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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달빛이 그린 나라
작가 : 서늘솔길
작품등록일 : 2021.2.15

신개념 설렘 가득 첫사랑 로맨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는 상처치유 로맨스!!!
그리고,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엿 볼수 있는 가슴아픈 이야기!!!

17세기 우리나라역사에 실제로 존재했던 조선 제 16대 임금 인조의 아들인 소현세자와 그의 부인 세자빈 강 씨(강빈)의 삶과 사랑을 소설 속 가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 소설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소현세자와 강빈 부부를 삶과 그들이 하고자 했던 꿈을 이야기 하는 동시에 그 시대에 사람들이 격은 고통, 삶을 들여다본다.

*이 소설은 실제 역사 속 인물을 모티브 한 소설로 실제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 사건 등과 많이 차이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제4화-사랑일까? 아니면...
작성일 : 21-02-19 15:20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18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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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시강원(侍講院 : 왕세자의 교육을 담당하던 기관).

 

 문은 그곳에서 스승 박수현의 교육을 받고 있었다.

 

 “국가는 집이며, 백성들은 어린 자식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군주와 왕비는 그 집에서 자식들을 책임지고 보호하고, 또한 사랑으로 보살펴야 할 부모이지요. 저하께서도 이를 마음속 깊은 곳에...”

 

 “하아...송구하옵니다.”

 

 스승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하품이 나온 문.

 

 그리고 하품을 하는 문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박수현.

 

 문은 스승의 눈치를 살피며 그에게 사죄를 했다.

 

 “저하, 한 가지만 여쭈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문.

 

 “저하께서는 어떤 군주가 되고 싶으시옵니까? 성군이 되고 싶은 신 것이옵니까?”

 

 “어떤 군주라...그런 질문을 왜.”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에 의아해하는 문.

 

 “어떤 군주가 되어야겠다는 목표가 없으시옵니까? 어떤 군주가 되어 어떤 꿈을 펼치겠다는 그런 목표가 없으십니까?”

 

 이번에도 고개만 끄덕이는 문이다.

 

 “하오시면 어찌하여 동궁에 앉아계시옵니까?”

 

 “그런 거는 왜 묻습니까?”

 

 “그저 궁금해서 묻는 겁니다.”

 

 “왜 동궁에 앉아 있느냐 물으시면 그저 그냥 앉아 있는 겁니다. 전하와 중전마마께서 장자라는 이유로 제게 앉혀 주신 것이니 그저 그 두 분이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이지요. 그저 태어났으니 이 질긴 삶을 이어가는 것처럼.”

 

 아무 감정 없이 담담하게 질문에 답을 하는 문.

 

 문에게 있어 세자의 자리는 그저 아무 의미 없는 사자신의 삶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쩌다보니 어머니 현의왕후가 자신을 잉태했고, 또 어쩌다보니 문(門) 앞에서 태어나서 자신의 이름이 문(門)인 것처럼.

 

 그저 시키는 대로 원자가 되었고, 그러다 장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세자가 된 것이니 아무런 꿈도 사랑도 벼려도 미련이 없는 그저 이름뿐인 자리였다.

 

 문의 담담한 대답에 박수현은 안쓰러워 속이 쓰리다.

 

 “저하, 저하! 저하, 소인 한내관입니다. 들어가겠사옵니다.”

 

 호들갑을 떨며 시강원 안으로 들어온 으뜸.

 

 “지진이라도 났느냐? 어찌 이리 호들갑을 떨며 들어오는 게야.”

 

 오두방정을 떨며 들어오는 으뜸을 꾸짖는 문.

 

 “지금, 밖에...밖에...아이고, 밖에 좀 나가보십시오.”

 

 숨이 차올라 숨을 헐떡이며 말을 잇는 으뜸.

 

 “차분히 진정을 하고. 대체 무슨 일인데?”

 

 “밖에 좀 나가보십시오. 전하께서...”

 

 “전하께서 왜?”

 

 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저, 그것이 일단 가보십시오. 말을 하면 좀 복잡하고 깁니다. 나가서 직접 보시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문은 으뜸과 함께 시강원을 나섰다.

 

 

 ***

 문조와 한빛이 대면하고 있는 돈화문.

 

 한빛은 무릎을 꿇고 당당히 고개를 들고 문조를 바라봤다.

 

 그런 한빛이 당돌하다 생각하는 문조.

 

 “네가 이 상소문을 쓴 것이 맞느냐?”

 

 문조는 한빛에게 구겨진 상소문을 던졌다.

 

 “예, 전하. 소녀가 쓴 상소문이옵니다.”

 

 한빛은 목소리에는 당참이 묻어있었다.

 

 “왜, 무슨 연유로 이것을 과인에게 써서 보냈느냐?”

 

 “전하께서 민심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이셨으면 하는 마음에 소녀가 붓을 들었나이다.”

 

 한빛은 문조의 질문에 차분히 대답했다.

 

 “과인이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에 써서 이런 상소문을 올렸다? 정말 그 때문에 네가 직접 상소문을 올렸느냐? 내가 느끼기에는 다른 목적이 있어서 올린 상소문 같은데.”

 

 “다른 목적이라뇨? 그게 무슨.”

 

 “과인을 폐주와 비교를 하며 임금인 나를 조롱하기 위함이 아니더냐?”

 

 “아니옵니다. 절대, 결단코 아니옵니다. 어찌 제가 감히 전하를 조롱할 수 있겠나이까. 아니옵니다. 오해시옵니다.”

 

 “오해? 버젓이 이렇게 나와 폐주를 비교하며 나를 폐주보다 못한 임금이라 조롱을 해 놓고 오해? 그게 말이 된다 생각하느냐?”

 

 한빛의 상소문에 대한 문조의 오해는 깊고 단단했다.

 

 문조는 최대한 인내심을 같고 불같은 화를 이성으로 눌렀다.

 

 “상소문에 제가 폐주를 언급한 거 때문에 그러시는 거라면 그건 그저 폐주도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했으니 전하께서도 하실 수 있다는 뜻으로 언급한 것이 옵니다.”

 

 “그게 그 말이지. 과인이 폐주보다 못한 임금이라는 뜻이 아니냐.”

 

 한빛의 해명에도 문조는 오해를 풀 의사가 없다.

 

 문조가 오해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한 한빛.

 

 하지만 문조의 오해에도 임금인 문조에게 끝까지 소신을 밝히기로 한 한빛.

