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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타로환의 단편선
작가 : 타로환
작품등록일 : 2020.5.13

안녕하세요. 글쓰기가 취미인 초보 작가입니다.
평소 선명하게 기억 남는 꿈을 자주 꾸는가 하면 망상을 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런 망상과 꿈일기를 소설 형태로 써보면 어떨까 싶어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서툴고 어설프더라도 양해 부탁드리며 짧게 나마 즐거운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축하드려요! 민정 씨
작성일 : 20-11-09 08:06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7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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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에 위치한 모 대학병원, 5층에 위치한 복도 끝에는 일반 병실과 분리된 정신 병동이 마련된 장소였다.

 

 문에는 크게 '관계자 외 출입 금지' 라고 적혀있고, 왼쪽 벽에는 호출 벨이 부착되어 있었다.

 

 '딩 - 동'

 

 "네"

 

 "안녕하세요! 김민정입니다."

 

 "아, 잠시만요."

 

 '철컥'

 

 "안녕하세요~ 민정 씨, 일찍 오셨네요?"

 

 선임 간호사는 호출 벨 너머의 CCTV로 민정의 모습을 확인한 다음 정신 병동의 출입문을 열어주었다.

 

 이곳으로 출근한지 이제 막 삼일 째.

 

 민정은 일에 대한 의욕이 넘쳐흘렀다.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

 

 ♣ ♣ ♣

 

 ​

 

 잠시 과거 얘기를 해보자면,

 

 민정은 간호대학교에서 4년의 긴 시간을 보냈다. 이 기간 동안 1,000시간에 달하는 실습 시간을 채워야 간호국가고시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민정이 실습지로 출근하게 된 삼육오 병원은 텃세가 굉장히 심한 곳이었다.

 

 대학 동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열에 아홉은 민정과 같은 분위기의 실습지였고, 중도에 간호사의 꿈을 접는 동기까지 여럿 생겨났다.

 

 민정은 그런 동기들이 한편으로는 이해갔다.

 

 자신만 하더라도 실습 기간 동안 선임 간호사들에게 배울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그들은 일부러라도 실무와 관련된 노하우를 알려주기를 기피했고, 민정을 그저 도구 셔틀로 여길뿐이었다.

 

 이런 나날이 반복될 수록 민정도 간호사에 대한 직업에 회의감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때쯤이었다. 욕지기가 입 밖으로 튀어나오기 직전, 사글사글한 인상을 가진 선임 간호사가 민정에게 다가왔다.

 

 "민정 씨, 저랑 같이 밥 먹을래요?"

 

 다른 선임간호사들과 달리 이 선임간호사와는 대화를 나눈 적이 딱히 없었기에 민정은 그런 그가 의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렇게 먼저 같이 밥을 먹자고 해주는 선임 간호사 또한 없었기에 민정은 내심 고맙기도 했다.

 

 "네, 좋아요"

 

 민정과 선임 간호사는 병원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햄버거 가게로 들어갔다. 둘은 불고기버거 세트 두 개를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민정 씨, 요즘 많이 힘드시죠?"

 

 "아니요. 괜찮아요 · · · "

 

 "실습 몇 시간 남으셨어요?"

 

 "이제 한 200시간 정도 남았어요."

 

 "오,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그런가요? 사실 힘들긴 해요 · · · 솔직히 남은 200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역시 · · · 힘드시죠. 그래도 민정 씨는 여태까지 잘해오셨으니까 버틸 수 있을거에요. 조금만 더 해봐요. 음, 병동 내에 있는 간호사들끼리는 서로 다 아는 사이라 이런저런 대화 많이 나누거든요? 가끔 민정 씨 얘기도 나와요."

 

 "제 얘기요?"

 

 "네, 아... 근데 오해하지 마세요. 뒷담화라고 하기에는 이게 애매하거든요."

 

 " · · · ?"

 

 "다들 민정 씨를 경계해요."

 

 "저를 경계한다고요?"

