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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뉴턴스쿨엔 뉴턴이 없다
작가 : Perpetua
작품등록일 : 2022.1.3

국내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대안 국제학교 뉴턴스쿨,
뉴턴 같은 수학자가 나올 가능성은 없지만, 사과나무 아래서 여러 사건을 만들 학생들은 많다. 헝가리 의대반을 제외하곤 공부에 열심인 학생도 없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다. 대학에 갈 생각만 있다면 어느 대학이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낸다. 학생의 능력도, 선생의 능력도 아니다. 돈의 능력으로 보낸다.
윤태를 포함해 영호, 양이, 민준, 개화, 은경은 N반이다. N은 뉴턴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 정수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일상은 그리 나쁘지 않다. 바라보는 어른들만 답답할 뿐이다. 그들에게 변화가 찾아올까? 그들의 변화는 긍정적인 조짐일까?

 
8.
작성일 : 22-01-07 13:24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6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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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나는 마운틴과 여러 얘기를 나눴다. 학교에서 하는 대화보다 훨씬 즐거웠다.

 마운틴도 많이 웃었고, 나도 많이 웃었다. 자주 하는 운동을 시작으로 학교생활, 진로상담까지 이어졌다.

 마운틴은 N반 친구들에 대해선 묻지 않았다.

 내 관심과 얘기에만 주목했다.

 

 “태권도는 검은 띠까지 했다며? 사범증까지 도전하지 그래? 태권도 사범증은 세계적으로 대우를 받아. 검도와 펜싱도 배웠으니 생활운동으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개발하는 거야. 내가 보기엔 너도 운동신경이 출중해.”

 “스포츠 매니저요?”

 

 나는 영호 엄마가 영호에게 기대하는 분야를 들어서 알고 있었다.

 

 “좀 다르게 아이디어를 내봐야지. 그냥 학원이나 스포츠센터 수준이 아니라, 국민운동으로 만드는 거야. 그러니 연구 분야라 할 수 있지.”

 

 마운틴은 내가 할 수 있는 분야를 이미 조사해 놓은 상태였다.

 

 “영화도 많이 봤으면 시나리오 작법도 공부해 보고. 이미 알겠지만 21세기는 한 가지 직업만 잡고 있는 시대가 아니야. 겸업이 가능한 시대지. 아버지도 스포츠 사업 하시지 않나? 함께 의논할 일도 많겠다.”

 “그쪽은 별로 관심 없어요.”

 

 내가 잘라 말했다. 남의 나라 물건을 수입해서 쉽게 쉽게 돈을 벌었다. 이익만 추구했다.

 

 “일부로 관심 없는 건 아니지? 수입업을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 무엇이든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해.”

 “선생님은 왜 반지를 끼고 다니세요? 결혼반지 아니잖아요?”

 

 내가 궁금한 사항으로 말을 돌렸다.

 

 “윤태가 대화의 주제를 바꾸고 싶구나? 근데 대화에도 방향 등을 한 번씩 켜줘야 해. 훅 들어오면 상대가 당황한단다.”

 

 내 직설적인 질문에 마운틴은 얼굴까지 발개졌다. 그래도 웃었다. 다행이었다.

 

 “죄송해요. 근데 궁금했어요.”

 “나에 대해 다양한 소문이 돌고 있더구나.”

 

 마운틴은 커피를 몇 모금 연달아 마셨다. 잠시 할 말을 정리하는 것 같았다.

 

 “이 반지는 결혼반지 맞아. 어머니 거야. 요즘 다시 백금이 유행이라 끼고 다니는 거야. 또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이번엔 마운틴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어차피 버릇없는 질문으로 시작했으니 이참에 궁금한 사항을 정리하기로 했다.

 

 “결혼은 왜 안 하세요?”

 “나의 거창한 러브스토리가 돌고 있던데, 난 그 스토리도 마음에 들더라. 안 되겠니?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남는 건?”

 

 아직 발그레한 얼굴빛은 남아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빛이었다. 웬만한 일에도 붉어진 얼굴은 본 적이 없었다.

 모든 놀라운 일도 담담히 해결했다. 특히 학생이 벌인 사건은 결과보다 원인부터 파악하며 문제가 크게 확대되지 않도록 애썼다.

 

 내가 전 교장에게 오줌을 뿌리며 사고를 쳤을 때도 찬찬히 해결했다.

 마운틴이 N반 담임을 맡자마자 저지른 일이었다. 여러 가지로 골치 아픈 시기에 도움은커녕 첫 타자로 대형 사고를 쳤다.

