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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달빛이 그린 나라
작가 : 서늘솔길
작품등록일 : 2021.2.15

신개념 설렘 가득 첫사랑 로맨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는 상처치유 로맨스!!!
그리고,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엿 볼수 있는 가슴아픈 이야기!!!

17세기 우리나라역사에 실제로 존재했던 조선 제 16대 임금 인조의 아들인 소현세자와 그의 부인 세자빈 강 씨(강빈)의 삶과 사랑을 소설 속 가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 소설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소현세자와 강빈 부부를 삶과 그들이 하고자 했던 꿈을 이야기 하는 동시에 그 시대에 사람들이 격은 고통, 삶을 들여다본다.

*이 소설은 실제 역사 속 인물을 모티브 한 소설로 실제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 사건 등과 많이 차이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제8화-피로 얼룩진 밤
작성일 : 21-03-03 13:23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12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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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이야기-

 12년 전, 어느 여름날.

 

 어린 한빛이 덕순이 잠시 유모와 함께 집을 나간 사이 덕성군(문조)의 집, 문의 방에서 벚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빛은 당연히 자신이 있는 방이 덕순의 방이라 착각을 했다.

 

 문의 방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문의 방에서 덕순을 한 시간, 두 시간 기다리는 한빛.

 

 기다리는 시간이 세 시간이 될 즘에 한빛은 심심했는지 방안에 있던 과거를 준비하는 선비들, 유생들도 아직 다 깨우치지 못한 중용(中庸)을 펴 읽었다.

 

 안에 담겨져 있는 내용들이 무엇인지 모르고 쓰여 있는 글귀들을 읽기만 했다.

 

 그런데 아까부터 건너편 안방에서 소리가 들리더니 이제는 점점 밖에 내리는 빗소리보다 커지기 시작했다,

 

 한빛은 읽고 있던 책을 덮고, 무슨 소리인지 방문을 살짝었다.

 

 ‘쨍그랑!’

 

 그때, 무엇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한빛은 순간 놀라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병풍 뒤에서 어린 사내목소리가 들렸다.

 

 “괜찮다...괜찮다...아무것도 안 들린다...안 들린다...”

 

 한빛은 소리가 들리는 병풍 뒤로 갔다.

 

 병풍을 살짝 걷자 이불을 쓰고 벌벌 떨며 주문을 중얼거리는 어린 아이가 보였다.

 

 어린 문이다.

 

 한빛은 조심스레 다가가 살짝 이불을 걷어 안에서 엎드려 벌벌 떨고 있는 문을 확인하고 이불을 다시 덮었다.

 

 그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문을 위로하기 위해 그 위에 손을 가져다 대려는 순간.

 

 ‘우르르 쾅!’

 

 벼락이 내리쳤다.

 

 벼락에 놀란 한빛.

 

 한빛 또한 겁을 먹고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방으로 나간 한빛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리는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한빛이 돌아간 뒤, 방안에 있던 문은 계속 두려움에 떨었다.

 

 

 ***

 12년 후, 운종가.

 

 따사로운 봄날, 한빛은 하늘에서 내리는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운종가를 걷고 있었다.

 

 한빛은 도성 운종가 단골 그린내세책점(貰冊店 : 조선시대 세를 받고 책을 빌려주던 곳)으로 들어갔다.

 

 “아이고, 아씨. 오셨습니까요?”

 

 주인 방 씨가 한빛을 반겼다.

 

 “지난 가을에 빌려간 책입니다. 빨리 반납하지 못하여 미안합니다. 은금이가 몰래 이 책을 숨겨나서.”

 

 “강 씨를 통해 저를 부르시지 않고요. 이런 일이라면 제가 댁에 방문을 했을 텐데...”

 

 대가 댁 영애가 직접 빌린 서책을 갖다 주니 방 씨는 송구스럽기가 그지없었다.

 

 “빌린 사람이 직접 와야죠. 어찌 주인께서 오신 단 말입니까. 그나저나 새로 들어온 책 있습니까?”

 

 “마침, 어제 새로 들어온 따끈따끈한 신작이 있습니다. 이리 따라오시지요.”

 

 방 씨를 따라 안으로 들어간 한빛.

 

 

 ***

 책을 빌린 후, 시간이 지나자 하늘에 먹구름이 우중충 끼더니 소나기가 내리가 시작했다.

 

 한빛은 비를 피할 겸 초가정가 아래로 들어갔다.

 

 그런데 저 멀리, 아니 멀리도 아니다.

