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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숭고한 사슴 죽이기
작가 : 양웅
작품등록일 : 2021.1.22

* 범죄 추적 스릴러*

이 사건을.... 범인을...... 나는 잡을 수 있을까...?

나 형사는 떠오르는 많은 의문들에 단 하나의 답도 낼 수 없음을 알았다.


괴물은 태어난다.

그리고 길러진다.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우리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살인마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그러니....

그 누구도 믿지 말라.

그들은 순수하고,

연약한... 모습으로... 우리의 곁에,

우리의 이웃,

우리의 가족,

또는 사랑하는 누군가로 현재를 함께하고 있다.

그러니... 그 누구도 믿지 말라.

 
1화- 프롤로그
작성일 : 21-01-22 08:43     조회 : 480     추천 : 0     분량 : 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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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은 태어난다.

 

 

 그리고 길러진다.

 

 

 어떤 인간으로 길러져 살아가게 될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수많은 괴물은 태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평범함을 학습하고 그 속에 숨어 내가 아는 누군가로 살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살인마라는 괴물은 아주 우연한 작은 실수로 드러났을 뿐.

 

 

 우리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살인마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그러니....

 

 

 그 누구도 믿지 말라.

 

 

 그들은 당신이 알고 있는 가장 친절한 누군가로....

 

 

 가장 사랑하는 누군가로.....

 

 

 가장 믿고 있는 누군가로....

 

 

 그리고 순수하고, 연약한... 모습으로... 우리의 곁에,

 

 

 우리의 이웃,

 

 

 우리의 가족,

 

 

 또는 사랑하는 누군가로 현재를 함께하고 있다.

 

 

 그러니... 그 누구도 믿지 말라.

 

 

 

 어느새 해가 지려 하고 있다.

 

 

 날이 추워지니 해도 더 빨리 지는 것 같았다.

 

 

 발에 차이는 낙엽을 밟으며 답답해진 가슴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던

 

 

 나 형사의 시야에 며칠째 실종된 소녀의 집이 보였다.

 

 

 해가 떨어지는 일몰에 오래된 주택은 검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그 모습이 을씨년스럽게 보였다.

 

 

 나 형사는 어느새 도착한 마당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건물은 소녀의 몸값 요구 종이가 나온 그 순간부터 비어 있었다.

 

 

 그리고 아마도 한동안 비어 있을 거다.

 

 

 사람의 인기척이 사라진 건물은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나 형사는 오래된 주택 건물을 유심히 살피며 건물의 뒤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건물의 뒤편은 오랫동안 방치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벽 한쪽에 낡은 개집이 비어 있었다.

 

 

 오랫동안 개가 살지지 않은 듯 보였다.

 

 

 몸을 숙여 낡은 개집을 살짝 들여다봤다.

 

 

 개집 안쪽엔 먼지와 거미줄이 처져 있었다.

 

 

 몸을 일으키던 나 형사가 휘청하자 개집이 살짝 옆으로 밀려났다.

 

 

 "에구, "넘어질 뻔한 나 형사는 괜히 머쓱해져서 주변을 둘러봤다.

 

 

 밀려난 개집의 뒤쪽으로 아주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나 형사는 황급히 개집을 완전히 옆으로 밀쳐냈다.

 

 

 희미한 불빛은 작은 검은 유리 창문 사이로 새 나오고 있었다.

 

 

 나 형사는 자신의 무릎에 위치한 작은 창문을 향해 몸을 숙였다.

 

 

 창문을 밀어보았지만, 창문은 잠긴 채 움직이지 않았다.

 

 

 나 형사는 창문을 깰 물건이 있나 주변을 살폈지만 적당한 물건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품에 있던 총을 꺼내 들고 총 손잡이로 창문을 여러 차례 두들기자 창문이 퍽! 소리와 함께 깨지며 유리 파편이 안으로 떨어져 내렸다.

 

 

 깨어진 창문 안을 보려고 했지만, 위치상 전체가 다 보이진 않았다.

 

 

 나 형사는 깨어진 창문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간신히 머리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작은 창문 안으로 바닥에 엎드려있는 소녀가 보였다.

 

 

 밝은 형광등의 불빛으로 내가 찾고 있던 실종된 소녀라는 걸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미동도 없이 엎드려 누워있는 소녀의 몸이 이미 죽은 지 오래된 시체라는 걸 느껴지게 했다.

 

 

 그렇게 찾던 소녀가.... 자신의 집 지하창고에 있었다.

 

 

 나 형사는 소녀의 모습을 보자 숨이 턱 막혀 왔다.

 

 

 언제나... 어린아이의 시체를 본다는 건 숨이 막히는 순간이었다.

