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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시작
작성일 : 21-12-30 14:18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4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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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일요일 아침이었다.

 평소였다면 깊이 자고 있을 이른 시간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보경은 일찍 눈이 떠졌다.

 그날따라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침대 옆 책상위의 달력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런데,

 붉은 동그라미가 없다?

 매달 규칙적으로 그날을 표시해두던 그녀였다.

 

 이상한 걸?

 요새 너무 무리를 했나?

 

 보경은 몸이 피곤해서 그런 것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자리에 다시 누웠다.

 불쑥 속이 메스꺼웠다.

 무언가 경고처럼 그녀에게 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그녀는 아랫배를 문지르며, 화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먹은 것도 없이 뱃속에서 나올 만한 건 없었다.

 그러나 뭔가로 꽉 막힌 듯 속은 답답했다.

 보경은 대충 겉옷을 걸치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바깥 바람은 상쾌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지만,

 이른 아침의 햇살은 아직까지 너무 덥지 않았다.

 보경은 그대로 상쾌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거리를 걸었다.

 마음이 편해지면서, 뱃속도 편안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차피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는 약국이 드물다.

 동네약국 모두 문을 연 곳도 없었다.

 보경은 허탈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사거리의 신호등이 막 빨간불로 바뀌어 걸음을 멈춰 섰다.

 갑자기 건너편에 있는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무엇이든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민 생활용품점이었다.

 그곳엔 없는 것이 없었다.

 임신테스트기도 팔았던 것이 기억났다.

 물론 당연하지만, 테스트기를 살 필요는 없다.

 연인과 헤어진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있지도 않은 일을 확인하려 하다니,

 이건 완전히 미친 생각이었다.

 

 하!

 혼자 너무 오래 지냈나?

 

 오만가지 잡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내면의 자아도 당연히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뭔가에 이끌리듯 임신테스트기를 샀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확인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보경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화장실 변기에 앉았다.

 사용설명서를 차분히 읽고, 설명서의 지시대로 테스트를 시행했다.

 테스트는 긴장한 마음이 무색하리만치 무척이나 간단했다.

 

 고작 이런 막대기 따위로 뭘 알고 싶은 거야?

 

 마음 한 켠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면의 깊은 곳에 있는 의구심 또한 벗어버리고 싶었다.

 그녀는 볼일을 모두 마치고, 손을 닦은 다음 화장실에서 나왔다.

 침대에 앉아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서 테스트기를 확인했다.

 

 시약선에는 선명하게 두 줄이 새겨져있었다.

 

 눈을 몇 번이나 깜박여보고, 눈을 비비고 나서 확인해 봐도 시약선은 두 줄이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보경은 머리가 멍해졌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보경은 가만히 침대에 누웠다.

 자신이 갖고 있는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 상황을 인정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정할 수 없는 일일지라도 자신의 몸안에서 일어난 변화이다.

 이 일은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자세히 신체의 변화를 느껴보았다.

 두근거리는 심장박동이 들려왔다.

 예전보다 소리도 크고 속도도 빨라졌다.

 미세하지만 신체가 변화했다.

 가슴도 예전보다 봉긋해지고, 아랫배도 약간 볼록해진 것 같았다.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보경은 문득 성모마리아가 떠올랐다.

 천사의 계시로 예수 그리스도를 낳은 어머니.

 

 내가 천사의 계시를 받은 걸까?

 크크크.

 

 헛웃음이 나왔다.

 자신은 신화속의 여인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뱃속에는 그 여인과 마찬가지로 생명체가 있다.

 

 이런 것이 하늘의 계시지, 아니면 뭐란 말이야?

 

 비록 인정은 할 수 없지만,

 보경은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진정될 것만 같았다.

 

 그때였다.

 고요하기만 하던 방안에 불법 침입자가 침범한 것처럼 휴대폰이 시끄럽게 울렸다.

 그녀가 모르는 낯선 번호였다.

 평소대로라면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았을 테지만,

 보경은 자석에라도 이끌리듯 통화버튼을 눌렀다.

 상대는 여자였다.

 

 얼마전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 그 여자다.

 그녀는 매주 수요일마다 한 소년에게 한시간씩 책을 읽어주는 일을 보경에게 소개해 주었다.

 그 일을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그 사이 보경은 소년의 저택에서 여자를 보지 못했다.

 보경은 일자리를 소개해 준 사람이었기에 그녀의 부재가 궁금했지만,

 일을 하는데 있어서 딱히 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의문은 접어두고 있었다.

 물론, 그곳에서는 그에 대해 물어볼 사람도 없긴 했다.

 

 하지만,

 언제라도 그녀를 만나면 봉투에 담긴 고액의 금액에 대해서는 반드시 물어볼 예정이었다.

 보경이 처음 일을 한 날 그녀에게서 받은 봉투였다.

 봉투에는 아르바이트 비용이라기엔 너무 큰 액수가 들어있었다.

 그렇다보니 돈을 받고도 기분이 계속 찜찜하였다.

 그래서 보경은 여자를 만나기만을 기다려왔다.

 

 그리고 지금,

 그 여자가 집 앞에 와 있는 것이다.

 

 여자는 원룸의 비좁은 현관을 지나, 방안으로 들어왔다.

