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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
작가 : 김다윤
작품등록일 : 2021.12.28

성장물, 드라마, 판타지 요소가 섞인 현대 사건물, 여주 판타지, 워맨스 요소 있음, 남주...있긴있음

"이다온"
누가 들어도 뜻을 유추할 수 있을 만큼 뻔한 이름이다.
‘따뜻한 사람이 되어라.’
그래도 그는 그 이름이 퍽 맘에 들었다. 성, 이름. 모두 엄마가 만든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그 이름을 불러본다. 우울에 빠지지 않기 위해.

그런 일상이었다. 어느 날 현관문 바깥에 있는 붉은 책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

누군가를 불행하게 한 자를 처벌할 수 있는 책을 손에 넣은 다온은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 간다. 어느 날 자신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될 그 날을 위하여.

친구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3. 피해자 구현아 (2)
작성일 : 21-12-28 11:45     조회 : 194     추천 : 0     분량 : 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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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하지. 얼마든지 써도 돼. 지금 인별이랑 다른 SNS 아이디, 비번 전부 톡으로 보내줄게”

  “내가 무슨 내용을 쓰든 상관없어?”

  “물론이야. 원하는 대로 글 써도 돼.”

 

  다온은 조금 기가 막힌 기분으로 온 얼굴이 신뢰로 가득 찬 서연우를 쳐다봤다. 연예인 SNS 계정으로 일반인이 글을 쓰겠다는데 저렇게 선뜻 빌려주다니.

 

  됐다. 쟤가 저러는 게 한두 번인가. 다온은 애써 그 신뢰 가득한 눈빛을 외면하고 자신의 휴대폰으로 서연우의 인별 계정에 접속했다.

 

  그러고는 신중히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서연우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요즘 다양하고 심각한 범죄가 정말 많이 일어나고 있는 걸 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특히 범인을 못 잡는 사건을 보며 특히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와 관련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는 중에 저의 SNS 계정을 이용해서 사건의 제보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씁니다.

 경찰에게는 말하기 무섭거나, 혹은 사소해 보여서 말하기 조금 꺼려지는 분들이 저에게 메시지로 말씀해주시면 제가 익명으로 경찰에 전달해보겠습니다.

 또한 사건을 공론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공론화 시키고 제보를 받고자 하는 사건은 20대 무연고 구모씨의 살인사건입니다. 이와 관련되어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아시는 분은 저에게 연락 부탁드립니다.]

 

  여기까지 신중하게 작성하고는 다온은 연우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러고는 연우가 채 읽을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조금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고는 내가 너의 인별 계정으로 제보하는 거지. 정확히는 제보하는 척을 하는 거야. 이런 사람을 봤다고! 그럼 너는 익명 제보를 받았다면서 경찰에 얘기하는 거야.”

 

  “경찰…”

 

  서연우는 다른 것 보다 그 단어가 걸리는지 작게 중얼거렸다. 알고 있다. 우리 사이에서 경찰은 좀, 불편한 존재지. 막상 경찰이 크게 잘못한 일은 아닌데도 우리는 종종 과거에 얽힌 존재나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는 했다. 사실 다온도 내심 마음이 불편했지만, 그보다 좀 더 다른 감정이 그 기분을 눌렀다.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그 확신이 다온의 무기력함을 누르고 몸 속에 잠들어있던 생기를 끌어올린 것이다.

  “그건 어쩔 수 없잖아. 일단 경찰에 제보를 해야 무슨 사건이 해결되든가 하지.”

 

  서연우는 그의 말에 곧 잡생각을 버리고 다온의 제안을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공중 전화 같은 걸로 익명 제보하면 안돼?”

  “싫어. 그랬다가 추적당해서 어떻게 알게 됐냐고 하면 뭐라고 설명해. 그렇지만 나와 달리 너는 연예인이니까, ‘익명이라서 누가 말했는지 말 못해요.’하고 버티면 경찰들도 무리하게 뭐라고 못하겠지”

  “그래. 네가 생각하는 게 맞겠지. 그렇게 하자.”

 

  역시나 순순히 알겠다고 대답하는 연우를 앞에 두고 다온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문제는 그 남자를 떠올려봐도 그냥 평범한 택배 기사 같았다는 것이다. 그런 걸로 범인 특정이 될까? 현실적인 고민이었다. 이 비현실적인 상황과는 다소 대조되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 한번 더 갔다 와야 겠어.”

 

  다온은 단호하게 말하고는 책을 가져와 빨갛게 빛나는 페이지에 손을 올렸다. 아까와 달리 환한 대낮의 카페, 거기다 누군가랑 같이 있어서인지 무서움은 들지 않았다.

