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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성좌가 지켜주는 회귀자 데뷔일지
작가 : 솔트
작품등록일 : 2022.1.1

여기가 어딘지, 어쩌다 여기 있는 건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이번에도 시험에서 떨어지고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머리가 지끈거리네. 내가 알파기는 해도 사법고시는 쉽지 않았다. 몇번 고배를 마셔도 나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불타올랐다. 쉽기만 하던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어려운 문제이니까.

그나저나 누가 술을 마신채로 쓰러진 나를 자기 집에 데려온 건가? 일단 씻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거울을 보자마자 경악했다. 남자다운 턱선 대신 말랑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몸에서 팔랑거리며 떨어진 불길한 말이 쓰여진 쪽지.

[나를 구해줘.]

그때 갑자기 눈 앞에 푸른 창이 떠올랐다.

 
5화
작성일 : 22-01-01 22:17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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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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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가 새벽 1시를 가리키자, 김준서가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일찍 자는 새 나라의 어린이었군.

 

 “형, 안 자요?”

 

 “넌 먼저 자라.”

 

 “알았어요. 형 저 자러갈게요. 미리 인사할게요. 잘 자요!”

 

 김준서까지 나가자, 연습실이 텅 비었다. 나는 아무도 없는 연습실에서 아침까지 연습했다. 원래라면 몸이 견뎌내지 못했겠지만, 효율적인 움직임 스킬빨로 이겨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연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지.’

 

 연습하지 않는다? 능력치만 믿고 행동했다가는 뒷통수를 맞게 되겠지. 나는 과거에 방영된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떠올렸다. 외모로는 손에 꼽히게 잘생겼지만, 데뷔조는 커녕 제대로 된 관심도 받지 못했던 탈락 연습생. 그 연습생은 카메라 눈에 띄겠다는 열의가 부족했다. 정리하자면, 타고난 것만 믿어서는 안 된다. 내 외모, 내 노래 실력, 내 열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니만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죄다 이용해야만 한다.

 

 ***

 

 결국 날이 밝을 때까지 연습했다. 효율적인 움직임 스킬의 효과는 대단했다. 연습을 하며 밤을 새웠는데도 멀쩡할 수 있다니. 효율적인 움직임 게이지 바를 3개 채운 덕분에, 레벨을 올릴 수 있었다. 김준서는 멀쩡한 낯빛으로 촬영 준비를 하는 나를 보며 손가락질했다.

 

 “형! 대단해요! 정력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의 단어를 뱉었다. 제발 나한테 그러지 좀 마라. 나는 힐끗 스킬창을 확인했다.

 

 [너는 나에게 반한다. (Lv. 0)]

 3분 동안의 시간 동안 상대를 현혹 가능. 하는 말에 설득력을 더 실어주고, 상대의 판단력을 흐려지게 만든다.)

 

 [눈은 입만큼 말한다. (Lv. 0)]

 

 하루에 한 번 사용 가능.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면, 그 사람이 지금 하는 생각을 짧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천의 얼굴 (Lv. 1)]

 표정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10분 동안 지속

 (※해당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면, 지속 시간이 늘어납니다.)

 

 [효율적인 움직임 (Lv.1)]

 스킬이 적용되는 동안, 춤을 출 때 체력이 무제한이 된다.

 36시간 동안 지속

 현재 남은 스킬 시간 37:21:06

 (※해당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면, 지속 시간이 늘어납니다.)

 

 [최고의 보컬 (Lv.0)]

 노래를 부를 때, 실력을 보정해줍니다.

 (※현재 레벨 0이기에, 썩 잘하게 들리는 정도로 보정이 들어갑니다.)

 (※해당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면, 더욱 강한 보정을 해줍니다.)

 

 사실 시간 날 때마다 강박적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써야 할 상황에 못 쓸 수도 있으니, 자제하고 있었다. 스킬을 더 뽑고 싶은데, 코인이 없군. 스킬창에 한 눈 팔려 있는 사이, 윤지우가 다가왔다. 슬쩍 어깨에 팔을 올리고,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구원겸. 우리 번호 교환할까? 지금까지 교환 안 한 것도 웃기지만.”

 

 윤지우는 실실 웃으면서 눈웃음쳤다. 나는 대답 대신 핸드폰을 내밀었다. 그러자 번호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어…? 번호가 안 등록 되어 있네? 새 폰은 아닌 것 같은데….”

 

 눈치 빠른 녀석. 나는 속으로 혀를 찼다. 010 부터 눌렀을 때,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사람 이름이 뜬다. 내 폰은 아무것도 저장되지 않아서, 그런 이름이 뜨지 않고. 다른 놈들이면 모른 채 넘어갔을 텐데.

 

 “고장 나서 초기화했다.”

 

 나는 즉석에서 지어낸 말을 뱉었다.

 

 “아무튼 좋네. 내가 구원겸 네 폰 첫 번째 번호라서.”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아니, 영광이라고!”

 

 날 놀리네.