 

 열 걸음 떨어진 곳에서 빗속에서 벌벌 떨고 있는 낯익은 등이 그녀의 시야에 비췄다.

 

 한빛은 바로 등의 주인이 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녀의 눈동자에 12년 전, 어느 여름날 문과 지금 바로 빗속에서 떨고 있는 문이 겹쳐졌다.

 

 12년 전, 병풍 뒤에서 이불을 덮고 주문을 외치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던 어린 문.

 

 현재, 부부싸움을 목격한 후에 또 다시 그때로 돌아가 빗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약관의 문.

 

 한빛은 얼마 전, 문과의 일을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어린 한빛이 되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어린 문 초가정가로 다가오자 문의 팔을 잡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의 귓가에

 

 “아무것도 들릴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빗소리만, 제 목소리만 문 군의 귓가에 들릴 뿐입니다. 울어도 됩니다. 문 군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억을, 앙금들을 빗물에 씻어 버리세요.”

 

 라고 문의 기억을 조작시켜버렸다.

 

 문은 한빛의 품으로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으뜸이 지켜보고 있었으나, 문과 한빛에게는 으뜸이 보이지 않았다.

 

 초가정자에는 문과 한빛만 있었다.

 

 문은 비와 함께 가지고 있었던 아픈 기억과 앙금을 씻어버렸다.

 

 문이 두려움을 멈췄다는 것을 느낀 한빛은 문과 떨어졌다.

 

 포옹을 끝낸 문과 한빛.

 

 그리고 다시 어린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 서로의 눈을 마주한 문과 한빛.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문과 한빛의 심장이 멎을 것 같이 빠르게 뛰었다.

 

 빨리 뛰는 서로의 심장소리를 들은 문과 한빛은 서둘러 떨어졌다.

 

 재빠르게 한빛의 옆으로 간 문.

 

 한빛과 다섯 걸음이나 떨어진 곳에서 내리는 소나기를 피했다.

 

 “으흠!”

 

 문은 헛기침으로 했다.

 

 눈동자를 어디에 둬야할지, 손은 어떻게 해야 할지, 문은 눈동자와 손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한빛도 마찬가지였다.

 

 어떨 결에 어린 시절로 돌아가 문을 안아줬지만, 한빛은 머릿속이 백지처럼 하얗게 변했다.

 

 문과 한빛은 시야에 보이는 비가 내리는 정면만을 바라봤다.

 

 하지만 두 사람 시야에는 비가 보이지 않았다.

 

 서로의 눈치만 보는 서로의 옆모습만 보일 뿐.

 

 

 ***

 비가 그쳐 하늘이 맑아졌다.

 

 서로의 얼굴을 도저히 어색해서 볼 수 없는 문과 한빛.

 

 문과 한빛은 바닥에 생긴 물웅덩이에 비친 상대방의 모습으로만 서로를 바라봤다.

 

 “오, 오늘 고마웠소.”

 

 먼저 어렵게 입을 떼는 문.

 

 그리고 문은 으뜸과 함께 귀신처럼, 바람같이 궐 안으로 사라져버렸다.

 

 “아닙니다. 저는 그저...”

 

 물웅덩이에 비친 문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한빛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댔다.

 

 문이 궐 안으로 먼저 피신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한빛은 머뭇거리다 집으로 돌아갔다.

 

 

 ***

 동궁전으로 돌아온 문.

 

 문은 자리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꿈을 꿨는데, 꿈이 아니라 현실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문은 으뜸을 불러 그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아악! 아이...”

 

 으뜸은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주먹을 겨우 참았다.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은 문.

 

 잠시 돌처럼 가만히 있더니, 붉어지는 볼을 감싸 누웠다.

 

 “와! 대박! 뭐야? 뭐야! 왜 이렇게 설레.”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발길지를 해댔다.

 

 일어나 ‘헤헤’거리며 실성한 사람처럼 동궁전을 방방 뛰어 다녔다.

 

 문은 아까 지난 어린 시절의 아픔과 아침에 있었던 일들은 모두 자신의 머릿속에서 영영 안녕을 고했다.

 

 그 모습을 본 으뜸은 차마 입 밖으로 소리를 못 내고

 

 ‘미친 놈.’

 

 문에게 말했다.

 

 으뜸의 속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문은 계속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동궁전을 돌아다녔다.

 

 

 ***

 집으로 돌아온 한빛.

 

 한빛은 자리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꿈이겠지, 꿈이 여야만 했다.

