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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독행목연(獨行睦連)
작가 : 목연
작품등록일 : 202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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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자 목연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8. 생사문(生死門)
작성일 : 20-11-24 15:39     조회 : 348     추천 : 0     분량 :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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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평고가 홍예운의 옆으로 오자, 홍예운은 그녀를 두 사람에게 다시 소개했다. 서로 간 예를 표한 후 나란히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며 숨을 돌렸다. 아직 점소이는 겁에 질려 음식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었다.

 

 일각쯤 지나자 정신을 차린 청룡삼월이 슬금슬금 도망치듯 사라졌다. 그들은 그래도 미련을 못 버렸는지 다음에는 사정 봐주지 않겠다는 둥, 헛소리를 내뱉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문밖으로 사라지는 청룡삼월을 빤히 지켜보던 묵연이 돌연 손바닥으로 탁자를 치며 탄성을 내질렀다.

 

 “이거, 멋지군요!”

 

 묵연의 돌발적인 행동에 홍예운이 궁금증을 내비쳤다. 묵연은 이평고를 향해 포권을 취해 보이며 말했다.

 

 “무공을 배울 생각을 진즉 할 것을 그랬습니다. 무공의 높고 낮음에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도 없고, 노인과 아이의 위아래도 없습니다. 이 얼마나 평등합니까.”

 

 홍예운이 그렇지 않다고 했다.

 

 “각자의 재능이 다르고, 출발선이 달라요.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재능이 없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고, 출발이 빠른 사람은 늦은 사람을 이해할 수 없어요. 불평등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존재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그렇다고 불평등한 세상이 당연한 것은 아니죠. 배려와 관용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죠. 다만 강호에서는 강함과 약함의 차이가 곧 불평등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예요. 그리고 배려와 관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기와 질투도 있지요.”

 

 옆에서 듣고 있던 왕전이 지루하다는 듯 크게 하품을 했다. 묵연이 핀잔을 주며 왕전의 옆구리를 찔렀지만, 홍예은이 괜찮다며 미소 지었다.

 

 “무공에 뜻이 있고 생사문에 입문할 생각도 있는 듯하니, 내일 우리와 함께 가는 것도 좋겠어요. 본문이 원래 제자를 수시로 받지는 않지만, 마침 내일이 각 당의 당주가 모두 모이는 날이라서 어쩌면 기회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해 되물었지만, 홍예운은 그저 가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그리고 만약 기회가 생기지 않더라도 다른 기회가 있을 수도 있으니 낙담은 하지 말라고 했다.

 

 홍예운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이평고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점소이를 불러서는 잠시 이야기를 하고는 은자를 건넸다. 그리고는 먼저 쉬겠다고 방으로 들어갔다.

 

 홍예운은 잠시 더 남아 묵연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반 시진쯤 지나자 피곤함이 몰려오는지 손으로 입을 가려 작은 하품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묵연과 왕전도 방으로 들어왔으나, 곧바로 잠이 든 왕전에 비해 묵연은 쉽게 잠을 청할 수 없었다. 여전히 이평고가 청룡삼월을 상대하던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새다시피 하다가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날이 되어 객잔을 나서자, 점소이가 마구간에서 말 세 필을 끌고 왔다. 이평고가 그중 한 필의 고삐를 붙잡고 묵연에게 다가와 넘겼다.

 

 “어제 당주가 함께 도착할 수 있도록 말을 구해주라고 했어요. 그런데, 남은 은자가 조금 모자라서 한 필밖에 구하지 못했네요.”

 “이렇게까지 배려해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묵연은 사양했으나, 이평고는 막무가내로 고삐를 묵연의 손에 들려주었다. 왕전이 다가와서는 물었다.

 

 “묵연. 너 말 탈 줄 알아?”

 

 묵연은 대답 대신 말 고삐를 왕전에게 넘기고는 말했다.

 

 “두 분 소저 먼저 가시죠. 제가 말을 안 탄 지가 좀 오래되어 빨리 못갑니다. 왕형. 말 한 필 값 확인해서 드려줘.”

 “내가 돈이 어디...”

 

 이평고가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당주의 호의이니 그냥 받으세요. 당주. 가자.”

