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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뉴턴스쿨엔 뉴턴이 없다
작가 : Perpetua
작품등록일 : 2022.1.3

국내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대안 국제학교 뉴턴스쿨,
뉴턴 같은 수학자가 나올 가능성은 없지만, 사과나무 아래서 여러 사건을 만들 학생들은 많다. 헝가리 의대반을 제외하곤 공부에 열심인 학생도 없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다. 대학에 갈 생각만 있다면 어느 대학이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낸다. 학생의 능력도, 선생의 능력도 아니다. 돈의 능력으로 보낸다.
윤태를 포함해 영호, 양이, 민준, 개화, 은경은 N반이다. N은 뉴턴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 정수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일상은 그리 나쁘지 않다. 바라보는 어른들만 답답할 뿐이다. 그들에게 변화가 찾아올까? 그들의 변화는 긍정적인 조짐일까?

 
18.
작성일 : 22-01-09 11:17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6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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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N반은 인기상을 받았다.

 물론 출연한 모든 학생에게 상이 주어졌다. 대상과 주요 상은 언제나 초등부 몫이었다. 자라나는 새싹의 몫은 아무도 넘보지 않았다.

 미스터 성의 장미꽃은 유용하게 쓰였다. 발표한 학생들과 수고한 교사들에게 전달됐다. N반이 인기상을 받을 때 미스터 성이 학부형 대표로 꽃을 전달했다.

 그래서 마운틴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었다. 마치 프러포즈를 하는 사람처럼 엄청 긴장했다.

 미스터 성의 그런 모습은 태어나서 처음 봤다. 바자회 축제는 미스터 성을 위한 시간 같았다.

 

 영호와 골넣기를 하려는 손님의 줄은 길었다. 외국인교사들은 농구 실력을 자랑하기 위해 줄을 섰고, 12·11학년 남학생들은 영호의 기를 죽이기 위해 줄을 섰다. 10학년 이하 남학생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여학생들은 영호와 짧은 대화라도 하기 위해 줄을 섰다.

 나는 손님이 원하는 태권도기술이나 펜싱기술로 풍선을 터트렸다. 초등부가 주를 이뤄서 2, 3분 정도 기술을 가르쳐줘야 했다.

 은경과 민준은 식혜와 김치전을 파느라 정신이 없었다.

 은경은 식혜를 나르는 모습까지 연극적이었다. 식혜가 탁주인 듯 연기했다. 식혜를 받아 마시는 학생들도 상대역을 잘 해냈다.

 양이와 미래는 캐리커처와 페이스페인팅을 하느라 바빴다. 양이는 초등부부터 9학년까지 학생의 캐리커처를 준비해온 상태였다.

 

 “와, 너무 잘 그렸다!”

 “누나, 오늘 연기 정말 멋졌어요!”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줄을 서서 양이의 그림을 받아갔다.

 

 “아⋯ 고마워. 나도 놀랐어. 그렇게 박수가 많을 줄 몰랐거든.”

 

 양이는 다가오는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수시로 했다.

 

 “너희들, 양이 그림 잘 보관해라. 양이가 유명해지는 건 시간문제야. 나중엔 거금 주고 사야 해.”

 

 미래가 양이의 능력을 몇 단계 올려 광고했다.

 

 “아⋯ 그럴 수 있을까? 나도 몰랐는데⋯. 미래야, 고마워.”

 “고양이, 내가 존심 상해서 이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네가 제일 모르는 게 네 실력이야. 너는 엄청난 재주가 있어.”

 “아⋯ 정말?”

 “내 캐리커처도 다시 그려줘야겠다. 어디에다 뒀는지 찾을 수가 없네.”

 

 미래는 양이와 대화까지 했다. 웃음이 헤퍼졌다. 호르몬에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오전과 오후의 기분 수치가 전혀 달랐다.

 

 한창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미스터 성이 올라왔다. 뒤를 따라 영호 엄마와 미래 엄마가 나타났다.

 음악은 없지만 각자만의 리듬 있는 화려한 스텝을 밟으며 다가왔다.

 그들과 가족 관계인 아이들은 외면했고, 그들과 가족 관계가 아닌 아이들은 환호했다.

 은경이 나서서 기부함을 들고 손님을 맞았다.

 

 “드디어 큰 손님이 오셨군요. 기부금에 따라 음식의 수준과 서비스가 다르다는 걸 미리 알려드립니다.”

 

 꼿꼿하게 서서 은경이 의자에 앉은 큰 손님들을 내려다봤다. 신하 복장의 민준이 옆에 있었다.