 

 한빛은 옆에 있던 은금을 불러 그녀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아악! 아이, 미친년아! 꼬집을 거면 네 볼이나 꼬집을 것이지.”

 

 은금은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욕을 입 밖으로 꺼냈다.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은 한빛.

 

 잠시 돌처럼 가만히 있더니, 붉어지는 볼을 감싸 이불을 덮고 누웠다.

 

 “아악! 미쳤어, 미쳤어 정한빛! 다시 보지 말라 해놓고선.”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이불을 걷어찼다.

 

 아까 문과 시선을 마주치면서 심장이 멎도록 뛴 것을 한빛은 자신의 깊은 속내를 그에게 들킨 것 같아 창피했다.

 

 “여러분, 드디어 우리 아씨께서 미치셨습니다.”

 

 그 모습을 본 은금은 허공에 대고 소리쳤다.

 

 은금이 소리치는 소리 따위 들리지 않고, 한빛은 이불을 걷어찼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같으면서, 다른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문과 한빛.

 

 문과 한빛의 하루는 깊고도 길게 지나갔다.

 

 

 ***

 그날 밤, 동궁전.

 

 문은 오랜만에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문은 어제와 같은 꿈을 꿨다.

 

 하지만 꿈을 꾸는 문의 표정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지난밤과 같이 잠꼬대를 했지만, 곧바로 빗속에서 한빛이 자신을 토닥거려주는 장면으로 이어지자 꿈을 꾸는 문의 표정이 밝아졌다.

 

 옷에 묻은 얼룩이 흘러내리는 강가에 지워지듯이 문의 머릿속에 얼룩졌던 아픈 기억 또한 한빛으로 인해 그녀와의 추억으로 지워지고 각색되었다.

 

 문은 그렇게 더 이상 그 기억을 떠올리지 않았다.

 

 

 ***

 한편, 깊은 밤 대전.

 

 대전 깊은 밤, 문조는 술을 한껏 들이켰다.

 

 아침에 현의왕후와의 다툼에서 결국, 그녀에게 문의 혼사를 모두 일임했다.

 

 현의왕후에게 또 다시 진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 문조,

 

 문조는 구겨진 자존심을 잊기 위해 술을 마셨다.

 

 “전하, 대사헌 영감께서 드셨사옵니다.”

 

 “대사헌이 이 시간에 무슨 일로 들었다고 하더냐? 안으로 들어라.”

 

 대사헌 조치형이 안으로 들었다.

 

 “그래, 이 야심한 시각에 무슨 일로 드셨소?”

 

 조치형은 무릎을 꿇었다.

 

 “왜 그러는 가, 대사헌?”

 

 아무 말 없이 대뜸 무릎부터 꿇는 조치형이 당황스러운 문조.

 

 “전하, 소인을 죽여주시옵소서. 소인이 소인의 서자가 적자라 속이고 과거를 응시하게 했나이다.”

 

 문조에게 자신이 저지를 죄를 고백하는 조치형.

 

 조치형은 영의정 윤제혁의 협박을 받은 뒤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을 한 끝에, 좌의정 윤선호, 이조판서 이승복, 포도대장 김자영의 죄를 이대로 덮을 수는 없었다.

 

 조치형은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여 장부를 병조판서 정의영에게 맡기고 문조에게 윤제혁이 손을 쓸 수 없도록 스스로의 죄를 자백함으로써 윤 씨 형제들보다 먼저 선수를 쳤다.

 

 뛰는 윤제혁 위에 나는 조치형이었다.

 

 “그게 정녕 사실인가? 흠...”

 

 조치형의 자백에 바로 처벌을 안 내리고 뜸을 드리는 문조.

 

 “전하, 소인의 죄를 엄히 물어...”

 

 “그냥 덮어두시게.”

 

 덮어두자는 문조의 말에 귀를 의심한 조치형.

 

 “적자가 없으면 서자에게 가문을 잇게 하는 것이 관례가 아닌가. 그런데 과거를 못 볼 것이 또 무엇인가. 왕실 또한 적통대군이 없으면 후궁의 소실이 보위를 이었네. 과인도 엄밀히 말하면 서자가 아닌가. 뭐 대단히 죽을죄를 지었다고 이 야심한 밤에. 돌아가시게. 난 지금 술과 함께 있고 싶으니.”

 

 문조는 더 이상 조치형에게 이 일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문조는 지금 조치형의 보다 술이 더 고픈 사람이었다.

 

 조치형은 문조에 감사함을 표하며 돌아갔다.

 

 

 ***

 다음 날, 윤선호의 집.

