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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El Tango de Lady Evil
작가 : 아사찬빈
작품등록일 : 2020.1.7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피해자의 이야기

 
제55화 <교차>
작성일 : 21-02-19 02:21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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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오.]

 “직접 봤나?”

 [아니, 중환자실이라 면회가 불가능한데 내가 어떻게 보우?]

 

 미순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경자가 끙 소리를 내며 머리를 짚었다. 하필이면 가장 신중해야 하는 이때, 가장 중요한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럼 대체 뭘로 확인 했다는 게야?”

 [아, 지금 말하려고 하잖아요!]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미순의 고함에 경자가 화들짝 놀라며 전화기를 귀에서 뗐다.

 

 “이게 기차 화통을 삶아먹었나, 아, 귀 아파!”

 [그럼 전화 끊든가요!]

 “아, 알았어. 알았으니 한 번 말이나 좀 해 봐. 그 놈이 살아있다는 증거가 뭐야?”

 

 긴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한숨소리가 과하다 못해 지지직거리는 노이즈까지 일어나는 것이 보니, 분명히 고의적인 한숨이었다.

 

 [일단 CCTV랑 블랙박스 보니까, 성도현이 병원으로 실려 오는 영상은 있습디다.]

 “병원에 실려 오는 거야 살아서 왔는지 시체로 왔는지 알 바 있나.”

 [에잉, 응급대원들이 계속 들러 붙어서 심폐소생술을 하던데. 설마 그 사람들이 바보라 다 뒤진 시체에 심폐 소생술을 하겠수?]

 

 경자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일단 응급실로 들어올 때까지는 최소한 사망 확인 상태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리고는 무슨. 응급실부터는 내 관할 아니우.”

 “그래서 못했다는 게야?”

 “흥.”

 

 내 다시는 이 인간이랑 일 하나 봐라.

 경자가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애써 가라앉혔다. 미순은 능력도 쓸모도 많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이 밴뎅이 소갈딱지 마냥 좁은 속이었다. 그러니 30년 전에도 그 모양으로...

 

 

 “아무렴 니 능력을 내가 모를까. 통장은 단단히 채워줄 거니까 얼른 말 해.”

 [수술실로 들어가고 몇 시간 뒤에 중환자실로 들어가는 것도 있긴 합니다.]

 “확실해? 위장이거나 다른 사람인 건 아니고?”

 [CCTV에 얼굴이 분명히 찍혀 있었수. 놈이 당한 게 교통사고라 얼굴 갈아엎은 게 아니라면 그 놈이 맞수.]

 

 수술실에서 안치실이 아닌 중환자실로 갔다면, 숨은 붙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다른 것도 아니고 CCTV에 얼굴이 제대로 찍혔다니, 이 정도면 경자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뭐가 됐든 병원이 있다는 건... 의심할 나위는 없는 거군.”

 [꼭 이렇게 말 두 번 하게 만드신 다니까.]

 “그 놈 재산은?”

 

 미순의 볼멘소리를 자르며 경자가 말을 돌렸다.

 

 [재산이야 뭐 그대로요. 조용합디다.]

 “그대로? 아니, 장본인이 죽을 지경에 처했는데 아무 흐름이 없단 말야?”

 [예. 경영권이고 주식이고 고대로 성도현 명의로 있수.]

 

 이게 무슨 뜻일까? 경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알았네. 수고했어.”

 [에잉~ 회장님. 근데 이런 걸 굳이 나한테 물을 이유가 있수? 내가 여기저기서 CCTV 빼내고 돈 먹이느라 고생하느니, 그냥 그 어린 놈한테 물어보지 그랬수?]

 “일을 어떻게 하든 그건 내가 정할 문제고. 쓸데없이 참견할 생각 마라.”

 [사람 승질머리 하고는.]

 

 잔뜩 삐친 목소리가 빼액 거리며 들려오고는 전화가 뚝 끊겼다.

 경자가 전화를 임 비서에게 건네며 물었다.

 

 “자네가 알아온 건 어떤가?”

