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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뉴턴스쿨엔 뉴턴이 없다
작가 : Perpetua
작품등록일 : 2022.1.3

국내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대안 국제학교 뉴턴스쿨,
뉴턴 같은 수학자가 나올 가능성은 없지만, 사과나무 아래서 여러 사건을 만들 학생들은 많다. 헝가리 의대반을 제외하곤 공부에 열심인 학생도 없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다. 대학에 갈 생각만 있다면 어느 대학이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낸다. 학생의 능력도, 선생의 능력도 아니다. 돈의 능력으로 보낸다.
윤태를 포함해 영호, 양이, 민준, 개화, 은경은 N반이다. N은 뉴턴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 정수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일상은 그리 나쁘지 않다. 바라보는 어른들만 답답할 뿐이다. 그들에게 변화가 찾아올까? 그들의 변화는 긍정적인 조짐일까?

 
3.
작성일 : 22-01-03 21:49     조회 : 176     추천 : 0     분량 : 6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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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윤태야, 이거 선물⋯.”

 

 오늘도 양이는 방긋방긋 웃었다.

 내가 받지 않자 내 가방에 쑥 넣었다. 이젠 거침이 없다.

 가방은 양이의 그림으로 꽉 찼다. 새 학기 이후 한 번도 정리하지 않았다.

 사실 이 학교에서 가방은 불필요했다. 모든 책은 학교 사물함에 있어 빈손으로 다녀도 상관없었다.

 물론 가방 없이 등교하는 학생은 없었다. 가방은 하나의 패션이자 신분증이었다.

 양이의 그림을 위해서라도 오늘은 가방 정리 좀 해야겠다.

 

 양이가 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건 마운틴의 노력이 컸다.

 물론 N반 아이들의 승낙도 필요했다.

 문제적 성향이 강한 N반을 마운틴은 흔쾌히 맡았다. 그때 마운틴은 이 학교에서 겨우 한 학기를 마친 상태였다.

 한 학기를 마쳤다는 의미는 계속 근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조 이사장과 문제를 만들지 않는 한, 어수선한 환경에서, 어수선한 아이들과 끝도 없는 머리싸움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N반 담임을 하겠다는 교사는 없었다.

 조 이사장은 그나마 충격을 짧게 겪은 마운틴이 적격자라고 생각했다.

 마운틴은 담당 과목 외에 학생상담과 미술클럽을 맡고 있었다.

 마운틴은 “그건 별일 아니야. (It's not a big deal)”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양이의 문제도 그렇게 생각했다.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시간을 갖는 건 당연하다며 큰 문젯거리로 보지 않았다.

 

 “사람마다 느린 부분이 있어. 너희도 결정이 느려서 N반에 있는 거잖아? 양이도 그런 아이일 뿐이야. 어쩌면 느린 성장이 좋은 것일 수도 있어. 뿌리를 뻗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아직 싹을 보이진 않지만 단단한 뿌리심을 키우고 있는 거야.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 빠른 성장을 보이지. 뿌리가 단단하니 다른 식물보다 높은 하늘을 볼 수도 있어. 모소대나무처럼.”

 

 마운틴은 양이를 과대평가했다.

 N반 아이들을 과대평가했다.

 사실 푸른 하늘을 향해 쭉쭉 자라날 가능성이 보이는 아이는 N반에 없다.

 양이는 느린학습자 판정을 받았다.

 나와 다른 아이들은 그런 판정을 받진 않았지만 성장하는 것에 흥미가 없었다.

 양이는 일반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느린학습자를 위한 전문기관이 전문적이지 않아 양이처럼 문제가 미약한 아이가 다닐 학교는 없었다.

 

 “왕따는 너희도 당했잖아? 양이는 방어능력이 조금 부족할 뿐이야. 어쩌면 무방어가 과격한 공격보다 지혜로울 수 있어. 사건을 키우지 않거든.”

 

 양이는 무용 강사의 딸이다.

 양이 엄마는 독일 유학까지 다녀온 하늘하늘한 아줌마다.

 나는 술을 먹지 않아도 취하는 사람을 처음 봤다.

 춤을 출 때 양이 엄마는 늘 취해 있었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몸속에 분명 무언가가 들어가 그녀를 조정하는 것 같았다. 신기하고 특이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환상적이라고 표현했다.

 각자의 느낌은 달랐지만 경이롭게 바라보는 시선은 똑같았다.

 

 N반에도 양이를 반대하는 아이들이 있자 마운틴은 나와 영호를 불렀다.

 나와 영호는 N반에서 제일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였고, 그럴 가능성이 제일 남아있는 아이로 지목되고 있었다.