 

 나와 윤지우가 떠들고 있는데, 언제 왔는지 신해운이 반짝이는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뚫어지겠네. 뭐 저렇게 애타게 바라본담.

 

 “원겸아, 나도…!”

 

 “그래.”

 

 쿨하게 핸드폰을 넘겨주자, 신해운이 번호를 입력해서 핸드폰을 돌려줬다. 그 꼴을 지켜보던 윤지우가 한 마디 얹었다.

 

 “구원겸은 해운이 너무 좋아한다니까.”

 

 “읏…!”

 

 “아니꼬우면 너도 이쁜 짓을 해봐.”

 

 나는 마치 시골집 할머니라도 된 것처럼 신해운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엉덩이도 이쁘네. 그러자 신해운의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삶은 문어 같아져도 잘생겼네.

 

 “구원겸 진짜 특이하다니까. 참, 나중에 올리게 우리 같이 사진 찍자. 해운이 너도 여기로 붙어.”

 

 윤지우는 나를 사이에 두고 사진을 찰칵 찍었다. 윤지우와 신해운을 끼고 사진을 찍다니. 기분이 묘했다. 나는 내 핸드폰을 윤지우에게 넘겼다. 말도 안 했는데도, 어떻게 알아들었는지 사진을 한장 찍어 내게 돌려주었다.

 

 “사진 찍는 거 좋아해?”

 

 윤지우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고.”

 

 그냥 텅 빈 핸드폰을 뭐라도 채우고 싶었다. 아무것도 없으면, 쓸쓸하니까.

 

 “사진 잘 나왔어…….”

 

 신해운이 중얼거렸다.

 

 “보내줄까?”

 

 “응…!”

 

 귀여운 녀석. 나보다 키도 큰데, 왜 저렇게 귀여운지 모르겠다. 역시 아이돌 연습생이라 그런 걸까?

 

 쭈뼛거리며 다가온 온다겸이, 내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원겸형. 가기 전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왔어요. 혹시 괜찮다면 저랑도 사진 한 장 찍어주실래요?”

 

 딱딱하게 굳어서 말하는 온다겸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얼굴이 환해졌다. 어깨를 감쌀 때 살짝 움츠러들었다. 날 불편해하는 건가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불편하면 인사를 안 했겠지. 그럼 뭐지?

 

 그렇게 인사와 사진 촬영을 끝내고 배웅까지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집에 안 간다고 해서 여유롭게 쉴 생각은 없었다. 연습실에 들어가 노래를 재생시켰다. 거울을 보며 안무를 맞춰봤다. 좀 더 임팩트 있어 보여야 한다. 좀 더 열심히 하고, 더….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동작을 멈췄다. 나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는 그저 즐기고 있던 것 같다. 그게 놀라웠다. 나는 비로소 정말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감사한 일이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연습을 마치고 나오니, 짧은 3일간의 휴식을 위해 짐을 싸는 놈들이 있었다. 나야 아무도 없는 원룸에 땡전 한 푼 없이 갈 수 없는 노릇이었다. 구원겸에게는 아마 가족이 없겠지. 아직까지 연락이 안 오는 것을 보면. 그런 내 사정을 아는 것도 아닐 텐데, 윤지우가 내게 말을 걸었다.

 

 “나 혼자 사는데, 우리 집 올래?”

 

 혼자 산다면야 부담도 적었다. 신해운은 나를 손님 대접해주려고 할 것 같은데, 윤지우 이놈은 그러지도 않을 것 같아서 괜찮았다. 같이 택시를 타고, 윤지우가 주소를 불렀다. 도착한 곳은 아파트였다. 혼자 사는데 아파트라, 잘 사는 집 아들이었군. 보이는 그대로구만.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로비문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에는 윤지우도 말이 없었다. 아파트에 들어가자마자, 윤지우가 홱 돌더니 말했다.

 

 “나 먼저 씻어도 될까?”

 

 “그럼.”

 

 “냉장고에서 음료 꺼내 먹어도 돼.”

 

 “알았어.”

 

 나는 한 바퀴 집을 둘러보다가, 얌전히 소파에 앉았다. 곧 막 씻어서 머리가 젖어있는 윤지우가 나왔다.

 

 “늦었지만, 너네 집에서 신세 좀 진다.”

 

 “우리 사이에 신세는 무슨.”

 

 유들유들하게 말하는 놈의 어깨를 살짝 주먹으로 쳤다. 아프다고 엄살떠는 것에 주먹을 들어 올리자, 실실 웃으며 양손을 어깨 위로 들고 항복을 표했다. 하여간 웃긴 자식.

 

 “나도 씻을게.”

 

 “엉.”

 

 연습하느라 땀범벅이 되었던 몸을 씻자, 개운해졌다. 센스 좋게도, 화장실 앞에는 내가 입을 잠옷이 준비되어 있었다. 파란 체크 무늬 잠옷이었다. 잠옷을 입고 머리를 털면서 밖으로 나왔다. 윤지우가 빼꼼 고개를 내밀어 내게 물었다.

