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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안식처
작성일 : 22-01-07 02:42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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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는 현관으로 나가는 복도 중간에서 잠시 멈추더니, 벽면에 장식처럼 보이는 문의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문은 조용히 열렸고, 그 안은 작은 빛조차 비치지 않는지 칠흑처럼 캄캄했다.

 그가 방안으로 들어가면서 손으로 벽을 더듬었다.

 보경은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전등이 켜지면서 방안의 어둠은 곧 사라졌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보경은 꽤나 놀랐다.

 방이라 짐작하고 들어온 곳이 너무 생소했던 것이다.

 

 창고를 겸비한 차고.

 

 평범한 주차장이라고 하기엔 잡동사니가 주변에 너무 많은 차고였다.

 여느 가정집의 차고라고 하기에는 공간도 상당히 넓어서 더욱 낯설었다.

 더구나 사방의 벽면도 콘크리트벽 그대로인 상태로 페인트칠조차 되어있지 않았다. 또, 그 벽면 앞에는 철근으로 된 수납장이 흉물스럽게 세워져 있었는데, 거기에는 정리되지 않은 박스더미들과 여러 공구들이 지저분하게 쌓여 있었다.

 거기다 그 위로 두터운 먼지가 쌓여있는 것을 본 보경은 이 불결한 장소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들었다.

 더욱이 그 중앙에 세워진 차량 한 대가 그녀의 눈에 거슬렸다.

 

 누가 봐도 오래되고, 낡디 낡은 그 차량은 빛이 어찌나 바랬는지 본래의 색인 노란빛을 잃고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있는 채로 골동품처럼 세워져 있었다.

 그래도 예전엔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만큼 빛나고, 날렵했을 컴포터블 스포츠카..........

 그래서 보경은 더욱 눈살이 찌뿌려졌다.

 가격도 제법 나가는 차일텐데, 관리를 이런식으로 하다니.

 그녀는 차에 탈 자신이 없어졌다.

 그러는 사이 수호가 손에 자동차키를 가지고 나타났다.

 

 수호는 자동차키를 손으로 잘그락거리며, 차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먼지가 쌓여있는 앞유리를 대충 입으로 불고, 옷소매로 닦은 뒤 아무렇지 않게 운전석에 앉았다.

 

 “보경씨, 차에 타.”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보경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골동품같은 이 차가 과연 움직일 수나 있을까?

 

 게다가 그녀는 그가 운전하는 모습을 본 적도 없었다.

 그는 단 한 번도 가게에 차를 끌고온 적이 없던 것이다.

 때문에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스러웠다.

 그렇지만 일단 그를 따르기로 결정했으므로 그녀는 차문을 열고 조수석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런 다음 본능적으로 안전벨트를 단단히 메고는 문의 손잡이를 꼭 붙잡았다. 그런데도 긴장이 되는 건 그녀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수호가 그녀의 마음을 눈치라도 챘는지 열려있던 차량의 지붕을 닫으면서 말했다.

 

 “이 차가 오래되긴 했지만, 성능은 멀쩡해. 봐봐. 이래뵈도 지붕도 자동으로 열고 닫히잖아. 걱정 말고 타. 안전운전해서 잘 모시고 갈게.”

 

 그 말이 그리 미덥지는 못했지만, 보경은 고개를 슬며시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의 제스처가 출발을 알리는 신호처럼 차는 매끄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란스포츠카는 오래된 겉모습과는 달리 큰 소음도 없이 시원스럽게 달렸다.

 여전히 차창의 뿌연 먼지가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보경이 우려하던 수호의 운전솜씨도 꽤 스무드했다.

 더구나 차의 내부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좌석의 시트도 단단하면서도 쿠션감이 느껴져 보경의 몸을 편안하게 감싸주어 보경은 차가 달리고 나서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어느새 그녀의 눈이 저절로 감겼다.

 

 곤히 잠든 보경을 흘끗 쳐다 본 수호는 본격적으로 운전에 집중했다.

 목적지까지 도착하려면, 최소 네 시간은 걸릴 터였다.

 휴일 오후라 차량이 많았는지 서울을 빠져나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었다.