 

 "네 · · · 실습생을 경계한다는 게 참 이상하게 들리죠? 저도 들은 얘기밖에 없기는 한데 · · · 민정 씨는 처음 왔을 때부터 실습생처럼 안 느껴졌대요. 보통 실습생들이 처음 오면 어쩔쭐 몰라하며 서있다가 선임 간호사들이 시키는 일만 하는게 다일텐데 · · · 아니, 이건 어느 회사의 어떤 신입사원이라고 해도 마찬가지겠죠? 아무튼 민정 씨는 경력직 같다고 해야 하나? 선임 간호사분들이 필요한 도구를 재빠르게 캐치해서 건네준다든지, 아니면 환자나 면회자가 진상 짓을 하면 먼저 나서서 능숙하게 해결한다든지 · · · 여러모로 민정 씨에게 의연한 모습이 보였대요."

 

 "제가 그랬나요 · · · 음, 근데 그 얘기를 들으니까 이해가 안 가는게 있네요. 주위 선임 간호사분들이 제가 실습생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도움이 많이 됐다라는 소리인데 · · · 저한테 잘 해준다는 느낌을 전혀 못받고 있거든요. 솔직히 여기 텃세가 심하다고 느끼고 있기도하고요."

 

 민정은 까짓 거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솔직한 감상을 토로했다. 선임 간호사는 민정의 말을 어느 정도 예상한 듯 씁쓸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

 

 "민정 씨, 타이밍이 안 좋았어요. 민정 씨가 실습생으로 발령 오기 전에 다른 실습생이 있었거든요. 근데 그분도 민정 씨처럼 실무 일을 무척 잘하시는 분이었어요. 문제는 · · · 원장님이 기존에 있던 간호사 한 분을 대신해서 그 실습생을 자리에 앉혔다는 거죠. 즉, 기존 간호사 한 분이 권고사직을 당하셨어요 · · · 기존 간호사분도 실무 일을 무척 잘하시던 분이었는데 · · · 원장님은 도무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

 

 "그래도 그분은 괜찮아요. 얼핏 듣기로는 좋은 병원에 다시 취직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민정은 놀랐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 · · 민정은 문득 한 가지를 떠올렸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 · · 그럼, 그 실습생이던 간호사분은 지금 이 병원에 다니고 있겠네요?"

 

 "네, 맞아요. 그분은 민정 씨 병동 직속 선임 하영 씨에요. 그리고 이런 민정 씨에 대한 평을 들려준 것도 하영 씨 그분이고요."

 

 "이제 이해가 됐네요 · · · 그래서 저를 경계하고 있었던 거군요. 하지만 걱정 말라고 해주세요. 설령 원장님이 저에게도 같은 제안을 주신다고 해도 저는 이 병원에서 취직할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요."

 

 "생각해두신데가 있나 봐요?"

 

 "네, 저는 모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싶어요. 대학 선배 중에 거기 다니시던 분이 계시는데, 거기서는 3년에 걸릴 노하우를 반년 안에 배울 수 있을 만큼 커리어를 쌓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라고 했어요. 따로 알아본바로도 그렇고요."

 

 "아! 거기 유명하죠. 흠, 다른 병원 생각 중이셨구나. 차라리 잘 됐어요. 저는 민정 씨가 여기를 계속 다닐 줄 알았거든요. 그럴 실력도 충분하시고요. 그래서 저는 민정 씨가 사람들의 쌀쌀맞은 태도를 앞으로도 계속 모르고 당하시는 것보단 알고 계시는 게 차라리 나을 거라 생각했어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별말씀을요. 까놓고 말해서 저런 사건이 없었어도 텃세는 똑같았을 거예요. 저도 그렇고, 자기들도 다 ~ 실습생 시절에 선임간호사들한테 당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똑같이 따라하는거죠. 이쪽 세계가 참 유치한 거 같아요. 그렇죠?"

 

 ​

 

 ♣ ♣ ♣

 

 ​

 

 민정은 남은 실습 시간을 버텨냈다. 물론 그 기간 동안 주야를 가리지 않고 간호국가고시 공부도 해왔다.

