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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내 사랑 우렁이 총각.
작가 : 무한리필
작품등록일 : 2021.12.29

노처녀 오나봉씨. 새엄마 최여사와 이복 남동생
오 봉달과는 원수지간인 사이..

그녀는 아직 솔로로 인해 집에서
숱한 구박을 받는다. 솔로 탈출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데.. 거기서 놀라운 일을 경험한다.
사실일까? 거짓일까? 본인도 모른는 상황.

그 경험은 오 나봉에 인생을 바꾸게 되는데..
과연 오 나봉은 이 운명을 순수하게 받아 드릴까?

 
제3장
작성일 : 22-01-06 23:09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5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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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제가 투자한 회사입니다. 명함엔

 작가로 등록되어 있지만 모든 기획과

 연출은 제가 합니다 ”

 

 그리고는

 사내는 한동안 나봉이를 빤히 쳐다본다.

 

 “흐음..가능하겠는데?”

 

 그가 벌이는 이상스러운 행동은 오나봉에겐

 전혀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로 보였으며

 그에 돌발적인 모습은 은근히 짜증과 두려움을 불렀고

  변태로 착각할 정도로 몹시 어글리하였다.

 

 - 뭐야 저사람. 변태인가?

 

 사내는 그런 나봉이에 마음을 모르고

 한참 그녀를 위 아래 훑어내리는 것만 같이

 불쾌한 시선을 자주 보였다.

 

 그 후 나봉이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는지

 사내는 주소와 나이를 물었다

 

 "주소와 나이를 저에게 말해 주실 수 있으세요?"

 

 "왜 그러시는데요?"

 

 “별 다른 건 아니고 혹시 배우 해보실 생각 없으신가

 물아보는 중입니다만"

 

 -뭐야? 갑자기 자다가 어디서 봉창 두드리는 소릴?-

 

 나봉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의심의 눈길을 쏘아붙였다.

 

 “지금 뭐라 하셨죠?”

 

 “배우가 되실 의향이 없으신가 물어보았어요”

 

 “배우라면 그 유명한 김00 신 00

 여류 배우 같은 무대 배우 말씀하신건가요?”

 

 “네 그렇게 폭 넓게 보셔도 되구요

 혹시 아가씨가 만약

 엔터 계열에 마음이 있다면 언제든

 제가 드린 명함에 연락처로 전화

 한통 주시겠어요?.

 내년 초에 신작 드라마

 신데렐라를 주제로 각본을 짜고 있는데

 아가씨만큼 외모로 한가닥 하는 캐릭터는

 또 없을 것 같습니다만,”

 

 나봉은 못 이기는 척 그에 수작에 슬쩍 넘어가 본다

 

 “저.. 정말인가요? 저도 탈렌트나 배우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액션은 그럴 듯 했다. 뭐 이만하면 나도

 영락없는 배우 감이지 뭐야 호호호

 

 “그렇습니다. 아가씰 보니

 어떤 필링이 와요. 음 뭐랄까?

 재치발랄한 캐릭터엔 딱인 것 같고

 또 아가씨같은 경우 음,,, 음,,

 좌충우돌 역활이면 딱 맞겠다는 그런 필이..

 슬슬 올라오네요”

 

 ”그렇다면 만약에 제가 배역을 맡는다면 어떤 장르를

 원하시는데요? 로맨스? 멜로? 액션? 아니면 판타지?“

 

 ”음 뭐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제가 구상 중인

  장르가 딱 하나 있습니다. 일단 본인이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때 차후에 연락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배우에 배짜도 모르는데.가능은 해요.?“

 

 ”뭐 어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배우였나요? 그건 아니잖아요

 아역부터 차츰 연기를 닦으면서

 커가는 거지. 그런건 너무

 신경쓰지 말아요 모든 것은

 저희가 알아서 가르쳐 줄테니까.“

 

 ”연락은 언제 쯤이 좋을까요 그럼?“

 

 ”드라마에 배역과 장르가 정해진 뒤에

 공고를 할 거에요. 늦어도 내년 초에...