 해는 이미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빠르게 저물어가는 해의 속도가 수호의 마음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그는 보경을 사당에 바래다주고, 그 길로 다시 집으로 되돌아와야 했다.

 식료품을 사서 산속에 있는 사당까지 가려면 시간이 촉박했던 것이다.

 사당은 깊은 산속에 있어서 가로등도 없었다.

 그가 불빛도 없는 캄캄한 산속에서 야간 운전을 하는 시간을 줄이려면, 고속도로에서 최대한 속도를 내야한다.

 그는 빨리 가되 과속은 하지 않고 달리기 위해 운전대를 꼭 붙잡았다.

 다행히 보조석에 앉은 보경은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그는 휴게소도 들르지 않고, 목적지까지 달렸다.

 

  H마트에 도착한 수호는 곤히 자고 있는 보경을 깨웠다.

 

 “보경씨. 일어나.”

 

 그녀는 그의 말을 못들었는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수호는 이대로 놔두고 자기만 장을 보고 와야하나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보경이 기척을 내었다.

 그녀는 몸을 뒤척이면서 힘겹게 눈꺼풀을 움직였다.

 잠을 깨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벌써.......도착했나요?”

 

 그녀가 반쯤 풀린 눈을 껌벅거리며 물었다.

 

 “아직. 사당 근처에 있는 마트에 도착했어. 보경씨, 많이 피곤했나보네?”

 

 “그런 건 아닌데........... 제가 오래 잤나요?”

 

 정신이 깨는지, 보경이 안전벨트를 풀면서 물었다.

 

 “한 네 시간?”

 

 “정말요? 그렇게나 오래요?”

 

 보경은 상당히 놀랐다.

 그녀가 느끼기에는 잠깐 졸았던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차안에서 잘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몸이 확실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비단 잠 뿐만이 아니다.

 신체의 모든 기능이 변하고 있었다.

 뱃속의 생명체로 인해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었다.

 

 “필요한 것만 빨리 사고, 사당으로 갈 테니 조금만 참아. 거기에 도착하면, 편히 쉴 수 있을 거야.”

 

 수호가 차에서 내리면서 말했다.

 그는 피곤해 보이는 보경을 위해 조수석 문을 열고는 손을 내밀었다.

 그녀에게 보이는 또 다른 낯선 친절이었다.

 바의 사장으로 봐왔던 그와는 너무나 다른 태도.

 그녀는 어색해서 그 손을 잡아야 할지 머뭇거렸다.

 그렇지만 이 손은 그녀에게 유일한 도움의 손길이었다.

 

 보경은 크고 단단한 손을 굳게 붙잡았다.

 

 

 사당으로 가는 길은 시내에서도 한참 벗어난 한적한 시골길이었다.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어서인지 해가 벌써 땅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비포장 도로에는 나란히 뻣어있는 나무들 사이에 노을이 스며들어 나뭇잎들을 가을의 단풍처럼 비추었다.

 붉은 잎사귀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로 반짝거리며 춤을 춘다.

 자연이 선사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보경은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느새 그녀의 두 눈에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보경씨? 왜 그래? 어디 아파?”

 

 옆에서 운전을 하던 수호가 깜짝 놀랐다.

 그녀의 눈물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로써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아........,!그게..........해가.......해가 너무 눈이 부셔서요.”

 

 보경은 서둘러 옷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저도 모르게 터져버린 눈물이었다.

 한번 흐르기 시작한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스스로도 모른다.

 감정이 통제되지 않았다.

 단지,

 눈에서 눈물이 흐를 뿐이었다.

 

 아마도 그녀에게 이 모든 일은 감당하기 벅찼으리라.

 

 너무 순식간에 많은 일이 벌어져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것 뿐이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감당이 안 되는 것이다.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다.

 

 앞만 보고 운전하던 수호가 한 손으로 차안을 더듬거리며, 남성용 구식 레이밴 선글라스를 꺼내었다.

 그리고 그것을 보경에게 건넸다.

 울고 있는 여자를 달랠 만한 방법을 모르지만, 그대로 그녀를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우는 이유를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물어본다고 답변이 올 것 같지도 않지만.

 어쨌든 그로썬 최선의 선택이었다.

 사당에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있으니, 그때까지 그녀가 안정을 찾기 바랐다.

