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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가 : 해적선장
작품등록일 : 2016.10.27

역적으로 몰려 바닷가 마을로 귀양을 온 왕족 김현은 신비한 도승 성탄스님으로 부터 기묘천서라는 비서를 얻게 되고, 김현과 한 마을에서 자란 윤슬과 치우의 인생의 역정 이야기

 
14화 법주사 팔상전
작성일 : 16-10-29 18:08     조회 : 405     추천 : 0     분량 : 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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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달군을 중심으로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 12명이 회의를 위해 모였다. 손달군의 수뇌부들인데 이 중에서도 상인 출신이었던 이관용이 핵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손달군은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다른 이 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가교 역할만 담당할 뿐이다. 하지만 각기 다른 출신과 나이에 한 성격 하던 자들이란 것을 고려하면,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손달군 만이 가진 특출한 재능이라고 할 수 있다. 부족의 이주 준비는 그 대로 진행이 되고 있지만, 다른 고을의 불쌍한 백성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었다.

 “족장님, 사실 우리가 여기서 이리 호의호식 할수록 고을에 남아있는 다른 양민들을 생각하면 가시방석이나 마찬 가지입니다.”

 “그 박 처사님 말씀은 충분히 공감은 합니다만 그렇다고 우리가 온 나라 백성을 구 할 순 없지 않습니까?”

 온건파와 강경파를 대표하는 박 처사와 김 처사가 각자의 의견을 말하면서 이야기가 시작 되고 있었다. 따로 부르는 직책이름 없이 이들 12인은 모두 각자의 성 뒤에 처사라는 호칭으로 통일하였다. 이는 손달군이 어떠한 파벌이나 계층을 만들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반영으로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한 사람들에게만 처사라고 부르게 하였다.

 “김 처사님 말씀도 맞고, 박 처사님 말씀도 맞심더. 지도 이 문제를 고민 안 해 본 게 아니라요. 사실 초장기에는 우리 끼니 걱정하기도 바빴지만, 다른 백성들을 전혀 나 몰라라 하는 것도 도리는 아니지요”

 온건파인 김 처사는 영 못 마땅한 표정으로 달군 에게 질문을 한다.

 “그럼 족장님은 무슨 대책이라도 있으신지요? 저희 거주지에 더 이상 양민을 받을 장소가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아실 테고, 또한 다른 양민들을 더 받다가 그 중에 관아의 첩자라도 들어오는 날에는 그 뒷감당을 어찌 하시겠습니까?”

 손달군의 부인 박 정숙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이 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실 그 동안 박정숙과 손달군은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다. 오늘 마침 이 문제가 거론되었기에 손달군은 결심한 듯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한다.

 “맘 같아선 모든 백성을 다 구해주고 싶지 만서도 그건 어려븐 일이니, 치고 빠질 깁니더. 제가 그 동안 모든 문제를 여러분들과 상의 했지만 이 문제만큼은 지 의견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더. 관아를 공격하는 것은 아직은 부담스러우니, 악덕지주들의 집을 야습하여 곳간을 열어 굶어 죽어 가고 있는 백성들에게 나누어 줍시다. 불가피한 싸움은 용납하되 쓸데없는 살생은 절대 안 됩니다. 지주네 집종들도 어차피 다 우리 부모고 형제 입니더. 이관용 처사께서 계획을 잘 준비 해주시기 바랍니다. 열흘 후 그믐달이 뜨는 날 밤 최 부자네 집으로 먼저 내리갑시더.”

 손달군은 그 동안 이렇게 단호하게 명령을 내린 적이 없기 때문에, 온건파마저 수긍하고 반대 의견을 제시 하지 아니 하였다. 최 측근인 이관용은 강경파들을 따로 불러 다시 한 번 다독여 주며 내부 결속을 다지었다. 관군의 공격에 대비하여 그 동안 군사훈련이나 무기능 이미 준비 되었기 때문에, 열흘의 말미는 모두에게 충분한 시간 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불곡산 위에서 불기 시작하자 긴장된 기운이 감악 계곡 주변을 안개처럼 감싸기 시작했다.

 

 윤슬과 치우는 명마 윤슬을 타고 속리산 법주사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 윤슬은 윤슬대로 치우는 치우대로 걱정거리가 조금씩 달랐지만 우선 사흘 안에 도착하기 위하여 잠자는 시간도 줄여 가며 달렸던 것이다. 마침내 날짜에 맞춰 속리산 법주사 앞에 겨우 도착을 하니 보름달이 팔상전 위에 떠 있었다. 그 동안은 무조건 제 시간에 도착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달려왔지만 막상 도착을 하고 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기는 윤슬이나 치우나 매 한가지이다.