 

 “전하,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소녀가 상소문을 올린 까닭은 전하와 폐주를 비교함이 아닙니다, 결단코 전하를 조롱할 목적이 아님을 알려드리옵니다. 그것은 오해시옵니다. 전하, 지금 도성에는 굶어 죽는 이, 몸이 불편한 이들이 파다합니다. 지금 제 주변에도 그런 이들이 파다합니다. 정녕 전하의 눈에는 저들이 보이지 않으십니까? 저들을 위해서라도 전하의 뒤에서 눈과 귀를 막는 이들을 엄히 처단하여 주시옵소서. 사람들을 위해서 전하께서 저들을 가엽게 여기시어 부디 저들의 고충을 외면하지 말아주시옵소서. 나라는 집이나 다름이 없사옵니다. 그러니 부디 저들의 삶이 지금보다 조금은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집을 만들어주시옵소서.”

 

 “상감마마, 쇤네들은 다 필요 없습니다. 그저 지금보다 배불리 먹게 해주소서.”

 

 “상감마마, 쇤네들은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저희들의 고충만 들어주시옵소서.”

 

 “상감마마, 제 아들놈을 좀 봐주시옵소서. 며칠 전부터 몸이 아프다고 하는데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사옵니다.”

 

 “상감마마, 김자영 저 놈이 억울한 제 자식 놈에게 누명을 씌어 관노로 만들었나이다.”

 

 한빛의 소신에 사람들을 한 사람, 한 사람씩 일어났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문조에게 자신들의 격고 있는 고충들을 모두 말하며 그에게 애원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애원은 차가운 이성으로 누르고 있던 문조의 화를 더 불 짚였다.

 

 용기를 내어 속에 있던 고충들을 꺼낸 이들이 문조에게는 그저 임금을 기만하려는 역모로 밖에 보여 지지 않았다.

 

 “내 이것들을...”

 

 “저, 전하.”

 

 문조의 이성이 깨져버렸다.

 

 문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옆에 있던 내금위 병사의 칼을 뽑아 빼들었다.

 

 “내 이 년 놈들...”

 

 ‘원아.’

 

 문조는 칼을 빼들고 한빛의 곁으로 다가가려는 순간 갑자기 문조의 귀에 낯익은 환청이 들려왔다.

 

 유성군의 목소리였다.

 

 문조의 귀에만 들렸다.

 

 ‘원아.’

 

 “혀, 형님.”

 

 형의 환청이 현실처럼 들리자 문조는 손에 힘이 빠지면서 들고 있던 칼을 그대로 땅에 떨어뜨렸다.

 

 “저, 전하.”

 

 혼잣말을 하는 문조의 상태가 이상함을 감지한 최상선과 김자영.

 

 한빛 또한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꼈다.

 

 “저, 전하. 괜찮으시옵니까? 전하?”

 

 최상선과 궁인들이 이상한 문조에게 곁으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원아.’

 

 “혀, 형님.”

 

 ‘네 또 한 번 백성들을 죽이려는 것이냐? 네 또 그 손에 피를 묻히려는 것이냐?’

 

 “아, 아닙니다.”

 

 ‘원아...덕성군, 네 이 놈!’

 

 “아니, 아니야!”

 

 유성군이 호통을 치자 양손으로 귀를 막는 문조.

 

 하지만 아무리 귀를 막아도 유성군의 환청은 계속 문조의 귀에 들렸다.

 

 그리고 그의 눈에 사람들 사이에 서있는 유성군의 환영까지 보였다.

 

 “오, 오지 마. 저, 절로 가란 말이다.”

 

 유성군의 환영이 자신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자 문조는 몸을 떨었다.

 

 문조는 현실에서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가, 가란 말이다. 가란...”

 

 문조는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결국, 문조는 그 자리에서 눈이 뒤집히면서 기절했다.

 

 “저, 전하. 전하!”

 

 문조가 기절하자 최상선이 문조의 곁으로 갔다.

 

 주변에 있던 한빛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수근 거렸다.

 

 그때, 문이 돈화문에 당도를 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아니, 그대는.”

 

 문은 최상선에게 물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있는 한빛을 보고 동공이 커졌다.

 

 “전하께서. 전하께서.”

 

 문은 다시 아버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뭘 그리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것인가? 어서, 전하를 안으로 모셔라!”

 

 “예, 저하.”

 

 최상선은 문조를 등에 업고 문과 다른 궁인들과 함께 대전으로 모시고 갔다.

 

 문 또한 한빛에게 신경 쓸 정신도 없이 궁인들과 함께 따라갔다.

 

 김자영은 금군들에게 한빛을 가리켜 대역 죄인이라고 칭하며 한빛을 포박하라고 명했다.

 

 한빛은 금군들과 함께 의금부로 압송됐다.

 

 

 ***

 대전.

 

 쓰러진 문조를 눕히는 최상선.

 

 최상선의 뒤를 따라 어의들과 함께 문이 황급히 대전 안으로 들어왔다.

 

 어의들은 진맥을 시작했다.

 

 “어떻소?”

 

 “...”

 

 “어찌하여 대답을 없는가?”

 

 “전하께서는 잠시 혈압이 올라가 기절하신 것이옵니다. 잠시 주무시는 것이라고 생각하시옵소서.”

 

 어의말의 말에 문은 한시름 놓았다.

 

 “심정을 안정시키는 탕약을 올리겠나이다.”

 

 “알았네, 나가봐도 좋네.”

 

 어의들이 나갔다.

 

 “어찌된 일입니까? 어찌 병판의 여식과 전하께서.”

 

 어의들이 나가자 최상선에게 상황을 묻는 문.

 

 “병판 댁 영애께오서 전하께 백성들을 살펴 달라 상소문을 올리셨사옵니다. 헌데, 그 상소문에 폐주를 언급하였나이다. 전하껜 그것이 전하와 폐주를 비교하는 상소문이라 여겨...병판 댁 영애께서 전하께 올리신 상소문이옵니다.”

 

 최상선이 문에게 한빛이 쓴 상소문을 전달했다.

 

 상선이 전해준 상소문을 읽고 문은 한빛이 절대로 임금을 조롱하기 위해서, 폐주와 문조를 비교할 의도로 올린 상소문이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을 했다.

 

 “상선은 그만 나가보시오.”