 

 윤제혁은 지난 밤일을 모르고 당연히 자신이 한 압박이 조치형에게 통한 줄 알고 기세등등하게 조치형을 윤선호의 집으로 불렀다.

 

 조치형이 아무 거리낌 없이 윤 씨 형제들과 대면했다.

 

 “그래, 오늘이 자네에게 주었던 이틀이 되는 날일세. 결정은 하였는가?”

 

 윤제혁은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조치형의 대답을 기다렸다.

 

 조치형은 당당한 미소로 장부를 윤제혁에게 건넸다.

 

 “하하하. 그래, 그거지. 세상에 자식보다 중요한 게 무엇이 있다고, 하하하.”

 

 장부를 건네받고 크게 웃는 윤제혁.

 

 그런데 장부를 펼쳐본 윤제혁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진다.

 

 “이게 무엇인가? 자네 지금 나랑 장난을 하는가? 어찌 장부 안에 아무 것도 없는가?”

 

 조치형이 윤제혁에게 건넨 장부는 아무 글귀도 써져 있지 않은 빈 가짜장부였다.

 

 “이게 제 답입니다, 대감.”

 

 웃는 조치형.

 

 “내가 손수 자네의 가문을 멸해야 자네가 정신을 차릴 것인가? 내 진정 상감께 자네의 죄를 낫낫이...”

 

 “고하십시오. 그리 장부를 원하신다면 지금 당장 입궐하여 전하를 아련하시옵소서.”

 

 조치형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

 

 조치형의 당당함에 당황한 윤제혁과 윤선호.

 

 “자네가 미친 것인가?”

 

 “어제 밤, 전하를 찾아뵙고 모든 죄를 자백했나이다. 헌데, 전하께오서 관례라 하 하시며 덮자고 하셨나이다.”

 

 “뭐, 뭐라?”

 

 조치형의 말에 당황한 여색을 표한 윤 씨 형제들.

 

 “뻔뻔한 것. 사헌부의 수장으로 양심에 찔리지 않는가? 그러고도 자네가 대사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예, 당연히 없지요. 아무리 전하께서 덮어주신 일이지만 법도 어긴 제가 어찌 사헌부의 수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해서, 좌상대감의 이 비리를 파헤친 후에 저는 사직할 것이니. 그러니 죄의 값을 받을 준비나 하시지요, 대감.”

 

 “당장, 당장 우리 앞에 장부를 가져오지 못할까!”

 

 윤선호가 바닥을 내리쳤다.

 

 윤서호의 말을 무시하고 조치형을 뒤돌아 나갔다.

 

 “이를 어찌합니까, 형님?”

 

 “...”

 

 “형님.”

 

 “조용히 하시게! 자네는 왜 이런 사단을 만들어가지고.”

 

 조르는 동생에 열통이 난 윤제혁.

 

 윤제혁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허면, 할 수 없습니다.”

 

 “좋은 방도라도 있는가?”

 

 “죽여야지요. 대사헌이든, 병판이든. 아니면 우리가 죽게 생겼으니.”

 

 “쥐도 새도 모르게 할 수 있겠는가? 솜씨가 좋은 자들의 손을 빌려야 할게야.”

 

 “염려하지 마십시오, 형님. 손이 아주 좋은 자들을 알고 있으니.”

 

 윤제혁과 윤선호는 암살계획을 세웠다.

 

 

 ***

 민의 집.

 

 문이 한껏 기분이 좋은 걸음으로 민의 집에 찾아왔다.

 

 “저하께서 여기까지 어인 행차십니까?”

 

 뚱한 표정으로 문을 맞이한 민.

 

 아직까지 삐진 것이 안 풀린 모양이다.

 

 “내가 내 아우 얼굴 보는데 이유가 있어야 하냐?”

 

 문은 엊그제일로 삐졌을 민을 위로하기 위해 민의 집으로 온 것이다.

 

 “엊그제 일은 내가 정말, 정말이지 미안하다. 내 예민했지? 대전에서 전화와 중전마마께서 다투셔서 내 딴에는 너희들이 상처받을 까봐, 너희들을 위해서 그런 것이야. 너희들을 위한 것인데, 그게 오히려 너희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줬다. 미안하다, 민아.”

 

 “상처까지는 아니지만 많이 섭섭했습니다.”

 

 이름을 부르면서까지 사과하는 형의 사과에 조금은 위로 받은 민.

 

 “그나저나 형님의 안색이 좋아 보이십니다. 어디 편찮으십니까?”