 

 “음식이라곤 김치전과 식혜뿐이잖아? 뭐가 수준이 다르다는 거야?”

 “일단 기부금부터.”

 

 영호 엄마의 항의에도 은경의 자세는 변함이 없었다. 기부금 상자를 당당하게 내밀었다. 천 원짜리와 오백 원짜리 동전만 수두룩했다.

 영호 엄마와 미래 엄마가 서로 속닥였다. 오만 원짜리 두 장씩을 꺼내 넣었다.

 돈 액수를 확인한 민준이 행서체로 쓰인 ‘황후의 밥상’이라는 한지 깔판을 놓았다. 은경이 쓴 붓글씨였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배운 붓글씨였지만 은경의 과한 마음은 그대로였다. 다행히 상장 몇 개는 수집해 놓은 상태라고 들었다.

 은경은 종이로 된 상장을 제일 혐오했다. 메달이나 트로피, 현금 등을 좋아했다.

 

 물론 테이블 위에 오른 김치전과 식혜의 크기는 똑같았다. 대신 ‘프리패스(Free Pass)’권 두 장이 식탁에 올려졌다.

 

 “손님, 정성을 다해 보시겠습니다. 모든 서비스를 마음껏 즐기십시오.”

 

 은경의 꼿꼿했던 허리가 90도로 꺾였다. 이게 강남스타일인가 보다.

 

 “카드는 안 됩니까?”

 

 은경이 자신 앞에 기부금 상자를 바짝 내밀자 미스터 성이 장난을 쳤다.

 

 “손님, 즉석 송금도 가능합니다.”

 

 은경이 신호를 보내자 민준이 한지 한 장을 내밀었다. 한지에는 송금할 통장계좌번호와 금액란이 크게 쓰여 있었다.

 

 “먼저 액수를 적으신 후, 나중에 송금하셔도 됩니다. 어느 쪽이 편하시겠습니까?”

 

 은경의 당당함에 미스터 성이 이마를 치며 웃었다.

 미스터 성은 미리 준비한 흰 봉투를 넣었다.

 봉투의 두께를 확인한 은경이 90도보다 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런 뒤 테이블 위에 놓아둔 종을 쳤다.

 

 “여봐라, 풍악을 울려라!”

 

 은경의 명령에 N반 아이들이 순식간에 모였다. ‘임박사와 함께 춤을(Shall We Dance With Dr. Lim)’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우리는 모두 춤을 췄다.

 

 그렇게 짓는 미소 그 미소 좋고/ Okay 지금처럼 한번 더 웃고

 이렇게 만든 오늘 또 내일 돼/ Okay 지금처럼 한번 더 날고

 완전히 좋다 신나 웃자/ 완전히 좋다 신나 랄랄랄랄라

 완전히 좋다 신나 웃자/ 완전히 좋다 신나 랄랄랄랄라 (⋯)

 

 지켜보던 학생들도 춤을 췄다.

 지켜보던 외국인교사들도 춤을 췄다. 양이 엄마도 함께 춤을 추자 한국인교사들도 합류했다. 이어 학부모들도 춤을 췄다.

 축제란 이런 것이다.

 

 ***

 

 N반은 게임과 음식 판매로 돈을 제법 모았다. 참석하지 못한 N반 학부형들도 기부금을 보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정해준 곳이 아닌 스스로 봉사할 곳을 조사했다. N반은 독거노인촌에서 봉사하기로 결정했다. 토론시간에 환경조사와 필요 물품에 대해 회의를 했다.

 

 "미래야, 이거⋯ 엄마 갖다 드려. 아⋯ 마음에 들어 하실지 모르겠다⋯.”

 

 쉬는 시간에 양이가 액자 된 그림을 미래에게 건넸다. 미래와 미래 엄마가 함께 있는 캐리커처였다.

 

 바자회 축제 때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던 미래 엄마는 양이에게 다가가 캐리커처를 주문했다. 미안한 마음을 담은 주문이었다. 영호가 미래 엄마를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양이에게 보냈다. 양이는 두 모녀를 함께 그렸다. 그림 밑에는 양이의 사인이 있었다. 고맙습니다, 라는 글과 함께 있었다.

 

 "야, 누가 같이 그리래? 난 내 것만 필요해!”

 “아⋯ 이건, 네 엄마가 주문하신 거야⋯. 네 것은 다시 그려줄게.”

 “꼭 그려줘!”