 “어.. 상당히 일치 합니다.”

 “일치해?”

 “네. 우선 병원장 말로는 성도현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했고, 기록을 살펴보니 응급호송 후 수술실을 거쳐 중환자실로 들어갔다고는 되어 있었습니다.”

 

 임 비서의 보고에 경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재산 관련은?”

 “같습니다. 아무 움직임이 없습니다.”

 “동생 있다며?”

 “네. 성 안나라고, 친동생이 있습니다.”

 “비상상황인데 동생한테 좀 넘기거나 그런 거 없어?”

 “없었습니다.”

 

 지 부모가 빼앗긴 기업 다시 찾겠다고 오만 수단을 다 부렸던 게 성 도현이란 인물이었다. 그런 놈이 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고 여기저기 설치고 다니면서 이런 상황을 대비 안 했을 리 없다. 친동생도 하나 있다고 하니 그 쪽에 회사와 재산을 넘기든 하는 조치를 취해 놓았을 터였다. 이대로 부모의 회사가 공중분해되길 바라진 않을 테니.

 그런데 그 흐름이 없다면, 어쨌거나 성 도현의 플랜B가 아직 가동될 때는 아니라는 말이었다. 다시 말해, 성도현은 나름 건재하다고 할 수 있었다.

 

 역시나 끈질긴 생명이었다. 마땅히 떠나야할 것이 떠나지 않고 이승에 질척이며 들러붙어 있는 것이 경자를 언짢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어쨌거나 병원장은 Bz의 손아귀에 있었다. 이제 도현의 생사여탈권은 온전히 경자에게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생각이 여기까지에 이르자, 이번엔 경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새로운 문제를 생각해야 할 시간이었다. 바로 유진이었다.

 

 “유진이 녀석, 신기가 예전만 못한 것 같지?”

 “원래 그런 건 컨디션에 따라 좀 왔다갔다하지 않습니까?”

 “그렇기야 하지. 그런데...”

 

 경자의 목소리가 점점 잦아들었다.

 

 “뭐 걱정되는 거라도 있으십니까?”

 “아닐세. 가 봐.”

 “네, 알겠습니다.”

 

 임 비서가 밖으로 나가자 경자는 고민에 빠졌다.

 

 나름 친손주처럼 이뻐하던 유진이였다. 처음 데려온 거야 다른 목적이 있었다 해도, 말도 잘 듣고,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애교도 잘 부리고. 경자의 비위도 잘 맞춰주는 아이가 안 이쁘면 그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애가 이쁜 것과 쓸모가 있는 것은 다른 법이니.

 

 “하긴, 15년이면 다 될 때도 됐지, 뭐.”

 

 

 

 

 “수고하셨습니다.”

 

 성혁이 미순의 전화를 받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어머님 반응은 어떠시던가요?”

 [어떻기는. 유진이 녀석 틀린 거에 찜찜해 하시지.]

 

 일단은 목표 달성이었다.

 경자는 다른 것보다 쓸모없는 인물을 제일 싫어했다. 유진이 워낙 입 안의 혀처럼 제 뜻대로 잘 움직였으니 많이 아끼기는 했지만, 한 번 균열이 간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마무리는 제가 하도록 하죠.”

 [약속 지키는 거 맞지?]

 “그럼요. 쉽지 않았을 텐데,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 무슨. 딱히 거짓말도 아닌데, 뭐.]

 “네?”

 

 불쑥 들어오는 미순의 말에 성혁의 눈이 잠시 갈 곳을 잃었다.

 

 “딱히 거짓말도 아니라뇨?”

 [엥? 인 의원은 따로 안 알아봤어?]

 

 성혁이 말을 삼켰다.

 

 [성도현 그 인간, 그 병원 중환자실에 진짜 있잖수.]

 “정말입니까?”

 [못 믿겠으면 한 번 가 보든가. 그 동생이란 여자가 계속 중환자실 앞에 앉아 있다우. 계속 왔다갔다 시중드는 걸 보니 뭐가 있기는 있나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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