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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고백
작성일 : 22-01-04 14:20     조회 : 206     추천 : 0     분량 : 4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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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이야말로 여기서 뭐하세요?”

 

 보경이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물었다.

 

 “응? 나?”

 

 “지금 이시간에 웬일이시냐고요.”

 

 “아! 그게........."

 

 사장은 머쓱한지, 커다란 덩치에 안 맞게 더벅머리를 긁적였다.

 

 "오늘 이상하게 눈이 일찍 떠졌네? 하하.”

 

 “네에, 그러셨군요.......”

 

 둘사이에 대화란 그리 편하게 할만한 일은 아니다보니 어색함이 감돌았다.

 더구나 보경은 쓸데없이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도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이미 「하이드」를 그만둔 상태였다.

 그것도 이제 한 달을 넘겼으니, 인사치레는 이쯤해서 끝내고 싶었다.

 

 "그럼, 저는 이만............."

 

 그녀는 간단히 사장에게 목례를 하고서 자리를 벗어나려했다.

 

 “그런데, 보경씨는 어딜 가나? 그 배낭은 뭐야?”

 

 사장이 호기심이 간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붙잡았다.

 자신이 봐오던 보경의 평소 차림과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고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가게에서 일 할때마다 단정한 스커트 차림으로 일을 했으니, 그의 눈에는 달라도 너무 달라 보였던 것이다.

 게다가 지금의 보경은 동네에 잠시 나온 가벼운 차림이라기엔 조금 어색해보였다.

 크진 않지만, 배낭을 메고서 등산이라도 가는 듯한 모습에 사장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녀의 표정이 매우 심각해보였다.

 어떤 비장한 각오라도 한 듯, 결의에 차보였다.

 

 그들은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고용주와 고용인으로 매주 만나던 사이였다.

 그것도 꽤나 오랜 기간동안 함께 일해왔었다.

 보경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도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오래전부터 직장에 근무하면서 퇴근 후, 집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던 것이다.

 바로 지금 마주친 사장이 운영하는 작은 바인 「하이드」에서 일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서 「하이드」에 손님이 너무 적어진 탓에 그 일을 그만두고 말았다.

 물론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하다보니 서로의 사정도 잘 알아서 합의한 일이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사장이 보경의 달라진 표정이나 모습에 질문을 던진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보경은 그의 질문을 단순히 넘기기가 불편했다.

 대답이 망설여졌다.

 사장에게 모든 걸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데다 솔직히 자신도 지금 일어나는 일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이런 상태를 어떻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머뭇거리는 그녀를 지켜보던 사장이 갑자기 보경을 붙잡고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왜 그러세요?”

 

 보경이 사장의 손을 뿌리치면서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의 태도가 지금까지와는 너무 달라서 당혹스러웠다.

 게다가 보경은 지금 신경이 매우 곤두선 상태였다.

 

 하지만,

 사장은 평소와는 너무도 다른 보경의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옆에 세워두지 않은 것처럼 바지주머니에서 방금 편의점에서 산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담배연기가 하늘로 서서히 올라갔다.

 자신도 모르게 보경은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연기는 순식간에 하늘로 사라졌다.

 어쩐지 자유롭게 흘러가는 연기가 그녀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처럼 그녀도 하늘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수 있다고.

 

 담배 연기가 모두 사라졌다.

 사장이 입을 열었다.

 

 “보경씨. 잠깐 시간 좀 내. 가게로 가자.”

 

 사장은 보경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는 그의 단호한 태도에 머뭇거릴 틈도 없이 곧바로 그의 뒤를 따랐다.

 

 보폭이 큰 사장이 간혹 뒤를 돌아보았다. 보경은 그의 시선 안에 있었다.

 그녀는 그를 놓치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걷고있었다.

 그러므로써 그들의 거리는 일정한 간격이 유지되었다.

 

 

 「하이드」에는 창틈에 스며든 햇살때문에 조명없이도 옅게 빛나고 있었다.

 밤에는 볼 수 없었던 자연이 선사한 빛이었다.

 

 보경은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하이드」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이곳에서 일을 했을 당시에는 항상 오후 8시부터 새벽 4시나 6시까지 근무했기 때문에 정오를 막 지난 지금과 고작 6시간 내지는 8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밤과 낮, 새벽의 공기와 대낮의 공기는 천지차이였다.

 같은 공간이지만, 시간의 차이는 공기조차 다르게 느껴졌다.

 그리 오래 일을 했는데도 그녀는 마치 처음 방문한 가게에 들어온 것처럼 주변이 낯설었다.

 

 “앉지 않고 뭐해? 커피?”

 

 그녀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사장은 언제나처럼 바(Bar)안에서 칵테일을 제조하듯 진지한 모습으로 커피포트에 물을 담아내었다.

 그런 다음 커피포트의 전원을 켜고 커피 스틱을 한 봉지씩 뜯어 잔에 넣었다.

 그는 이미 머그잔을 꺼내어 테이블에 둔 상태였다. 언제나처럼 빠른 준비성이다.

 보경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일할 때 주로 앉았던 바의 끝자락에 놓인 노란색 의자에 앉았다.

 

 곧, 커피포트에서 물이 끓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머그잔에 물을 따르고나서 그녀 앞에 잔을 내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매일 가게의 문을 열 때처럼 바에 진열된 LP중에서 아주 오래된 재즈음반을 꺼내어 턴테이블에 꽂았다.