 우리 둘만 잡으면 다른 아이들의 설득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너희 도움이 필요해. 한 친구의 미래를 살리는 일이야.”

 

 마운틴이 간청했다. 거기엔 선생이 보이는 위엄이나 권위는 없었다.

 마운틴은 설득에 짱이었다. 말로만 끝내지 않고 행동까지 더해서 천천히 결과를 만들었다.

 N반은 조금씩 달라졌다.

 달라진 게 아니라 예민함이 약해졌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예측불허의 아이들이 무덤덤해지고 있었다.

 ‘무덤덤하다’라는 단점의 성향이 강한 단어가 N반 아이들에게 적용되면 장점이 됐다. 강점이 됐다.

 

 “너 나사 하나 풀렸지? 날마다 방긋방긋이야!”

 

 웃는 법을 모르는 이 학교 학생들은 양이의 함박웃음을 용납하지 못했다.

 처음엔 양이의 예쁜 얼굴과 웃음을 좋아했던 남학생들도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양이를 조롱했다. 개무시했다.

 무시하는 건 N반 아이들도 마찬가지지만 방법이 달랐다. 양이의 어떠한 말이나 행동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마운틴의 부탁도 그 정도였고, N반 아이들의 허락도 그 정도였다.

 

 “학교 수준 떨어지게 뭐 하는 거예요? 여기가 국제학교예요, 장애인학교예요?”

 

 전교생이 양이의 존재를 다 알기도 전에 학부형 몇 명이 먼저 알고 쳐들어왔다.

 마운틴이 나섰다.

 느린학습자의 외국 교육사례를 예로 들며 예민한 학부형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했다.

 물론 N반 학부형의 승낙이 떨어진 다음이었다. N반에선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영호 엄마가 허락하자 반대하는 학부형이 적었다.

 조 이사장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장기 체류 학생이 한 명 더 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교육의 기본은 모든 학생을 다 품는 거지. 피해를 주지 않는데 뭐가 문제냐고? 채 선생이 뒤처리 잘해. 말 나오지 않게.”

 

 미스터 성도 양이의 일엔 예민하지 않았다.

 내 학교생활엔 오래전부터 관심을 끊은 사람이었다.

 

 “그 정도 지능은 같이 공부해도 되는 거 아니냐? 하여튼 요즘 아이들은 유별나. 학부형이 유별난 건가?”

 

 성장기 내내 유별났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다.

 

 “나도 초등학교 땐 지능이 낮았을걸? 머리 쓸 시간이 없었으니까. 아이큐가 70대 정도면 상위라고 좋아했을 거다.”

 

 미스터 성이 무지했던 자신의 과거사를 낄낄거리며 말했다.

 

 “그럼 내 지능은 모계 유전자네?”

 

 나는 엄마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결론이 그렇게 되나? 지금은 나도 높아졌을걸. 비즈니스 머리는 탁월하니까. 지능도 개발하는 거야.”

 “성인이 되면 모른대. 정상적인 삶을 산대.”

 “그 아이 비정상이야?”

 

 나는 양이를 정확히 묘사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잘 웃어. 매일 함박웃음.”

 “함박웃음? 그건 장점 아니야?”

 

 하기야 웃지 못하는 게 단점이지 잘 웃은 건 장점으로 봐야 했다.

 

 “그림을 자주 그려.”

 “그건 취미잖아. 수업시간에도 그려?”

 “아니, 쉬는 시간에만 그려.”

 “그럼 지극히 정상이네! 너는 미소라는 단어도 모르고, 특별난 취미도 없잖아? 게다가 수업시간의 반은 숙면이라며? 요즘도 그러냐?”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그쯤에서 대화를 중단하는 게 이로웠다.

 미스터 성은 찬란한 내 과거까지 끌어내며 비정상적인 생활을 조목조목 얘기할 판이었다.

 

 ***

 

 “그럭저럭이 왜 예의에 어긋나는 말이니?”

 

 오늘도 개화가 내 쪽잠을 깨웠다.

 개화의 가방이 휙 날아가는 모습을 포착하며 눈을 떴다.

 나는 책상에 엎드린 채 아침마다 반복되는 뉴스를 들었다.

 개화의 가방은 책상에 착륙하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왜? 누가 뭐래?”

 

 민준이 개화의 가방을 주워 올렸다.

 

 “수지! 완전 개재수야! 아침 인사말까지 참견한다.”

 “그럭저럭이란 말은 외국에서도 많이 쓰는 답변인데, 왜 그러지? 수준이 들통나서 그런가? 수지가 갈수록 억세져. 막가파야.”

 “지가 교장이야? 요즘 너무 나대!”