 

 최상선이 나가자 문은 아들의 입장에서 자식도 내팽겨 치면서 까지 얻은 자리에 앉아 이런 모습까지 보여주는 아버지가 미우면서도 그래도 아버지라고 감당하지도 못하는 자리에 앉아 괴로워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면서 또 신하된 입장에서 충언을 간언으로 들은 문조가 한스러웠다.

 

 문의 속에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섞여있었다.

 

 “저하, 포도대장 김자영이 들었사옵니다.”

 

 “들라.”

 

 김자영이 대전으로 들어왔다.

 

 “그래, 무슨 일이오?”

 

 “정한빛, 그 계집을 어찌 처리 할까요, 저하?”

 

 “어찌 처리 하다니. 전하께 용기를 내어 상소를 올린 자입니다. 대역죄로 다스겠다는 말씀이시오?”

 

 “감히 전하를 능멸한 계집이옵니다. 전하를 시해하려고...”

 

 “어허! 말을 가려서 하라! 시해라니!”

 

 문은 김자영에게 호통을 쳤다.

 

 “송구하오나, 저하. 그 계집 때문에 전하께서 쓰러지셨사옵니다. 거기다 백성들을 선동까지 했사옵니다. 이는 대역죄로 다스려야 합니다.”

 

 “전하께서 아직 누워계시오. 전하께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 충언을 올린 여인이네. 역모 죄라니, 대역 죄인이라니! 말씀을 가려하시게.”

 

 “저하, 저하께서 허락을 해주지 않으시니 그럼 소인이 소인 뜻대로 알아서 처리하겠나이다. 그렇게 아시옵소서.”

 

 “이보게 포도대장! 자네가 전하의 총애를 받는다하여 임금행세를 하려고 하는가! 전하께서 자네를 신뢰하시니 눈에 뵈는 것이 없느냐! 전하께서 이러고 계시는데 어디 감히 그대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야!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전하의 명도 없이 백성들의 문제를 자네의 지위를 이용하여 그대 마음대로 처리 한 것인가!”

 

 문은 도를 넘는 김자영의 태도에 평소 때와 다르게 근엄하게 그를 쏘아붙였다.

 

 “저, 저하. 소인은...”

 

 ‘갑자기 왜 저러는 게야? 평소에 백성들은 고사하고 아비의 일에 관심도 없다가.’

 

 평소와 다른 문의 태도에 당황한 김자영.

 

 “그만 물러가시오. 그리고 전하께서 깨어나시고 전하의 명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시오. 아시겠소? 물러가시게, 어서!”

 

 “예, 저하.”

 

  문이 쏘아붙이자 김자영은 아무런 반박도 못하고 나갔다.

 

 문은 문조가 쓰러진 이유에는 어찌되었든 한빛에게 원인이 있기에 아버지가 깨어난다면 그녀를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라 짐작했다.

 

 문은 충언을 올린 한빛 또한 걱정이 되어 인지, 아니면 한빛을 연모해서 인지, 한빛에 대한 감정이 무엇인지 몰라도 이렇게 가만히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자신에게 부당한 일이 생기더라도 한빛을 구해주고 싶었다.

 

 문은 문조가 깨어나기 전 한빛을 자신이 풀어주기로 마음먹었다.

 

 “밖에 상선, 상선 계시는가?”

 

 “예, 저하.”

 

 “내 잠시 의금부로 갈 것이니 전하를 잘 보살펴 드리시게. 내 명이 있기 전까지 대전궁인들과 중전마마를 제외한 그 외에 다른 이들을 대전 안으로 한 걸음도 들이지 마시게.”

 

 “분부 받잡겠나이다.”

 

 “내 상선만 믿겠소.”

 

 문은 최상선을 믿고 대전 밖으로 나가 곧바로 한빛이 있는 의금부로 향했다.

 

 

 ***

 한편, 의금부옥사에서 일이 꼬여도 제대로 꼬였다고 생각한 한빛.

 

 사람들을 위해 나서기는 했지만 그것이 문조의 예민함을 건드는 일이라고는, 문조가 칼을 빼드는 모습을 보고 그것이 사람들을 위험에 빠지게 하는 일이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빛의 머릿속에는 조금만 더 생각이 깊었더라면, 조금 차분한 방법을 찾았더라면 하는 생각으로 꽉 찼다.

 

 자신에게 좌절하고, 문조에게 실망과 절망감을 느끼는 한빛.

 

 하지만 오늘 일로 어떠한 벌이 내려진다 하여도 한빛은 자신이 자초한 일이니 억울할 것도 화날 것도 후회하지도 않았다.

 

 한빛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빛의 한숨에 의금부도사 한종운이 다가갔다.

 

 “땅이 꺼지겠습니다, 아씨. 그러니깐 왜 그런 일을 벌이셔가지고, 쯪쯪.”

 

 한종운은 걱정을 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누구 놀리십니까? 머릿속이 복잡하니 나리까지 그러지 마십시오.”

 

 한종운의 걱정이 내키지 않은 한빛.

 

 “그래도 목숨만은 부지하실 것이옵니다. 병판대감께서 무릎까지 꿇으시며 애원하셨다 합니다. 전하께서도 공주마마를 가지신 아버지시니 대감의 심정을 잘 이해하고 아씨를 살려주실...”

 

 “그게 무릎을 꿇어요? 누가요? 저희, 저희 아버지께서 그러셨단 말입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한종운.

 

 한종운을 통해 아버지가 자신 때문에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빛은 아버지께 너무나 큰 불효를 했다고 여겨 괴로웠다.

 

 한빛은 마음이 칼로 쑤신 것 같이 고통스러웠다.

 

 “어우, 정말.”

 

 한빛은 두 손으로 얼굴을 비벼댔다.

 

 

 ***

 의금부 밖.

 

 조심스레 의금부 옥사를 둘러보는 문.

 

 문은 끝에서 두 번째 옥사에 얼굴을 비벼대는 한빛을 발견했다.

 

 그리고 조용히 으뜸을 시켜 한종운을 불러오라 말하는 문.

 

 “저하, 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으뜸을 통해 밖에 세자가 왔다는 말을 듣고 문에게 예를 갖추는 한종운.

 

 “내 긴히 자네에게 부탁이 있어서 이리 발걸음을 하였네.”

 

 “예, 저하. 말씀하시옵소서.”

 

 “저 아이 말이야.”

 

 “저 아이라고 하시면 누구를 말씀하시는 건지.”

 

 문은 손가락으로 한빛을 가리켰다.

 

 “병판 댁 영애는 왜...”

