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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유령국가 대한민국
작가 : 대역좋아
작품등록일 : 2021.12.29

2100년대 대한민국 해군 순양함이 임진왜란 직전으로 떨어졌다. 눈 앞에 보이는 암담한 역사의 현실을 본 그들이 할수 있는 선택은?

 
9 작전명 가시 뽑기
작성일 : 21-12-29 12:08     조회 : 174     추천 : 0     분량 : 11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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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89년 8월 3일 0600

 오랜만에 순양함 세척이 함께 접안해 있었다. 루안다 무력화 작전. 작전명 가시 뽑기를 위해 각 함에는 승조원과 2개 분대씩 분산해서 승함하고 해상 경계 임무는 범선을 개조한 고속정 참새 1호에 인계하였다. 물자는 이미 실렸고 사령관의 출발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 순양함 중 류성룡함은 만일을 위해 대기 시키고 이순신과 이이가 출항 준비에 들어갔다.

 

 이순신의 함교로 사령관이 들어오고 곧이어 출항을 명령했다. 오랜만에 힘차게 뱃고동을 울리며 두 순양함은 차례대로 외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파올로는 이번에 처음으로 사령관의 허락으로 이순신의 함교를 들어왔다. 류성룡 안에 탑승한 적은 있지만, 그때는 눈이 가려져 작은 창고 같은 방에 감금되어있어 이번에 함의 내부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알 수 없는 화면들이 늘어서 있고 점들이 빠르게 이동하였다. 비록 크기가 커서 체감은 안 됐지만, 자신의 배보다는 몇 배나 빠르게 느껴졌다. 입을 다물지 못하는 파올로를 보고 사령관은 웃으며 물었다.

 "어떻습니까? 배가 많이 누추합니다. 이해하세요."

 이 무슨 말인가?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배가 누추하다니 거기다 일주일은 걸리는 거리를 단 하루 반나절 만에 가는 배가 누추하다니 이건 말이 안 된다.

 "세상천지에 이런 배가 있다는 말은 들어 보지도 못했습니다. 도대체 이 배는···."

 사령관의 농담 섞인 말에 혼잣말로 대꾸하는 파올로였다. 그런 문화 충격은 분산해서 탑승한 분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워낙 자주 봐서 크기에 놀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부는 처음 보기에 각자 배정받은 방을 들어가는 길에 무슨 놀이공원이라도 온 듯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러기를 몇 차례 결국 같이 탑승했던 타격대에서 놀러 왔냐고? 핀잔을 들어야 했지만 그래도 너무 신기했다. 포르투갈 선원들은 다른 감정이었다. 여긴 배가 아니라 천국이었다. 바다를 항해하면서 흔들림도 거의 없고 배정받은 방은 푹신한 매트리스에 공용 화장실에서 써 보았지만, 더 깨끗한 화장실이 방마다 있었다. 거기에 샤워 시설까지···. 여긴 다른 세상이었다. 배 안에서 마냥 유람선 여행을 한 건 아니다. 이번 첫 출전이라 신병들을 모아 분대별 임무와 수칙 등을 다시 한번 알려주었다. 그렇게 배 안에서도 바쁘게 돌아가며 천천히 루안다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 시각 지휘부 사무실에 앉아있는 류성룡의 최 대령은 사령관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이번 작전에서 내가 잘못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복수니, 뭐니 그딴 거 생각하지 말고 이곳을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하고 지켜주길 바란다.`

 최 대령은 그 말대로 되지 않기를 제발 기도하고 있었다. 수시로 류성룡과 통신을 연결하여서 함의 이동 상황을 보고 받았고 공병 대대에서 올라오는 보고 역시 빠지지 않고 받고 있었다. 오후엔 포로 수용 시설을 둘러보았고 저녁을 먹기 전 주거지 신축 현장을 둘러보았다. 포로수용소에는 천막 50개가 늘어서 있었고 세면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마지막 화장실 마무리만 하면 완료될 듯 보였다.