 

 교장 자리가 공석이었다.

 조 이사장과 심 목사가 교장 업무를 대신하고 있었다.

 전 교장은 암벽타기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건강한 육체를 뽐냈던 사람에게 장애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아이비리그 출신의 박사학위 소유자인 전 교장은 학부형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외국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꼼짝도 못 했다. 실력도 있어 외국인교사들도 인정했다.

 하지만 인간성이 바닥이었다.

 영어가 부족한 한국인교사를 대놓고 무시했다.

 특히 심 목사의 영어 발음을 혐오했다.

 공부 못하는 학생도 하나의 장애로 보았다.

 나 같이 버릇없는 학생은 인간말종으로 취급했다.

 

 

 전 교장이 장애인이 되자 조 이사장은 그동안 덮어뒀던 외국인교사 채용 비리를 들춰냈다.

 전 교장도 순순히 물러나진 않았다. 한동안 패싸움을 했다.

 휠체어를 탄 전 교장은 더 이상 강자가 아니었다. 여전히 강한 목소리로 나섰지만 인정하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나는 전 교장이 약자가 된 게 고소했다. 물론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교장이 학교 대표로 달리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휠체어 하나에 왜 약자가 됐는지 알 수 없었다.

 끝까지 전 교장에게 의리를 지키려는 학부형도 있었다. 그래서 학생 몇 명이 전학을 갔다. 그렇게 몇 명만 나갔다. 나머지는 계속 머물렀다.

 

 솔직히 채용 비리는 조 이사장이 논할 처지가 아니었다.

 목사부터 체육선생, 운전기사, 청소부 모두 그와 친인척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사방이 정보 요원이었다.

 자연스럽게 조 이사장은 교장 자리를 꿰찰 준비를 했다.

 조 이사장은 교육자가 아니었다. 장사꾼이었다. 떡볶이 장사로 돈을 벌어 부동산투기로 뻥튀기를 거쳐 지역에 대형건물 몇 개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빌딩 하나를 빌려 대안학교를 경영했던 순수 교육자가 손을 털고 나가자 그가 인수하게 됐고, 자금난에 허덕이던 전 교장의 국제학교와 합병한 것이었다.

 뉴턴스쿨로 재탄생한 학교는 두 사람의 단합으로 빠르게 번창했다.

 

 학교가 번성할수록 조 이사장의 파워가 약해졌다.

 그것은 오로지 영어 때문이었다. 그의 영어 수준은 바닥이었다.

 국제학교에서 영어는 필수라는 것을 그는 깜빡 잊고 있었다.

 한동안 교사회의에 조 이사장은 통역자를 동반했지만, 통역으로 인해 회의의 흐름이 끊겼다. 차츰 그의 능동적이던 참석률이 낮아졌다.

 그러자 학교 일에 대한 교장의 독단적인 결정이 점점 많아졌다.

 두 사람은 수시로 싸웠다. 조 이사장은 매번 기세가 밀렸다. 그런 와중에 교장이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새 교장을 초빙한다는 광고가 나갔고, 국내외 경험과 수준 있는 교육자의 인터뷰가 두어 번 진행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거기까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통보된 상태였다. 적절한 교장의 부임을 기다리는 중이라지만 진전은 없었다.

 

 “돈이 생기니 명성을 얻고 싶은 모양이다.”

 

 정 여사가 조 이사장의 추후 행동을 정확히 감지했다.

 

 누가 퍼트리는지 요즘 조 이사장이 박사과정 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학생들은 그가 대학도 졸업하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했다. 돈은 많았지만 습관화된 저급한 언행은 바뀌지 않았다.

 그는 돈으로 가능한 외모부터 수리하기 시작했다.

 방학 동안 보톡스(Botox)로 주름을 쫙 폈다.

 그래도 전체적인 품질 변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

 

 개화와 민준이 수지의 유별난 경고를 줄줄이 씹어대고 있을 때 영호가 들어왔다.

 농구복이 흠뻑 젖었다.

 

 “또 수지야?”

 

 영호의 물음에 개화가 재방송을 시작했다.

 

 “놔둬라. 백(back)이 든든해서 그래. 교장 자리까지 넘볼 수도 있어.”

 

 교복을 챙기며 영호가 말했다.

 

 “설마! 꽃뱀이 교장을 해? 학교에서 막장드라마 찍어?”

 “누군데? 누가 백인데?”

 

 개화와 민준이 나가려는 영호를 붙잡았다.

 

 “백⋯? 나도 백은 있는데⋯. 예쁜 백 많아.”

 

 그림을 그리던 양이가 고개를 들며 끼어들었다. 여전히 함박웃음이다.