 

 덕분에 올해 1월, 간호국가고시에 당당히 합격한 민정은 원하던 모 대학병원에 취업하는데 성공했고, 오늘로써 모 대학병원에 출근한지 삼 일째 되는 날이었다.

 

 병원 내에 부서로는 일반 병원과 특수 파트로 나뉘게 되는데, 민정은 그 중 특수 파트의 정신 병동으로 발령 나게 되었다.

 

 일반 병원만을 생각했던 민정은 생각지도 못한 발령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위해 정신 병동과 관련된 서적을 두 권이나 정독하고 자신감을 충전했다.

 

 삼 일 동안 일해본 느낌으론 일반 병동과 확실히 업무의 우선순위가 달랐다. 일반 병동은 짜여진 스케줄 안에서 사무 업무와 환자의 관리가 질서있게 행해지는 반면, 여기 이 정신 병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환자의 상태 확인이 제일 중요했다. 아무래도 환자들의 돌발적인 행동이 자주 일어나는 곳인 만큼 환자의 관리가 제일 중요한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을 대비해 침대에 밧줄로 묶는 포박 조치와 고강도의 약물 투여 등 일반 병동에서 행해지지 않는 다양한 방법도 터득해야만 했다.

 

 "민정 씨, 지금 바로 5113호 환자분 포박하는 것 좀 도와주세요!"

 

 "네!"

 

 무전기 너머로 다급한 선임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정은 곧바로 하던 일을 멈추고 5113호로 달려갔다.

 

 침대에 손만 묶인 환자는 발을 허공을 향해 이리저리 차고 있었다.

 

 "놔! 놓으라고!!!"

 

 민정은 오른쪽 발을 힘겹게 붙잡았고 나머지 왼쪽 발을 선임 간호사가 붙잡았다. 환자의 힘이 어찌나쎈지, 처음 발을 붙잡았을때는 발이 차는 방향으로 몸이 저절로 따라갈정도였다. 둘은 있는 힘을 다해 각자 한 쪽 발을 맡아 밧줄로 묶었다.

 

 "X-발 놓으라고! 너네 다 죽여버릴 거야!"

 

 "아가씨, 나 좀 살려줘! 나 안 미쳤어! 안 미쳤다고!!! 아아아아아!!! 다 죽여버릴 거야! 놔! 나가게 해줘! 나가게 해달라고!!!"

 

 5113호 환자는 민정을 향해 눈을 부라리며 외쳤다. 민정은 환자의 행색을 봤다. 나이에 비해 주름진 얼굴살과 헝클어진 머리카락, 몇 없는 치아, 고래고래 소리치는 모습에서 마귀를 떠올렸다.

 

 "민정 씨, 안되겠다. 약물 투여 부탁해"

 

 민정은 선임 간호사의 말에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했다. 이 약물은 몇 시간 동안 기절시키는 강력한 효과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약물을 환자에게 투여한다는 사실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지만, 앞에 있는 마귀 같은 환자에게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환자는 고요히 잠에 들었다. 선임 간호사와 민정은 5113호실을 나왔다.

 

 "선배님, 5113호 환자 말인데요. 병력이 뭐길래 독방으로 왔어요?"

 

 "아, 민정 씨 환자 차트 아직 못 봤지. 이성현 환자 저분, 심각한 조울병이랑 자살시도, 방화 시도 등 다양해"

 

 " · · · 범죄자 아니에요?"

 

 "가 될뻔한 거지, 1년 전에는 정상 이랬는데 무슨 사건이 있었나 봐. 나도 얼마 전까진 일반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잘 몰라. 그래도 저 환자 원장님이 무척 신경 써주고 계시나 봐. 매번 빠지지 않고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셔"

 

 민정은 간호사보단 어쩐지 보안 업체에서 일하는 느낌을 받았다. 환자에게 포박술이라니, 하지만 한 파트에서 1년동안 근무하면, 원장이 새로운 파트로 배치해주는 순환근무 시스템이 이 병원에 존재했다. 민정은 그때까지 버텨보자고 다짐했다. 어차피 실습 기간과 비교하면 이 정도 업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적어도 간호사로서 주위 직원들에게 사람대접받으며 일할 수 있었으니까.

