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기타
뉴턴스쿨엔 뉴턴이 없다
작가 : Perpetua
작품등록일 : 2022.1.3

국내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대안 국제학교 뉴턴스쿨,
뉴턴 같은 수학자가 나올 가능성은 없지만, 사과나무 아래서 여러 사건을 만들 학생들은 많다. 헝가리 의대반을 제외하곤 공부에 열심인 학생도 없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다. 대학에 갈 생각만 있다면 어느 대학이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낸다. 학생의 능력도, 선생의 능력도 아니다. 돈의 능력으로 보낸다.
윤태를 포함해 영호, 양이, 민준, 개화, 은경은 N반이다. N은 뉴턴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 정수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일상은 그리 나쁘지 않다. 바라보는 어른들만 답답할 뿐이다. 그들에게 변화가 찾아올까? 그들의 변화는 긍정적인 조짐일까?

 
20.
작성일 : 22-01-09 11:45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290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공부를 1시간 정도 할 때까지 미스터 성은 인내심을 보였다.

 내가 공부할 때는 TV도 껐다. 정 여사가 주의시킨 부분이었다.

 내가 공부하는 동안 미스터 성은 주로 잠을 잤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회사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1시가 다 됐는데 안 자?”

 

 미스터 성이 삼국지 7편을 들고 들어왔다.

 

 “요즘 삼국지 읽어?”

 “그나마 읽어본 책이라 어렵지 않네. 현대소설은 골치 아프고.”

 

 나름 학부형 노릇 하느라 애쓴다.

 삼국지 8편을 꺼내 들고도 미스터 성은 나가질 않았다.

 

 “왜?”

 

 내가 당당한 목소리로 물었다. 잠잘 준비를 하다 내일 입을 옷을 한쪽에 챙겼다.

 모자를 고르다 미래가 준 모자의 태그를 잘랐다.

 

 “모자 샀어?”

 “선물 받았어.”

 

 내가 당당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구한테?”

 

 관심 끄라는 말을 당당하게 하려다 미스터 성이 좋아할 말을 했다.

 

 “여자인 친구한테.”

 

 미스터 성은 이성에게 선물 받는 것도 남자의 능력 중 하나로 판단했다. 여자와의 만남에서도 뿌린 만큼 거둬드리는 빼어난 재주가 있었다.

 

 “너 여친 생겼어?”

 

 미스터 성은 여자인 친구와 여친을 구분하지 못했다.

 그걸 왜 구분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남자들의 치사한 여자 분리법이라고 말했다. 혼자만 특별난 척했지만, 연애를 사업처럼 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다.

 

 “내일 친구들과 놀다 보면 늦을 거야.”

 “그럼 나는 어떡해?”

 “뭘?”

 “참치샌드위치 먹고 그다음엔?”

 “그다음엔?”

 

 그다음엔⋯ 나도 모르겠다.

 내가 했던 것처럼 길거리에서 공차를 마시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땐 마운틴이 참치샌드위치를 사줬기에 내가 먼저 마시자고 했다. 학생이라 쉽게 말할 수 있었다. 마운틴의 기분이나 일정은 살피지도 않았다.

 하지만 미스터 성은 다르다. 예의를 지켜야 한다. 마운틴이 먼저 커피든 공차든 아이스크림이든 사겠다고 하지 않는 한 헤어지는 게 깔끔할 것이다. 책을 돌려주러 간 사람이 너무 오래 질척대면 매력이 없을 수도 있다.

 아니다. 책은 핑계고 마운틴을 만나고 싶어 간 거니까 좀 더 질척대도 되나?

 아휴, 골치 아프다. 예의를 지키려니 진도가 안 나갈 것 같고, 진도를 빼자니 예의가 없을 것 같다.

 

 “아, 몰라, 몰라! 경험을 살려 눈치껏 해. 마운틴은 아니다 싶으면 단호하게 자를 분이야. 얄짤없어.”

 “정말?”

 

 미스터 성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저렇게 고민하다간 눈 밑에 다크써클을 늘어트리고 나가겠다.

 

 “내숭과가 아니란 말이야.”

 “그건 알지.”

 “가까우니까 집까지 모셔다드려.”

 “집까지? 그럼 차가 편하지! 자전거는 모자도 써야 하고, 머리도 눌리고, 땀도 나고,”

 “아, 정말! 자전거 타! 언제까지 꾸민 모습만 보일 건데? 상대가 뭘 좋아하는지부터 알고 접근해!”

 

 미스터 성은 매년 내 나이가 몇 살인가만 확인했지 괜찮은 여자를 만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고쳐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수준으론 마운틴에게 저당 잡힌 마음을 되찾기도 힘들 것이다.

 

 “알았어. 그다음은?”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떡해? 프로가 알아서 해야지.”

 “내 기술이 안 먹힐 사람이니까 그렇지! 그렇게 다가서면 안 될 것 같아.”

 

 이럴 땐 그런대로 자기 수준을 잘 알았다. 상대도 제법 정확히 파악했다.

