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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도플갱어
작가 : 글묵
작품등록일 : 2020.8.7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도플갱어. 그로 인해 한 가정의 평화에 균열이 생긴다.
그는 돈을 물 쓰듯 쓰면서 가족들의 환심을 사려한다.
뿐만 아니라 진짜의 애인을 찾아 가 진짜 행세를 하며 애인을 가로채고 직장까지 찾아 가 장난을 친다.
가짜의 장난질에 진짜는 가정과 직장에서 위기를 맞고 애인까지 뺏길 처지에 놓인다.

 
22화. 도사
작성일 : 22-01-11 14:31     조회 : 177     추천 : 0     분량 : 4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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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화. 도사

 

 “맞아. 우리 집에서 주당은 누난데…….”

 “요즈음엔 술 안 마셔요. 안 그래도 내 자리가 바람 앞의 등불인데,

 맨정신으로 싸우려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술에 의지하기가 싫어서요.”

 

 두만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래. 할 수 없지 뭐. 나 혼자서 마셔야지.”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실수가 두려워 거절하였다.

 동식이 소주를 한 잔 마시고 카~ 소리를 내는데, 침이 다 꿀떡꿀떡 넘어갔다.

 

 문득 살아생전 무수히 드나들었던 한양 기생집의 기생들이 생각났다.

 특히 매향이라는 기생이 더 많이 생각났다.

 매향이 분 냄새를 폴폴 풍기며 교태를 부릴 땐,

 기분이 삼삼하고 가슴이 찌릿한 게 세상 참 행복하였다.

 

 소갈비는 입에서 살살 녹았다.

 가족들의 입맛에도 딱 맞는 모양이다.

 정미도 오늘은 고기를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동식은 소주 반병에 얼굴이 벌게졌다.

 기분이 아주 좋은 모양이다.

 갈비가 조금 남자 정미가 종업원에게 포장해 달라고 말했다.

 

 고깃집에서 나와 두만은 노래방을 가자고 하였다.

 

 “노래방에 가자고?”

 

 동식이 건들건들 몸을 흔들며 말했다.

 

 “2차는 노래방이죠. 헤헤”

 

 두만이 동식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순간 몸에서 두드러기가 나는 듯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속이 울렁거리는 애교였다.

 세상에, 인간이 되려고 별짓을 다 하네.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그것도 잠시 인간으로 환생만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짓도,

 그 어떤 수모도 당할 수 있다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노래방 가기 싫은데…….”

 

 이번에도 소식이 어깃장을 놓았다.

 이런 구타유발자 같은 놈.

 두만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고 파르르 떨고 있었다.

 두만은 마음을 진정시키려 심호흡을 하였다.

 

 “와, 한숨을 쉬고 그라는데?”

 

 동식이 물었다.

 

 “이건, 휘파람인데요? 휘~익 휘~익”

 

 두만이 눈치를 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밤에는 휘파람 부는 거 아이다. 뱀 나오면 어찌하려고?”

 

 문득 저승에 있는 친구, 살모사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 자신의 흉한 모습인 쥐도 떠올랐다.

 쥐의 형상한 자신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화가 나고 끔찍했다.

 또다시 그런 모습으로 살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우리 가족들 나들인데, 같이 가자.”

 

 두만이 소식의 어깨를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통사정을 하였다.

 

 “약속 있어서 안 돼!”

 

 녀석은 두만을 비웃기라도 하듯 단칼에 거절하였다.

 

 “무슨 약속?”

 

 화가 났지만 두만은 최대한 부드러운 음색으로 물었다.

 

 “친구 만나기로 했어.”

 “다음에 만나자고 하면 안 될까?”

 “안 돼.”

 

 두만의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아직 물도 오르지 않은 애송이에게 통사정하는 꼴이라니.

 

 “왜, 안 돼. 담에 만나자고 하면 되지.”

 두만은 남은 마지막 인내심을 애송이에게 탈탈 털어 넣었다.

 

 ***

 

 “아, 정말…….”

 

 급기야 두만의 집요함에 소식이 짜증을 냈다.

 

 “너, 용돈 필요하지?”

 

 그 말에 녀석의 눈에서 한 줄기 섬광이 어렸다.

 

 “정말 용돈 줄 거야?”

 “노래방 가면은…….”