 

 문이 민의 집에 온 것은 동생의 기분을 풀어주러 온 이유도 있지만, 겸사겸사 궐 밖을 나오면 우연히 한빛과 마주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궐 밖을 나온 이유도 있었다.

 

 깊은 속내는 후자가 더 강했다.

 

 가까이 가면 한빛이 밀어낼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우연히, 한빛이 밀어내지 못하게 멀리서 남아 한빛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반면, 기분이 좋아 보이는 문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라 괜스레 걱정이 되는 민.

 

 엊그제까지만 해도 경과 함께 자신에게 소리쳤던 문이거늘.

 

 “내가? 아닌데?”

 

 아니라고 해도 입에 귀에 걸린 문.

 

 기분이 오락가락한 문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는 민.

 

 “정말 괜찮다. 정말이라니깐.”

 

 민을 안심시키는 문.

 

 “그럼, 뭐 때문에 기분이 좋으십니까? 입니 귀에 걸리겠습니다.”

 

 “너도 사랑에 빠지면 다 알 것이다. 마음속으로 품은 여인이 있으면, 그 여인 생각만으로 기분이 벅차올라 설레고, 괜스레 별일 아닌데 얼이 빠진 이처럼 웃음이 나오니.”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까? 어떤 여인입니까?”

 

 민은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여인이 길래 형인 문을 저리 웃게 하는지.

 

 “사랑하는 여인은 무슨...그냥 예를 들어 지금 그와 같은 기분이라고.”

 

 민의 질문에 쑥스러워 두리뭉실하게 답을 하는 문.

 

 

 ***

 같은 시각, 민의 집밖.

 

 감히 대군의 집 담벼락을 어느 수상한 여인 두 명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여인의 정체는 한빛과 은금.

 

 은금은 수소문한 끝에 민의 집을 알아냈다.

 

 은금은 혼자가기 사정을 말하고 혼자가기 민망하다고 한빛에게 같이 가자 조르고 졸랐다.

 

 그런 은금의 조름에 은금이 걱정이 되어 한빛이 따라와 줬다.

 

 “여기야?”

 

 고개를 끄덕이는 은금.

 

 “야, 여기가 어디 인줄 알아? 여기는 화경대군께서 살고 계기는 사가야.”

 

 민의 집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린 한빛.

 

 “화경대군이라뇨? 화경대군이 누군데요?”

 

 한빛과 오랜 세월 같이 지냈으면서 문조 슬하에 자식이라고는 문과 덕순 뿐이 모르는 은금.

 

 “세자저하의 아우님. 전하의 차남.”

 

 “상감마마의 아드님께서 왜 대궐이 아니라 여기 조금만한 집에서 사셔요? 아씨가 뭐 잘 못 알고 있는 거 아님?”

 

 “존대를 할 거면 끝까지 존대를 하던가. 반말을 할 거면 반말을 하고. 이건 이도저도 아니고...원래 보령이 꽉 찬 왕손들은 궐에서 못살아. 세자저하가 아닌 이상 따로 사가를 마련해서 거기서 살아야 하는 게 법도야.”

 

 “뭐야, 그럼. 내가 마음에 품은 사내가 대군이라는 거야?”

 

 “그게 말이 되냐? 대군께서는 지난해까지 명국에 계셨다가 며칠 전에 돌아오셨는데. 네가 여름에 그 사내를 봤으면. 시기가 안 맞잖아.”

 

 민이 얼마 전까지 명나라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빛은 은금이 착각을 한 것이라고 여겼다.

 

 “아니야. 내가 뒤까지 밟으면서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그 사내가 여기로 들어갔다니깐. 그러니깐 그 사내가 화경대군이겠지.”

 

 “뒤까지 밟았어?”

 

 고개를 끄덕이는 은금.

 

 “내 벚이지만 넌 정말...으윽, 소름끼쳐.”

 

 “여기서 무얼 하느냐?”

 

 그때, 밖으로 나온 문과 함께 나온 민.

 

 민이 한빛과 은금을 발견하고는 문과 함께 두 사람 곁으로 갔다.

 

 문과 민을 발견한 한빛과 은금.

 

 ‘세자저하가 왜 여기에?’

 

 ‘한빛 양이 왜 여기?’

 

 문과 한빛은 서로를 발견했다.

 

 그리고 시선을 피했다.

 

 “한빛누이 아니십니까?”

 

 한빛을 알아본 민.

 

 “예, 그렇습니다. 저를 알아보시네요.”