 12학년 여학생에게 외국대학 추천서를 빌미로 갖은 주문을 했던 교장이었다. 휠체어를 타면서 그런 행동은 더욱 심해졌다. 대기하는 요양보호사가 있건만 자신의 오줌까지 여학생에게 치우게 했다.

 너무 착해서 바보 같은 누나였다. 내 불량한 행동에도 친절한 누나였다.

 양이처럼 함박웃음만 웃을 뿐 잘못된 부분을 말할 용기도 없었다. 교장실에서 오줌통을 들고나오는 누나와 내가 마주쳤다.

 나는 오줌통을 낚아챈 채 교장실로 들어갔다.

 교장은 아몬드를 으드득거리며 씹고 있었다.

 나는 오줌을 교장 몸에 마구 흩뿌렸다. 당신 오줌은 당신이 치우라고 소리쳤다. 치우지 못할 거면 싸지도 말라고 소리쳤다. 학생은 당신의 종이 아니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겉으로는 수지가 나섰지만, 조용히 해결한 건 마운틴이었다.

 수지가 한 거라곤 정 여사가 연락하지 말라고 부탁한 미스터 성에게 연락해 내 행동을 고자질한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수지는 미스터 성과의 만남을 만들었다.

 정 여사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건만 무시했다. 정 여사를 정확히 가사도우미로만 대우했다.

 학교를 그만두려는 나를 막은 것도 마운틴이었다. 내 행동은 지지하지 않았지만 내 말은 지지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추천서를 미끼로 학생과 학부형에게 무례한 요구를 한 교장의 행동도 문제로 떠올랐다. 결국 그 사건이 학교를 나가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어떤 것에 한 번 믿음이 깨지면 회복되기 힘든 것 같아. 내가 좀 그랬어. 아직 깨진 믿음이 회복되지 않은 단계야. 또 궁금한 게 있니?”

 

 마운틴이 내 눈을 쳐다보며 물었다. 이제 얼굴에서 붉은빛이 사라졌다.

 

 ***

 

 “성윤태!”

 

 반갑지 않은 목소리가 들렸다.

 마운틴과 서점을 나와 자전거를 타고 한 정거장 정도 달린 후였다. 헤어져야 할 지점에 공차 파는 점포가 있었다. 점심을 얻어먹은 것도 있었고, 상담에 고마운 마음도 있었고, 무례한 질문에 사과의 마음도 있었기에 공차를 사 드리고 싶었다.

 마운틴과 함께 한참 공차 맛을 음미하며 얘기하고 있을 때였다. 엄마와 아들이라고 하기엔 너무 나이 차이가 적어서 누나와 남동생처럼, 아니면 보는 사람에 따라 마음껏 상상하라며 아리송한 분위기를 풍기며 즐기고 있었다.

 

 “성윤태!”

 

 주위가 시끄러워 마운틴은 듣지 못했지만 나는 잘 들렸다. 너무도 선명하게 들려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는 계속 모른 척했다. 그냥 지나가 주길 바랐다. 미스터 성의 자동차가 천천히 이동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럼 그렇지⋯.

 

 “선생님, 시집은 사인받아서 월요일에 가져갈게요. 안녕히 가세요.”

 

 내가 얼른 자리를 정리했다.

 

 “아무 때나 가져와도 돼. 서두를 필요 없어. 조심해서 가. 신호 잘 지키고.”

 

 마운틴도 갈 방향으로 자전거를 돌렸다.

 

 “윤태야, 여기! 채 선생님!”

 

 이제 미스터 성의 목소리는 주위 사람의 시선까지 모았다. 우렁찼다.

 

 “어머, 안녕하세요?”

 

 미스터 성이 다가오자 마운틴이 놀라며 인사했다.

 미스터 성이 내 어깨를 툭 쳤다.

 

 “서점 다녀오시나 봐요?”

 

 미스터 성이 마운틴과 내 자전거 손잡이에 걸려있는 서점 종이백을 보며 물었다.

 

 “네, 우연히 윤태를 만났어요.”

 “우연히요? 우연히 서점에도 가고, 윤태가 요즘 나를 많이 놀라게 해요. 모두가 선생님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미스터 성이 농담 섞인 진담을 했다.

 

 “책을 엄청 열심히 읽던데요? 방해될까 봐 아는 척도 못 할 정도였어요.”

 

 마운틴이 나를 칭찬하며 추켜세웠다. 다행이었다. 미스터 성의 오해를 풀 수 있는 말이었다.

 

 “정말요? 그럴 리가 없는데⋯. 내내 두리번거렸을 텐데⋯.”

 “빨리 가셔야 해! 가시려던 분을 붙잡은 거야!”

 

 나는 자전거에 걸려있던 종이백을 미스터 성에게 던지듯 넘겼다.