 “그래요, 언니. 묵공자, 생사문에 오셔서 도움이 필요하시면 홍비당(紅飛堂)을 찾아오세요.”

 

 두 사람은 묵연에게 인사를 하고는 말을 달려 사라져갔다.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묵연에게 왕전이 다시 물었다.

 

 “진짜 말 탈 줄 알아?”

 

 * * *

 

 한편, 묵연과 헤어진 홍예운과 이평고는 반나절을 꼬박 말을 달려 생사문에 도착하였다. 생사문 정문에 도착해 말을 집행전 제자에게 넘기고는 돌아오는데 이상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피곤에 절은 표정으로 두 사람이 빠르게 걸음을 옮겨 비무각을 지나칠 때였다. 주변에서 흑무당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흑무당(黑霧堂)이?”

 “그럼 오당주(五堂主)는?”

 

 비무각(比武閣) 앞 공터에 제자들이 웅성대며 모여있었다. 그들에게 다가가자, 홍예운과 이평고를 본 이들이 두 사람을 알아보고는 깍듯하게 예를 표하였다.

 

 “무슨 일이야? 오당주가 뭐?”

 

 이평고가 백의를 입은 여제자 하나를 붙들어 물어보았다. 여제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정확한 것은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밖에 나갔던 흑무당 제자 중 하나가, 어째서인지 오당주의 현강선(玄鋼扇)만 회수하여 돌아왔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글세. 그 제자도 그냥 전달받았다고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그래서 남제자들이 모두 오당주를 찾으려고 몰려나갔다고 합니다. 아직 소식은 없고,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상대는? 누구와 겨루었는지도 아직 모르는 거야?”

 “그게 아직...”

 

 사실 이런 경우가 몇 번 있긴 했었다. 여제자들과는 다르게 남제자가 당주가 되어 밖에 나가면 생사를 걸고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돌아오지 않는 경우, 대부분 승부에서 져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아야 했다.

 

 생사문은 대결에서 당주가 목숨을 잃더라도 시비를 따지지 않고 불문에 붙여 왔다. 그리고 상대방은 대부분 그 사실을 되려 명성을 올리는 것에 이용하는 편이었다. 거대 문파의 당주를 꺾었다는 사실만으로 강호에 크게 이름을 날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상대방이 누군지 모른다는 것은 좀 의외였다. 문파의 대부분은 성인이 되기 전에 입문해서 개인적인 은원이 생길 일도 별로 없다. 은원이 있다고 해도, 생사문에서 시비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도리어 밝혀도 아무 상관이 없다.

 

 이런 경우에는 당주 개인이 아닌, 문파에 대한 은원관계가 엮여 있을 확률도 있다.

 

 “문주께서도 알고 계신 거지?”

 “지금 집무실(執務室)에 세 분 당주와 함께 계십니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홍예운이 이평고에게 말했다.

 

 “언니 나 좀 다녀올게.”

 

 이평고가 고개를 끄덕이자 홍예운이 걸음을 재촉하여 집무실로 향했다.

 

 * * *

 

 어릴 적 아버지의 도움으로 함께 타보았던 말을, 십 년도 넘은 지금 혼자 탈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그래도 균형감각이 뛰어난 것인지 꽤 버티기는 했는데,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것을 대여섯 차례 보던 왕전은 결국 포기하고 마차를 구하기로 했다.

 

 반 시진쯤 지났을까. 낡고 허름한 마차 한 대를 구해온 왕전은 묵연이 쥐고 있던 말고삐를 마부에게 건네며 마차의 말과 교환했다.

 

 마차를 끌고 온 말은 비쩍 마르고 노쇠해 보였는데, 왕전의 말로는 마차까지 더해서 가진 말과 교환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점소이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생사문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바로 출발하면 저녁 무렵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늦어 생사문이 위치한 마을 어귀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두 사람은 가까운 객잔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떠들썩한 목소리들이 안쪽에서 들려왔다.

 

 “큰일이야.”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제자들에게 기회가 생긴 것 아닌가.”

 

 묵연이 앉은 탁자 반대편에 검은색 무복을 입은 사내 둘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생사문 남제자 같았다.

 

 “그럼 당주 비무선발(比武選拔)은 언제쯤 하려나?”