 

 “아까 들어온 병판의 여식을 풀어주게.”

 

 “하오나...”

 

 “여기 이거 받게. 두둑하게 챙겼네. 모자라면 더 말을 하고.”

 

 문은 한종운의 손에 돈을 쥐어줬다.

 

 “저, 저하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전하께서 아시면...헉!”

 

 돈주머니 안에는 한종운의 녹봉보다 많은 돈들이 들어있었다.

 

 문이 건넨 돈주머니를 확인하고 놀라 말을 하고 있던 입을 앙 다문 한종운.

 

 그리고 눈을 찡긋거리는 문.

 

 한종운은 잠시 고민을 한다.

 

 돈을 받고 세자의 부탁을 들어주면 돈은 얻지만 어마 무시한 뒷일이 기다릴 것이고, 의금부도사로서의 직책을 다하면 이 큰돈을 그냥 날릴 것이다.

 

 한종운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내 이번만 부탁을 함세. 저 아이를 풀어줬다 하여 내 자네에게 피해 안 가게 자네를 지켜주겠네. 그리고 돈이 부족하면 더 주고.”

 

 “정말이지요? 소인을 지켜주시는 것이지요?”

 

 불안에 떠는 한종운에게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켜주는 문.

 

 “그럼, 소인은 저하만 믿겠습니다.”

 

 깊은 고민 끝에 세자를 믿고 문의 부탁을 들어주는 한종운.

 

 “그럼, 난 자네만 믿고 돌아가겠네. 풀어줄 때 내가 풀어줬다는 말은 하지 말고 자네가 알아서 재치 있게 잘 하게.”

 

 뒤돌아가는 문.

 

 “살펴가시옵소서, 저하.”

 

 한종운은 문의 그림자가 사라지자 곧바로 옥사로 달려가 한빛을 풀어준다.

 

 “아씨, 그만 나오시지요. 댁으로 가도 좋다는 전하의 어명이 계셨사옵니다.”

 

 한종운은 문의 부탁에 따라 세자가 아니라 문조가 풀어주라는 거짓말을 한다.

 

 “저를 말입니까?”

 

 한빛은 문조가 자신을 살려둘 리가 없는데 죽이라는 명이 아닌 풀어주라는 명을 내리다니, 한빛은 의아했다.

 

 “정말 전하께서 분명 그리 명하셨습니까?”

 

 한빛은 한 번 더 한종운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방금 세자저하께서 의금부에 직접 오셔서 아씨를...그게 아니라 전하께서...”

 

 “바른대로 말하십시오. 저를 풀어준 이가 누굽니까?”

 

 한종운의 서투른 거짓말을 다그치는 한빛.

 

 “아이, 모르겠습니다. 소인은 그냥 윗분께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빨리 나가십시오. 빨리요.”

 

 한종운은 한빛의 다그침에 얼렁뚱땅 넘어가고 그녀를 쫓아내듯이 의금부 밖으로 밀어냈다.

 

 

 ***

 쫓겨나듯이 궐 밖으로 나온 한빛.

 

 궐에서 나온 한빛을 기다리고 있는 건 궐문 앞에 서있는 자신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 정의영과 어머니 윤 씨 부인, 그리고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처절한 응징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눈치 없는 한빛은 부모님의 심경을 잠시 까먹고 반가운 마음에 가볍게 달려갔다.

 

 가볍게 달려오는 딸의 모습에 한빛이 오자 하루 종일 속이 억장이 무너진 윤 씨 부인은 속상하고 괘씸하여 딸의 등짝을 북을 치듯 세게 내리쳤다.

 

 “부, 부인.”

 

 정의영이 말릴 틈도 없이.

 

 “이 년아, 이 철없는 것아.”

 

 “어머니, 잘 못했습니다. 아픕니다.”

 

 어머니의 매운 손맛에 등 뒤로 손을 대며 고통을 호소하며 아버지 곁으로 가 아버지 등 뒤로 숨는 한빛.

 

 “어머니, 잘못했습니다.”

 

 “야, 이게 정신을 못 차리고 나와 안 나와! 대감도 비키십시오. 내가 오늘 저년하고 나하고 끝장을 볼 것이야. 나와라.”

 

 아버지 등 뒤에서 벌벌 떠는 한빛.

 

 “잘못했습니다.”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한빛.

 

 “너는 등짝이 아프지만 너 때문에 나하고 네 아버지는 오늘 하루 종일 속이 아프고 쓰렸다. 나랑 네 아버지 속에 비하면 네가 나한테 맞은 건 아무것도 아니야. 일로와.”

 

 “잘못했습니다.”

 

 “부인, 밖입니다. 이리 무사히 나온 것만으로도...”

 

 정의영의 만류에 윤 씨 부인은 정의영을 매섭게 째려봤다.

 

 “당신도 똑같습니다. 딸년이 그러면 말릴 생각을 해야지. 아비가 돼서 그걸 그냥 지켜만 보셨소? 내 속만 타지, 내 속만 타”

 

 “미안, 미안합니다. 일단 진정을 하고...”

 

 “내가 진정하게 생겼습니까! 너 일로와.”

 

 “아, 어머니. 잘 못했습니다.”

 

 “너 일로 안 와!”

 

 한빛은 아버지 주위를 한 바퀴를 돈 뒤 어머니를 피해 집으로 재빠르게 뛰었다.

 

 “야, 정한빛!”

 

 윤 씨 부인도 한빛을 쫒아갔다.

 

 

 ***

 의금부.

 

 “중전마마 납시오!”

 

 현의왕후가 낮에 있었던 일을 듣고 의금부에 왔다.

 

 중전이 왔다는 말에 입이 벌어지며 오두방정을 떠는 한종운.

 

 “어떻게, 어떻게.”

 

 “왜 이리 오두방정을 떠는 게야!”

 

 오두방정을 떠는 모습으로 자신을 맞이한 한종운을 다그치는 현의왕후.

 

 현의왕후의 꾸짖음에 한종운은 경직되었다.

 

 “소, 송수합니다. 하온데 중전마마, 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내 아까 잡혀온 병판의 여식을 좀 만나러 왔네. 어디에 있는가?”

 

 “마마, 납시셨사옵니까?”

 

 그 뒤로 김자영이 허겁지겁 술 냄새를 풍기며 달려와 비틀거리며 그녀의 앞에 섰다.