 

 “아, 그래요? 모셔다드릴게요, 바쁘시면.”

 “아니에요. 자전거로 가는 게 빨라요.”

 “이 근처에 사시나 봐요?”

 

 그럼에도 미스터 성은 마운틴을 놔주지 않았다.

 

 “네, 그리 멀진 않아요.”

 

 마운틴은 작은 오피스텔이 모여 있는 곳에서 살고 있었다. 네 정거장을 가야 했지만 자세히 얘기하지 않았다.

 수지 같으면 오피스텔 이름과 호수까지 알려줬을 것이다. 아니,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예의의 말을 기꺼이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 뒤 고마움에 차 한 잔을 대접하겠다며 과잉 친절을 베풀었을 것이다. 과잉 친절이 어느 방향으로 뻗어 나갈지는 안 봐도 비디오였다.

 

 마운틴은 매번 서점을 오가는 길에 만난다며 자신의 추리닝 복장이 난처한 듯 말했다.

 

 “아닙니다. 아주 멋지십니다!”

 

 미스터 성은 자기의 느낌을 숨기지 못했다. 단점 중 큰 단점이었다.

 마운틴은 미스터 성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내게 손을 짧게 흔들었다.

 

 “윤태, 즐겁게 보내. 월요일에 만나자.”

 

 즐겁게 보내고 있던 시간을 미스터 성이 잘랐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담아 꾸벅 인사했다. 마운틴은 우리의 시야에서 안 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꺾을 때까지 자전거를 밀며 걸었다. 그런 뒤 얼른 자전거에 올랐다. 마운틴의 모습은 금세 사라졌다.

 

 “역시, 예의도 있고, 멋져! 프레쉬(Fresh)해!”

 “침 닦아!”

 

 내가 몰지각한 수컷에게 소리쳤다.

 

 “마운틴을 우연히 만났어? 그리고 이런 책까지?”

 

 미스터 성이 시집을 꺼내 들어 올렸다. 마운틴이 사라진 쪽으로 깃발을 펄럭이듯 시집을 흔들었다.

 

 “아, 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마운틴이 싫어하잖아!”

 “마운틴이 나 싫어해? 왜?”

 “주말에 학부형 만나는 걸 누가 좋아해?”

 “주말에 학생 만나는 건 좋아한다니? 안 보는 시집까지. 애쓴다. 너 마운틴 좋아하지?”

 “담임이야! 그리고 시집은, 정 여사 거야!”

 “정 여사님? 아, 선물이구나.”

 

 정 여사가 시인이라는 건 미스터 성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문학은 먼 나라의 단어였다. 버지니아 울프를 영화배우로 알고 있었다. 삼국지도 우리나라 삼국(신라, 고구려, 백제)의 역사책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정 여사가 쓴 시집이라고! 몰랐지?”

 “뭐? 정 여사가 시집을 냈어? 언제? 그럼 호텔 잡아 출판기념회 해야지! 거창하게 해야지!”

 

 미스터 성이 정 여사의 시집을 훑어보며 아이고야, 만 연신 주절거렸다.

 

 “이런 훌륭한 분이 우리 집에서 개고생하셨구나⋯. 하여튼 문학은 돈이 안 돼. 누가 읽어줘야 글을 쓰지!”

 

 ***

 

 늦잠을 자고 일어난 나는 점심 먹으러 가겠다고 정 여사에게 전화했다. 배고픈데 밥이 없다는 이유를 댔다. 정 여사는 그저 웃기만 했다.

 

 “누가 그 거짓말을 믿겠니? 아빠는? 골프 가셨어?”

 “귀찮아 죽겠어! 휴면기간이 너무 길어!”

 

 내 말에 미스터 성이 뒷발차기를 했다. 발이 내 얼굴까지 다가와 멈췄다. 나도 일어나 발차기를 했다. 미스터 성이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그럼 아빠도 모시고 와. 반찬은 없지만.”

 “알아서 먹겠지! 나만 갈 거야.”

 

 내 말을 들은 미스터 성이 후다닥 옷을 갈아입었다.

 

 “나도 간다고 말씀드려! 필요한 거 있냐고 여쭤봐.”

 “그냥 집에 있어! 나만 다녀올게!”

 

 나는 정 여사와 할 말이 많았다. 시집 얘기도 하고, 마운틴에 대한 얘기도 찬찬히 하고 싶었다.

 

 “정 여사님! 저도 갑니다!”

 

 내 휴대폰에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며 미스터 성이 소리쳤다.

 

 “오시라고 해.”

 

 정 여사가 미스터 성의 소리를 듣고 말했다.

 

 “뭐 필요한 거 없어?”

 “없어. 그냥 와.”