 그럼 아가씨는 그 공고를 보시고

 명함에 적힌 연락처에 아가씨 번호를 남겨 주십시요"

 

 

 “예 알겠습니다. 생각은 해볼 께요”

 

 사내는 목적지가 다가오자 손을 올렸다.

 

  “형님 저는 여기서 세워주시면 됩니다.”

 

 택시 운전자는 갓길에 차량을 급히 세웠다.

 

 -끼익

 

 그는 내리는 과정에 오 나봉을 다시 한번 쳐다 본다.

 

 “아가씨 일단 명함을 잘 간직하시고

 몇 일 말미를 드릴테니까 골몰히 생각하시고

 저에게 연락을 주세요.”

 

 “알겠습니다.”

 

 “형님 태워주신 것 감사하고

  다음에 만나면 저랑 술 한잔 해요”

 

 “오케이 이번 주는 바빠서 안되고 다음 주 쯤에

 내가 연락을 하겠어 그때 오붓하게 술 한잔

 꺽자고. 동생”

 

 “좋습니다. 형님 그럼 모두 바이 바이”

 

 사내는 차 문을 닫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

 나봉은 얼떨결에 고갤 숙이며 답례를 한다.

 

 "안녕히 가세요"

 

 그를 내리자 택시는 역까지 달렸다.

  운전자는 백미러를 통해

 나봉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

 

 “저 친구는 엔터 업계에

 꽤 비중있고 실력있는 기획가에요

 큰 회사에서 퇴사하고

 독자적으로 개인 엔터를 창립하였는데

 아가씨처럼 일상에서 캐스팅되는 경우는

 손꼽을 정도로 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동생은 아가씨가 마음에 들었나 보군요.

 여간해선 아니면 아니다 그렇다면 그렇다

 딱 부러지게 말하는 친구인데

 무작정 명함을 주면서 달려드니..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비록

 야위고 어리어리해 보여도

 매스컴 미디어를 다루는 솜씨는 캡입니다.

 언젠가는 헐리우드에 진출할

  유명 영화 기획자가 되겠지요. "

 

 나봉은 예의상 운전 기사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야 했다.

 

 “제가 봐도 그런 것 같아요 호호호 ”

 

 나봉은 찝찝한 느낌이 다분했다.

 

 생시인지 꿈인지 분간할 여력은 없었다.

 그저 꿈이 아니기만을 학수 고대 할 뿐이었다.

 

 택시는 역에 당도하였고

 나봉은 맥이 빠진 걸음걸이로 벤치에 앉아

 요동치는 심장을 부여잡아야 했다.

 

 -꿈이 아닌건 확실한데.

 

 아직도 들뜬 마음을 가눌 수 없는 나봉,

 이럴 때는 차가운 냉수가 정답이 되겠다 싶어

 생수통 하나를 깨끗하게 비워냈다.

 

 -커억

 

 봄녁에 부는 바람은 왠지 포근하고 따스했다.

 오 나봉은 KTX를 타고

 부산에 갈 목적으로 차표를 끊었다

 

 표를 끊고 열차를 기다리길 딱 10분

 

  장내 아나운서 목소리가 들렸다.

 

 -곧 부산행 열차 234호가 도착합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00발 KTX 234호 열차가

 곧 3번 홀에 도착합니다.

 

 나봉은 이어폰을 꼽고

 요즘 유행하는 아이돌 그룹 델리 파이터에

 1집 앨범 전곡을 듣고 있다.

 

 누군가 나봉에 어깨를 툭툭 친다.

 

 "거기 아가씨 기차가 도착하니 위험해요

 좀 떨어지세요"

 

 역무원의 지시에 홀에서

 한참 멀어지는 오 나봉.

 

 -끼이익

 

 요란한 소리와 함께

 마침내 육중한 기차 바퀴가 3번 홀에 정차하자

 여유롭게 탑승하는 그녀.