 

 “아직 퇴청을 안 하셨습니까? 시각이 꽤 늦었는데. 헌데, 이게 무슨 냄새인가?”

 

 김자영이 풍기는 술 냄새는 현의왕후의 코를 찔러댔다.

 

 “...”

 

 “이게 무슨 냄새냐고 묻지 않았소, 영감.”

 

 김자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현의왕후의 시선을 피했다.

 

 “술을 마셨습니까?”

 

 “소, 송구하옵니다, 마마. 소인의 벚이 힘든 일이 있다하여 많이는 아니고...”

 

 “포도대장이란 자가 초저녁부터 술을 마시고 다시 궐에 들어온 것이오? 영감께서 정신이 있는 것이오, 없는 것이오!”

 

 김자영을 매섭게 꾸짖는 현의왕후.

 

 현의왕후의 꾸짖음에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김자영.

 

 그리고 한종운 또한 입이 마르고 목이 타들어갔다.

 

 “송, 송구하옵니다.”

 

 “쯪쯪쯪, 대체 나라의 녹을 먹는 자가 어찌 이러는지.”

 

 김자영을 한심하게 보는 현의왕후.

 

 “병판의 여식은 어디에 있는가?”

 

 “저...그것이...”

 

 현의왕후의 시선을 피하고 대답을 주춤하는 한종운.

 

 “제대로 말을 하게. 설마 의금부에 없는가?”

 

 “죽을죄를 지었사옵니다, 마마.”

 

 엎드리는 한종운.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현의왕후와 김자영은 당황스럽다.

 

 “소인이 세자저하의 부탁으로 병판 댁 영애를 풀어주었나이다. 소인을 죽여주시옵소서.”

 

 한종운은 울먹거리며 현의왕후에게 이실직고 하였다.

 

 “세자가 말인가?”

 

 현의왕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빈면, 김자영은 정신이 들고 머릿가 빠르게 돌아갔다.

 

 김자영은 지금있는 일을 문조에게 고해 받치러 환하게 밝은 표정으로 비틀거리며 넘어지면서도 대전으로 달려갔다.

 

 김자영의 대전으로 향하는 뒷모습을 보고 현의왕후는

 

 “어찌 저리 머리와 속이 훤히 들어다 보일꼬. 천박스럽게.”

 

 김자영이 이것을 명분삼아 세자와 문조 사이를 이간질 할 것이 뻔히 보였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소인을 죽여...”

 

 “그만 눈물을 걷고 일어나시게. 세자의 부탁이 아니었나. 자네한테 죄를 묻는 일은 없을 것이야.”

 

 현의왕후는 한종운을 달래고 곧 뒤이어 대전으로 갔다.

 

 현의왕후가 가자 한종운은 안심하며 몸에서 진이 다 빠져나갔다.

 

 

 ***

 대전.

 

 소의 권 씨가 탕약을 들고 대전에 들었다.

 

 “전하께서는 안에 계시는가? 문을 열게.”

 

 “송구하고나 저하의 명 없이는 세자저하와 중전마마 이 외에 다른 이를 대전으로 들일 수 없사옵니다, 마마.”

 

 소의 권 씨는 막아서는 최상선.

 

 “네 이놈. 네 놈이 내가 누군지 모르는 것이냐? 당장 문을 열지 못할까!”

 

 세자의 명이 있다는 말을 전했음에도 소의 권 씨는 자신을 막아서는 최상선에게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문을 열려하는 소의 권 씨.

 

 “그럴 수 없사옵니다. 그만 돌아가시지요, 마마.”

 

 소의 권 씨의 막무가내에도 끝까지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최상선.

 

 “그래도 이놈이...”

 

 “밖에 왜 이리 소란스러운 것이야?”

 

 소의 권 씨가 손을 들어올렸다.

 

 그때, 안에서 문조가 깨어났다.

 

 “전하, 소의마마께오서 오셨습니다.”

 

 “들라.”

 

 문조의 명에 할 수없이 대전 문을 여는 최상선.

 

 소의 권 씨는

 

 “네 이놈 나중에 보자.”

 

 라고 하며 그를 째려보며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

 “전하, 신첩이 내의원에 명하여 직접지은 탕약이옵니다.”

 

 소의 권 씨는 내의원에서 직접지은 탕약을 문조에게 건넸다.

 

 문조는 그녀가 가져온 탕약을 마셨다.

 

 그 모습을 의심눈초리로 지켜보는 최상선.

 

 탕약이 수상하다.

 

 전하의 주치의도 아닌 소의 권 씨가 내의원에 직접명한 탕약이니 당연히 수상할 수밖에 없었다.

 

 “뭘 그리 쳐다보는 겐가?”

 

 최상선의 눈초리를 느낀 소의 권 씨.

 

 소의 권 씨의 말에 고개를 숙인 최상선.

 

 소의 권 씨가 가지고 온 탕약은 최상선의 생각과 달리 그저 심신을 안정시키는 탕약이었다.

 

 소의 권 씨는 그리 생각이 짧은 사람이 아니었다.

 

 “전하, 오늘 많이 힘이 드셨다고 들었습니다. 괜찮으십니까? 어디 감히 전하께 그런 무례를 범하는지.”

 

 “고맙소.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건 소의뿐이구려.”

 

 “전하, 소인 포도대장이옵니다.”

 

 김자영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 자네가 이 시간에 대전에 무슨 일인가?”

 

 “전하, 그 계집이 옥사를 나갔다고 하옵니다.”

 

 “옥사를 나가다니. 누가 말이냐?”

 

 “병조판서의 여식 말입니다.”

 

 문조는 손에 들고 있던 탕약을 세게 바닥에 내려놓았다.

 

 “누구냐? 누가 감히 내 허락도 없이 그 계집을 풀어줬다는 게야!”

 

 “그, 그것이 세자저하께서...”

 

 “제가 그리 명했습니다.”

 

 현의왕후가 때마침 선수를 쳤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오? 포도대장은 세자라 하고 중전은 중전이라 하고.”

 

 “들으신 그대로입니다. 제가 세자에게 시켜 그 아이를 풀어주라고 했습니다. 영감도 듣지 않으셨소, 의금부도사가 하는 얘기를.”

 

 “그, 그것이...”

 

 현의왕후는 ‘조용히 있으라.’김자영에게 무언의 경고를 했다.

 

 경고를 받은 김자영은 입을 여는 것을 주저했다.

 

 “중전!”

 

 문조는 격노했다.

 

 “상선과 포도대장은 나가계시게.”