 

 여전히 목적지를 향해 말없이 달리는 그들의 노란자동차가 스쳐가는 가로수처럼 해질녘의 노을에 붉게 물들어갔다.

 

 차의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붉어진 차량이 다시 본래의 색으로 돌아갔다.

 노을빛 하늘은 어느새 감청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세상이 어두워졌다.

 

 “보경씨, 다왔어. 바로 여기야.”

 

 수호가 차의 시동을 끄면서 말했다.

 보경은 건네받은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눈물은 그쳤다.

 

 눈앞에는 주변이 어두워져 확실하게 보이진 않지만, 건물이 하나 세워져있었다.

 

 사당.

 

 수호가 말한 그곳이다.

 하지만,

 그 모습은 그녀가 상상했던 조상의 제(祭)를 지내는 제실(祭室)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전쟁영화에서나 나오는 벙커같았다.

 둥근 돔처럼 생긴 이 건물이 바로 사당인 것이다.

 어디를 봐도 사당이라는 느낌은 없다.

 이곳에는 대문이라고 할 만한 것도, 담장도 없었다.

 사당은 어느 학교의 운동장처럼 건물 앞에 모래와 흙이 깔려있었고, 그 주변으로 잡초가 여기저기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그런데,

 근사한 한옥을 상상했던 보경은 오히려 그런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

 일반 제실이라기엔 너무 투박하지만, 어쩐지 건물의 형태가 안전해 보였다.

 여기서라면 아무도 그녀를 해치지 못하리라.

 그런 기분이 들었다.

 

 “보경씨, 이제 차에서 내려도 돼.”

 

 그녀가 사당을 감상하는 동안 수호는 차에서 짐을 내리고 있었다.

 그가 그것들을 들고 현관으로 가자, 그제야 보경은 정신을 차리고, 차에서 내렸다.

 

 현관문 앞에서 수호가 바지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열쇠꾸러미를 꺼내었다.

 그는 잠겨있던 문을 열쇠 중 하나로 열었다.

 문에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나오는 귀에 거슬리는 삐걱거리는 소음과 함께 오래된 빈집의 퀘퀘한 냄새가 문틈으로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안에는 밖의 어둠처럼 그와 똑같은 어둠이 채워져 있었다.

 

 먼저 수호가 어둠속으로 들어갔다.

 그의 등장으로 현관 센서등이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뒤따라 들어간 보경은 순간 눈앞이 깜깜했다. 어둠에 익숙했던 눈이 환한 조명으로 눈부셔서 뜰수가 없던 것이다.

 더구나 바로 앞에 펼쳐진 광경에 동공은 더욱 확장되었다.

 그녀는 현관앞에서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한 채 눈을 몇 번이나 깜박거렸다.

 눈앞의 광경이 도무지 그녀의 상식 안에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관 입구에서부터 거실로 진열된 가구들은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웠고, 거실은 더욱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보경은 사당의 겉모습과 판이하게 다른 모습때문에 안으로 들어가기 조차 망설여졌다.

 더군다나 거실에는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압도적으로 컸는데, 그것은 유럽의 고성을 연상시킬 정도로 규모가 켰다.

 금빛가지에 매달린 정교하게 세공된 투명한 크리스털 조각들이 조명에 비쳐 반짝거리고 있었다.

 위화감이 들 정도로 화려한 인테리어에 감히 가까이 다가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녀는 거실 언저리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보경씨, 소파에 앉지 않고 뭐해? 고단하지 않아?”

 

 “아! 사장님. 저는 괜찮아요.”

 

 어디론가 사라졌던 수호가 나타났다.

 그는 보경의 주춤거리는 행동에 안쓰러웠는지 직접 소파로 안내했다.

 

 “낯선 곳이라 불편한가? 그래도 당분간은 여기서 지내야하니까, 익숙해져 봐. 여기가 너무 한적해서 심심하긴 해도 나름 편할 거야.”

 

 그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보경은 그의 다정한 제스처에 순간 몸이 움츠러들었다.

 여태껏 그는 말없고 무뚝뚝한 사장이었다.

 느닷없이 다정해진 태도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런 상상도 못할 고급진 장소를 선뜻 내준 그의 친절은 더욱 낯설기만 했다.

 그녀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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