 

 ​

 

 ♣ ♣ ♣

 

 ​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민정은 그동안 본인이 맡은 업무 이상의 것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신 병동에서 할 수 있는 업무가 제한적이었음에도 환자를 대하는 처세술이 남달라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하나같이 좋아했다. 원장도 그런 민정이 마음에 들었다. 민정의 새로운 파트가 결정되어 원장은 민정을 병동 내의 회의실로 불렀다.

 

 "민정 씨, 잘 지내셨죠? 이쪽으로 앉으세요."

 

 회의실에는 원장 말고도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의 남자들이 앉아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민정은 누구에게 인사를 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일단 원장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오, 저분이군요."

 

 "반가워요."

 

 "고마워요. 민정 양"

 

 '이분들은 누구지? 고맙다니, 뭐가?'

 

 다른 중년의 남자들이 민정의 얘기를 전해 들은 듯 아는체했다.

 

 원장은 민정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짓고는 민정과 중년의 남자들을 향해 말했다.

 

 "많이 놀라셨죠? 민정 씨. 이 자리에 부른 이유는 민정 씨의 새로운 파트가 정해졌기 때문이에요."

 

 "시간이 참 · · · 벌써 그렇게 됐네요. 어떤 부서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럼요. 신약에 관한 부서에요. 말하자면 · · · , 음, 정신 병동과 관련된 일인데... 아! 당연히 민정 씨가 했던 일과는 다릅니다. 5113호 환자분 아시죠? 이성현 환자 말이에요."

 

 "네, 그 분 3개월 전에 조울증 증세도 사라지시고 정상으로 판정되서 퇴원하셨잖아요. 정말 놀랬어요. 솔직히 말해서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환자인데 · · · 뭐, 부작용으로 이전의 기억들은 사라지신 것 같지만..."

 

 "맞습니다. 이런 저런 일이 많았지만, 바로 그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던 것이 바로 신약 덕분이거든요. 이 신약이 그동안 민정님이 환자에게 주입했던 약물에 함께 들어있던 성분이기도 한데, 서서히 효과가 생긴 것이죠."

 

 "아, 그 기절시키는 약물... 그런 성분도 들어있었군요."

 

 "네, 하지만 민정 씨도 느끼셨다시피, 환자분께서 효과가 발휘되기 전까지 느끼는 스트레스로 인해 노화가 심하게 찾아온다는 것과 기억상실이라는 문제점이 있었죠. 그러나 그것도 이제 해결됐습니다. 기존의 성분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거든요."

 

 "그럼, 저는 약물을 투여하는 업무인가요? 1년 동안 했던 일과 별로 다를 게 없는 거 같은데요?"

 

 "아니요!"

 

 원장은 민정의 말에 갑작스럽게 주먹으로 책상을 '탕-탕-탕'치며 부정하더니 이내 흥분을 주체 못하는 표정을 짓고 호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다릅니다. 달라요! 이런 거대한 바이오 프로젝트의 참여자로 민정 씨가 결정됐거든요!"

 

 주위 사람은 원장의 결정이란 말에 손뼉을 치며 민정을 바라봤다.

 

 "퇴원하신 성현님의 증상은 치유되었지만 아쉽게도 실패작이었습니다. 실. 패. 작,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번에야말로 여기 계신 투자자분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신약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어요. 그 어떠한 정신적인 문제도 이 신약이면 삼 개월 안에 완치가 되죠. 치유 기간 동안 스트레스도 전혀 느끼지 못해 노화 현상과 기억 상실도 없을 겁니다!."

 

 민정은 급작스럽게 느껴지는 원장의 광기에 불안해져 갔다.

 

 "그래서요 · · · ?"

 

 "민정 씨가 이번 임상실험 대상자입니다."

 

 "뭐, 뭐라고요? 갑자기 이게 무슨 미친 소리에요! 애초에 전 정신도 멀쩡하다고요!"