 

 “그럼, 난 이만...”

 

 한빛이 가까이 오지 말라 했으니 아프지만 성급하게 한빛에게 뒤를 보이는 문.

 

 아는 척을 하지 않는 문을 보면서 안심하는 한빛.

 

 그런데 이 묘한 섭섭함은 뭐지?

 

 “그나저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저를 보러 온 것입니까?”

 

 민이 물었다.

 

 “아, 그게 이 아이가 대군마님을 지난여름에 뵌 적이 있다고 해서요.”

 

 “어, 이 아이는...”

 

 민은 한빛 뒤에서 수줍게 서있는 은금을 발견했다.

 

 수줍게 서있는 은금을 보며 한빛은 가증스러웠다.

 

 자신과 있을 때는 딴 판이기에.

 

 “예, 제가 지난여름에 몰래 명에서 빠져 나와 도성에 왔는데 이 아이를 만난적이 있지요.”

 

 “거봐요, 내 말이 맞잖아요.”

 

 한빛의 귀가에 작게 말하는 은금.

 

 “아, 맞다. 이거 길가에서 주웠는데 너 가져라.”

 

 백목련 꽃모양이 있는 머리꽂이를 주는 민.

 

 민이 준 머리꽂이를 받고 얼굴이 빨개진 은금.

 

 그리고 뭔가 묘한 두 사람사이에서 빠져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 한빛은 슬그머니 두 사람 곁에서 멀리 떨어졌다.

 

 “이런 어여쁜 머리꽂이는 처음 봅니다. 어디서 이런 거를...”

 

 수줍음에 말을 잇지 못하는 은금.

 

 “아까 길가에서 주웠다고 말했는데.”

 

 “길가에서요? 저를 위해 사셨단 말이군요.”

 

 ‘그런 말을 어디서 또 배워가지고...명국에서 유학을 했다더니 대국 물을

 마신 사내는 달라도 뭔가 달라.’

 

 은금은 착각의 늪에 심하게 빠졌다.

 

 연애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탓이다.

 

 반면, 은금의 반응에 어리둥절한 민,

 

 왜냐면 정망 집에 오는 길에 오다 주운 머리꽂이기에.

 

 은금의 반응이 조금이 당황스럽지만 그녀가 귀여운 민이다.

 

 

 ***

 윤제혁의 집,

 

 윤제혁의 집에 가마한 채가 들어섰다.

 

 가마에 탄 이는 윤제혁의 눈에 넣어도 귀한 외동딸 윤승혜가 타고 있었다.

 

 승혜는 가마에서 내렸다,

 

 그러다 안방으로 차를 가지고 가던 어린 가노와 부딪친 승혜.

 

 뜨거운 차가 그녀의 치마 끝부분에 떨어졌다.

 

 그녀의 치마 끝자락이 지워지지 않는 차로 얼룩져버렸다.

 

 “송구합니다, 아씨.”

 

 “아니다, 괜찮다. 실수야 누구나 하는 거지.”

 

 얼굴이 어여쁜 승혜는 가노의 실수를 눈감아 주었다.

 

 

 ***

 잠시 후, 윤제혁의 집에 난리가 났다.

 

 명에서 들여온 진주가 박힌 승혜의 머리꽂이가 사라진 것.

 

 당숙인 예조판서 윤민준이 승혜를 위해 구해다 준 거라 승혜가 무척이나 귀히 여기는 것이었다.

 

  승혜의 유모를 포함한 가노들이 집안을 삭삭히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까 승혜의 치마에 차를 부은 어린 가노의 방에서 머리꽂이를 발견했다.

 

 유모는 어린 가노를 승혜 앞에 꿇어 앉혔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이걸 네가 훔쳤지? 감히 천것이 아씨의 물건에 손을 대다니!”

 

 유모는 어린 가노를 추궁을 했다.

 

 “아닙니다, 절대 저는 오늘 아씨방에 들어 간적도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훔치지 않았습니다. 믿어주셔요, 아씨.”

 

 가노는 눈물을 보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승혜는 그런 가노를 무시하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다른 날 훔쳤겠지. 안 되겠다. 저 년이 바른 말을 토설할 때까지 매우 쳐라!”

 

 유모의 말에 가노들은 얇은 회초리로 어린 가노를 쳤다.

 

 가노는 맞으면서 끝까지 억울함을 호소했다.

 

 승혜가 방안으로 들어가자 그녀를 따라 들어간 유모.

 

 그리고 승혜에게 찾은 머리꽂이를 건넸다.