 

 현의왕후는 최상선과 김자영을 내보냈다.

 

 “자네는 왜 그리 앉아 있는가?”

 

 현의왕후가 멀뚱멀뚱 앉아 있는 소의 권 씨에게 말했다.

 

 “신첩도 말입니까?”

 

 “어찌이리 눈치가 없는지. 허면 자네지. 여기자네 말고 또 누가 있는가?”

 

 “소의는 여기 있으시오.”

 

 “나가라고 했네.”

 

 “중전!”

 

 “나가라는 내 말이 아니 들리는가!”

 

 문조와 현의왕후는 언성을 높였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전에는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전하께서 여기 있으라고 하시니 어쩔 수 없습니다, 마마. 그냥 제가 있는 대서 얘기를 하세요. 들어도 못들 척 하겠습니다.”

 

 “방자한 것.”

 

 소의 권 씨는 현의왕후의 말을 무시하고 문조의 말을 따랐다.

 

 소의 권 씨의 태도에 매우 언짢은 현의왕후.

 

 “밖에 한상궁 있는가? 조상궁과 나인들도 같이 들어오게.”

 

 “예, 마마. 불으셨사옵니까?”

 

 조상궁과 한상궁, 나인 일곱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소의를 대전 밖으로 끌어내라.”

 

 “중전!”

 

 “마마.”

 

 “두 발로 못나가겠다면 어쩌겠나. 내가 끌어내는 수밖에. 어서, 소의 대전 밖으로 끌어내라!”

 

 “예, 마마!”

 

 조상궁과 한상궁, 나인들은 현의왕후의 명을 그대로 따랐다.

 

 문조가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놔라, 이 년들! 누구 몸에 손을 대는 것이야! 이거 놓지 못했겠느냐! 놔라! 전하, 전하!”

 

 소의 권 씨는 몸부림을 쳤지만 나인들의 의해 대전 밖으로 끌려 나갔다.

 

 “중전, 이게 무슨 짓입니까?”

 

 “중전이 방자한 후궁하나를 밖으로 내친 것뿐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내 앞에서 이게 무슨 짓이오?”

 

 “아무리 전하 앞이라도 저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중전께서 그 계집을 풀어주셨다니.”

 

 “말 그대로입니다. 제가 세자를 시켜 전하의 어명이라 거짓말을 하고 그 아이를 풀어주라고 했습니다.”

 

 현의왕후는 문조는 아무리 아들이라도 해도 문을 살려둘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들을 살리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문조가 자신을 벌할 일은 없으니.

 

 “중전, 그 계집이 무슨 짓을 했는지 정녕 모르시오?”

 

 “그 아이의 말이 틀린 것이 하나도 없지 않사옵니까? 제발 정신을 좀 차지십시오. 언제까지 이리 사실 것이옵니까? 폐주에게서 왕위를 찬탈하셨으면 폐주보다 나은 임이 될 실 생각을 하셔야지요. 언제까지 이리 김자영과 숙향(소의 권 씨의 이름)의 농간에 휘둘리실 것입니까? 그 자리에 앉았으면 그 자리에 맞게 행동하세요.”

 

 “중전!”

 

 문조는 내려놨던 탕약종지를 던졌다.

 

 종지는 다행히 현의왕후를 비껴갔다.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오늘은 시각이 너무 늦었으니 내일 다시 얘기 하시지요.”

 

 현의왕후는 일어나서 뒤돌아섰다.

 

 “중전께서 기어이 폐위를 당하고 싶어서 이러시오?”

 

 “...”

 

 “정녕 과인을 무시하고도 중전께서 무사하실 것이라 생각하시오! 지금이라도 도승지를 불러 궐 밖으로...”

 

 “전하께서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전하의 얼굴을 보는 것도 이 답답하고 지긋지긋한 궁중생활도 끝내고 싶었는데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그리 말씀을 해주시다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현의왕후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아니, 저 사람이.”

 

 문조는 분을 참지 못했다.

 

 

 ***

 밖으로 나온 현의왕후는 나인들 손에 붙들려 몸부림치는 소의 권 씨에게 다가갔다.

 

 “마마, 마마께서 제게 이럴 수는 없습니다. 신첩은 순월군의 생모입니다. 아무리 마마께서 내명부의 수장이셔도 왕자의 생모에게 이럴 수는 없는 법입니다.”

 

 현의왕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네는 당분간 대전에 들어오지 마시게.”

 

 “마마.”

 

 “그리고 한 달 동안은 창경궁 안에서 근신하고 계시고 집복헌(集福軒 : 창경궁 안에 있는 후궁들이 거처하는 전각)밖으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마시게, 아시겠나?”

 

 소의 권 씨는 억울했다.

 

 “한상궁은 감찰부에 명하여 소의를 한 달 동안 집복헌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나오게 하시게.”

 

 “소의마마를 집복헌으로 모시고 가라!”

 

 “놔라, 놔라 이 년들! 마마께서 제게 이러 수는 없습니다. 마마, 중전마마.”

 

 소의 권 씨는 집복헌으로 끌려갔다.

 

 소의 권 씨는 끌려가는 그 순간까지도 몸부림을 쳤다.

 

 “딸 교육을 잘 시키셨어야지요.”

 

 그리고 현의왕후는 끌려가는 소의 권 씨의 뒷모습을 보며 김자영에게 말했다.

 

 김자영은 현의왕후의 말에 고개만 숙였다.

 

 소의 권 씨의 법적아버지는 다른 사람도 아닌 현의왕후의 아버지인 권인이었다. 하지만 생부는 따로 있었다.

 

 바로 김자영이었다.

 

 권숙향은 김자영이 열여섯 살에 기생 초월이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었다.

 

 그녀가 세상에 갓 태어났을 때 당시 열여섯 살이었던 김자영은 권숙향을 모른 척했다.

 

 권숙향이 열 살이 되던 해 권숙향은 생모를 잃었다.

 

 생모를 잃은 권숙향을 당시 한성부종사관이었던 김자영은 자신이 키울 능력이 되지 않자 김자영은 딸이 가여워 당시 우찬성이었던 권인에게 수양딸로 삼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권인은 처음에는 주저했으나, 김자영의 질긴 부탁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권숙향은 법적인 아버지 따로 생부가 따로 있는 채로 살게 되었다.

 

 김자영과 소의 권 씨가 친 부녀사이라는 사실은 세상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마마, 동궁전으로 뫼실까요?”