 

 

 나 형사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다시 소녀의 모습을 봤다.

 

 

 나 형사는 소녀의 모습을 천천히 살폈다.

 

 

 소녀의 몸은 바닥에 엎드린 채 양팔은 좌우로 활짝 벌려진 상태였다.

 

 

 다리는 다소곳이 부어있었으며 내려다보이는 그 모습이 마치 십자가의 모양과 비슷해 보였다.

 

 

 소녀는 실종됐을 때 입고 있을 거로 추측했던 작은 딸기 그림이 그려진 분홍색 잠옷 차림이었다.

 

 

 나 형사는 깊게 또다시 숨을 들이쉬고 창고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창고 안은 형광등 불빛 때문에 아주 환하게 잘 보였다.

 

 

 하지만 입구가 어디인지... 문이 보이지 않았다.

 

 

 나 형사는 창문 안으로 얼굴을 더 들이밀어 보았지만 어깨에 걸려 더 들어가지지 않았다.

 

 

 포기한 채 창고 안을 다시 천천히 살폈다.

 

 

 창고 한쪽에 높다란 계단이 보였다.

 

 

 높다란 계단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나 형사는 포기하고 집안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이 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이 찾았어. 법의학 팀하고 같이 아이 집으로 와."

 

 

 이 형사가 뭐라고 말하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렸지만 나 형사는 전화를 끊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현관에서부터 나 형사는 집안을 둘러봤다.

 

 

 "창고의 입구는 어디인 걸까?"

 

 

 나 형사가 한참이나 둘러본 1층의 거실, 주방, 안방 어디에도 창고의 입구처럼 보이는 곳이 없었다.

 

 

 의아함에 나 형사는 거실 중앙에 서서 잠시 자신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곤 다시 현관 입구를 봤다.

 

 

 창고 계단의 방향으로 유추해봤을 때 입구는 분명 저쯤 있어야 했다.

 

 

 하지만 현관 근처에 있는 거라곤 커다란 갈색 신발 장밖에 없었다.

 

 

 나 형사는 신발장 앞에 서서 신발장의 문을 열었다.

 

 

 쾌쾌한 오래된 가구 냄새가 확 풍기며 신발장이라고 생각했던 그 가구는 잡동사니가 바닥에 쌓여있는 모습이었다.

 

 

 공구 상자와 몇 개의 우산들이 바닥에 어지러이 놓여있었다.

 

 

 나 형사는 안에 쌓여있던 물건들을 빼고 가구의 갈색 안쪽 면을 손으로 두들겼다.

 

 

 "텅텅.."

 

 

 빈 소리가 들려왔다.

 

 

 나 형사는 안쪽 면을 옆으로 밀었지만 밀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엔 안으로 밀어봤다.

 

 

 덜컥! 소리와 함께 안쪽의 면이 문처럼 밀려 안으로 들어가며 열린 문틈으로 환한 형광등 불빛이 새어 나왔다.

 

 

 나 형사는 열린 입구로 몸을 숙여 들어갔다.

 

 

 아까 봤던 높다란 계단 위에 나 형사는 서 있었다.

 

 

 계단을 밟고 한 계단씩 내려가다가 나 형사가 멈췄다.

 

 

 계단을 밟고 내려가던 나 형사의 시야에 어린 소녀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린 소녀의 눈동자가 나 형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구를 향해 간절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이제는 생명을 잃은 공허한 눈동자가 나 형사를 향해있었다.

 

 

 나 형사는 소녀의 모습에 착잡함을 느끼며 잠시 멈췄던 계단을 내려갔다.

 

 

 지하창고는 창문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컸다.

 

 

 자신이 깨뜨린 창문의 유리 파편을 보면서" 검은 테이프…." 쉽게 깨지지 않은 이유였다.

 

 

 누군가가 창문에 검은 테이프를 붙여놓았다.

 

 

 이상했다.

 

 

 나 형사는 검은 테이프가 붙여진 유리 파편을 보다가 형광등을 쳐다봤다.

 

 

 환하게 빛을 밝히고 있는 형광등...

 

 

 불빛을 가리려고 검은 테이프로 창문을 가려놓고.... 형광등은 켜놓았다....?

 

 

 "왜 불을 켜놓았을까..?"

 

 

 나 형사는 계속 무언가 어긋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녀는 실종됐다.

 

 

 자신의 집에서.

 

 

 하지만 소녀의 시체는 집안 여기 창고에 있다.

 

 

 그리고 이상한 몸값 요구 종이....

 

 

 소녀의 실종이 접수된 그 날 집안..... 나 형사는 그날의 일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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