 

 그런데 승혜 손에 똑같은 것이 들려있었다.

 

 “아씨, 이게 어찌 된 일이에요? 어찌 같은 게...”

 

 “이게 진짜야. 자네 손에 들려있는 건 가짜고.”

 

 “허면, 어찌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하셨습니까?”

 

 유모는 머리꽂이로 장난친 승혜가 이해되지 않았다.

 

 “저년이 아까 내 치맛자락을 더럽혔잖아. 천한 것 같으니. 감히, 이게 얼마짜린데.”

 

 승혜는 앞에서 실수를 눈감아 주는 너그러운 척하면서 뒤로는 가노에게 원한을 품고 되갚아주었다.

 

 그냥 대가 댁 영애도 아니고 권력을 쥐고 흔드는 세도가의 영애인 승혜는 늘 앞에서는 너그러운 척 가식을 떨며 뒤에서는 아랫사람을 함부로 여기는 안하무인 한 성격을 가진 여인이었다.

 

 한마디로 얼굴만 아름다울 뿐, 속은 시커먼 구정물과 같이 더러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여인이었다,

 

 도성 사람들이 사랑하는 한빛과는 상반된 사람이었다.

 

 

 ***

 다음 날, 새벽.

 

 경대인이 머무는 태평관에 손님이 찾아왔다.

 

 영의정 윤제혁과 예조판서 윤민준이다.

 

 이른 새벽부터 태평관을 두드리는 두 손님 때문에 태자책봉 때문에 동이 트면 명나라로 돌아가 황제를 봐야하는 경대인은 심기가 몹시 불편했다.

 

 지난번, 문과 우의정 김혁의 발언으로 인해 아무런 득이 없었기 때문.

 

 그로 인해 잔뜩 날이 선 경대인이다.

 

 경대인은 두 사람이 달갑지가 않았다.

 

 “이 시간에 영상과 예판이 무슨 일이오?”

 

 “대인, 밤은 잘 지내셨습니까? 간밤에 요란한 벼락 때문에 안 깨셨는지요?”

 

 날이 서있는 경대인을 보자 손을 잡으며 경대인의 예민함을 달래는 윤제혁.

 

 윤제혁이 손을 잡자 화들짝 놀라는 경대인.

 

 경대인은 윤제혁의 손길이 거북했다.

 

 “이거 놓고 말씀을 하시오. 징그럽소이다.”

 

 경대인은 윤제혁의 손을 뿌리쳤다.

 

 “기분이 거북하셨다면 용서를 해주십시오.”

 

 머쓱해지는 윤제혁.

 

 “그래, 꼭두새벽부터 무슨 일이오? 동이 트면 나는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오. 그대들의 그 대단하신 세자와 충신인 우상 때문에 난 황제폐하께 면목이 없게 생겼소이다. 으흠!”

 

 “송구스럽기가 그지없습니다, 대인. 실은 여기 있는 예판이 좋은 생각이 있다고 해서 무례인 줄 알면서도 이리 찾아왔습니다.”

 

 “좋은 생각?”

 

 윤제혁의 말에 솔깃해진 경대인.

 

 “말씀을 올리시게.”

 

 “이거부터 받으시지요.”

 

 옷소매에서 주섬주섬 무언가 꺼내는 윤민준.

 

 무엇인가 쓰여 있는 봉투였다.

 

 윤민준은 그 봉투를 경내인에게 건넸다.

 

 “이것이 무엇인가?”

 

 윤민준에게 건네받은 봉투를 열어 종이 하나를 꺼내는 경대인.

 

 경대인은 종이에 쓰여 있는 글을 살펴봤다.

 

 그런데 종이에 인 글을 보며 놀라는 경대인.

 

 그 칙서에는 은성군(문조의 이복동생)에게 보위를 양위하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이, 이것을 어찌 예판이 갖고 있소? 폐하께서 직접 내리신 칙서인가? 언제? 어디서 이걸 받으셨소?”

 

 황제의 옥새가 찍힌 칙서를 사신으로 온 자신도 아닌 조선의 예조판서가 가지고 있었다.

 

 경대인이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아닙니다. 그건 위조된 칙서입니다. 제가 손재주가 좋은 장인에게 부탁을 한 것입니다.”

 

 “조작이란 말인가?”

 

 휘둥그레진 경대인.

 

 경대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윤민준.

 

 “헌데, 이런 조작된 칙서를 내게 주는 이유는?”