 “…….그럼, 그렇게 하지 뭐. 친구는 담에 만나고”

 

 용돈을 쟁취하고서야 노래방에 합류하겠다는 애송이. 참으로 고얀 녀석이다.

 하지만 두만의 입장에선 돈을 밝히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다.

 

 “약속 취소했어. 돈 줘.”

 

 소식이 손을 내밀었다.

 두만은 오만 원권 지폐 한 장을 지갑에서 꺼내 소식에게 주었다.

 

 “한 장 더 줘.”

 “그게 적어?”

 “그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 건데…….”

 

 약속의 중요함을 부각해 용돈을 더 받아내려는 녀석의 꼼수.

 그 꼼수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너무 쉽게 녀석의 꼼수에 응한다면 의심을 받을 수도 있기에. 밀고 당기기를 하였다.

 

 “싫으면 말고”

 

 두만이 소식의 손에 있는 돈을 빼앗으려 하자.

 

 “알았어.”

 

 소식이 금방 꼬리를 내렸다.

 애초에 녀석에겐 중요한 약속 따위는 없었다.

 어떻게 하면 용돈을 손에 쥘 수 있는가를.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다분히 계산적인 반응이었다.

 

 용돈 오만 원을 손에 넣고 소식은 가족들과 함께 노래방으로 향했다.

 

 “넓은 방으로 주세요. 사이다 4캔도요.”

 

 두만이 카드를 꺼내 계산하였다.

 넷은 함께 뭉쳐서 춤을 추다가 손에 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누가 봐도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정미와 동식은 모처럼 만의 호사에 즐거워했다.

 

 ***

 

 도사를 만난다 해도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걸 정후는 잘 알고 있었다.

 옥황상제와 두만의 내기는 한 가족과 돈을 두고 시험해 보는 것이었기에.

 소라의 가족을 두만이 선택한 것이었고,

 소라네 가족들이 돈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내기의 승부는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도사와의 만남은 의미 없는 일이었다.

 

 밤이 깊도록 도사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목이 빠지도록 밖을 내다보고 귀를 쫑긋 세워보았지만 헛수고였다.

 

 “정말 안 올 모양이네.”

 

 하나가 한숨을 푹 쉬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소라의 얼굴엔 실망감으로 가득했다.

 

 “피곤한데, 눈 좀 붙이자.”

 

 하나가 소라를 다독였다.

 그때 밖에서 천둥 같은 고함이 들려왔다.

 

 “주인 허락도 없이 남의 집 앞마당에서 뭐 하는 짓이야!!”

 

 잠을 자려고 자리를 살피던 넷은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

 

 “도사님이다.”

 

 백수가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얼른 나가보자.”

 

 소라와 백수, 하나는 앞다투어 텐트 밖으로 뛰어나갔다.

 정후는 텐트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

 

 “도사님!”

 

 백수를 선두로 소라와 하나가 도사 앞으로 나가 눈인사하였다.

 작은 체구에 몰골이 꽤 쩨쩨한 환갑은 지났을 법한 남자가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사납게 쏘아보고 있었다.

 도사의 직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생김새지만, 눈빛은 살아 있었다.

 

 “여기서 뭐 하는가?”

 “도사님을 기다렸습니다.”

 “나를 기다려?”

 “네.”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

 

 백수와 도사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한 번만 도와주세요.”

 “뭘 도와 달라는 거야?”

 

 소라가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였다.

 

 “무슨 그런 일이…….”

 

 설명을 다 들은 도사가 안타까운 얼굴로 소라를 보는데,

 누군가가 도사의 어깨를 툭툭 쳤다.

 도사가 돌아보니 하늘나라의 차사였다.

 도사가 깜짝 놀라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도사의 눈엔 차사가 보이지만 소라와 백수, 하나의 눈엔 차사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기에 그들은 도사의 행동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쉬!”

 

 차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도사에게 입단속을 하였다.

 도사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믿고 가겠네.”

 

 차사가 도사의 어깨를 한 번 툭 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도사는 얼이 빠진 듯 멍하니 차사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았다.

 

 “도사님 왜 이러세요?”

 백수가 겁에 질린 얼굴로 물었다.

 

 “어서, 어서, 가!”

 

 도사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으로 쑥 들어갔다.

 

 “왜 저러시지?”

 

 소라와 백수, 하나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때 정후가 텐트에서 나왔다.

 

 “도사님!”

 

 정후가 조용히 도사를 불렀다. 방에선 반응이 없었다.

