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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독행목연(獨行睦連)
작가 : 목연
작품등록일 : 202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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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자 목연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9. 일대일(一對一)
작성일 : 20-11-24 15:40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5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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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 당일.

 

 묵연은 전날 밤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밤새 부스럭거리며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한 탓에, 왕전 역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묵연은 해가 뜨기도 전부터 짐을 꾸리기 시작했는데, 표정만 보아서는 벌써 입문시험에 합격한 사람 같았다. 왕전은 충혈된 눈을 끔벅거리며 아래층으로 내려가, 간단히 아침을 떼울 만한 것을 들고 올라왔다.

 

 “만약 내가 떨어지면, 잠을 못자게 한 네 탓이야.”

 “걱정하지마. 설사 떨어진다고 해도, 내년에 정기 입문 때 다시 시험을 치면 되지.”

 “내가 네 뒷바라지를 십 년을 했는데, 같이 다른 곳으로 가자는 말은 죽어도 안하네.”

 “못 들었어? 다른 곳은 더 확률이 낮다잖아.”

 

 묵연은 차 한 잔만 홀짝거리며 마시고는 침상 위로 다시 올라가 정좌를 하고 운기를 시작했다. 왕전이 묵연의 성취단계를 알리 없었으나, 그냥 보아도 범상치 않다는 것쯤은 느낄 수 있었다.

 

 얼마나 일찍부터 부산스럽게 준비를 한 것인지, 묵연이 운기조식을 끝내고 방을 나왔는데, 아직도 아래층은 한산했다.

 

 전날, 점소이를 통해 처리를 부탁했던 말과 마차의 값을 전달받아 챙기고는 객잔을 나섰는데, 쏟아지는 햇살이 오늘따라 유독 눈부셨다. 두 사람은 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해 한 식경쯤 지나 생사문 앞에 도착했다.

 

 묵연보다 먼저 와 있는 이들이 상당수 보였다. 정문 양쪽으로 제자 두 명이 서 있었는데, 아직 모여든 인원들을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 그 뒤로 반 시진이나 지나서야 사람들이 모두 보였는데, 왕전이 눈으로 사람 수를 세어보는 말했다.

 

 “이야... 백은 넘는 것 같아.”

 “생각보다 적은데?”

 “적다고?”

 

 정기 입문시험이 아닌 탓에 공고한 날짜로부터 시험날까지의 간격이 짧아서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모여있는 사람들은 경쟁자가 적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흥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순서대로 번호표를 받아서 허리춤에 달고 안으로 들어가도록 해라.”

 

 정문 앞에서 제자 하나가 번호표를 나누어 주었다. 안쪽에 또 한 명의 제자가 번호표를 붙인 이들을 한쪽으로 정렬시켰다. 묵연과 왕전은 각각 이십육 번과 이십칠 번을 받았다.

 

 “음... 묵연. 일전에 만났던 그 삼당주라는 아가씨한테 부탁하면 점수를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닷새 전 만났던 중년 사내의 말이 걸리는 모양이다. 묵연은 상관 없겠지만, 왕전으로서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으니 걱정되었을 것이다. 묵연이 한숨을 쉬었다.

 

 “휴우우... 왕형 그리 안보았는데.”

 “아니, 좀 걱정되서 그래. 그리고, 그때 도움이 필요하면 오라고 했던 것 기억 안나?”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고. 이런 것은 도움 받으면 안 되는 거야.”

 

 그리고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왕전의 등을 툭툭 치며 웃어 보였다.

 

 “왜이래. 내가 유일하게 형으로 인정한 사람이 원래 이렇게 약한 사람이었어?”

 “네가 아는 사람이 나 밖에 없으니 그렇지.”

 “산을 못 내려가게 한 것은 왕형이야. 내가 아니라.”

 “몇 해 전까지 몸이 정상이 아니었던 건, 그새 까먹은 거냐?”

 

 열 살짜리 아이가 온몸이 불덩이가 되어서는 쌕쌕거리며 짧은 숨만 토해낼 때, 왕전은 기꺼이 산 속을 뛰어다니며 계곡물을 떠다가 전신을 닦아 주었다.

 

 아이는 죽은 제 형의 헛것을 보며 왕전에게 매달렸고, 정신이 들어서도 그를 형이라 불렀다. 죽어도 도련님이라고 부르겠다던 왕전은 그 다음해부터 묵연을 친 동생처럼 대했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여기 사람들이 눈이 삐지 않은 이상, 왕형을 떨어뜨리지는 않을 거야.”