 

  “잠깐, 혹시 위험하면 어떡…”

 

  연우의 말이 잘리고 다온은 순식간에 낯선 듯 낯익은 공간에 들어섰다. 낡고 오래된 자취방이었다. 아마 연우의 도움이 없었으면 다온이 살았을법한.

 

  다온은 또 한번 재생되는 잔인한 살해 현장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그러고는 범인이 문 밖으로 서둘러 가는 것을 따라갔다. 이번에는 공동주택 현관 입구로 나오는 것까지 확실히 보았다.

 

  다온은 주변을 둘러보며 여기가 어딘지 파악하려고 애썼다. 낮인데도 어두운 골목 끝에 덩그라니 놓인 건물.

  범인은 태연한 채 건물을 빠져나가 원룸 건물들이 즐비해있는 비교적 큰 골목에 서 있는 택배 차량에 올라탔다.

  이 사람 진짜로 택배기사인가? 택배 차 까지…

 

  일단 다온은 차량의 번호를 재빨리 외웠다.

 

  “49라 1559…1559….”

 

  다온은 작게 번호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했다. 그 사이 범인은 차량을 타고 떠나버렸다. 아무리 환영 속이라지만 다온이 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더 쫓을 수도 없다. 대신...뭐라고‘제보’해야할지는 완벽하게 떠올랐다.

 

  “나가게 해줘.”

 

  이제 범인을 잡을 시간이다. 그리고 범인이 어떻게 됐는지도 알아봐야지.

 

  다온은 어느새 카페 의자에 앉아서 초조한 낯으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연우를 마주보았다.

 

  “다온아 괜찮아? 너 갑자기 눈을 감고 자는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어.”

 

  아, 다온이 그 속에 들어가 있을 때, 바깥의 다온은 그런 모습인가 보다. 세 번이나 그 이상한 곳에 들어갔다 나오니 이제는 이 정도 이상한 상태 정도야 그러려니 넘어가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까먹기 전에 얼른 적어야지.

 

  다온은 그를 걱정하는 연우를 무시하고 재빨리 자신의 휴대폰으로 서연우의 SNS 계정에 메시지를 보냈다.

 

  [제가 수상한 사람을 본 것 같아서 제보해요. 그냥 평범한 택배기사 같았는데...이상하게 택배 상자를 들고 택배 차량에 타더라고요. 보통은 반대잖아요?

 게다가 박스의 포장이 뜯어져 있어서요. 혹시 택배를 훔친 건가? 싶어서 좀 자세히 봤어요. 근데 막 태도도 좀 초조해보이고, 아무튼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차 번호를 기록해 놨는데, 이 근처에서 살인사건 일어났다니 그 사람이 생각나서 제보해요. 차량 번호는 49라 1559예요.]

 

  자, 이제 이 모든 게 정신병 걸린 다온의 환영인지, 이상한 괴현상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밝혀질 시간이 되었다.

 

 ***

 

  [안녕하십니까.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과 강력 2팀 소속 이한진 경위입니다. 제보하신 건에 대해서 결과를 알려달라고 말씀하셔서 연락드립니다. 현재 말씀하신 차량을 조회하여 용의자를 체포한 상태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수사 진행 중이라서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귀하의 제보가 용의자를 특정하고 체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꺄악!”

 

  다온은 서연우가 문자를 보여주자마자 온 몸이 환희와 소름으로 가득 차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진짜였다. 다온이 본 것이 정말 현실이었던 것이다!

 

  두근두근

 

  다온의 심장이 완전히 제어가 안 될 정도로 쿵쾅댔다.

 

  서연우를 통해 제보를 한 지 3일만에 받은 문자는 다온에게 더 없이 커다란 안도였다. 다온이 본 게 환영이나 정신병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과 살인범을 잡았다는 것.

 

  전자와 후자 중에 무엇이 더 안도감을 주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아무튼 다온은 서연우에게서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혹시 몰라 일단 챙겨온 붉은 책을 가방에서 꺼냈다.

 

  그러다가 잠깐 멈칫했다. 일단 범인을 잡았다는 소식에 기쁘긴 했지만…

 

  “내가 죽으라고 한 거는 어떻게 된거지? 그냥 말로 한다고 ‘처벌’이 되는 게 아닌가?”

 

  말을 꺼낸 순간 다온이 이 기묘한 상황에 지나치게 몰입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 책이 진짜라는 걸 안 이상 진지해질 수 밖에 없었다.