 미래가 신경질적으로 그림을 가방에 넣었다. 그러다 다시 꺼냈다. 미래의 행동을 모두가 힐끔거렸다.

 

 “영호야, 세수수건 하나만 빌리자.”

 

 영호가 사물함에서 수건을 꺼내 던졌다. 미래가 액자를 수건으로 감쌌다. 그리고 가방에 넣었다. 이번엔 조심스럽게 넣었다.

 

 바자회와 봉사 기간엔 조 이사장이 나타나지 않았다.

 자기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교생과 교사들, 학부형들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전해왔다. 사과문과 반성문도 쓰도록 조치했다. 다음 학기 때까진 학생들 앞에 나타나지 않도록 했다.

 조 이사장은 자신이 없는 동안 결정된 모든 사항을 받아들이겠다고 통보했다.

 

 조 이사장이 없어도 학교는 잘 돌아갔다.

 교사들은 교사들의 자리에서, 학생들은 학생들의 자리에서, 학부형들은 학부형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자발적인 최선이었다.

 마이클은 교사들과 학생들 간에 신뢰 쌓는 시간을 갖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재능기부프로그램이 제일 참여율이 높았다. 일주일에 한 번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그것은 선생과 학생 간의 경계를 허무는 시간이기도 했다. 학생이 선생을 가르칠 수도 있었다.

 

 2시간을 반으로 나눠 재능을 주고받았다.

 나는 마이클에게 펜싱을 가르쳤다. 마이클은 나와 몇몇 아이들에게 체스를 가르쳤다. 은경은 앤디에게 붓글씨를 가르쳤다.

 앤디는 은경과 몇몇 아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쳤다. 앤디에게 재능기부를 하려는 여학생들은 많았다. 그래서 앤디가 선택해야 했다. 단소부터 바둑, 붓글씨, 검도 등 다양했는데 앤디가 붓글씨를 배우고자 했다.

 앤디가 붓글씨를 선택하자 은경은 마치 프러포즈를 받아낸 사람처럼 펄쩍펄쩍 뛰었다. 은경은 마술피리 선글라스를 끼고 붓글씨를 썼다.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은경은 부조화를 잘 소화하는 재능까지 있었다.

 

 영호에게 재능기부를 받고자 하는 사람도 많았다.

 마운틴을 비롯해 몇몇 교사들과 학생들이 팀을 이뤄 농구를 배웠다. 민준과 개화도 함께 했다.

 영호와 몇몇 학생들은 마운틴에게 십자수를 배웠다. 영호는 십자수에 아주 재미를 느꼈다. 어디를 가도 십자수를 들고 다녔다.

 영호는 고양이 한 마리가 무대에 선 그림을 파우치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양이의 선물이라며 광고를 하고 다녔다. 물론 완성할지는 미지수다. 조리반, 미용반, 목공반까지 다양했지만,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반도 있었다.

 일명 ‘그만 배우자’ 반인데 배우는 것에 지친 아이들이 모였다. 미래와 양이가 끼어있었다. 심 목사가 관리 아닌 관리를 했다. 아이들은 마음대로 2시간을 즐겼다. 수다가 대부분이었지만 친교를 나누는 데는 최고였다.

 

 11학년을 위한 N반의 존립은 아직 의논 중이다.

 영문 에세이 시간에 마이클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거라며 귀띔했다. N반의 단합적인 분위기와 배려하는 모습이 점수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성장을 바르게 하는 아이들이 N반에 모여 있다며 과한 칭찬을 했다.

 성장은 자신에게 알맞게 하는 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전히 맛없는 사과를 맛있게 먹으며 즐거워했다.

 

 ***

 

 정 여사는 창작한 시를 함께 읽어줄 친구가 생겼다. 마운틴이다. 두 사람은 한 달에 한 번 만나기로 했다며 서로의 기쁜 마음을 내게 전했다.

 마운틴은 이제 다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묘한 말을 했다.

 정 여사는 자신이 쓴 시를 내게도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말은 부탁이지만 강요였다.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으니, 너에게도 평을 받아야지?”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내게 시적 소양까지 넓혀주려는 의도란 걸 알 수 있었다. 정 여사의 시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어려웠다. 어려운 말은 하나도 없는데 어려웠다. 나는 내 느낌대로 해석했다.

 

 “이렇게 읽은 거 맞아?”

 “맞아.”

 “거짓말. 정답이 있을 거 아니야?”

 “문학과 인생은 똑같아. 정답도, 오답도, 없어.”

 “그럼 세모가 많겠네?”