 

 “그 백이 아니라, 든든한 배경이 있다는 뜻이야.”

 

 영호만 양이의 말에 대꾸했다.

 

 “아⋯ 그거였구나⋯. 난 몰랐지⋯. 미안해, 영호오빠.”

 양이의 사과는 매번 똑같았다. 아⋯ 그거였구나⋯, 난 몰랐지⋯, 미안해, 가 고정 답변이다.

 양이는 영호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썼다. 자신보다 한 살이 많으니 오빠라며 고집을 부렸다.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유를 설명해도 듣질 않았다.

 그러니 양이에게 N반 아이들은 모두 예의가 없는 망나니들이었다.

 누군가 말싸움을 하다 거친 욕을 내뱉으면,

 

 “욕은 나빠. 싸울 때도 예의를 지켜야 해.”

 

 정 여사와 같은 말을 정 여사와 다른 느낌으로 했다.

 그래서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

 영호는 양이에게만 오빠라는 호칭을 허락했다. 마지못해 허락한 꼴이었다.

 영호는 오빠라는 호칭을 유난히 싫어했다. 오빠라는 호칭을 받으면 그 아이를 보호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느낌대로 영호는 양이를 보호하기 시작했다. 양이를 향한 남학생들의 조롱도 단번에 제압했다.

 

 “여자나 남자나 얼굴과 몸매가 중요해. 어디서든 먹힌다니까.”

 

 민준이 수지의 가슴과 허리선을 손짓으로 표현했다.

 

 “다 뽕이야! 얼굴은 인조고! 하여튼 수컷들은.”

 

 개화가 혀를 차며 민준을 노려봤다.

 

 비쩍 마른 개화는 앞이나 뒤나 별 차이가 없었다.

 옷 입는 스타일과 목소리도 중성적이어서 남학생과 다니면 남자로, 여학생과 다니면 여자로 보였다.

 개화의 부모는 중졸의 학력으로도 많은 돈을 모았다. 각자 고등학교에서 사고를 치고, 각자 다른 세계에서 놀다가, 각자 정신을 차린 케이스였다.

 모처럼 공부를 하려는 찰나에 두 사람은 만났고, 불같은 사랑을 했고, 그래서 공부의 진도보다 사랑의 진도가 빨랐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다. 각자가 아닌 함께 힘을 발휘했다.

 사채업으로 돈을 벌었지만 몰지각한 사채업자는 아니었다.

 신뢰와 신용이 가훈이었다.

 지금은 제2 금융권으로 확장된 갑부이고 대학원 졸업장까지 있다고 미스터 성이 말했다.

 사실 외모로는 학부형 중에 제일 고학년 출신처럼 고상했다.

 이 학교 학생들에게 개화의 부모는 최고의 롤모델(role model)이다.

 이제 개화만 자리 잡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개화는 자신의 본성을 궁금해했다.

 중학교 때 개화는 한 여학생을 과하게 사랑했다. 물론 남학생을 과하게 사랑한 경험도 있었다.

 상반된 둘을 과하게 사랑하는 건 문제인 사회라 개화는 문제가 있는 학생이 됐다.

 사실 이 학교에선 아무도 신경 쓰지 않건만 개화 자신이 혼란스러워하는 게 문제였다.

 

 “아침부터 기분 어떠냐는 인사 자체가 문제 아니니? 솔직하게 엿 같다고 대답해? 나름 예의를 차린 말이 그럭저럭이야!”

 

 개화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아침 기분은 개판이었다.

 잠을 깨지 못했거나 차 안에서 부모와 말다툼을 하며 도착한 아이가 대부분이었다.

 선생의 과장된 아침 인사를 모두가 거북스러워했다. 되도록 대답을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거북처럼 얼굴을 파묻고 다녔다.

 학생들의 굿모닝을 위해 교사들이 할 일은 딱 한 가지뿐이다.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다. 그러면 모두가 굿모닝을 준비할 것이다.

 영화 제목인 ‘굿모닝, 베트남!’이 아니라, ‘굿모닝, 대한의 청소년!’이 될 것이다.

 

 

 
작가의 말
 

 마운틴은

 “그건 별일 아니야. (It's not a big deal)”

 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양이의 문제도 그렇게 생각했다.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시간을 갖는 건 당연하다며 큰 문젯거리로 보지 않았다.

 

 “사람마다 느린 부분이 있어. 너희도 결정이 느려서 N반에 있는 거잖아?(...) 아직 싹을 보이진 않지만 단단한 뿌리심을 키우고 있는 거야.(...) 뿌리가 단단하니 다른 식물보다 높은 하늘을 볼 수도 있어. 모소대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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