 “지난번에는 일 년 가까이 걸렸지. 아마.”

 “공정인지 공평인지 뭐 그거 때문에 제자도 새로 뽑고, 준비할 기간도 주고 뭐 그랬잖아.”

 

 묵연의 귀가 쫑긋해졌다.

 

 “그러면 오당주와 같은 항렬의 사형들은 죄다 어찌 되는 거야?”

 “항렬은 무슨. 지금부터 죄다 경쟁자인데. 그냥 강한 순서대로 다시 줄 세우는 거잖아.”

 

 두 사람의 대화는 그 뒤로도 한참 이어졌지만, 묵연은 이미 듣고 싶었던 대화를 들은 상황이었던 터라 더는 그들의 대화에 신경 쓰지 않았다. 묵연은 음식에 집중하고 있는 왕전에게 던지듯 말했다.

 

 “왕형. 내일 나하고 같이 입문하는 거야.”

 “하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한숨부터 나온다. 그런데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어쩌기는. 나만 붙게 되면 왕형은 생사문 근처에 자리 잡고 살아야지 뭐.”

 

 묵연은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털끝만큼도 하고 있지 않았다. 왕전에게 걱정은 접어두라며 자신 있어 했다. 다만, 나이가 많은 것이 좀 걸리긴 했다. 묵연도 빠른 것은 아닌데, 왕전의 경우에는 많이 늦은 편에 속했다.

 

 “쩝... 내 나이면 내가 아니라 자식을 입문시키려고 데려가야 하는 것 아닌가.”

 “흠. 왕형이 올해 몇이었지? 서른인가? 나보다 열 살 많으니까, 맞겠네.”

 “벌써 세월이 그렇게 되었네. 뭐, 그래도 후회는 없다.”

 “그래도 내가 나중에 왕형은 책임질 테니까 걱정은 붙들어 매라고.”

 

 다음날 묵연과 왕전이 생사문 정문 앞으로 가보니, 벌써 흑무당 당주의 행방불명 소식이 꽤 빠르게 퍼져 있었다. 정문 옆으로 이어지는 낮은 담벼락의 한 곳에 벽보를 붙이는 지지대가 세워져 있었는데, 벌써 그쪽으로 사람들이 어수선하게 몰려 있었다.

 

 “일 처리 하나는 빠르군 그래. 당주 소식이 어제 들어갔다던데, 오늘 벌써 남제자를 뽑겠다는 방이 붙었어.”

 “혹시나 해서 와 보았는데, 잘 되었네. 나는 바로 지원을 할 생각인데, 자네는 어쩔 텐가.”

 “정기적으로 입문하는 것보다 절차가 간소하다지?”

 “그렇다고 하더군.”

 

 묵연이 사내 하나를 붙들고 물어보았다. 벽보에는 그저 간단히 입문 지원 기간과 시험일만 적혀있을 뿐이어서 조금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했다.

 

 “자네들도 여러 곳에서 떨어지고 이리저리 굴러먹다가 여기까지 왔구만?”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말 그대로지 뭐. 이 근방에서 약관을 넘기고도 입문 시험을 볼 수 있는 문파가 흔한 줄 알아? 이렇게 큰 문파일수록 더 나이 제한이 심하다니까.”

 

 몰랐다. 애초에 이런 것에 무지했으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기도 했다. 그냥 무작정 와보았는데 운이 좋았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다.

 

 나이가 지긋한 중년 사내가 묵연과 왕전을 번갈아 보더니 피식 웃었다. 자신은 옆 마을의 변대인집에서 왔는데, 그 댁의 도련님을 대신해서 접수하려고 아침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그의 깔보는 듯한 표정에 왕전이 발끈하며 인상을 썼는데, 묵연이 그를 제지했다.

 

 “저희가 모르는 것이 많아서요.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는 팔꿈치로 왕전의 옆구리를 툭 건드렸다. 왕전이 고개를 홱 돌렸다. 중년 사내는 그런 왕전에게 한번 눈을 흘기더니 묵연에게 말을 이었다.

 

 “자네. 우리 도련님하고 연배가 비슷해 보여서, 내가 특별히 알려주는 걸세.”