 

 조상궁이 물었다.

 

 “아니야. 중궁전으로 가세.”

 

 “하오나, 세자저하께 연유를 들으셔야지요.”

 

 “됐네, 세자가 내게 그런 걸 말을 하겠나? 아침마다 나와 전하께 문안을 드릴 때도 한 두 마디만 하는 세자니라. 이유가 있겠지.”

 

 현의왕후는 아들이 자신과 문조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씁쓸하지만 그저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중궁전으로 돌아갔다.

 

 

 ***

 집에 도착한 정의영 가족들.

 

 윤 씨 부인은 한빛에게 벌로 깊은 밤에 설거지와 마당을 쓰는 것을 시켰다.

 

 한빛은 투정을 부렸지만 종아리를 맞을 것인지 아니면 설거지 하나로 끝날 것인지 조건을 내 건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엌에 들어가 설거지를 하고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었다.

 

 

 ***

 두 시간 후.

 

 겨우겨우 마당 청소까지 다 마친 한빛은 자신의 방안으로 들어가 대자로 누웠다.

 

 한빛은 생각 끝에 문이 왜 한종운에게 부탁을 하면서까지 자신을 풀어줬는지 궁금했다.

 

 “아니, 대체 왜. 그러다 화를 당하시면.”

 

 한빛은 괜히 자신을 풀어준 것 때문에 혹시나 문이 문조의 노여움을 사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한빛은 상위에 턱을 괴고 서랍을 열어 손수건하나를 꺼내며 그것을 한참을 바라봤다.

 

 “왜 그러시는 거야. 사람 헷갈리게. 왜 또 사람을 흔드는 거야. 사랑 아니야, 사랑 아니다. 그저 고마움 마음이다, 고마운 마음만 들어라. 고마운 마음만.”

 

 문의 행동 때문에 혼란스러운 한빛.

 

 스스로 주문을 거는 한빛.

 

 다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들지 않게, 그저 고마운 마음만, 딱 거기까지만 들 수 있도록.

 

 

 ***

 동궁전.

 

 문도 한빛의 걱정을 하고 있었다.

 

 무사히 집에는 잘 도착했는지, 꾸중을 듣고 있지 않는지 문의 머릿속은 한빛의 걱정으로 꽉 채워져 있었다.

 

 “저하, 한내관입니다.”

 

 “들라.”

 

 으뜸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 집에 무사히 도착을 했더냐?”

 

 “예, 저하. 아씨께오서는 병판대감과 함께 댁에 무사히 도착을 하셨나이다.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 까지 소인이 확인을 했나이다.”

 

 “그래.”

 

 문은 으뜸에게 한빛이 무사히 집에 가고 있는지 몰래 따라가 보라고 시켰다.

 

 으뜸은 시키는 대로 한빛이 궐 밖을 나가는 것부터 집에 무사히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지켜봤다.

 

 문은 으뜸의 말을 듣고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낯설어 하는 문.

 

 문은 거울을 보자마자 미소 짓고 있던 입 꼬리를 내렸다.

 

 “왜 이래. 정신 차려! 미쳤나봐.”

 

 두 손으로 양쪽 뺨을 때리는 문.

 

 

 ***

 다음날 오후.

 

 덕순이 한빛이 걱정이 되어 궁인들을 데리고 정의영의 집으로 갔다.

 

 “왜 오셨습니까?”

 

 지난 번 일로 덕순에게 삐친 한빛은 그녀의 눈도 마주치지 않고 퉁명스럽 대한다.

 

 “난 네가 걱정이 되어서. 다행이다, 멀쩡해보여서.”

 

 덕순은 목소리가 작아졌다.

 

 괜히 섭섭한 덕순.

 

 “고문을 당한 것도 아닌데 사지가 멀쩡한 것이 당연하죠.”

 

 “한빛아, 그만 화 풀어라. 그때는 내가 진짜 잘 못했다. 나는 네가 우리 세자를 좋아하는 줄 알았지. 네가 어렸을 때 그랬잖아.”

 

 “그게 대체 언제적일인데 그러십니까? 이제는 다 잊혀 진 애기를. 그리고 십년 전 그날 마마께서도 뻔히 앞에서 다 보셨으면서 제가 세자저하를 좋아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미안해.”

 

 덕순은 한빛의 눈치를 보며 사과를 건넸다.

 

 “됐습니다, 이미 지난 일인데 또 들춰서 뭐해요. 그나저나 세자저하께서는 무탈하십니까?”

 

 한빛은 은근슬쩍 문이 괜찮은지 덕순에게 물었다.

 

 “세자? 아침에 보니 괜찮아 보이던데.”

 

 한빛은 문이 무탈하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어마마마께 듣자하니 세자가 널 구명해 줬다며. 그래서 걱정이 돼서 물어본 것이냐?”

 

 “예. 무사하시다면 다행입니다.”

 

 “미안해, 한빛아. 내가 잘 못했어.”

 

 한빛에게 또 다시 사과를 건네는 덕순.

 

 “미안하면 이거나 세자저하께 전해주시옵소서.”

 

 “이게 무엇이냐?”

 

 한빛은 덕순에게 연보라 꽃이 수놓아진 손수건 건넸다.

 

 “세자저하께 쓴 서찰입니다. 어제일 고맙기도 해서.”

 

 “어우, 예쁘다. 네가 한 거야?”

 

 덕순은 손수건에 수놓아진 꽃을 보고 감탄했다.

 

 “저 손재주 없는 거 아시잖아요. 손수건은 세자저하 물건입니다.”

 

 “이게 세자의 물건이라고?”

 

 덕순은 한빛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동생의 물건이라면 모르는 것이 없는데 말이다.

 

 “꼭 전해 주셔야 합니다.”

 

 한빛은 한 번 더 당부를 했다.

 

 “알았다니깐. 만약, 내가 이거 전해주면 화 푸는 거지?”

 

 “예, 그러겠습니다.”

 

 한빛의 말에 웃는 덕순.

 

 

 ***

 덕순은 궐로 돌아오자마자 한빛이 건네준 연보라 꽃이 수놓아져 있는 손수건을 문에게 전달해주기 위해 동궁전으로 향했다.

 

 “어인 일이십니까?”

 

 “지금 한빛을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이거 받으십시오. 그 아이가 아우님께 이걸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덕순은 손수건을 문에게 건넸다.

 

 “이게 무엇입니까?”