 정후가 도사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도사가 정후를 보자 깜짝 놀라 뒤로 벌렁 넘어졌다.

 정후가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쿵! 방문이 닫혔다.

 

 “정신 차리시게!”

 

 정후를 보자 도사는 다시 혼비백산하였다.

 

 “놀라지 말게.”

 

 정후가 조용히 도사를 다독이듯 말했다.

 도사가 얼이 빠진 듯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놀라지 말게. 내, 자네를 해코지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야.”

 “정말이죠?”

 “자네 죄지은 거 있어?”

 “없습니다.”

 도사가 고개를 강하게 흔들었다.

 

 “지은 죄가 없는데, 겁낼 이유가 없잖아.”

 

 도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차사가 다녀간 거 다 알아. 난 차사와 상관없이 여기 온 거고…….”

 “네.”

 “부탁 하나만 하겠네.”

 “말씀하세요.”

 “저기 밖에 있는 친구들이 내 친구들이야.”

 “네.”

 “저 친구들을 하룻밤만 방에서 좀 재우게. 물론 나도 여기서 좀 쉬고 싶네.

 밖이 너무 추워. 안 되겠나?”

 “…….되고말고요.”

 

 도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맙네.”

 

 도사의 방은 꽤 넓고 비교적 정돈이 잘 되어있었다.

 

 “그럼, 내 친구들을 방으로 불러들임세.”

 

 도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후가 방을 나갔다.

 

 ***

 

 정후가 나오자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괜찮아요?”

 

 하나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도사님이 방을 내어주신대요.”

 “네?”

 “얼른 방으로 들어가요.”

 

 도사가 무표정한 얼굴로 소라와 백수, 하나 앞으로 다가섰다.

 “어서 방으로 들어들 가게.”

 

 갑자기 태도가 바뀐 도사를 셋은 의혹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도사와 정후 사이엔 그들이 모르는 비밀 같은 것이 있을 것만 같았다.

 

 “감사합니다.”

 

 셋은 도사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나는 군불을 좀 지피겠네.”

 

 하며 도사가 아궁이를 향해 사라졌다. 셋은 방으로 들어갔다.

 

 “정후 씨”

 “네.”

 “도사님이랑 무슨 이야기 했어요?”

 

 하나가 물었다.

 

 “밖이 너무 춥다니까. 고맙게도 방을 내어주시네요.”

 “우리가 모르는 그런 비밀스러운 이야기 같은 거 안 했어요?”

 “아뇨!”

 “근데, 왜 갑자기 태도가 확 달라졌어요?”

 “글쎄요? 난 그냥 추워서 잠 좀 재워 달라고 말한 것밖엔 없는데…….”

 

 군불을 지펴 그런지 금방 방이 따뜻해졌다.

 조금 있으니 도사가 방으로 들어왔다.

 

 “누추하지만 편히 쉬어요.”

 

 도사가 정후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

 

 “고맙습니다. 도사님”

 정후가 예를 갖춰 인사를 하였다.

 도사는 이부자리를 내어주고 자신은 구석 자리로 갔다.

 

 “도사님”

 소라가 조용히 그를 불렀다.

 

 “난 아무것도 몰라.”

 “좀 가르쳐 주세요.”

 “천만번을 물어도 내 대답은 같아. 난 아무것도 몰라.”

 

 도사의 말이 하도 단호하여 소라는 더 물을 수가 없었다.

 정후와 백수는 도사 옆으로 자리를 옮겼고,

 소라와 하나는 뜨끈한 아랫목에서 잠을 청했다.

 그렇게 산골의 밤은 깊어갔다.

 가끔 산짐승의 울음소리가 산골의 적막을 깼다.

 

 ***

 

 서비스로 넣어 준 십 여분을 다 소모하고 나서야,

 두만과 동식, 정미와 소식은 노래방을 나갔다.

 

 “오늘 어땠어요?”

 

 두만이 물었다.

 

 “네 덕분에 맛있는 소갈비도 배부르게 묵었고, 또 신나게 잘 놀았다.”

 

 동식이 만족한 듯 말했다.

 

 “나도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앞으로도 가끔 이런 시간 가져요.”

 “하모. 그래야지.”

 

 동식이 큰 입을 헤벌쭉거리며 웃자. 두만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 동식의 팔을 붙잡고 천천히 걸었다. 동식은 기분이 좋아 콧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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