었는지 기억나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그에게 어제의 일을 어찌 말하겠는가?

 말로 설명할 수나 있을까?

 그녀는 어제의 상황에 대해 적절한 표현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직접 목격한 그녀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입밖으로 꺼낼 수는 없다.

 

 달.

 

 보경은 그 달이 다시 떠올랐다.

 아직도 달빛의 따스함이 피부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눈을 감으면 영롱했던 달빛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행복으로 충만했던 기분이 여운으로 남아있었다.

 머릿속에는 온통 달에 대한 생각뿐이다.

 그녀는 궁금했다.

 

 그 달은 생명체와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일까?

 그들은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을까?

 도대체 어떤 대화를 나누었길래 자신까지도 기분이 좋아진 걸까?

 아니,

 그들은 어떻게 대화를 나눈 것일까?

 달과의 대화라니, 그것도 아직 인간이 되지도 않은 뱃속의 태아와.

 그게 가능한 일이기는 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상식적으로 달과 그녀의 생명체는 결코 대화를 나눌 수 없다.

 물론 그녀는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분명히 그들은 대화를 나눴다.

 그것은 사실이다.

 말로 설명할 방법은 없지만.

 그들은 그녀에게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허락하지 않았다.

 단지, 제 삼자로서의 자격을 부여했을 뿐이었다.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던 보경의 옆에서 수호는 뭔가를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다.

 그녀의 건강이 염려되어 하는 말들이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문득 그녀가 화제를 돌렸다.

 

 “사장님, 빨리 출발하셔야 하는 것 아니에요?”

 

 오늘은 평일이었고, 가게「하이드」를 오픈하려면, 지금 출발해도 늦은 시간이었다.

 여기에서 서울까지 가는데만도 최소 네 시간은 걸릴터였다.

 서둘러도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른다.

 

 “아! 아냐. 안가도 돼.”

 

 그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네? 안가시다니요? 가게는 어쩌시고요? 영업 안하세요?”

 

 “당분간 여기에서 지내려고.”

 

 “네? 왜요?”

 

 보경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기억하기로 그는 지금까지 「하이드」영업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일상을 바꿨다.

 그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태도까지도 바꾼 것이다.

 

 “어제 보니까, 보경씨 옆에 누가 있어야 할 거 같더라. 그래서 잠시 머무르려고. 보경씨 몸이 회복되면, 그때 갈게. 괜찮지?”

 

 수호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대답했다.

 

 "저.......저는........이제 괜찮아요. 저 때문에 그러지 않으셔도 돼요."

 

 그녀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배려는 이만하면 충분하다.

 더 이상 그에게 신세를 질 수는 없었다.

 

 “보경씨 때문만은 아냐. 어차피 요새 장사도 잘 안됐잖아. 이참에 가게를 좀 쉬면서 재충전을 하는게 좋을 것 같아. 그러니 가게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 보경씨는 자기 몸이나 챙겨."

 

 그는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는 이만 식사를 준비 할게.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니까, 기대하지는 말고. 내가 준비하는 동안 보경씨는 방에 들어가서 좀 더 쉬어. 소파에서 그렇게 자면 몸이 더 피곤한 법이야.”

 

 수호가 보경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경은 어색함에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안다.

 그의 친절이 불편하긴해도, 고마운 일이었다.

 지금은 누군가 곁에 있어주면, 안심이 된다.

 당연히 그러면 안되지만, 자꾸만 그에게 기대고 싶어진다.

 기대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감정이 기운다.

 처음으로 사람에게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 호의를 느꼈다.

 그녀는 자신에게 그런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 나타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더구나 그것이 수호가 되리라곤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그는 그녀를 점점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그에 대한 거부감도 차츰 사라져갔다.

 

 처음 이곳에 올 때는 혼자 깊은 산속에서 지낸다기에 두려움이 앞섰다.

 만에 하나 누군가, 아니, 그 여자가 이곳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조취를 취해야할 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벗어날 방법조차 모른다.