 

 3분 뒤 역무원에 안전 호각 신호가 울리자

 개방된 열차 문이 닫히고

 오 나봉을 태운

 KTX 234호 열차는 레일 위를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잠깐만요. 아직 타지 못한 사람 있어요”

 

 한 남자가 턱밑까지 차오른 숨으로

 달려오면서 한손에 쥔 기차표를 흔들어 보였다.

 

 “멈춰요 멈춰...”

 

 하지만 기차는 멈출 기미가 없이

 무작정 앞으로 나아갔다.

 

 역무원이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그 사내를 가로막았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달리는 기차 앞에서?”

 

 “보면 몰라요? 난 저 기차를 타야 한단 말입니다.”

 

 “ 다음 것을 타세요 달리는 기차에

 끼어들면 자칫 대형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러니 물러서요 물러서”

 

 오 나봉은 기차 안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막연한 딱한 사정이 있어

 보였다.

 

 사내는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듯

 지나치는 열차를 바라본다.

 

 기차는 작은 터널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곧 익숙한 어둠이 내부에 밀려왔다.

 

 오 나봉은

 다리를 쭉 뻗고 기지개를 피며

 목과 어깨를 교차하며 움직여 댔다.

 

 그리곤 도착하는 시간까지

 잠을 청하는 그녀는

 어떤 꿈을 꾸었다.

 

 주변엔 아침 안개처럼

 시야가 불투명한 배경이었다.

 

 오 나봉이 홀로

 안개속을 걸어가는데

 

 주변은 쥐죽은 듯 고요하고

 아무런 느낌이 닿지도 않는

 빈 공간이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미로는

 마침내 자그마한 틈이 벌어졌는데

 

 그 틈 속엔 전혀 알 수 없는

 오색에 빛이 품어져 나왔다.

 

 -뭐야 저곳은?

 

 나봉은 그곳이 마치 신비스러운 일들로

 가득한 곳이라 생각했다.

 

 걸음을 계속 걸어 그 틈 속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여간해서는 그 틈이

 쉽사리 벌어지지 않았다.

 

 안개에 갖힌 채 밖에 상황을 살피는

 오나봉.

 

 휘황찬란한 빛들이 가득한 아라비아 왕궁처럼

 온갖 진기한 보석이

 거리에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그 위를 걷는 사람은

 눈부시게 보일 정도로 화려해 보였다.

 -아 아름다워,.,

 

 오 나봉은 당장 안개를 벗어나

 그 틈 밖이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때 누군가 오나봉을 불렀다.

 

 “그대가 오나봉인가?”

 

 “예 제 이름이 오 나봉인데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빛 덩어리가 한바탕 꼬리를 물고 원을 그리다가

 다시 한 곳에 모여 커다란 덩어리가 되었다.

 

 “그대가 오 나봉인가?”

 

 “예 제가 오 나봉입니다.”

 

 헌데 무언가 자신에 몸을 심하게 흔들었다.

 

 -으으음?

 

 흔들림 속에 눈을 뜨자.

 현실에 처박힌 자신에 모습이 보였다.

 

 옆 자리에 중년에 신사가 오 나봉에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얼굴은 몹시

 짜증 섞인 얼굴이었다.

 

 “어이 이봐 아가씨.”

 

 “아가씨..남에 다리에

 다리를 올리면 어떡해 해? 뭐 한 두 번은

 봐주겠는데 잠꼬대하면서 자주

 다릴 올리니.이건 예의상 아니잖아?.”

 

 “예.? 지금 뭐라 하셨어요?”

 

 오 나봉은 피곤한 눈으로 그에게 말했다.

 

 “아가씨 다리가 자꾸 내 다리 위에 올라

 온다고. 그러니 잠을 잘 때 좀 조심해야겠어”

 

 “제 다리가 아저씨 다리 위에 올라왔다고요?”