 

 “뭐라도 먹을래?”

 

 “뭐 있는데?”

 

 “마침 샌드위치 재료 있는데. 괜찮으면 이거 먹자.”

 

 “그래.”

 

 그렇게 곧바로 메뉴가 정해졌다. 윤지우는 셔츠를 걷어붙이고 주방에 섰다.

 

 “내가 샌드위치 만들어줄게. 대신 맛있게 먹어주기.”

 

 그러면서 칼을 들었는데, 자세가 영 아니었다. 누가 저놈한테서 칼 좀 뺏어봐라. 아니다. 여긴 나뿐이지. 칼 든 꼴이 불안한 거 보니 피를 볼 것 같은데. 토마토를 썰다가 손이 베이게 생겼는데. 나는 한숨을 쉬고 토마토를 빼앗았다.

 

 “칼 내려놔. 내가 할 테니까. 너 요리 안 해본 티 다나.”

 

 “앗, 들켰어? 사실 샐러드로 먹고, 빵 따로 먹고 살았어. 만들어 먹기 귀찮기도 하고.”

 

 설마 윤지우, 쌈도 싸 먹을 줄 몰라서 상추 따로 고기 따로 먹는 거 아냐? 황당함에 쳐다보자, 윤지우가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손짓하자, 얌전히 칼을 내려놨다.

 

 옆에서 구경하는 윤지우를 내버려 두고, 나는 할 일을 했다. 샌드위치야 간단했다. 보기 좋게 만드는 게 조금 신경 쓰이는 정도다. 빵을 깔아두고, 층층이 야채와 토마토와 삶은 계란을 얹고 빵으로 뚜껑을 얹어 완성한다. 플레이팅까지 마치자, 윤지우는 박수를 쳤다.

 

 “역시 구원겸!”

 

 “그럼 이거 너 다 먹어.”

 

 "넌 안 먹어?”

 

 “속이 쓰려. 파업했어.”

 

 “앗, 죽 시켜줄게!”

 

 윤지우가 서둘러 배달앱을 켜는 것을 말리려 했는데, 놈은 말을 듣지 않았다. 삼계 전복죽을 시키고 뿌듯해하길래 잘했다고 말이나 해줬다. 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뭘 할지부터 정하기로 했다. 오늘은 진짜 아이돌 활동은 신경 쓰지 말고 놀자고 해서, 그럼 영화나 보자고 말했다. 윤지우는 재밌기로 유명하다며 넷플릭스로 영화를 틀었다. 그런데 하필 키스씬이 나왔다. 가족끼리도 아니고 남자끼리고, 의식하는 것도 웃기지 않나 싶었다. 나와 다르게 윤지우 놈은 반응이 이상했다. 몸을 움찔대며 내 눈치를 봤다.

 

 “너 설마….”

 

 “아, 아니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는데, 놈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우성 알파니까, 어떻게든 조절할 수 있어!”

 

 “뭐야, 알파였어?”

 

 “뭐야라니…. 그럼 뭔 줄 알았던 거야?”

 

 “바보?”

 

 “너무하네. 그럼 넌 뭔데?”

 

 “베타.”

 

 “거짓말이 아니라?”

 

 “내가 뭐하러 거짓말을 치겠냐?”

 

 “그럼 증거대봐.”

 

 진짜 어쩌다 이런 분위기가 됐는지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놈은 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문을 등지고서 열기로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결국 나는 백기를 들었다.

 

 “증거. 여기.”

 

 무슨 증거를 요구하는지는 모르겠다만. 나는 명확한 증거가 있지. 출생기록증명서가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더라고. 출생기록증명서를 보여주자, 윤지우는 충격받은듯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

 

 “베타…라고?”

 

 뭔가를 참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윤지우는 말 대신 거친 숨소리를 냈다. 대체 뭐가 문제인데? 정말 나는 의아했다.

 

 배달이 와서 윤지우가 호출 승인을 했다. 그리고 내가 배달원분에게 죽을 받았다. 죽은 맛있었다. 건강에 좋을 것 같았다. 영화가 끝나도록 말을 안 하던 윤지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눈웃음을 쳤다.

 

 “이제 뭐 할래?”

 

 “너희 집에 블루마블 있냐?”

 

 “어? 있기는 한데.”

 

 “1대 1 내기하자. 지는 사람은 간단한 소원 들어주기.”

 

 “자신 있어?”

 

 나는 픽 웃었다.

 

 “자신 있으니 하는 말이지.”

 

 블루마블은 내 승리로 끝났다. 이게 세계여행 게임은 나랑 잘 맞거든. 승률도 높고.

 

 “다시 해!”

 

 지니까 분한지, 재대결을 신청해왔다. 결과는 똑같았지만. 나한테 이기려면 100판 정도 수련하고 와라. 블루마블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서, 잘 시간이 되었다. 밤새 놀고 싶어하는 어린이인 윤지우는 징징댔지만, 내가 자라. 한마디 하니 군말 없이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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