 새빨간 하이힐을 신은 채로.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보경은 차마 신발을 벗으라는 말조차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보경의 안내도 없이 방안을 둘러보고는 그곳에서 유일하게 앉을 수 있는 책상 의자에 앉았다.

 그녀의 행동을 살피던 보경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커피....... 드실래요?”

 

 평소 집안에서 손님을 대접할 일이 없던 보경이었다.

 때문에 유일하게 마실만한 것이라고는 그녀가 즐겨먹는 커피 티백 뿐이었다.

 그것도 회사에서 가져온 몇 개가 전부였지만.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보경의 말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

 방안을 이리저리 훑어보기만 했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눈길이다.

 보경은 발가벗고 그녀 앞에 서있는 느낌이 들었다.

 곧이어 여자는 그녀의 기분을 눈치 챘는지, 침묵을 깨고 말을 꺼냈다.

 

  “커피는 됐습니다. 그것 보다 천장 모서리며, 구석진 곳곳에 곰팡이가 보이네요. 여기 환경이 그리 쾌적하게 느껴지지는 않는군요.”

 

 그 말에 보경은 얼굴이 새빨개졌다.

 여자는 원룸에 찾아온 첫 손님이었다.

 그런데,

 다짜고짜 자신이 오랫동안 지내온 원룸에 대해 낡고 허름한 상태를 직접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자신의 무능을 들킨 것 같아 너무 부끄러웠다.

 

  “그렇게 창피해하지 않아도 되요. 보경씨의 경제적 상황을 들추자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니니까요. 몸은 좀 어떠세요?"

 

 

 여자는 예(例)의 선량한 미소를 지었다.

 생각을 알 수 없는 미소.

 그러나 지금,

 그 미소 속에는 기대감이 부풀어있었다.

 

 보경은 흠칫 놀랐다.

 

 설마?

 이 여자가 나의 변화를 알았나?

 어떻게??

 

 보경은 의심을 떨쳐내려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럴 리가 없다.

 자신도 이제 막 알게 된 신체의 변화였다.

 여자는 단순히 안부를 묻는 것이리라.

 우연히 타이밍이 맞았을 뿐이다.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과는 반대로 보경의 심장은 빠르게 두근거렸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심장박동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여자는 보경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는...........괜찮습니다.”

 

 보경은 어째서인지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괜찮다고요? 아직 아무 느낌이 없으세요?”

 

 여자는 노골적으로 보경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 시선에 보경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여자의 얼굴에는 더 이상 웃음기가 보이지 않았다.

 

  “예? 느낌이요?”

 

 보경은 너무 놀랐다.

 

 저 여자가 어떻게 이 일에 대해 알고 있지?

 

  “임신 초기라 많이 피곤하시잖아요. 그래서 회사에도 결근하셨고요.”

 

 여자는 당황하여 말문이 막힌 보경의 표정을 보고는 말을 이었다.

 

  “어떻게 임신을 알았냐고요?”

 

 슬며시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역시!! 임신이 맞군요? 그렇죠? 제 짐작이 맞았어요. 그럴 거 같았거든요. 어쩜, 정말 잘됐어요. 당신이라면, 성공할 줄 알았어요.”

 

 여자는 어찌나 기쁜지 두 손으로 손뼉까지 치면서 웃었다.

 얼굴에는 다시 예의 환한 미소가 번졌다.

 

  “저는 이만 가볼게요. 부디 몸조리 잘하고 계세요. 조만간 다시 뵙도록 하죠.”

 

 여자는 보경에게 어떠한 설명도 없이 알 수 없는 말만 내뱉고는 홀연히 그곳을 빠져나갔다.

 

 보경은 당황스러웠다.

 여자를 만나면 반드시 물어볼 봉투에 관한 일도 한마디 해보지 못하고서 그녀를 보낸 것도 그렇지만,

 그녀가 자신도 몰랐던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더욱 보경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자신에게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것은 분명 타의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여자의 등장으로 확실하다.

 그녀의 말로 분명해졌다.

 여자가 보경에게 뭔가를 저지른 것이다.

 

 언젠가 보경에게 의식이 없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 틀림없다.

 기억에는 없지만, 몸은 알고 있다.

 

 보경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난감했다.

 감히 상상도 해본적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감도 잡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책상에 앉아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그런 다음 서랍장을 열고, 다이어리를 펼쳤다.

 지난달에는 첫 주 수요일에 붉은 색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해 두고 있었다.

 그날은 보경이 생리가 막 끝난 날이었다.

 

 그녀가 유독 진하게 그날을 표시해 두었던 이유는 바로 그날이 책 읽어주는 일을 시작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으레 설레면서도 조금은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보경에게는 본업이 있었다.

 회사에서 책임이 따르는 일에 비하면, 누군가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 따위는 매우 쉬워보였다.

 더욱이 아르바이트였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도 막상 일을 시작하려니, 해본 일도 아니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제안이었기에 그닥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어쨌든 그날은 일하러 가는 첫날이어서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급히 집으로 돌아와서는 몸부터 꼼꼼히 샤워했다.

 아직 대면해 보지 못한 고용인에게 깔끔한 첫인상을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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