 주거지는 10명이 생활할 수 있는 다인 이용 시설 10개 동과 4인 이용 시설 50개 동 그리고 가족들이 지낼 수 있는 50개 동이 지어지고 있었다. 아직 모든 건물이 완공된 건 아니지만 작전이 마무리되고 함선들이 귀환할 때쯤이면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는 병원 역할을 하는 의무동으로 이동했다. 의무동에서는 부족한 백신들을 합성하느라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여기 처음 와서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 한 것은 현대의 전염병이 이 시간대의 사람들에게 옮겨지지 않게 하는 것과 이들의 질병이 승조원들에게 옮겨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기획단에서 작전을 세울 당시 역사적 자료를 찾아보고 신대륙 원주민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대규모 사망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모든 사람의 혈액을 검사했다. 항체 반응 검사를 통해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병원균에 대해서 백신을 합성해 놓이었는데···. 미래인이 받은 백신보다 지금 시간대에 사람들이 맞는 백신의 양이 세 배 이상 많았다. 그만큼 미래에 발견되거나 생겨나는 병이 많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바쁘게 시간을 보내도 마음속에서 출전한 승조원들과 신병들의 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또 다른 누군가도 떠난 함선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바로 선희였다. 선희는 누리를 안고 함선들이 떠난 북쪽 바다를 보며 기도했다.

 `제발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그리고 우리 마을의 소식을 전해주길···.`

 

 1589년 8월 4일 0300 대서양

 갑자기 함이 분주히 움직였다. 대부분 승조원과 분대원들은 잠이 들었지만, 사령관은 이순신 헬기 격납고로 파올로와 같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격납고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타격대 2조 조장 이기훈 중사와 그 팀원들이었다. 5세대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한 3명과 방탄 헬멧과 방탄 슈트만 착용한 안드로이드가 사령관과 파올로 앞에 정렬했다.

 "필승 작전명 가시 뽑기 작전 침투를 위해 보고드립니다. 이기훈 외 5명은 0300시간부로 명일 04시까지 적지에 침투 작전을 명 받아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

 사령관은 절도 있게 경례를 받았다.

 "필승 무사히 마치고 귀환하라 이는 명령이다"

 "알겠습니다. 낙오된 인원 없이 전원 무사 귀환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경례하고 뒤를 돌아 헬기 안으로 들어왔다. 격납고 문이 열리고 헬기가 계류장으로 나갔다. 곧이어 격납고 문이 닫혔다. 사령관은 격납고 위로 올라가 헬기 이륙을 지켜보고 있었다. 파올로는 사령관에게 설명을 듣긴 했지만,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곧이어 함교에서 출발 신호가 떨어지고 프로펠러가 돌기 시작했다. 파올로는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난간을 꼭 잡았다. 곧이어 헬기가 떠오르더니 곧 이이 함에서 동시에 뜬 헬기와 함께 육지 쪽으로 멀어졌다. 헬기 조종하는 최필 대위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마땅히 할 일이 없던 항공대는 찬밥이었다. 식당으로 공사장으로 또 사람이 부족하면 통신실 당직으로 여기저기 떠돌다가 오랜만에 작전에 들어가니 싱글벙글 이었다. GPS가 작동하지 않아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한 내비게이션으로 이동하지만 그래도 하늘을 나니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 이번 작전이 끝나면 언제 또 날 수 있을지 몰랐다.

 

 착륙지가 가까워져 오고 미리 조사를 해둔 착륙 예정지 상공에 제자리 비행했다. 밧줄이 내려가고 타격대가 빠르게 하강하였다. 밧줄을 올리고 좀 더 놀고 싶지만 엔진 소리에 사람들이 눈치를 챌 것 같아 빠르게 함선으로 날아갔다. 함교로 들어온 사령관은 통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긴 두더지 하나 둥지 감도 여하

 -여긴 둥지 두더지 하나 감동 양호

 -여긴 두더지 하나 두더지 둘 합류 웨이포인트 2로 이동

 -여긴 둥지 두더지 하나 두더지 굴 튼튼하게 만들어라.