 

 “그렇다니까. 왜 내가 거짓말하는 것 같아서

 그런거야? 그럼 보여줄까. ”

 

 늙은 중년에 신사는 휴태폰에 저장한

 장면을 오 나봉에게 보여줬다.

 

 -헉 세상에,,

 

 “어머머 ”

 

 오나봉은 순간 부끄러움에 고갤 들 수 없을 만큼

 수치스러웠다.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잠버릇이 워낙 고약해서 그냥

 넘어 갈 수 없다 생각했지"

 

 “죄 죄송해요 그럴 의도는 없는데..”

 

 “뭐 젊은 사람이 피곤하면 그럴 수도 있지 뭐,”

 

 

 창문 밖을 보니 열차는

 막 상주를 지나는 모양이다.

 

  산과 들엔 봄에 피는 꽃들이

 무지개를 이루고 있었다.

 

 피로에 지친 직장 일이

 말끔하게 씻겨가는 느낌이 든다.

 

 스치듯 지나치는 풍경을 보노라니

 문득 오 나봉 머리 속에 교차하는 생각이 있다.

 

 나봉이를 낳고 돌아가신 엄마.

 전혀 뇌리에 떠올리지 않고 그냥 추상적으로

 더듬어야 하는 그녀의 존재.

 

  누군가 전혀 기억이 없냐고 물어 보면

 사실 그렇다고 고백 할 밖엔 없는 그녀다.

 

 아빠는 그 후에 나봉이를

 14살까지 홀로 키우고 새 장가를 들었지

 

 새 엄마는 쌍문동에 거주했던

 방년 33세 최 득순씨

 젊을 때 잘나가는 간호사를 했다는군.

 

 최 여사에게서 이복 남동생

 오 봉달이 태어나자 최 여사는 돌연 안면이 바뀌고

 그녀를 차츰 볶아 대기 시작했었다..

 

 생각 같아서는

 집을 나서고 싶은 때가 많았지 정말,.

 아들을 낳은 뒤 모든 실세가 그녀 최 여사에게로 돌아갔고

 심지어 남동생마저 기고만장하며 업신 여기더군

 

 열차가 다시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귀가 멍해짐을 느꼈다.

 

 -우우웅

 

 

 상주를 벗어나자 한통에 메시지가 왔다.

 가장 싫어하는 남동생 오 봉달에게서...

 

 문자 내용은 없고

 현재 외가에서 편히 놀고 먹는 장면을

 이미지로 보내왔다,

 

 그 뒤에 V자 포즈를 취하는 최 여사의

 불편한 모습도 함께 보내왔다,

 나봉은 인상을 찌푸리며 얼굴을 붉힌다.

 

 한결같이 모자가 어찌 저리 붕어빵처럼

 생김새도 성격도 저리 닮았다냐? 싶을 정도로

 그들은 보란 듯이 억지로 웃는 표정으로

 나봉이에게 이미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여행도 내 맘대로 내 뜻대로 자유롭지 못하는가?

 내가 어디 있던간에 꼭 이렇게 티를 내야

 직성이 풀리는가? 못된..

 꼴 보기 싫다. 정말 정말 정말

 

 열차는 이제 상주를 벗어났다.

 상주는 감이 많다 들었는데. 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몸이 흔들리는 경우를 제외하곤

 이번 여행은 꿀맛과 같이 첫 느낌이 좋다.

 

 나봉은 명함을 다시 꺼내 만지작거렸다.

 

 자신에게서도 매력을 느꼈다는 건

 분명 가슴 떨리는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설령 그가 거짓으로 말하든 아니든

 기쁨을 나눠줄 수 있다는 의미가

 더 좋은것 아닌가?

 

 오 나봉은 손거울을 꺼내 자신에 얼굴을 비쳤다.

 아침 화장이 제법 잘 먹혔는지 입술은 붉고 눈매는 촉촉하니

 복숭아처럼 달달하게 생겼다.

 

 오 나봉은 문득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에

 시선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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