 “진짜로 그럴까?”

 “두고 봐.”

 

 그때, 앞쪽의 단상에 중년인 하나가 올라오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첫번째 입문 시험을 시작하겠다. 지금 바로 아무나 붙잡고 싸워서 이긴 놈 절반만 남는다.”

 

 주변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중년인은 말을 마치고는 뒷짐을 진 채 그대로 서있었다. 단상 뒤쪽에서 검은색 무복을 입은 제자 십여 명이 나타나더니 주위를 둘러쌌다. 그들은 오른쪽 팔에 각기 일(一)에서 십(十)까지 숫자가 적힌 완장을 차고 있었다.

 

 객잔에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입문 시험은 장학전(獎學殿)이라는 곳에서 주관한다고 했다. 완장을 찬 제자들은 장학전의 조교들이라고 들었다.

 

 한참이 지나도, 모여있는 이들은 여전히 웅성거리며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때 이(二)번 완장을 찬 조교가 손을 들어 사람들 중에서 두 명을 지목했다.

 

 “너. 그리고 너.”

 

 열 너댓 살쯤 되었을까. 조금 앳되어 보이는 소년 하나와 까무잡잡한 얼굴에 머리를 끈으로 동여맨 사내 하나가 앞으로 나왔다. 주변에서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비슷한 덩치끼리 붙여주지. 저 아이 바로 집에 보내려고 하나...”

 

 묵연의 혼잣말에 옆에 있던 이가 끼어들었다.

 

 “아니, 반대쪽 아저씨 실려 나가지 않으면 다행일걸요.”

 

 묵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청년이 서 있었다. 그는 눈썹이 가늘고 입술이 얇았으며, 얼굴이 희고 옷차림이 제법 화려해 보였다.

 

 “아는 소년입니까?”

 “유명하죠.”

 

 아니나 다를까, 소년은 갑자기 몸을 날리더니 발을 뻗어 뒤꿈치로 사내의 정수리를 찍어 내렸다. 사내는 피할 새도 없이 소년의 공격에 그대로 얻어맞고는 코피를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소년이 양 손을 가슴 위로 올려 다시 공격하려는 자세를 취하자, 사내가 그대로 엎드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팔을 들어올려 항복의사를 표시했다. 조교가 소년의 승리를 선언하며 자신의 뒤쪽으로 움직일 것을 지시했다.

 

 “다음.”

 

 이번에도 앞으로 나서는 이가 없었다. 조교가 다시 지목하기 위해 손을 뻗으려는 순간.

 

 “매도 빨리 맞는 것이 낫지요. 이따 봅시다.”

 

 청년이 손을 들고는 앞으로 나갔다. 청년은 앞으로 나가더니 주변을 잠시 둘러보고는 덩치가 좋아 보이는 사내에게 손을 뻗었다.

 

 “거기 아저씨. 나하고 한 수 겨뤄보시죠.”

 

 지목당한 사내는 청년을 빤히 쳐다보다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앞으로 나오기는커녕 뒤로 슬금슬금 빠지는 것이 아닌가. 이를 본 조교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한 발짝 더 뒤로 물러서면 기권패다.”

 “...그럼 기권하겠소.”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청년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조교를 보았다. 조교는 명단이 작성된 서류를 들춰보더니 말했다.

 

 “네가 변대인(卞大人)의 장자구나. 하아... 어쨌든 이긴 건 이긴 거니. 이쪽으로 와라.”

 

 청년이 피식 웃으며 이 번 조교의 뒤로 움직여 소년의 옆에 섰다.

 

 “다음.”

 

 그 뒤로는 다시 나서는 이가 없었다. 조교는 연이어 서너 차례 지목해 대결을 시켰는데,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찍어내는 탓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조교는 짜증이 나는지 주변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분명히 알아서 나오라고 했다. 이런 것 하나 자신있게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데, 그런 정신상태로 무슨 무공을 배우겠다는 거냐!”

 

 조교의 지적에 정신을 차렸는지, 그 뒤로는 알아서 짝을 맞춰 겨루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시진쯤 흐르자 묵연의 주위에 있던 이들은 하나 둘 사라졌다. 묵연은 풀이 죽은 채 기권하겠다며 고집부리는 왕전을 향해 눈을 부라리고 있었는데, 그런 그를 누군가가 지명했다.

 

 “왕형. 내가 싸우는 거 잘 보고 배우도록 해.”

