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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당신을 위한 단편소설
작가 : 우주안에책
작품등록일 : 2022.1.3

이야기 세상 속 당신을 초청합니다.

 
(B-2) 아름다운 지구 (end)
작성일 : 22-01-10 16:59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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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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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세계를 구원할 나라로 인정받았다. 모든 나라에서 백신을 사기 위해 줄을 섰고, 팔린 만큼 나라는 부유해져갔다. 일상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친구와 함께 늦은 밤 술자리를 가는 것도, 곳곳에 붙은 거리 두기 딱지는 하나씩 쓰레기통의 먹이가 되어갔다. 백신을 찾는 일을 성공한 백신연합회 소속 사람들은 밤낮으로 술을 마시고, 그동안 노고를 휴가로 풀곤 했다. 사람들이 변한 만큼 도시 또한 변화하기 시작했다. 밤은 낮처럼 환했고, 사람들이 드나드는 골목에는 가로등이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다. sns 게시물에는 나만 아는 명소를 소개하는 챌린지도 시작했다.

 

  “수많은 나무를 보러 다들 놀러 오세요!”

 

 “자연과 함께 힐링하기 딱 좋은 곳이에요”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불안이라는 질병 또한 보이지 않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같이 살지 못한 시간들, 수많은 시체들을 봤던 순간들, 웃음은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풍선이 일순간에 쪼그라드는 것처럼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거리는 서서히 정막이 감돌기 시작했다. 인간의 눈에서는 인간을 두려워하는 대상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확실한 생각만이 자리 잡았다.

 

  “나를 지키는 건 오직 나야”

 

  자연을 사랑한 인간들은 더 이상 자연을 보러 가지 않았다. 그 순간에도 돈을 벌기 위해 병적으로 일에 집념했다. 건물의 빛은 하루도 꺼지지 않았다. 멈춰있던 공장은 죽음의 가스를 하루도 쉬지 않고 뿜어냈다. 보이지 않는 일에 극도로 불안해했다. 돈이 없어 물건을 훔치다 감옥에 들어간 경험, 국민을 버렸던 정부, 인간들에게 인간은 그저 개인의 이득만을 위한 동물이었다. 기업들 또한 자연의 보금자리를 커다란 숟가락으로 퍼내고 있었다.

 

  “언제 또 파산할지 몰라 이때 벌어놔야 해”

 

  자연을 지키기 위한 단체들은 자연을 퍼내는 일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나무 한 그루당 얼마라고 했지?”

 

  자연의 자리는 지구를 녹일 가스를 품은 공장이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지구의 초록색은 서서히 지워져갔다. 우주에서 보는 지구는 비참했다. 하나도 똑같지 않은 지구의 색깔이 어두운 벽으로 된 옷을 입기 시작했다. 자연이 줄어들자 사람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팔 수 있는 자원의 양 또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기적 임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지만 존엄성만큼은 인간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밀려오는 고통의 기억은 인간을 동물로 변하게 하는 감정이었다. 거리에 있던 아이들은 하나씩 사라져갔다. 까만 봉고차 안에, 큰 트럭에 담겨 택배를 배송하듯 다른 나라로 팔려지고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인간은 인간을 해쳤다. 비싼 장기들은 차갑게 포장되어 비싸게 팔려나갔고, 수없이 많은 인간들은 끝이 없는 자산일 뿐 이였다. 세상은 시곗바늘이 돌아가기 위해 고정돼 있는 태엽처럼 하루하루 죽음의 연기를 뿜어내고, 사람들은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백신연합회 소장인 황 박사는 빈 소주를 보며 차가운 마룻바닥에 벽에 기대 수많은 불빛 사이에서 눈빛은 흐려지고 있었다.