 

 "하하, 문제 없습니다. 민정 씨 · · · 그거 아세요? 사람을 미치게 하는 약을 만드는건 정말이지 · · · 너무 허무할정도로 쉽다는거에요. 그 반대가 문제였지 · · · 하지만 그것도 이제 해결 됐으니까 · · · 그러니까 · · · 걱정 마세요. 지금 많이 불안하신거 알지만 · · · 그냥 저를 믿으시면 되요 · · · 아하하학! 삼 개월이면 완치될 거라고 제가 보장하거든요!!! 이번 임상 실험이 무사히 끝나면 민정 씨에게도 투자금의 20%를 드릴겁니다! 어때요? 이 돈은 민정 씨가 평생을 벌어도 못 버는 액수라 손해 보는 것도 아니에요. 이 바이오 프로젝트의 성공을 확인하는데 삼 개월, 딱 삼 개월이면 다시 민정 씨 본인의 현실 감각을 되찾으실거니 안심하세요 · · · "

 

 민정은 긴장된 몸을 부여잡았다. 기묘한 회의실의 분위기와 원장의 광기가 공포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 같았다. 원장의 말은 더 들을 것도 없이 미친 소리라고 생각했다. 민정은 회의실 문을 향해 달려간 다음 다급히 손잡이를 돌렸다.

 

 '철컥'

 

 다행히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문을 열자마자 앞으로 뛰었다. 그러나 무엇인가 거대한 것에 부딪혀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민정은 '악'하고 비명을 지르고 눈을 떴다. 앞에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검은색 정장을 입은 사내들이 문을 가로막고 서있었다.

 

 사내 두 명이 다가와 빨간색 액체가 든 약물을 민정의 팔에 투여했다. 민정은 삽시간에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꼈다. 정신을 잃어 가는 동안 중년의 늙은 투자자들과 원장이 입이 찢어질 기세로 미소지으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음을 알아챘다.

 

 원장은 정신을 잃은 민정을 보며 말했다.

 

 "축하드려요! 민정 씨, 아하하하하 하하!"

 

 ​

 

 ♣ ♣ ♣

 

 ​

 

 원장은 본인의 사무실로 들어와 환자 기록 차트를 펼쳤다.

 

 # 1page

 

 이름

 

 이성현

 

 이전 직장

 

 삼육오 병원

 

 Memo

 

 ·

 

 ·

 

 ·

 

 # 2page

 

 이름

 

 김민정

 

 이전 직장

 

 삼육오 병원

 

 Memo

 

 ·

 

 ·

 

 ·

 

 # 3page

 

 이름

 

 윤하영 (내원 예정)

 

 현 직장

 

 삼육오 병원

 

 Memo

 

 ·

 

 ·

 

 ·

 

 원장은 차트를 훑다가 그동안의 수고가 생각난듯 눈물을 흘렸다. 이내 차트를 덮고 양팔로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위로했다.

 

 "아차차"

 

 원장은 위로하던 손을 멈추고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어, 아들 뭐하고 있어?"

 

 "이제 밥 다 먹었고, 친구들이랑 축구하려고!"

 

 "축구 재밌겠네~ 아빠랑도 나중에 축구하자"

 

 "응! 좋아, 아빠 근데 친구들이 그러는데, 멀쩡한 사람이 정신병원에 입원하면 정신병자가 된다는 전설이 있대. 진짜 그래?"

 

 "풉, 그런게 어딨어~ 그러면 뉴스에도 나오고 난리나지"

 

 "그렇지? 거짓말이지? 이쒸 알았어. 난 이제 친구들한테 가볼게, 아빠 힘내세요."

 

 "응응 그래, 고마워~ 아, 아들 너희 누나는 지금 뭐해?"

 

 "누나, 집에 있지. 근데 오늘도 막 갑자기 혼자 울다가 웃고 소리지르고 이상해"

 

 "아들, 그래도 누나보고 이상하다고 하면 안돼, 너희 누나니까 잘 돌봐주고. 알겠지?"

 

 "응, 알겠어"

 

 원장은 전화를 끊고 창문을 열었다. 얼굴을 스치는 감미로운 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가족과 누리게 될 앞으로의 행복을 상상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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