 -여긴 두더지 하나 두더지 굴 작업 시작 30분 소요 예정

 파올로는 정신이 없었다. 하늘을 빠르게 나르는 헬기를 보고 다리가 풀려버렸다. 사령관이 안드로이드를 시켜 업고 함교로 이동하였다. 얼마간 시간이 지났을까 헬기에서 내려진 타격대에서 무전이 왔을 때 정말 믿을 수 없었다.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이 지도에 표현되었는데 루안다에서 고작 4km 떨어진 곳이라고 떴다. 아직 루안다까지는 배로 하루를 더 가야 하는 거리이다. 그리고 사령관의 지난 말이 생각났다.

 `우린 당신 나라를 몇 번이고 뒤엎을 수 있는 무기가 있습니다.`

 이건 전 유럽을 상대로 싸워도 유럽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자신도 바다를 다니며 여러 나라의 무기를 보았지만 다 거기서 거기였다

 사거리가 조금 더 길거나 할 뿐 특별한 방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전혀 듣지도 못하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이들이 욕심이 없는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에스파냐라도 하루도 못 버틸 것 같았다.

 

 아침에 기상 신호가 울리고 신병들은 최종 점검을 시작했다. 이번 신병들을 위해 안드로이드 한기씩을 분대장으로 배정했다.

 신병들은 식사를 마치자마자 총기와 개인 장구 점검을 시작했다. 이제 그리고 오후 5시쯤 강제로 재워졌다. 내성이 없어서 아주 소량의

 수면제를 먹여서 작전 준비 전까지 충분히 재워버렸다.

 

 1589년 8월 5일 0230 루안다 남쪽

 두더지들이 작전 시간에 맞춰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미리 두 시간 전부터 각 팀 안드로이드들이 사방을 경계해 혹시 모를 야생 동물의 침입을 경계했다. 이 야생 동물들이 사람의 냄새를 아는 것인지 아니면 살기를 느낀 것인지 다행히 근처로 오지는 않았다. 타격대 2개 조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건 플레이크를 물과 함께 먹었다 작전 이동 시간이 다가오자 미리 봐둔 지점으로 이동하였다. 야시경을 내려 최대한 은밀하고 신속하게 100m 간격으로 이동 중이었다.

 

 1팀은 감시탑을 살펴보니 드론 정찰 자료로는 두 명이 같이 경계한다고 했는데 잠이 든 건지 사람의 움직임이 없었다. 빠르게 감시탑 밑으로 접근한 1팀은 긴 장대에 거울을 달아 안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두 병사가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팀장은 감시를 계속하고 한 명은 가지고 온 간이 사다리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감시탑이 높지 않아 조립식 사다리로 접근하기로 하고 준비해 온 것이다. 사다리를 타고 두 명의 타격 대원들이 두 병사에게 다가가 마취액이 묻은 손수건을 가져다 대었다. 두 병사는 놀란 눈으로 발버둥을 치려 하다가 이내 깊은 잠에 빠져 버렸다. 미리 준비한 케이블 타이를 가지고 손과 발을 포박하고 다른 대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경계를 서고 아래쪽에 신호를 보냈다.

 -여긴 두더지 하나 감시탑 클리어 두더지 둘 상황 보고

 -여긴 두더지 둘 클리어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겠음.

 이 중사는 일단 지금까지의 상황은 괜찮은 듯했다. 그리고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여 공격 개시 신호가 올 때까지 은신에 들어갔다.

 

 1589년 8월 5일 0300 대서양

 -함선 내 총원 기상 작전 한 시간 전 총원 기상 작전 한 시간 전

 함선 내 방송이 고요를 깨웠다. 수면제에 취해 잠을 자던 신병들도 30분 전에 놓은 해독제로 모두 깨어있었다. 각자 개인 장비를 착용하고 함미 도크로 집결했다. 사령관은 신병들을 살피고 있었다. 22명의 병력이 사령관 앞에 늘어서 있었다.