 

 나는 미스터 성에게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시집 얘기는 하지 말라고 주의를 시켰다. 정 여사가 계면쩍어할 수도 있었다.

 

 “내가 어린애냐? 넌 가끔 너와 내 위치를 혼동하더라. 잘 들어. 내가 아빠야!”

 “그러니까, 제발 아빠처럼 행동 좀 해! 아무 때나 끼지 말고!”

 

 나는 마운틴을 보려고 무리하게 차를 세워가며 달려온 어제 일이 떠올랐다. 그냥 지나쳐도 될 일이었다.

 

 “야, 학부형이 담임께 인사드리는 건 예의야!”

 

 미스터 성도 내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런 상황에선 그냥 지나가는 게 예의거든!”

 “아무래도 너 좀 수상해. 정말 마운틴 좋아하냐? 좋아하기엔 너무 나이 차이가 있지 않나?”

 “이것 봐.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마운틴은 내가 존경하는 분이야! 선생님이라고!”

 “그러니까 아들이 존경하는 선생님께 아빠가 예의를 지키는 거라고!”

 “군침 흘리는 거 아니고?”

 “결혼하셨다며? 아니야?”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스터 성은 대단한 비밀을 알아낸 사람처럼 입꼬리까지 올라갔다.

 

 “싱글이구나!”

 “어쨌든, 마운틴은 안 돼!”

 “뭐가?”

 “수지 같은 여자가 아니야! 예의 지켜!”

 “정말 섭섭하다. 너 내 아들 맞냐?”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빠고 뭐고, 정말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책을 가방에 넣었다.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내 말에 쇼크를 받았는지 미스터 성이 멍하니 나를 쳐다봤다. 그러다 밖으로 먼저 나갔다.

 

 “편의점에서 뭐 좀 살게. 그쪽으로 나와.”

 

 ***

 

 미스터 성은 백도 통조림을 한 상자 샀다. 정 여사는 백도 통조림을 좋아했다. 내가 차에 오르고 차가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갈 때까지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까는 내가 너무 심했다. 예의 없는 행동이었다. 정 여사가 봤다면 호통을 칠 일이었다.

 

 “백도 샀어, 황도 샀어?”

 

 상자를 봤으면서도 나는 미스터 성에게 말을 걸었다.

 

 “백도. 정 여사는 백도만 드시잖아, 맞지?”

 

 미스터 성의 말에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이제 미안하다는 말을 할 차례다.

 사과는 제때 하는 게 좋다, 한번 기회를 놓치면 영영 못 한다, 고맙다와 미안하다는 말은 입에 달고 살아도 된다, 너 자신을 올려주는 좋은 습관이다, 는 정 여사가 수시로 했던 말이다. 내가 미스터 성에게 버릇없이 굴 때마다 주의를 시켰다.

 

 여전히 미안하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건 미스터 성을 꼭 빼닮았다.

 정말 닮기 싫은 사람이건만 가끔 너무도 닮은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쁜 버릇은 우성인자가 분명했다. 반갑지 않은 유전인자만 물려받았다.

 

 “마운틴은 좋은 분이야⋯.”

 

 내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미스터 성은 대꾸하지 않았다.

 

 “지난주에 C반 아이들이 또 사고를 쳤어.”

 

 미스터 성은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마운틴은 매번 우리 때문에 힘들어. 특히 수지는 마운틴을 갈궈.”

 

 수지가 거론돼도 미스터 성은 아무 말이 없었다.

 

 “내 진로에 대해서도 많이 조사했더라고. 어제 잠깐 진로상담을 했거든. 세심하게 학생들을 보살피는 분이야. N반이 특이하잖아. 너무 제각각이야.”

 “알아.”

 

 간단하게 대답하고 미스터 성은 운전에만 열중했다.

 

 “아까는, 내 목소리가 너무 컸어⋯.”

 “알았어. 나도 마운틴한테 예의 지킬게.”

 “채 선생님!”

 “알았어! 채 선생님께 깍듯이 예의 지킬게! 됐지?”

 

 미스터 성의 차가 가난한 동네 언덕길로 가볍게 올라갔다.

 
작가의 말
 

 나는 미스터 성에게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시집 얘기는 하지 말라고 주의를 시켰다. 정 여사가 계면쩍어할 수도 있었다.

 “내가 어린애냐? 넌 가끔 너와 내 위치를 혼동하더라. 잘 들어. 내가 아빠야!”

 (...)

 “그런 상황에선 그냥 지나가는 게 예의거든!”

 “아무래도 너 좀 수상해. 정말 마운틴 좋아하냐? 좋아하기엔 너무 나이 차이가 있지 않나?”

 (...)

 “결혼하셨다며? 아니야?”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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