 

 “그야 나야 모르지. 저하의 물건이라고 나한테 부탁했습니다. 헌데, 아우님께 그런 손수건이 있었습니까?”

 

 덕순의 물음에 자신도 모른 다며 어깨를 들썩이는 문.

 

 덕순이 나가자 문은 수건을 내려놓고 한빛이 준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손수건을 빤히 보는 문.

 

 문은 다시 손수건을 집어 손수건의 앞뒤를 살펴봤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이런 손수건이 자신의 물건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거기다 자신의 물건을 한빛이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건...”

 

 한참을 살펴보다 손수건 아래 작은 연보라 꽃을 발견한 문.

 

 그는 그것을 보고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또한 이 손수건을 자신이 한빛에게 언제 주었고 어디서 이 손수건을 주었는지도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어린 시절, 문이 한빛을 처음 만났을 때 준 손수건이었다.

 

 문은 어릴 때 자신이 준 손수건을 아직도 가지고 있었다는 신기해했다.

 

 자신의 기억 속에도 없어졌던 손수건.

 

 문의 입가에 웃음이 새어나왔다.

 

 

 ***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나무에 낙엽들이 완전히 떨어졌다.

 

 그리고 매섭고 추운 겨울이 왔다.

 

 해가 바뀌어 1월이 되었다.

 

 1월이 되자 조선팔도는 눈으로 뒤덮였다.

 

 나무들에는 나뭇잎 대신 눈이 덮여있었고 사람들의 집 지붕위에도 새하얀 눈이 덮어져 있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아름답고 입이 벌어질 만큼 예뻤다.

 

 하지만 그림 속을 들어다 보면 만신창이가 따로 없었다.

 

 아름답고 예쁜 그림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은 가을보다 나아진 것은 없었고 악몽 같은 현실은 깨지지 않고 이어져갔다.

 

 한빛은 사람들의 삶이 더 악화된 것을 보고 문조에게 또 한 번 상소문을 쓰고 싶었지만 지난 번 일도 있고 해서 상소문이 아니라 서찰을 썼다.

 

 문조의 심기를 최대한 건들지 않는 선에서, 목적만이 아니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한 내용과 함께 담겨있는 서찰을.

 

 한빛은 서찰을 정의영에게 전달을 했고, 정의영은 문조에게 전달을 했다.

 

 하지만 문조는 서찰의 내용을 읽지도 않고 옆에 쌓아두기만 했다.

 

 한빛과 문조는 포기 하지 않았다.

 

 한빛은 계속해서 서찰을 보냈고, 문조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문조는 계속되는 정의영의 상소문을 불에 태우고 찢어버리고 싶었으나 현의왕후와 수족인 최상선이 말리는 탓에 처리할 방법이 없어 대전 깊숙이 쌓아 두기만 했다.

 

 

 ***

 반면, 문은 밤마다 한빛과 처음 만난 매화나무 거리로 나갔다.

 

 혹시라도 한빛을 볼 수 있지 않을 까하는 마음에서.

 

 하지만 역시나 한빛은 그곳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문의 눈에는 한빛이 아른 거렸다.

 

 

 ***

 시간은 또 빠르게 지나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봄이 왔다.

 

 봄이 시작되는 3월이 되자 저잣거리에는 노란색 개나리와 하얀색 목련꽃, 분홍색 철쭉 등 봄에만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봄꽃들이 곳곳에 피어나고 있었다.

 

 이는 궐에도 마찬가지였다.

 

 궐에서도 개나리, 목련, 철쭉 등 봄꽃들이 피어났다.

 

 문조를 향한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한빛의 서찰은 겨울 내내 지속 되었고 봄이 되어서도 계속 이어졌다.

 

 문조는 봄이 되어서도 한빛의 서찰을 읽지도 않고 쌓아 두기만 했다.

 

 얼마나 많이 보내고 얼마나 많이 쌓아 놓았는지 이제는 대전에 상소문의 산이 생겨버렸다.

 

 문조는 그럼에도 끝끝내 보지도 않았다.

 

 반면, 한빛은 문조가 끝끝내 읽지 않았다는 것을 아버지를 통해 듣자 이제는 점점 지쳐갔다.

 

 포기라는 것을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포기를 하고 문조에 대한 조금만한 기대를 접었다.

 

 한빛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 사람들을 돕기로 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더 이상 한빛의 서찰이 오지 않자 자신이 승리했다는 거에 기뻐했다.

 

 자신이 완벽하게 패배 했다는 것을 모르고.

 

 

 ***

 3월이 지나 꽃이 만개한 4월 15일이 밤.

 

 문은 오늘도 한빛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궐 밖을 나갔다.

 

 역시나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고.

 

 문은 희망과 반쯤 포기한 마음으로 매화나무거리에 왔다.

 

 그런데 그곳에서 문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얼굴, 늘 밤마다 눈에서 아른 거렸던 얼굴이 보였다.

 

 처음에는 꿈 인줄 알았다.

 

 이제는 하다하다 환영이 보이는 줄 알았다.

 

 문은 고개를 흔들고 눈을 비볐다.

 

 하지만 꿈이 아니었다.

 

 환영이 아니었다.

 

 분명, 현실 속에서 보이는 한빛이었다.

 

 문은 현실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뭐가 부끄러운지 큰 나무 뒤로 숨었다.

 

 이 같은 사실을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던 한빛은 거리에 부는 봄바람에 떨어지는 매화꽃 잎들을 맞으며 그 매화나무들 중 가장 큰 매화나무에 서있었다.

 

 그곳에 서서 한빛은 매화꽃나무를 보며 문을 처음 본 어릴 적 생각을 했다.

 

 한빛은 어릴 적 생각을 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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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7화-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잠시 잊혀 질 … 2021 / 2 / 26 237 0 7916   
7 제6화-내가 그대에게 다가갈 수 없는 이유 2021 / 2 / 24 237 0 14983   
6 제5화-내가...내가...그대를... 2021 / 2 / 22 242 0 15415   
5 제4화-사랑일까? 아니면... 2021 / 2 / 19 260 0 18165   
4 제3화-악몽(惡夢)2 2021 / 2 / 18 245 0 12616   
3 제2화-악몽(惡夢)1 2021 / 2 / 17 247 0 18236   
2 제1화-가을 밤 달빛 아래 2021 / 2 / 16 252 0 16336   
1 제0화-정변의 밤 2021 / 2 / 15 438 0 1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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