 "우리는 오늘 이 땅을 마음대로 들어와 우리의 형제들을 괴롭히던 그들에게 이 땅의 새로운 정의를 보여주려 한다. 여러분 중 두고 온 가족이나 함께 살던 마을 사람들을 생각해 복수의 마음을 가진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복수는 그들을 편하게 죽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자기 잘못을 알고 죽게 하는 것 그리고 사죄의 마음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복수다. 지금 여러분의 장비는 세계 최강이다. 그 강하다는 에스파냐를 비롯해 유럽 어느 나라도 가지지 못한 장비들이다. 힘은 필요한데 써야 그 힘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 저항하는 적은 단호하게 제압하라 하지만 항복하는 적은 자비로 거두어라 그리고 다치지 말라 이 사령관이 첫 출전을 향하는 너희들에게 내리는 첫 번째 명령이다."

 "전체 차렷 필승"

 선임 분대장을 맡은 안드로이드의 선창으로 경례하였다. 사령관은 굳은 표정으로 장병들을 바라보았다. 장병들은 하나둘 고속정에 오르고 후미 도크가 열리면서 천천히 함선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파올로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저들이 불과 3개월 전 그 노예들이 맞나 싶었다. 자신들의 부하들도 있었지만 검은 위장을 칠한 원주민 신병들의 눈은 곧 자신을 베어버릴 듯 그렇게 빛나고 있었다.

 

 함교로 사령관과 이동한 파올로는 조용히 모니터를 응시했다. 모니터에는 각 고속정과 두더지에서 보내오는 영상들이 나오고 있었다. 타격대들은 이미 비트를 빠져나와 총독부 가까운 거리에 위장하고 있었다.

 -함포 공격 30분 전

 0400시 정각 세상을 울리는 첫 함포가 쏘아질 것이다. 드론을 통해 사격 제원을 계산한 함포는 사령관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

 "함포 장전 탄두는 고폭탄"

 "함포 장전 탄두는 고폭탄"

 -함포를 장전합니다. 고폭탄 장전 완료

 이순신 함장은 사령관을 바라보았다.

 "함포 장전 완료입니다."

 조그마하게 고개를 주억거린 사령관은 시계를 보고 있었다. 이번 작전은 시간이 생명이다. 함포가 발사되면 적들이 우왕좌왕할 것이다. 10분 안에 항구를 점령해야 했다. 이미 헬기 두 대가 인근 해상에서 대기 중이었다. 시간이 흘러가지만 누구도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담담히 자기가 맡은 일만 할 뿐이었다. 오히려 파올로가 더 미칠 것 같았다. 저절로 피가 마르는 듯했다.

 드디어 시간이 되었다.

 "함포 발사 적 포대 향해 발사!"

 "함포 발사"

 -삐 함포 발사

 곧이어 펑 하는 크지 않는 소리가 함교를 흔들었다. 소리는 화약을 이용한 포보다 크진 않지만, 탄두가 빠르게 날아가고 있었다.

 -30초 후 타격

 -20초 후 타격

 -10초 후 타격

 - 9 8 7 6 5 4 3 2 1

 -대지 미사일 발사 준비 좌표 입력 완료

 "발사"

 -5초 카운트 5 4 3 2 1

 푸아아악----------

 주황색의 불꽃이 어두운 대서양의 밤을 가르고 있었다. 미리 드론을 통해 좌표로 날아간 미사일은 요새를 지우기에 충분했다.