 

 묵연이 웃으며 앞으로 나갔다. 상대방을 천천히 훑어 보았다. 대략 왕전과 비슷한 나이대로 보였다. 얼굴이 각지고 수염을 덥수룩하게 길러 얼핏 포악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볕에 그을린 피부는 근육질로 다듬어져 있었다.

 

 묵연이 먼저 두 손을 모으며 인사를 건넸다.

 

 “묵연이라 하오.”

 “장덕팔.”

 

 서로 자신의 소개가 끝나자마자, 묵연은 기세등등하게 장덕팔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있는 힘껏 휘두르며, 그의 팔에 맞고 나뒹구는 장덕팔의 꼴사나운 모습을 상상했다.

 

 부우웅!

 

 하지만 상상했던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다.

 묵연의 팔이 크게 원을 그렸고, 장덕팔은 몸을 낮추었다가 상체를 앞으로 들이밀며 주먹을 뻗었다. 그의 주먹은 그대로 묵연의 복부로 빨려 들어갔다.

 

 “으윽!”

 

 묵연이 배를 움켜쥐며 한 발짝 물러섰다. 그와 동시에 장덕팔이 묵연의 턱을 노리고 다시 주먹을 뻗어왔다. 무의식적으로 몸을 반쯤 비틀자 주먹은 턱을 스치고 지나갔다.

 

 “잠깐!”

 “싸우는데 잠깐이 어딨어!”

 

 장덕팔은 묵연이 뻗은 손을 그대로 잡아채 어깨를 살짝 숙이고는 그대로 메쳐버렸다. 묵연의 시선이 전방에서 하늘로, 하늘에서 땅으로 바뀌었다.

 

 “어!”

 

 쿵!

 

 장덕팔은 승리를 자신하고는 주먹을 쥐고 두 팔을 하늘로 쭉 뻗어 올렸다. 이쯤 되면 바닥에 내리꽂힌 묵연은 그대로 실려 나가야 했다.

 

 그런데 의외로 묵연의 정신은 멀쩡했다. 낙법(落法)따위는 애초에 배운 적도 없었다.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면에 일자로 내팽개쳐 졌다.

 

 그런데, 묵연 본인도 모르는 것이 있었다.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 그의 전신에 미미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바닥으로 떨어지는 충격을 거의 상쇄시켜버렸다.

 

 단상에서 쳐다보던 중년인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묵연은 창피함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애써 표정을 감추며 벌떡 일어났다. 꼼짝없이 기절했을 것이라고 생각한 장덕팔은 그에게 빈틈을 보였다. 묵연은 일부러 말을 걸어 그를 돌려세웠다.

 

 “내가 누구하고 싸워봤어야지. 그런데 말이야. 솔직히 당신 주먹, 왕형보다 약한 것 같아.”

 

 그 말에 등지고 서 있던 장덕팔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잠시 당황했던 그는 이내 자세를 고쳐 잡고는 묵연에게 다가섰다.

 

 “흥! 맷집이 꽤 좋은 것 같긴 한데. 그래서야 되겠어? 맞기만 하고 때리지를 못하니 그냥 포기 하는게 어때?”

 “무슨 포기? 포기는 배추 셀 때나 쓰는 말이야.”

 

 숨을 천천히 들이 마셨다가 내뱉었다. 단전에서 출발해 천천히 전신의 기혈을 돌고 있던 기운이 호흡 하나에 세찬 물결을 만들며 가속하기 시작했다. 그의 주먹에 보이지 않는 얇은 막이 하나 더해졌다.

 

 부우웅!

 

 장덕팔을 향해 냅다 달려간 묵연이 주먹을 다시 크게 휘둘렀다. 앞서 몇 번을 피한 장덕팔은 이번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은 채 슬쩍 몸을 비틀며 피했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왕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가 아니라 네가 먼저 떨어지겠다...”

 

 그런데.

 

 “아얏!”

 

 분명 묵연의 주먹은 장덕팔의 근처에도 닿지 못했는데, 장덕팔의 뺨에 붉은 선이 하나 그려지더니 금세 핏방울이 맺혀 흐르는 것이 아닌가.

 

 얼굴을 칼로 베인 듯한 통증에 장덕팔이 외마디 소리를 치며 뒷걸음질 쳤다. 손을 들어 얼굴을 문질러보니 분명 피가 나고 있었다. 그가 멍청한 얼굴로 눈앞의 묵연을 바라보는 사이에 누군가 두 사람의 사이를 막아 섰다.

 

 “그만.”

 

 단상 위에서 대결을 지켜보던 중년인. 반적(潘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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