 더군다나 이런 깊은 산속에서 홀로 지내는 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단순히 식료품을 사려고 해도 차가 없는 그녀로썬 이곳에서 나가는 것부터가 어려운 일이었다.

 이렇게 막막하기만 했던 그녀의 현실에서 그의 체류는 한줄기의 희망이었다.

 겉으로 내뱉은 말은 그랬지만, 내심 그녀는 그가 떠나지 않아서 한결 안도했다.

 

 그러자,

 보경에게 또 다시 잠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의식이 깨어있는 잠이었다.

 그녀는 또 다시 소파에 누울 수는 없었으므로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침대에 누워 깊은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방.

 그곳은 누군가의 침실이었다.

 방안에는 침대와 가구들이 놓여 있었는데, 중앙에는 침대가 포근해 보이는 침구들로 잘 정돈되어 있었고, 나머지 공간에는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우아하게 비치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안은 상당히 넓은 공간이 남았다.

 보경은 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특이하게도 이 방에는 유리창 대신에 한쪽 벽면 전체가 유리문으로 되어 밖의 어둠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어둠속에서 희미한 빛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가 빛을 향해 다가가려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전동 휠체어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휠체어를 탄 소년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여자가 소년의 뒤를 따랐다.

 

 “자, 보경씨, 인사하세요. 이 방의 주인인 도연우군이에요.”

 

 “아, 안녕하세요.”

 

 어디에선가 방안을 둘러보던 보경이 나타났다.

 보경은 이 방 주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꽤나 놀란 눈치였다.

 자신의 고용주가 소년이라는 것과 그가 타고 있는 휠체어는 그녀가 상상했던 고용주의 모습과 거리가 너무 멀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소년은 아직 소년의 티를 벗지 못한 모습을 하고서도 지나치게 아름다웠다.

 조각상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무표정했지만, 그 모습 또한, 그의 아름다움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인사에도 미동이 없었다.

 단지 휠체어에 앉아만 있을 뿐.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조차도 거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신화 속에 나오는 신처럼 고고해보였다.

 보경은 그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연우군, 이전에 말씀드린 분이에요. 이제부터 매주 이 시간에 한 시간씩 저분이 책을 읽어드릴 거예요. 아시겠죠?”

 

 여자가 보경의 감상에 찬물을 끼얹기라도 하듯이 말을 꺼냈다.

 소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표정한 얼굴이 조금은 부드러워 보였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이 스위치 누르는 거 잊지 마시고요. 그럼, 저는 이만 나가볼게요.”

 

 여자는 한결 부드러운 톤으로 소년에게 말했다.

 그런 다음, 보경을 향해 지시했다.

 

 “보경씨는 약속대로 지금부터 한 시간 동안 책을 읽어주시면 되요. 어떤 책이든 상관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제가 올 테니, 그때까지 수고해주세요.”

 

 그러고 나서 여자는 방을 나갔다.

 

 보경은 적잖이 긴장되었다.

 여자의 말대로 일을 바로 시작해야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어린 소년에게 책을 읽어줄 거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내심 그녀는 연세가 좀 있는 노인을 상상했기 때문에 무슨 책으로 시작을 해야 할지 난감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책을 혼자서 읽기는 해도 누구를 위해 읽어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소리내어 읽는 것도 아마추어였다.

 그러니 더욱더 소년을 위해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그녀는 고민이 되었다.

 괜히 쉽게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여긴 게 잘못이었다.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발을 들여놨으니, 도망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방안에 있는 책장에서 책을 하나 골라집었다.

 

 「데미안」

 

 소년에게는 청소년 문학책이 좋을 듯 싶었다.

 

 “안녕? 나는 문보경. 오늘부터 너에게 책을 읽어줄 사람이야.”

 

 보경이 소년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소년은 보경을 물끄러미 쳐다볼 뿐, 대답하지 않았다.

 인사따위는 필요없다는 표정이었다.

 그의 시선에 보경은 무안해졌다.

 두 볼이 발그레해졌다.

 그녀는 황급히 책표지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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