 

 모니터를 보더 파올로는 놀랐다 적의 포대가 있는 자리가 커다란 불기둥이 올라오고 반경 150m가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그리고 밤하늘에서 보이는 주황색의 거대한 불덩이···. 들은 바로는 저 불덩이 머리 쪽에 있는 탄두라는 것이 폭발하면 요새는 사라질 거라고 했다. 사령관은 다른 의미에서 새로웠다. 이 시대에 와서 첫 함포 사격과 미사일 발사였다. 그동안 관리를 잘한 듯하다. 그렇게 만족할 때

 -고속정 편대 항구로 향합니다

 -두더지 위치로 이동

 -헬기 목표 상공 도달

 정신없이 무전이 들어 오고 있었다. 이 모습은 드론 4기가 하나도 빠짐없이 촬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루안다를 향해 전진을 시작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루이스 총독에게 딱 맞는 말이다. 간밤에 원주민 어린 소녀를 가지고 놀며 잔뜩 위해 단잠에 빠져 있었는데 갑자기 커다란 폭음에 창문까지 흔들리며 잠을 깨웠다. 지진이 난 줄 알고 바닥을 기다시피 창가에 선 총독은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설치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해안 포대에서 불길이 보였다. 함께 둔 화약이 폭발하는지 간간이 폭발 흔적이 보였다. 그렇게 넋을 놓고 있을 때 부관이 빠르게 들어왔다.

 "총독 각하 큰일 났습니다."

 총독은 그 말에 더 열을 받았다.

 "나도 눈이 있다. 내 눈이 장식인 거 같아? 빨리 병사들 소집해서 해안 포대로 보내라 그리고 적이 올지 모르니 모두 항구 쪽으로 보내어서!!!"

 "네 알겠습니다."

 부관은 빠르게 나가고 있었다. 그때 사이는 안 좋지만, 공작 명문가의 딸이라서 결혼한 마리아가 급하게 들어왔다.

 "이봐요 무슨 일이죠?"

 총독은 눈치를 봐야 했다. 변방의 영주가 식민지 총독으로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저 여자 덕이었다.

 "아~~ 마리아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무슨 사고가 있었나 봅니다. 병사들을 보냈으니 아무 일 없을 겁니다. 어서 방으로 돌아가서 더 주무세요"

 마리아는 짜증이 났다. 아버지의 강요로 결혼한 저 남자···. 영지도 없는 자작 출신의 귀족이 좋은지 자신을 시집 보내더니 이런 외딴곳에 처박아 버린 것도 열 받는데 잠도 제대로 못 자니 더 짜증이 났다.

 "당신은 왜 일을 이렇게밖에 못 하죠? 자신 없으면 총독 자리 내려놓고 마드리드로 돌아가자니까요!"

 하며 방문을 쾅 하고 닫고 나가 버렸다. 루이스는 주먹을 꼭 쥐고 부르르 떨면서 조만간 저 여자를 어떻게 해버려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여긴 위험한 동네이다. 독충도 많고 조금만 나가면 맹수들이 많다. 언제 기회 봐서 던져주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상황이 먼저다 다시 한번 창밖을 보고 있을 때 검은 하늘에서 불빛이 보였다.

 

 수리온 헬기들은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마을을 탐색했다. 그리고 드론들은 적을 표시하며 업데이트하고 있었다. 해안 포대를 달려가려고 모인 병사들은 갑자기 하늘에서 큰 소리와 함께 빛이 보이자 주님의 강림이라며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경비 대장 마르코 역시 무슨 일인지 몰라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잠을 자다 폭음에 깨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총독 부관이라는 놈이 닦달하였다. 부랴부랴 병사들을 모아 막 출발하려고 했는데 하늘에서 갑자기 빛과 함께 들리는 소리 정말 주님의 재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 수리온 헬기들이 마을 상공을 돌며 주님의 재림을 연출하고 있을 때 타격대 두 개 조는 각자 총독부 건물을 양쪽으로 끼고돌아 입구로 들어갔다. 타격대의 도착과 함께 총독부 쪽의 불빛 들을 마을 중간으로 모아 사람들의 관심을 돌린 헬기들은 계속 시선을 끌어 주었다. 총독부 입구에서 경비를 서던 병사들까지 넋 놓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

 -여긴 두더지 하나 두더지 둘 앞의 경비 둘 각각 하나씩 맡는다고 하나에 처리 셋 둘 하나

 이번 작전에서 사살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였다 부득이한 경우 아니면 일단 제압하고 마취시켜 포박하도록 하였다. 그렇다고 사망자 하나 없이 작전을 진행하긴 힘들었다.

