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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맹하게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20.11.9

'문 여는 자'의 2권입니다. 글의 흐름 안에서 조금 더 박진감 있게 그려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맹하게 14
작성일 : 21-02-08 07:44     조회 : 155     추천 : 0     분량 : 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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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머리에 기름을 발라 단정히 빗어 넘겼다. 하얀 가운을 걸쳤고 그 아래 복장이 단정하다. 꽉 조여 맨 넥타이는 수수한 회색이고 그 아래로 하얀 와이셔츠가 보인다. 민무늬 바지는 고동색 구두 위를 살짝 덮었다. 햇빛을 자주 보지 못했는지 얼굴과 손이 하얗다.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은 남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어딘가를 찾는 듯하다. 동일한 구역을 벌써 몇 번째 반복해서 돌고 있다.

  “분명 여기 어디쯤이었는데 그새 모두 정리가 된 건가?”

  비슷하게 만들어진 문들 앞에 달린 이름표를 하나씩 확인하며 지나친다. 확인할 이름이 줄어들수록 거의 포기한 모습이다.

  “그렇겠지. 난 분명…….”

  뒤에서 싸우는 사람들의 고함 소리가 들린다. 흰 가운을 입은 남자가 멱살이 잡힌 채로 이쪽에, 다른 한쪽에 멱살을 잡고 있는 검은색 잠바 차림의 남자가 서 있다. 그 사이에서 환자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간호사가 어떻게든 둘을 떼어놓으려 노력한다.

  “네가 의사면 사람을 살려야지! 저 꼴이 뭐야! 다 죽어가잖아!”

  “이거 왜 이러세요! 의사 선생님 잘못이 아니잖아요!”

  “어허, 저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 손 놓으세요!”

  “왜 이래! 이런다고 달라질 게 없잖아! 그만해!”

  한 바탕 씨름을 하고 나서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지자 의사가 뒤로 황급히 물러난다. 간호사와 가족들은 두 사람 사이에서 엉거주춤, 벽을 이루며 상황을 주시한다. 멱살을 쥐었던 남자는 그러고도 분을 삭이기 힘들었는지 씩씩, 거리며 사나운 걸음새로 자리를 떠난다. 마침 비상구로 향하는 복도에서 머뭇거리고 있던 흰 가운을 입은 남자는 성난 모습의 그를 보고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쪽으로 비켜선다. 그런 행동에 더욱 화가 치미는지 매섭게 쏘아본다.

  “의사란 것들이 한심해가지고.”

  바로 앞에 비상구가 보이자 그 문을 열고 나가 계단 가운데 있는 작은 창으로 향한다. 바깥 바람이라도 쐬어야겠는지 창을 열어젖힌다. 복도에 있던 남자는 닫힌 비상구 문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저런 환자 가족들이 가장 골칫거리지. 상식이 안 통하니까.”

  결국 찾던 이름을 발견하지 못하자 다른 층으로 가기 위해 비상구로 향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계단을 훑어보다 아직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층간에 서 있는 남자를 발견하고 멈칫, 한다. 아직 거기에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지 난감한 눈치다. 창을 바라보던 고개가 문이 닫히는 소리에 반응해서 돌아가고 그대로 시선이 가운을 입은 남자에게로 가 멈춘다. 아래 위가 계단으로 연결된 공간 안에 둘만 자리한다. 호흡을 거칠게 들이쉬다 내쉬던 남자는 작정을 했는지 침을 뱉어내며 소리친다.

  “너네 의사라는 것들! 잘난 척만 할 줄 알았지 제대로 하는 게 뭐 있어?! 비싼 돈만 받아 처먹고 사람을 저 꼴로 만드냐고!”

  상대방은 난감한 표정만 지을 뿐 대답을 않는다. 반응이 없자 시비를 건 남자는 이제 거의 뛰어오를 자세로 덤벼든다.

  “말을 해보라고! 머리에 든 게 많으면 할 말도 많겠지! 어떻게 할 건데?!”

  위협을 느낀 가운 입은 남자가 주춤한다. 자신을 보는 매서운 눈에 자연스레 방어자세가 된다.

  “에이, 개새끼들아!”

  흥분한 남자가 실제로 덤벼들 생각은 없었는지 발은 움직이지 않은 채 상체만 앞으로 숙이며 팔을 흔들어댄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달려드는 것처럼 보일 법도 했다. 가운을 입은 남자가 급한 마음에 손에 잡히는 것을 그대로 내던진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것이 오른쪽 귀 바로 옆을 지나 머리 뒤 벽에 박힌다. 던진 사람도, 뭔가에 스친 사람도 방금 일어난 일에 적잖이 당황한다. 은빛 나는 날이 선 메스가 벽에 꽂혔다.

  “어어, 이거 뭐야?”

  어느새 거친 숨소리를 더 이상 내지 않게 된 남자가 벽으로 가 자세히 관찰한다. 가운을 입은 남자는 텅 빈 손을 내려다보다 주먹을 꼭 쥔다. 쥐었던 손을 펴자 그 안에 메스가 놓여있다. 놀란 눈이 메스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건너편의 남자도 벽에 박힌 메스를 뚫어지게 쳐다보다 돌아서서 이번에는 다소 기세가 떨어진 목소리를 낸다.

  “이이, 이봐, 당신 지금 나한테 이거 던진 거야? 의사가 이런 위험한 거 함부로 막 던져도 돼?”

  이번에는 발을 움직여 가까이 다가오려 하자 가운 입은 남자가 주저 없이 손에 든 메스를 던진다. 왼쪽 볼을 스치고 지나간 메스가 첫 번째 메스 옆 가까이 박힌다. 피가 뿜어져 나오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렸다. 메스가 빠른 속도로 지나쳐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던 남자는 흘러내리는 피를 보고 기겁을 한다.

  “으아악!”

  가운을 입은 남자가 피를 보고 다가가려다 비상구 전체를 울리는 비명소리에 움직임을 멈춘다.

  “사람 살려! 아아악!”

  그는 자신의 피를 보고 완전히 이성을 잃어 소리를 질러댄다. 격하게 울리는 비명소리에 근처로 다가오는 사람들의 기척이 느껴지고 그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가운을 입은 남자는 자리를 피하려고 빠르게 계단을 타고 오른다. 비명을 내지르는 남자를 내려다 봤다 비어있는 자신의 손을 확인한다. 텅 빈 손. 주먹을 쥐었다 편다. 분명히 아무것도 없었던 손 위에 메스가 놓였다. 선명하게 날이 선 채로. 은빛이 번득인다. 무엇이든 건드리기만 하면 그대로 잘라버릴 날카로운 기세로.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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