 마운틴 앞에서 긴장할 미스터 성의 모습이 떠올랐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

 

 “진심으로 다가가면 통한대.”

 

 하는 수 없이 정 여사의 말을 빌렸다.

 미스터 성이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늬만 어른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노련함을 뽐내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프레쉬(fresh)했다.

 

 미스터 성이 한나영씨에게 다가갔을 때도 이랬을 것이다. 두근거림과 조심스러움이 사랑을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였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미스터 성은 아빠의 자격이 있다. 한나영씨도 엄마의 자격이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지속되지 못한 건 내가 비판할 사항이 아니다. 만남과 헤어짐은 아무도 자신할 수 없는 것 같다. 내 주위에 즐비한 이그잼플(example)이 있지 않은가.

 

 “근데, 만나는 아이들이 누구야? 학교 친구? 위험한 아이들 아니지? 네 나이 땐 친구가 중요해.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도 있잖아.”

 

 미스터 성이 아빠처럼 충고했다. 나는 고개만 끄덕이다 아들처럼 설명을 덧붙였다.

 

 “N반 친구들.”

 “뉴턴스쿨러?”

 

 전 교장이 자주 쓰던 말을 미스터 성이 썼다. N반의 N이 뉴턴을 가리키는 이니셜이 아니라는 건 미스터 성도 알고 있을 것이다.

 

 “누가 그러는데 뉴턴스쿨엔 뉴턴이 없대.”

 

 내가 외국인교사 사이트에 적힌 비방 글을 전했다.

 

 “당연히 없지! 그 시절 뉴턴이 자라면 살아남을 수 있겠냐? 시대에 맞는 뉴턴이 자라고 있을 거야.”

 

 웬일로 미스터 성이 뉴턴스쿨러를 칭찬했다. N반 아이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아마 볼링장도 가게 될 거야. 아빠한테 전화하면 할인받을 수 있지?”

 

 아주 오래간만에 아빠라는 호칭을 썼다.

 

 “당연하지! 도착하면 아빠한테 전화해. 아들, 제대로 실력 발휘해!”

 

 미스터 성이 우쭐해서 주먹을 내밀었다. 주먹을 맞부딪히며 나도 소망을 말했다.

 

 “아빠도 이젠 제대로 실력 발휘해.”

 

 나는 한 남자를 진심 응원했다.

 내 시험답안지처럼 아직 세모가 많은 남자다.

 하지만 누가 인생의 동그라미를 알겠는가?

 우리는 그저 우리에게 적당한 정답을 찾으면 된다.

 

 문득 영호에게 부탁할 말이 생각났다.

 만약 외국인교사 사이트에 또 (N School only has red apples./N 스쿨엔 빨간 사과만 있다.)라는 닉네임이 우리 학교를 비방하면 이렇게 댓글을 달라고 해야겠다.

 

  - You're right, Newton School doesn't have 17th century Newton. However, Newton in the 21st century is growing.

 (네 말이 맞아. 뉴턴스쿨엔 17세기 뉴턴은 없어. 하지만 21세기 뉴턴이 자라고 있어.)

 

 

  *** 끝 ***

 

 
작가의 말
 

 미스터 성이 한나영씨에게 다가갔을 때도 이랬을 것이다. 두근거림과 조심스러움이 사랑을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였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미스터 성은 아빠의 자격이 있다.

 (...)

 “누가 그러는데 뉴턴스쿨엔 뉴턴이 없대.”

 내가 외국인교사 사이트에 적힌 비방 글을 전했다.

 “당연히 없지! 그 시절 뉴턴이 자라면 살아남을 수 있겠냐? 시대에 맞는 뉴턴이 자라고 있을 거야.”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Perpetua 22-01-09 12:00
 
긴 휴가가 끝났다.
내일부터 다시 일터로.
감사해야 할 일이건만,
조금 더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20. (1) 2022 / 1 / 9 228 0 2903   
20 19. 2022 / 1 / 9 186 0 2884   
19 18. 2022 / 1 / 9 194 0 6502   
18 17. 2022 / 1 / 9 201 0 4789   
17 16. 2022 / 1 / 9 187 0 4877   
16 15. 2022 / 1 / 9 203 0 3587   
15 14. 2022 / 1 / 8 187 0 4700   
14 13. 2022 / 1 / 8 200 0 4749   
13 12. 2022 / 1 / 8 188 0 5665   
12 11. 2022 / 1 / 8 184 0 6864   
11 10. 2022 / 1 / 7 186 0 8068   
10 9. 2022 / 1 / 7 195 0 5626   
9 8. 2022 / 1 / 7 185 0 6469   
8 7. 2022 / 1 / 6 196 0 8947   
7 6. 2022 / 1 / 6 188 0 8676   
6 5. 2022 / 1 / 5 200 0 7047   
5 4. 2022 / 1 / 5 192 0 10959   
4 3. 2022 / 1 / 3 177 0 6681   
3 2. 2022 / 1 / 3 198 0 11070   
2 1. 2022 / 1 / 3 198 0 4879   
1 0. 2022 / 1 / 3 301 0 178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