 틱 틱

 소음기를 장착하고 하늘을 보고 넋을 잃은 경비 둘을 그대로 승천시켜 주었다.

 -여긴 두더지 하나 총독부 드론 열 영상 보내 달라

 잠시 후 두더지의 디스플레이에 총독부 열 영상이 보였다.

 -두더지 하나 2층 4, 1층 6, 문 앞에 클리어 지금부터 무음으로 진행한다. 무전 금지

 이기훈 중사는 손가락을 폈다.

 `3 2 1 Go`

 조심히 문이 열리고 이기훈 중사는 계단을 가리켰다. 두더지 2는 세 명씩 두 개 조로 나뉘어 일 층을 수색해 들어갔다.

 

 수리온 헬기들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서치라이트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루이스 총독은 하늘의 빛을 유심히 보았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빛이다. 총독이라는 자리만 아니면 자신도 그 빛을 따라갈 뻔했다. 창가를 볼 때 어느 순간 문이 살짝 열렸다. 이기훈 중사 조는 방으로 들어와, 높은 지위로 보이는 사람의 입에 마취제를 뿌린 수건을 가져다 갔다. 한동안 발버둥 치던 사람은 그대로 뻗어 버렸다. 얼른 사람의 손과 발을 결박하고 둘러업었다. 막 방을 빼져 나오는데 안드로이드로 구성된 수색조가 여자 한 명과 아이 두 명을 업고 내려왔다. 호위를 맡은 대원이 조심히 계단을 내려가자 문 앞에서 사주 경계를 하는 2팀을 만났다. 1팀이 사람 4명을 업고 내려왔고 총독으로 보이는 사람을 2팀 안드로이드에게 인계하였다.

 -여긴 두더지 하나 두더지 먹이 다 먹었다.

 -여긴 둥지 수고했다 마을 정리될 때까지 위치 사수

 

 막 상륙을 마친 소대는 분대별로 정렬했다.

 -여긴 둥지 병정개미 수색 시작

 수용소를 맡은 4분대는 빠르게 수용소로 이동하고 나머지 3개 분대는. 세 방향으로 흩어졌다.

 -전 분대 라이트 켜

 무전과 거의 동시에 분대원들 헬멧에 달린 라이트가 켜졌다. 빛의 세기를 최대한 밝게 하여 10m 앞에서도 사람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였다. 분대원들은 3방향으로 마을 광장 쪽으로 이동하면서 건물 사이 사이에서 하늘을 보던 사람들을 광장 쪽으로 토끼몰이하듯 몰고 갔다. 마을 사람들과 분대원들은 200m 정도 사이에서 서로 대치하였다. 마르코는 처음 일을 당했을 때는 순간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가 밝은 빛들이 바닷가에서부터 마을로 들어오자 사람들과 휩쓸려 마을 광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마을 광장에 도착했을 즘 빛이 더 다가오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마을 광장에는 어느새 뒤늦게 소리를 듣고 나온 병력과 사람들이 뒤엉켜 있었다. 마르코는 나름 잘나가는 군인이었다 군에 막 들어왔을 때 포르투갈의 왕이 죽자 펠리페 2세가 왕위 서열을 내세우며 포르투갈을 통치했다. 하지만 어느 나라나 왕이 백성들에게 관심이 없고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부패하게 마련이다. 제일 먼저 썩는 곳은 군대이다. 큰 힘을 가진 군대는. 부패한 관료들로 썩어가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환멸을 느껴 이곳 루안다에 자진해서 와버렸다. 나름대로 의식 있는 군인이라 할 수 있겠다. 그건 어디 까지나 대한민국 해군을 만나지 않았을 때의 평가이다. 하지만 곧 그는 군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흩어진 병력을 모으고 무장을 지시했다. 군이 어느 정도 모이자 마르코는 보병을 정렬시켰고 3줄로 길게 늘어선 병력은 30여 명과 대치 아닌 대치를 하기 시작했다.