 ‘어메 오긴 왔는디, 이걸 어디서부터 우찌해야 하는지 참 말로 걱정시럽구만. 내가 정신을 먼저 바짝 차려야 할 것 인디. 두 다리가 후들 거리고 머릿속에서 암 생각도 안 나는구먼’

 윤슬이 얼빠진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안절부절 하자 치우가 비장한 목소리로 윤슬에게 묻는다.

 “니 준비 단디 했나?”

 “아따 내 걱정은 하덜 말고 오라버니 활이나 잘 챙기소. 내는 시방 정신이 너무 말짱 해 부러요”

 치우는 눈빛만 봐도 윤슬의 마음속을 아는 사이이다. 떨고 있는 윤슬을 위해 치우가 다시 상황을 정리한다.

 “내가 있으니께 암 걱정 하지마라. 만약 잘 못 되어도 사자인지 먼지 하는 것들이니 손가락 하나 못 건들리게 할 끼다. 니는 고마 퉁소만 잘 불어 재끼라”

 윤슬은 치우의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말에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낀다. 든든한 마음에 눈물이 날 지경이지만 입 밖으로는 다른 말을 꺼낸다.

 “아따 내 걱정은 하지 말랑케요. 내 일은 내가 다 알아서 할 것 인께. 싸게 갑시다.”

 “윤슬아 쪼매만 있어봐라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확인을 하자. 쫌!”

 평소 성격도 서두르는데 긴장까지 하여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윤슬을 치우가 잡아 세운다.

 “그러니까 곶감, 화살, 기묘천서를 사용하는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팔상전 각 층 마다 상황에 맞게 사용해라 이기지?”

 치우도 긴장되기는 마찬 가지라 윤슬에게 확인을 하듯이, 말을 한다.

 “맞소. 싸게 갑시다. 내는 막상 부딪히면 잘 하는 사람이라 이리 뜸 들이는 건 영 거시기 하요”

 윤슬이 앞장을 서고, 치우는 짐을 챙겨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레 팔상전 아래로 걷는다. 팔상전 앞에 이르러 잠시 망설이던 윤슬은 이내 문고리를 잡고 첫 번째 층 문을 열어 재낀다.

 “윤슬아. 눈 떠라. 암 것도 없다.”

 윤슬은 기세 좋게 문을 열었지만 겁이 나서 눈을 감고 있었던 것이다. 치우는 윤슬을 비켜 안 으로 들어섰고, 어두운 주위를 조심스레 살핀다.

 “오라버니 너무 어두워서 하나도 안 비 는 구만요. 머를 잘 못 찾았?!……”

 윤슬은 조잘조잘 말을 하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입구 쪽을 보고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다. 윤슬은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은 하지 못하고, 다른 쪽을 보고 있던 치우의 팔을 잡아당긴다. 치우는 그런 윤슬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마침내 그 것을 바라본다.

 “저,,,,,저기 머나? 아,,,,,아가리가 어찌 저래 크나?”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계단을 생선 아귀 같은 것이 가로 막고 있는데, 몸통도 없고 꼬리도 없고 오직 아가리만 보이고 있다. 아가리의 높이는 치우키의 다섯 배쯤 되어 보이고, 좌우길이도도 치우가 팔을 벌렸을 때 길이의 세배는 족히 넘어 보인다. 짧은 간격으로 아가리를 벌릴 때 마다 혀 바닥을 날름거리는 데 혀의 길이가 아가기 자체의 길이만큼 길어 보인다. 혀를 날름거릴 때마다 끈적한 점액을 바닥에 뚝뚝 흘리고 있었다. 정신을 차린 치우가 화살을 꺼내 아가리 안을 겨냥 하자 윤슬이 기겁을 하고 말린다.

 “시,,시방 머 한 다요? 참말로 답답한 사람이요. 저것은 누가 봐도 먹을 걸달라는 것 인디. 저기다 화살 질을 하겠다고라? 머리를 쓰소. 생각이란 걸 좀 하소.”

 윤슬은 치우의 화살시위를 내리고, 가방을 뒤져 곶감을 찾아 손에 쥔다. 머쓱해진 치우는 물끄러미 윤슬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한다.