 

  남을 불행하게 만든 이들을 벌주는 책이라니! 그건 다온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었다. 이전까지는 그저 기사를 보며 저주의 댓글이나 다는 수 밖에 없었지만, 이게 진짜라면…다온은 이걸 누구보다도 더 잘 사용할 자신이 있었다.

 

  어느새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는 다온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고양감에 완전히 씻겨 내려가 버렸다.

 

  다온은 무언가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기사들을 미친듯이 검색했다. 걱정스러운 얼굴의 서연우를 앞에 두고 한 30분정도 그 일을 반복했을 때쯤.

 

  “어!”

 

  다온은 새로 뜬 기사 중 ‘구모씨’라고 적힌 글자를 보자마자 재빠르게 클릭했다.

 

  “20대 구모씨 살인사건의 용의자, 투신으로 의식불명…”

 

  처음엔 흥분해서 읽다가 점점 말소리가 줄어들었다. 의식불명. 순간 처음 든 생각은 그래서, 안 죽은 건가? 였다. 스스로 한 생각에 소름이 돋쳐서 다온은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인정한다. 다온은 지금 범죄자들에게 힘을 휘두를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해서 무슨 게임 하듯 이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점점 마음이 가라앉자 떠오르는 건 정말 죽은 게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홧김에 뱉은 자신의 말에 정말 누군가가 죽어버렸다면…

 

  “그 책 진짜인가 봐. 죽은 것 까진 아니더라도 자살 시도에 의식불명이라니.”

 

  다온은 다소 꺼림칙한 말투로 내뱉은 서연우의 말에 상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아, 물론 너를 의심하는게 아니라, 책 내용이 정말로 모두 사실일까 그런 생각은 했거든. 처벌 부분은…완전히 정확히 이루어지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서연우가 내 시선을 의식한 듯 황급히 말을 덧붙인다.

 

  “그러게…전부 사실이야.”

  후

 

  다온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책 표지 위에 손을 얹어놓고 나름 비장하게 말했다.

 

  “일단 정리해보자. 이 책에 적힌 숫자 위에 손을 올리면 환상 같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서 처벌을 할 수 있고, 처벌을 끝낸 페이지는 빨갛게 변하고 새로운 숫자가 생겨. 그리고 처벌은 비슷하게는 작용하지만 완전히 똑같이는 작용안하는 것 같아.”

 

  서연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중요한 것은, 어쨌든 이 모든 게 진짜고 살인범이 대가를 치뤘다는 거야.”

 

  다온은 말하면서 점점 흥분해서 목소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멈추지 못했다.

 

  “솔직히 이 사람이 경찰에 잡혀 봤자 징역을 얼마나 살겠어? 그렇다고 여론은? 왜 죽였는지 범인 입장에서 작성한 기사나 몇 개 나오고, 나머지는 관심도 없었겠지. 여자 죽은 게 뭐 그리 특이하다고.”

 

  다온이 약간 거칠게 호흡하고 있다는 걸 인식했다. 그러나 말은 계속 됐다.

 

  “그러니 잘 된 거야. 나는 아주 좋은 기회를 얻은 거야.”

 

  이제는 솔직히 서연우에게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스스로 하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기분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는데도 잘 되지 않았다. 지나치게 격양되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도저히 그 기분이 떨어지지 않았다.

 

  “잘 된 거야.”

 

  다온은 다시 한번 말하며, 책을 들어서 품에 안았다. 처음에는 소름끼쳤던 붉은 책이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보였다. 이를테면 무슨 마법의 책처럼.

 

  “복수 할 수 있어.”

 

  이 말은 다온이 저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연우가 대답하고나서야 다온은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구한테?”

 

  다온은 침묵했고, 연우는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그런건 상관없어. 그렇지? 그냥 너랑 함께 할게. 뭐든지간에.”

 

  입을 다문 다온에게 서연우가 빙긋이 웃으며 말한다.

 

  “그렇지만 위험할 수 있으니까 이 일 관련된 건 나한테 최대한 공유해줄 수 있어? 전부다.”

 

 서연우의 눈빛이 번쩍인다. 외모도 뛰어난 애가 웃으면서 눈을 빛내는데, 이렇게 살벌하다니. 얘도 제정신은 아니야.

 

  '그리고 나도.'

 

  다온은 그대로 책을 펼쳤다. 숫자 2가 적힌 페이지가 빛나 보였다.

 

  “좋아. 그리고 바로 이어서 하자. 한 명은 이미 처리됐으니까, 굳이 쉴 필요 있어?”

 

  이렇게 한 명씩 처벌하다 보면,언젠가는…다온은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입에 미소가 걸린다. 조금 삐뚜름한 미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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