 

  “강 박사 자네 도대체 무슨 약을 만든 건가”

 

  백신 접종률 100% 희망의 축제를 열었던 그 순간은 현재 황 박사에게 공포스러운 날로 선명하게 자리 잡았다. 성분에 이상이 생긴 건지 아니면 백신 자체가 가짜였던 건지 황 박사는 매 순간 고민했다. 작은 주택에서 빼곡하게 자리 잡은 백신의 현장을 다시 봐야 한다는 마음과 만약 백신이 가짜라는 불안한 마음에서 어떠한 선택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황 박사에게는 백신연합회에서 이끌어 낸 성과들은 자신을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가짜 백신이었거나, 주성분이 이상하다면 소장의 자리에서 즉시 내려와야 했다. 그럼에도 불안함 속 하루를 사는 것은 그에게 지옥 같은 선물이었다. 황 박사는 더 이상 하루를 버틸 수 없었고, 그는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택을 다시 찾게 되었고, 이 일은 3000년 지구에게 커다란 선물로 자리 잡았다. 강 박사의 주택은 햇빛을 가득 받으며 그 자리에 서있었다. 문은 낡아 바람에 흔들리며 황 박사를 초정하는 듯했다. 거실과 방 하나 그리고 화장실 하나인 집 구성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9개월 전 냉장고 밑에서 발견한 정사각형의 지하실을 연결하는 문은 뜯겨나간 채 바람의 통로 외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황 박사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불을 켜기 위해 스위치를 찾고 있었다. 오래된 나무계단은 황 박사가 내려올 때마다 결에 붙은 나무 먼지를 토해내고 있었다. 몇 개의 전구는 전에 백신을 나르다가 부서진 채 깜박거렸고, 다른 불빛은 황 박사의 길을 비춰주고 있었다. 텅 빈 공간 속 작은 등불 하나가 묵묵히 커져있었다.

 

  “전에도 이런 게 있었나?”

 

  황 박사는 그 등불을 집어 들자 그 밑에는 누구도 보지 못하게 자물쇠를 건 서랍이 하나 있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자물쇠는 나무처럼 힘이 약하게 녹슬었고, 황 박사가 발로 지그시 누르자 ‘뻑’ 소리와 함께 부서졌다.

 

  “이건 또 뭐야”

 

  황 박사의 목소리는 약간의 떨림이 있었지만 서랍을 두 손으로 껴안고 햇빛이 가장 잘 드는 마루 의자에 앉아 보고만 있었다. 서랍은 황 박사에게 말이라도 거는 듯 열어달라고 소리치고 있었고, 못 이기듯 오른손으로 서랍의 머리를 살짝 열며 고개를 들어 존재를 확인하고 있었다. 몇 년을 갇혀있었던 먼지들은 바람에 흐름에 몸을 맞춰 황 박사 얼굴로 달려들었다.

 

  “에취! 거 참 고약하네”

 

  먼지가 빠지고 두 개의 공책이 보였다. 하나는 강 박사의 연구 일지와 또 다른 하나는 강 박사의 실제 일기였다. 황 박사에게 중요한 것은 성분과 정식 약인지에 대한 정보였다. 강 박사의 일기는 바닥에 던져두고 온몸이 뻣뻣하게 굳은 체 연구노트 한 페이지를 넘겼다.

 

  “사람들은 이제 시작인 거를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약을 만들 거고, 직접 안도라라는 나라에서 실험 허가까지 받았다. 주요성분인 항히스타민제와 아포가르스 성분을 섞어 1차 실험했지만 아쉽게도 에르스의 변종에는 쉽게 죽고 말았다”

 

  빈 거실에는 황 박사의 일정한 숨소리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기척도 나지 않았다.

 

  “실험 105회차. 드디어 발견했다. 에르스를 잠재우는 약이 아닌 에르스를 몸에 항체로 변할 약을 만들었다.”

 

  105회차에서 공책은 끝이 났고 황 박사의 숨소리는 그제서야 깊게 들이 마시며 뱉었다. 강 박사의 실험은 올바른 방법과 약에 대한 성분 또한 하나도 부작용과 오류는 없었다. 햇빛은 점점 지고 있고, 황 박사는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연구노트를 다시 서랍에 넣을 때 아까 던졌던 일기 노트에 손이 갔고, 한 페이지를 펼쳤을 때는 그의 숨은 쉬지 않았다.