 “맞네. 다시 보니 니 말이 맞는 거 같다”

 윤슬은 팔을 두 세 바퀴 돌리더니 곶감을 거대한 아가리 속으로 던진다. 곶감이 들어가자 아가리는 작은 곶감을 소화 시키려는 듯 한동안 혀를 날름거리지 않고 아가리를 닫고 있다. 윤슬과 치우는 마른침을 삼키며 어떤 일이 벌어지기를 한 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아가리가 열리더니 혀를 다시 내 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멋이여? 곶감이 아니고 화살을 쏴 부렸어야 하는 것이여? 아님 기묘천서를 저 아가리에 던졌어야 하는 것이여?”

 윤슬은 이내 울상이 되어 버린다. 치우도 놀래기는 마찬가지다.

 “아하! 이 숭악한 놈 같으니라고. 시방 양이 모자라니 하나 더 달라는 말 이구만.”

 윤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치우의 봇짐을 뒤진다.

 “으흐흐흐 그려. 맞소. 입이 저리 큰디 곶감 하나 가지고 되거소. 알았응께 좀만 기다리소. 잉?”

 윤슬은 봇짐을 맹렬히 뒤지기 시작한다. 봇짐을 뒤져도 곶감이 나오지 앉자 윤슬은 울먹이며 고개를 봇짐에 처박고 치우에게 묻는다.

 “오…….오라버니…….혹시 오는 길에 곶감 다 묵어 부렸소? 참말로 그랬으면 내 가만 안 둘 끼요”

 윤슬이 고개를 들자, 치우가 입 에는 곶감 하나를 물고, 화살촉에 곶감을 꽂은 채로 아가리의 가운데를 조준 하고 있는 것이다. 치우는 미소를 지으며 윤슬에게 이야기 한다.

 “다 안 묵고 따로 빼서 잘 가지고 있다.”

 윤슬은 안도의 한 숨을 쉬며 치우를 멍하니 바라보는데 치우가 말을 잇는다.

 “그라고 저 아가리에 어찌됐던 곶감만 쳐 쑤시 넣으면 되지 싶다. 내는 저기 생긴 게 영 맘에 안 든다. “

 치우가 말을 마치자 활은 시위를 떠났고, 검은 아가리 속으로 화살이 날아가자 펑 소리와 함께 아가리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뿌연 안개 같은 연기만 그 자리에 남는다. 놀란 윤슬과 치우는 자리에 앉아 연기가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따 참말로 답답 허네. 먼 노무 연기가 이리 안 없어진 다야. 내 한 번 가 볼 라요”

 “가만 좀 있어봐라. 처지 한 거 같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 니는 내 뒤에서 기다리라”

 윤슬은 치우 뒤로 숨지 않고 옆에 서서 아가리가 있던 곳을 노려보고 있다. 마침내 연기가 다 걷히고 나니 아가리는 사라졌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오라버니 수고혔소. 이거 머 암 것도 아닌 디 괜히 겁먹었소 헤헤 헤헤”

 “방정떨지 말 그래이. 처음이라 쉬운 걸 수도 있다. 세상사가 그리 쉽게 풀리믄 니캉 내캉 여 까지 왔거나? 인자 점점 더 어렵은 관문만 남았을 끼다”

 윤슬과 치우는 2층 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계단을 다 오르니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아까 그 아가리만 한 크기의 풍차 같은 것이 돌고 있었다. 가운데 점을 기준으로 하얀색바탕에 검은색 무늬가 가운데로 모였다 퍼졌다 하면서 돌고 있는 것이다. 윤슬은 가운데 점을 뚫어지게 쳐다 보다 어지러움 증을 느끼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아이고 영 어지럽구마잉. 이건 틀림없이 오라버니 화살로 저 가운데 구녕을 맞추라는 말 아니겄소?”

 “그래도 어렵은 일이 아나니께 기묘천서나 함 잘 디비 봐라. 책은 어찌 쓰라는 말인지 모르겄네. 내는 화살 준비 하께”

 윤슬은 기묘천서를 꺼내 펼쳐 보다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른다.

 “오라버니! 큰일 났소.”

 “와? 먼 일인데?”

 “책을 잘못 가지고 왔는갑소. 책에 글씨가 하나도 없어라!”

 “머라 카노? 그럴 리가 있나? 내가 단디 확인했다.”

 치우는 놀란 목소리로 책을 뺏어 들고 직접 확인을 한다. 그러나 책 에는 윤슬의 말 대로 글씨가 하나도 없고 온통 하얀 백지일 뿐이다.

 “이기 어찌 된 일이고? 책 제목은 기묘천서가 맞는데?”

 윤슬과 치우는 망연자실하여 책을 내려놓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 들의 속도 모른 채 팔상전에는 보름달이 지나치게 밝은 빛을 내며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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