 “그렇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니까.”

 “근데 왜 문학시험엔 정답이 있어?”

 “그게 우리나라 학생들이 독서를 즐기지 못하는 이유야. 상상력을 마비시키거든. 문학은 생각을 나누는 교육이어야 해.”

 

 어쨌든 나는 시라는 장르도 읽게 됐다. 물론 영화만큼은 재미없었다. 소설만큼도 재미없었다.

 그래도 가끔 내 머리에 떠오르는 시 구절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바빴다.

 바쁜 만큼 즐거웠다. 즐거운 만큼 희망적인 계획도 세웠다. 정 여사는 세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이었다.

 그동안 썼던 시를 다듬고, 다듬고, 다듬는다는 표현을 썼다.

 나는 대학이라 곳을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마음뿐이다. 매력적인 분야는 찾지 못했다. 일단 필요한 공부부터 준비해 놓기로 했다. 기초 공부가 부족한 상태였다.

 하다가 지치기를 거듭하겠지만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니 즐기며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직 한 사람만 바쁜 만큼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미스터 성. 미스터 성은 회사 일만 바빴다. 마운틴과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진전은커녕 희망적인 만남조차 계획하질 못했다. 바자회 때 찍은 단체 사진 한 장을 보물처럼 보관하고 있을 뿐이었다. 사진 촬영 전에 미래가 촐랑대는 재주를 부려서 마운틴과 나와 미스터 성이 나란히 설 수 있었다.

 미스터 성은 그 부분만 확대, 복사, 장식해서 휴대폰에 저장하고 다녔다. 그러면 뭐하는가.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미스터 성은 정 여사의 첫 시집을 나더러 돌려주라고 했다. 하도 조몰락거려서 손때가 묻었다. 하도 읽어서 다 외웠을 것이다.

 미스터 성의 불금은 날이 갈수록 우울했다.

 

 나는 영어 학원에 다니기 시작해서 미스터 성과 놀아줄 시간이 없었다.

 미래도 함께 다녔다. 영어권으로 유학 계획을 변경했다고 말했지만 관심 분야를 찾지 못한 건 나와 똑같았다.

 내가 함께 다니기 싫다고 하자 모자 하나를 뇌물로 바쳤다. 그래도 뻐팅기자 학원가는 날마다 음료수 한 잔을 사겠다고 했다. 그리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게다가 미래는 활동적인 놀이를 좋아했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학원을 다녔다. 미래는 교복 치마에 추리닝 바지를 끼어 입고 자전거를 탔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함께 운동도 했다. 탁구와 스크린 야구와 수영을 번갈아 했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밀린 숙제처럼 내 머리에서 떠도는 사람이 있었다.

 나의 생모 한나영씨. 학교 숙제는 생까면 됐지만 이건 내 인생의 숙제였다. 언젠가는 해결을 봐야 했다.

 나는 한나영씨에게 이메일을 썼다. 수십 번을 지우며 고쳐 썼다. 화와 용서와 증오와 축복의 글들이 두서없이 반복됐다. 나는 한나영씨에 대한 얘기를 다른 사람을 통해 듣고 싶지 않았다. 당사자에게 직접 듣고 싶었다.

 모자(母子)의 짧은 역사를 잘근잘근 씹어서 삼켜야 한다. 목구멍을 통과해 여러 기관을 거쳐 내 살이 될 부분은 남기고, 해가 될 부분은 쏟아버려야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을 체하지 않게 잘 소화해야 한다.

 그것은 오로지 나를 위한 행위이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다. 조금 더 성장해야 시간을 소화하는 능력이 향상될 것 같았다.

 나는 한나영씨에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조금 더 성장한 뒤 직접 찾아가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첨부파일로 면도를 처음 했을 때의 사진과 바자회 때의 사진을 보냈다.

 미스터 성이 확대, 복사, 장식한 마운틴과 나와 미스터 성의 사진을 보내려다 참았다. 어린아이처럼 보이기 싫었다.

 

 
작가의 말
 

 “거짓말. 정답이 있을 거 아니야?”

 “문학과 인생은 똑같아. 정답도, 오답도, 없어.”

 “그럼 세모가 많겠네?”

 (...)

 우리는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바빴다. 바쁜 만큼 즐거웠다. 즐거운 만큼 희망적인 계획도 세웠다.

 (...)

 오직 한 사람만 바쁜 만큼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미스터 성. 미스터 성은 회사 일만 바빴다.

 (...)

 미스터 성의 불금은 날이 갈수록 우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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