 바 한쪽 구석에 진열되어 있는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든 LP판들은 그가 오래전부터 수집해 온 취미 생활이었다.

 옛날 우리나라 가요부터 시작해서 보경은 알지도 못하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음악들이 전부 이곳에서 흘러나왔다.

 사장은 가게의 BGM을 휴대폰 앱이나 컴퓨터로 다운받은 음악으로 틀지 않았다.

 이것은 그만의 고집같은 것이었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요새 유행하는 대중음악을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 선술집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이드」의 텅빈 홀에 해리 제임스(Harry James)의 연주가 울려 퍼졌다.

 이곳에서 일을 오래하다보니 보경도 음악을 들으면 누가 노래를 부르는지 정도는 파악하게 되었다.

 트럼펫 연주를 배경으로 키티 카렌(Kitty Kallen)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보경씨도 알다시피 밖에서는 누구도 우리가 하는 얘기를 들을 수 없어.”

 

 불쑥 무게감 있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야?”

 

 다갈색의 다정한 눈동자가 진지하게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할 것만 같은 눈빛이었다.

 보경은 그 시선에 지금의 상황을 전부 털어놓고 싶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 말문이 열리지 않았다.

 갑자기 혀에 돌기가 솟아난 듯이 입안이 따끔거렸다.

 그녀는 테이블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하고, 향긋한 액체가 입안으로 흘러들었다.

 곧이어 메마른 입안이 부드러워지고, 긴장한 탓에 굳어버린 몸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니, 차츰 몸에 훈기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았다.

 

 “사장님, 저 임신했어요.”

 

 There’s so much I feel that I should say.

 (내가 해야 할 말이 너무 많아요.)

 

 키티 카렌(Kitty Kallen)이 잇츠 빈 어 롱 롱타임(It’s been a long long time)을 부르고 있었다.

 잔잔한 그녀의 목소리만이 홀에 흘렀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봐도 될까?”

 

 보경은 당황스러웠다.

 멜로디 사이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온 그의 목소리에서는 당혹감이나 놀라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는 단지 보경의 폭탄 발언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다.

 그런 그의 태도에 보경은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래서 그녀가 겪은 모든 일과 짐작 가는 일까지 모조리 그에게 말할 용기가 생겼다.

 

 “사장님도 기억나실 거예요. 몇 달 전부터 금요일 밤마다 오시던 여자 손님이요. 제게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 분 기억하시죠?”

 

 그녀는 자신이 겪은, 아직 그녀도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잖아도 얼마전에 낯선 여자가 대뜸 보경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준 것이 썩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었다.

 그렇지만 보경을 계속 고용할 수 없던 그가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은 아니었기에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었다.

 

 보경은 자신이 겪은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이야기했다.

 수요일 밤에 자신을 찾아온 검정색 세단부터 거대한 저택, 책읽는 일과 말없는 소년, 그에 따른 상당한 액수의 보수, 그리고 여자의 방문까지.

 

 “분명 이번 주 수요일에도 저는 그 일이 괜찮았어요. 몸이 피곤하기는 하지만, 그건 새로운 일을 시작했으니 당연한 거라 여겼죠.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문득 몸이 노동의 피곤함과는 다르다는 걸 느꼈죠. 그래서 테스트를 해봤어요. 그리고 알게 된 거죠. 제가 임신한 것을.”

 

 “그리고, 오늘 아침에 여자 손님이 보경씨 집에 찾아왔다?”

 

 가만히 보경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던 사장이 물었다.

 

 “네에. 그게 정말 의문이에요. 그분이 어떻게 제 임신을 알고 왔는지 저는 통 감이 잡히지 않아요. 저도 이제 막 확인한 참이었으니까요.”

 

 차마 입 밖으로 소리내지는 못했지만, 바로 이 때문에 그녀가 곧장 집을 나오게 된 것이었다.

 보경은 여자가 그녀의 모든 순간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몹시 두려웠다.

 그녀는 공포로 몸서리가 쳐졌다.

 미세한 떨림이 그녀가 손에 쥐고 있던 머그잔에 전달되어 안에 있던 액체가 흔들렸다.

 

 “그거야, 전문가들이 알려고만 마음먹으면, 보경씨같이 평범한 사람 뒤를 캐는 건 쉽겠지. 조만간 여자 손님은 보경씨를 다시 찾겠군?”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도 자신의 말에 동의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몸은 좀 어때?”

 

 보경은 그제야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임신을 했다고는 하나, 크게 변화가 느껴지진 않았다.

 지금은 단지 조금 피곤할 뿐, 아무렇지 않았다.

 

 “괜찮아요.”

 

 “얼굴이 피곤해 보여서 물어본 거야. 당분간 집에는 안 들어갈 생각이지?”

 

 그가 물었다.

 

 “아무래도요. 그분을 만나면 안되니까요.”

 

 “그래. 그럼, 어디 머무를 만한 곳은 생각해뒀고?"

 

 그것이 지금 보경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녀가 갈만한 장소란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뇨. 정해진 곳은 없어요. 우선 집을 나오는 게 급선무였거든요. 이제 차차 생각해야죠. 그분을 만나지 않을 장소로요.”

 

 사장은 곰곰히 뭔가를 생각하는 표정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보경씨, 내가 제안 하나 할까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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