 

 한편 수용소를 점거 하기 위해 이동하던 4분대는 막 수용소 입구를 향해 돌아설 때

 탕

 하는 소리와 함께 통역을 위해 앞서가던 로베르토가 뒤로 넘어져 버렸다. 순간 4분대는 자세를 낮추고 정면을 주시했다.

 분대장은 낮은 자세로 로베르토의 목에 맥을 짚었다. 다행히 살아 있었다. 1 2 3초 시간이 지나자 로베르토가 눈을 확 떴다.

 처음에 총소리에 놀라 뒤로 넘어진 것이었다.

 - 병정개미 4 상황 보고

 - 병정개미 4 수용소 진입 중 적으로부터 공격받음! 부상자 없음!. 드론 보내주기를 바란다.

 곧 드론 한 기가 수용소 위를 날며 촬영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건물에 들어있고 입구에만 소수의 사람이 있었다.

 -병정개미 4 최루탄으로 제압하라 부상에 유의해 진행하라

 "모두 방독면 착용 후 삼단봉으로 제압. 유탄 수 최루탄 준비!"

 분대마다 두 명씩 유탄 수를 두었다. 방독면을 쓴 유탄 수 두 명은 곧장 앞으로 나서

 퐁 퐁

 적들이 진을 치고 있는 입구에 최루탄을 발사했다.

 갑자기 날아든 최루탄에 어리둥절하던 병사들은 연기를 맡게 되자 눈물 콧물을 흘리며 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분대원들은 자신들이 경험했던 일들이 생각났는지 자연스럽게 몸이 떨렸다.

 "분대 앞으로 적들을 제압하라"

 명령받은 분대원들은 삼단봉과 방패를 쥐고는 앞으로 달렸다. 곧이어 병사들이 쓰러져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벌렁 누워있는 곳으로 달려들었다. 원주민 출신의 분대원들은 지난 원한이라도 갚겠다는 마음인지 사정을 두지 않고 삼단봉을 휘두르며 적을 제압했고 포르투갈 출신의 병사들은 빠르게 손발을 결박해 버렸다.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고 한쪽으로 무기와 병사를 분리해 모아 두었다.

 

 마을 광장의 병사들은 순간 총소리에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소리가 먼 것을 보니 수용소 쪽인 듯했다. 그때 자신들을 비추던 빛들이 사라졌다 날이 밝으려 는 지 어둑하던 하늘은 어느새 푸르스름한 새벽을 향해 가고 있었다. 먼 거리였지만 자신들을 비추던 빛의 정체를 조금씩 알 수 있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자신들을 향해 서 있었다.

 

 마을을 포위하던 분대원들은 라이트를 끄고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었다.

 "최루탄 있는 거 다 쏟아붓는다. 유탄 수 앞으로"

 -전 분대 최루탄 사용해서 적을 제압한다. 발사

 무전과 함께

 퐁 퐁 퐁 퐁

 최루탄이 연달아 마을 광장으로 날아들었다. 총 30발의 최루탄이 마을 사람들이 있는 중간중간 떨어지고 이내 최루 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마을은 순식간에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하는 것처럼 울부짖고 있었다. 일부 병사와 주민들은 눈을 비비며 최루 가스를 씻어 내려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고통은 배가 되었다. 여기저기 정신없이 뒹굴어 구르고 딱 염화 지옥의 잔상 같은 모습이었다. 일부의 사람들이 광장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럴 때면 여지없이 분대원들에 의해 결박되었다. 그러기를 한 시간 반항할 정신도 없던 사람들이 광장 중앙에 결박되어 있었다.

 "마을 점령 완료했습니다."

 노예무역 본부이자 미래의 서아프리카 해안 도시 중 대도시 중의 하나인 루안다는 그렇게 해가 떠오름과 동시에 역사가 바뀌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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