 

  “안도라에서는 나를 신이라고 칭송하고 불렀다. 나는 내 백신의 효과를 믿고 있었다. 한국에서 먼저 발표할 걸 살짝 후회도 했지만 충분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가야겠다”

 

  “안도라에는 수많은 나무와 자연들이 춤추고 있었다. 한국과 다르게 너무나 많은 열매들이 있다. 내 친구 황기태랑 같이 오고 싶은데 뭐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길을 가다가 만나는 사람들은 너무나 활기차 보였다. 이전과 딴 세상을 살고 있다고 나에게 항상 말하고 있다”

 

  “마을회관에서 사람들이 예전과 다르게 적막한 분위기를 품기고 있었다. 나는 이장이랑 주민들이 싸웠나?라는 생각을 했다”

 

  “음식을 나눠먹는 풍속인 안도라에서 각자의 배식을 고집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모습은 나를 당혹시켰지만 빨리 100% 접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

 

  “정말 정말 정말 대단하고 중대한 날이다. 드디어 백신 접종률 100%를 달성했다. 괴짜라고 나를 쫓자 냈던 백신 협회에게 큰소리칠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침에 거대한 소리에 잠에서 일어났다 거대한 포클레인이 나무를 하나하나 씩 뽑아내고 있었다. 옆집 사람에게 물어보러 갔지만 그 사람의 눈빛은 마약 한 사람처럼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7일 뒤 귀국인데 갑자기 이상한 상황이다”

 

  “귀국 4일 전 나는 더 빨리 갈 수 없는 비행기 표를 찾았다. 사람들이 미쳐가고 있다. 안도라는 더 이상 자연의 국가가 아니다 수많은 공장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인구수 5000명이라는 작은 섬에서 아이들이 하나씩 사라져 가고 있는 모습도 목격했다. 도망가야 한다 도망가야 한다”

 

  “귀국 2일 전 내 옆집 사람의 비명소리와 함께 공포가 나를 깨웠다. 커튼을 살짝 젖히자 옆집 창문에는 피로 색칠되어 있었다. 공포와 살인의 충격으로 나는 짐을 쌌다. 이 동네는 이상하다 아니 내가 오고 나서부터 이상해졌다. 사람들이 갑자기 사람을 이상한 눈빛으로 보고, 자연을 하나의 재산으로 여기고 있었다”

 

  “귀국 하루 전 이미 내 집에 지하에는 수많은 백신을 만들어놨다 하지만 집에 가자마자 다 부숴버릴 거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수많은 시체들을 밟고 지나가야 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살아가고 있었다. 인간이 아닌 하나의 동물로 살아가고 있다. 돌아가서 모든 약을 없앨 거다. 내가 하나의 나라를 소멸시켰다”

 

  “비행기 안에서 안도라를 보면서 땀은 멈추지 않는다. 누구를 위해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나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던 모습, 아이들이 소리치던 모습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에 도착하면 마지막 sns로 글을 남기겠다. 그리고 이 일기도 꼭 함께 봐주면 좋겠다. 내 손으로 죽음의 약을 부술 수 없을 것 같다. 누군가 나 대신 이 모든 것을 끝내주길 바라며”

 

  해는 사라졌다 어둠 속 공간에서 황 박사는 죽어가고 있었다. 욕심을 위해 나라를 소멸시킨 순간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멸망의 선물을 보낸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황 박사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일기장에 불을 붙이고 거실 위에 올려놓자 불길은 나무로 이루어진 집을 삼키고 있었다. 뜨거운 불길 속 황 박사는 말없이 불타고 있었다.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는다는 마음으로.

 

  3000년 우주에서 보는 지구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수많은 색깔은 뽐내고 있고, 제일 빛나는 별 이자,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원천을 품고 있었다. 지구에서 보는 현실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수많은 동식물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 번식하고 있었고, 누구 하나 자연을 파괴하는 요인은 보이지 않았다. 누구 하나 말을 하는 사람도 존재하지 않았다. 누구 하나 생각하는 존재도 없었다. 지구에서 인간이 없어진 지 500년이 지났다.

 

 

 
작가의 말
 

 두번째 단편소설 내용도 끝이 닜습니다. 내일은 새로운 단편 내용으로 찾아 뵙도록 할게요. 고치거나 바라는 부분은 항상 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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