 

 그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큰 문파들은 주로 어린 나이부터 재능을 보고 뽑는다고 했다.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입문하는 이들은, 거의 입문 전 기본적인 내공심법과 외문무공 한두 가지 정도는 익히고 들어오는 경우라고 했다.

 

 그런데 생사문의 경우, 그것도 남제자를 뽑는 경우는 조금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고 했다. 생사문의 특성상 성비가 한쪽으로 급격하게 치우쳐 있어서 조금이라도 더 뽑으려고 나이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군요. 그럼 이왕 알려주신 김에 지원하는 방법도 좀 알려주십시오.”

 

 마침 안쪽에서 종이 뭉치를 잔뜩 들고나오는 제자 하나를 볼 수 있었다. 그 뒤로 두 명의 다른 제자가 작은 탁자와 의자를 들고 와서는 정문 옆에 놓고 앉았다.

 

 벽보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그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중년 사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사람들에게 가서 이름과 나이, 출신만 알려주면 된다네.”

 “출신이요?”

 “자네 집 말일세. 어디의 누구. 뭐 이러면 되는 거지. 크게 중요하지는 않아.”

 

 성도 바꾸었는데, 출신이 있을 리가 없다. 묵연이 고개를 돌려 왕전을 보자, 그도 어깨를 으쓱하며 난감해했다.

 

 “일단 가보자.”

 

 줄을 서고 한참을 기다려 탁자 앞에 앉아 있는 제자에게 갔다. 그는 묵연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물었다.

 

 “어디의 누구이고, 나이는?”

 “묵연이라고 하고, 나이는 이제 스물이 되었습니다.”

 “어디서 왔지?”

 

 잠시 뜸을 들이자 이름과 나이를 받아쓰던 제자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어디라고 할 것이 없는데요. 산에서 오래 살았습니다.”

 “산?”

 “산짐승 잡아서 가죽 팔고, 약초 내다 팔고 그랬는데요.”

 

 정확히 말하면 왕전이 그랬다는 것이다. 묵연의 뻔뻔한 대답에 왕전은 기가 찼다. 그런데 의외로 제자는 더 묻지 않았다. 마치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그냥 묵연의 이름 옆에 없을 무(無) 한 글자만 적었다.

 

 왕전까지 입문 지원을 끝내고 줄 옆으로 빠져나오자, 중년 사내가 다가와 어찌 되었는지 물었다. 왕전이 얼굴에 짜증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출신 같은 것 없어도 되는구만. 제대로 좀 알려주지.”

 “응? 그게 있어야 점수가 가산이 되는 거야. 사돈에 팔촌까지 죄다 끌어다가 적는데 뭐.”

 “그렇다고 없는 것을 지어낼 수는 없는 거잖수.”

 “이봐. 조상을 쭉 따라 올라가면 어디선가 다 만나. 뭘 그래. 새삼스럽게.”

 

 묵연은 이런 상황이 웬지 낯설지 않았다. 낯설지 않다기 보다는, 묘하게 익숙한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하면 뭐가 좋습니까?”

 

 묵연의 질문에 중년 사내는 그런 것을 왜 물어보냐는 듯 어처구니 없어 했다.

 

 “당연히 한 번 쳐다볼 것을 두 번 보고, 그만큼 더 관심을 가지면 합격할 확률이 더 커지는 것이지. 이 사람 참 답답하네.”

 “나이 제한도 없이 재능 위주로 본다면서요.”

 “그건 그렇지. 그렇다고 꼭 그게 다라고 하면 또 그건 아니지. 세상이 원래 그런 것이지 않은가.”

 

 세상이 원래 그런 것이라는 말에 묵연도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어제만 해도 홍예운과 이평고를 보면서 잔뜩 기대했던 터였다. 계속 이 사람과 말을 섞다가는 밥 맛도 떨어질 것만 같았다.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참고는 하지요.”

 

 입문 시험까지는 앞으로 닷새가 남았다. 조금 더 남아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고 싶은 생각은 있었으나, 기분이 잡친 탓에 그냥 객잔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자 객잔에 사람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남제자 입문시험을 본다는 소식에 주변에서 사람들이 급히 모여든 것인데, 듣던대로 연령대가 꽤 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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