 

 “태자책봉 때문에 조선의 사은사로 예조참의 윤양호가 대인과 함께 갈 것입니다. 허면, 이것을 대인께서 윤양호에게 황제폐하께서 내리신 칙서라 하시며 은밀히 그에게 건네주십시오.”

 

 “임금께 협박을 하라는 것인가? 그러다 덜컥 은성군에게 선위를 하면...”

 

 “우리 전하는 용상에 욕심이 많으신 양반입니다. 그런 양반이 선위를 하시겠습니까? 아우에게 용상을 빼앗기느니 파병을 선택할 양반이지요, 그 양반은.”

 

 “그래도 만약, 이게 조작된 것이라고 누군가 알기라도 한다면...”

 

 “그 또한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조정에 있는 모든 신료들.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예문관, 하다못해 말단 관직에 있는 대부분의 이들이 우리 윤 씨 가문의 사람들이니.”

 

 “알겠소, 내 두 분만 믿으리다. 정말 대단하신 양반들이구려.”

 

 경대인은 윤제혁, 윤민준과 밀약을 맺었다.

 

 경대인은 두 윤 씨 세도가의 계략에 탁월하다며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날이 밝자 예조참의 윤양호와 함께 경대인은 명나라로 돌아갔다.

 

 

 ***

 그날 밤, 싸늘한 안개가 꼈다.

 

 무슨 사단이 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이런 날씨를 뚫고 조치형은 잠시 입궐을 하여 문에게 사정을 고하고 문과 함께 정의영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장부를 누군가 뺏길 수 있기 때문에 조치형은 장부를 맡길 만한 안전한 곳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궐이 안전하다고 판단, 세자 문에게 더 확실한 증거를 구할 때까지 보관해 달라 요청을 했다.

 

 다행히 문이 도움을 받아드린 덕에 문, 그리고 문을 따르는 소수의 익위사군사들과 함께 정의영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검은 그림자가 두 사람의 뒤를 밟는 사실을 모른 채.

 

 두 사람을 뒤를 밟고 있는 검은 그림자는 조치형을 암살하기 위해 윤선호가 보낸 자객들이다.

 

 

 ***

 정의영의 집 앞까지 도착했을 즘에 이상한 인기척을 감지한 문.

 

 익위사군사들도 문이 느낀 인기척을 느꼈다.

 

 문은 군사들과 함께 칼을 빼들고 조치형을 뒤로 숨겼다.

 

 “죽여라!”

 

 소리와 함께 건너편 지붕위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자객들은 문과 익위사군사들을 둘러쌌다.

 

 그리고 한 자객의 손짓과 함께 자객들은 문과 익위사군사들을 덮쳤다.

 

 ‘챙! 챙!’

 

 자객들이 덮치자 문은 익위사군사들과 함께 빼든 칼을 휘둘렀다.

 

 자객들과 익위사군사들은 하나, 둘 씩 칼에 맞고 쓰러졌다.

 

 정의영의 집 앞은 어느 순간, 피비린내로 진동을 했다.

 

 시간이 지나 자객들은 모두 피를 흘리며 죽었다.

 

 아니, 다 무찌른 줄 알았다.

 

 다 쓰러트렸다고 생각한 조치형은 문에게 다가갔다.

 

 “저하, 괜찮으십니까?”

 

 “예, 나는...영감!”

 

 그때, 자객 한 명이 일어나 조치형의 뒤에서 그를 제거하기 위해 칼을 높이 빼들었다.

 

 문은 조치형을 보호.

 

 문은 그의 앞으로가 그를 대신해 자객의 칼날을 맞았다.

 

 문은 고통스러웠지만 바닥에 떨어져 있던 칼을 줍고 뒤를 돌아 자객의 심장에 칼을 관통시켰다.

 

 자객 또한 칼날로 문을 또 한 번 베어버린 후,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자객이 죽자 무릎을 꿇고 쓰러진 문.

 

 문은 무릎을 꿇고 대문 앞으로 가 대문을 두드렸다.

 

 ‘쾅쾅쾅’

 

 문을 두드리자 대문을 연 것은 한빛이었다.

 

 한빛은 문의 피로 물든 문을 보고 휘둥그레졌다.

 

 짧은 시간에 온갖 상상들이 그녀의 머릿속을 지나쳤다.

 

 문은 한빛 문을 열자말자 대문을 연자가 한빛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그녀의 품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저하!”

 

 “저하!”

 

 한빛은 정신을 잃은 문을 흔들었지만, 깨어나자 않았다.

 

 한빛은 구슬프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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